단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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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찰나의 미학으로 빚어낸 규방의 통한
중국 고전 문학의 대표적인 4대 양식인 시·사·곡·소설 중에서도 '사(詞)'는 인간의 감성을 가장 세밀하고 은밀하게 표현해 낸 감성 문학의 결정체다. 엄격한 형식을 갖춘 시(詩)와 달리, 사는 격동의 난세 속에서 문인들에게 유일한 정서적 해방구가 되어 주었다. 당·오대를 거쳐 송나라에 이르러 만개한 사 문학은 후대에 '송사(宋詞)'라는 독보적인 이름을 얻으며 절정기를 맞이한다.
특히 금나라의 침공으로 국토의 절반을 잃은 남송 시기는 사 문학의 대전환기였다. 우국충정을 노래하는 호방한 작품들과 함께, 개인의 내면을 밀도 높게 표현한 격률사파가 등장하며 기교적으로 정점에 달했다. 중국 문학사상 가장 걸출한 여성 사인으로 꼽히는 이청조와 주숙진이 활약한 시기도 바로 이때다. 당시 주숙진은 가혹한 개인적 불행에 가로막혀 감히 나라를 걱정할 여력조차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을 조여 오는 고통과 번뇌를 철저히 내면화해, 오직 자신만의 처연하고 진솔한 문체로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청신하고 아름답게 쌓인 생각들로 마음의 심사를 말하고 있으니, 어찌 일반인이 따를 수 있겠는가!"
? 송대 위중공, 《주숙진단장시집서》 중에서
주숙진의 사 문학은 백거이, 이상은, 온정균 등 당·오대 대가들의 전통을 잇는 동시에 이청조의 짙은 정조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았다. 그녀의 작품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규방에서 겪은 사랑과 이별의 얽히고설킨 감정을 풍경과 조화시킨 '애정사', 그리고 매화, 배꽃, 달 등의 사물에 주관적인 슬픔을 투영해 무한한 여운을 남기는 '영물사'다. 청대 왕궈웨이가 "감정을 말하면 사람의 마음을 울리고, 경치를 그리면 이목을 열어젖힌다"라고 극찬했을 만큼, 그녀의 사는 꾸밈없이 인간의 본질을 파고든다.
안타깝게도 주숙진의 사작은 사후 그녀의 부모에 의해 대부분 불태워져 단 32수만이 세상에 살아남았다. 이번에 출간된 《단장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던 주숙진의 현전 사 32수 전체를 완역한 국내 최초의 성과다. 기존 중국 판본에서 누락되거나 유실되었던 단 한 수까지 완벽히 발굴하여 수록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음악적 곡조에 불과했던 기존의 사조(詞調) 제목 대신 작품을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구절을 새 제목으로 채택했으며, 세밀한 주석과 깊이 있는 작품 해설을 덧붙여 1000년 전 천재 여성 작가가 겪어야 했던 단장(斷腸,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슬픔)의 고통과 문학적 향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중국 고전 문학의 대표적인 4대 양식인 시·사·곡·소설 중에서도 '사(詞)'는 인간의 감성을 가장 세밀하고 은밀하게 표현해 낸 감성 문학의 결정체다. 엄격한 형식을 갖춘 시(詩)와 달리, 사는 격동의 난세 속에서 문인들에게 유일한 정서적 해방구가 되어 주었다. 당·오대를 거쳐 송나라에 이르러 만개한 사 문학은 후대에 '송사(宋詞)'라는 독보적인 이름을 얻으며 절정기를 맞이한다.
특히 금나라의 침공으로 국토의 절반을 잃은 남송 시기는 사 문학의 대전환기였다. 우국충정을 노래하는 호방한 작품들과 함께, 개인의 내면을 밀도 높게 표현한 격률사파가 등장하며 기교적으로 정점에 달했다. 중국 문학사상 가장 걸출한 여성 사인으로 꼽히는 이청조와 주숙진이 활약한 시기도 바로 이때다. 당시 주숙진은 가혹한 개인적 불행에 가로막혀 감히 나라를 걱정할 여력조차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을 조여 오는 고통과 번뇌를 철저히 내면화해, 오직 자신만의 처연하고 진솔한 문체로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청신하고 아름답게 쌓인 생각들로 마음의 심사를 말하고 있으니, 어찌 일반인이 따를 수 있겠는가!"
? 송대 위중공, 《주숙진단장시집서》 중에서
주숙진의 사 문학은 백거이, 이상은, 온정균 등 당·오대 대가들의 전통을 잇는 동시에 이청조의 짙은 정조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았다. 그녀의 작품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규방에서 겪은 사랑과 이별의 얽히고설킨 감정을 풍경과 조화시킨 '애정사', 그리고 매화, 배꽃, 달 등의 사물에 주관적인 슬픔을 투영해 무한한 여운을 남기는 '영물사'다. 청대 왕궈웨이가 "감정을 말하면 사람의 마음을 울리고, 경치를 그리면 이목을 열어젖힌다"라고 극찬했을 만큼, 그녀의 사는 꾸밈없이 인간의 본질을 파고든다.
안타깝게도 주숙진의 사작은 사후 그녀의 부모에 의해 대부분 불태워져 단 32수만이 세상에 살아남았다. 이번에 출간된 《단장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던 주숙진의 현전 사 32수 전체를 완역한 국내 최초의 성과다. 기존 중국 판본에서 누락되거나 유실되었던 단 한 수까지 완벽히 발굴하여 수록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음악적 곡조에 불과했던 기존의 사조(詞調) 제목 대신 작품을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구절을 새 제목으로 채택했으며, 세밀한 주석과 깊이 있는 작품 해설을 덧붙여 1000년 전 천재 여성 작가가 겪어야 했던 단장(斷腸,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슬픔)의 고통과 문학적 향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목차
목차
새해 초승달은 차가운 옥갈고리 같네
시름겨운 봄 풍경 또 청명절이네
주렴 걷고 봄 풍경 보기 힘든데
눈길 닿는 곳마다 끝없이 감정이 일어나네
그대 만나기는 어렵네
홀로 걷다가 홀로 앉았다가
봄 시름 일어나는 곳 어디인가
천 잔으로 봄에 취하길 원하는데
누구에게 부탁해 마지막 봄밤을 전할까
애교 부릴 때는 다른 사람 시선도 두렵지 않고
다시금 이별곡을 연주하네
해 질 녘 비단 장막으로 스며드는 어쩔 수 없는 차가운 기운
술잔을 들고 봄을 보내나 봄은 말이 없고
수심은 다시 또 생겨나고
사람 홀리는 향기를
견우와 직녀가 몇 번의 칠석 보냈던가
옥 같은 눈꽃 날리다 땅에 떨어져도 괜찮은데
하얀 옥구슬을 하늘에 가득 뿌린 듯
달빛이 깃들어 매화는 차네
초췌해도 그대라서 괜찮다네
매화꽃에 취해 단장하는 모습
봄을 감상하려는데 꽃샘추위 걱정하네
눈처럼 하얀 배꽃은 봄 정원에 가득하고
눈 내리는 하늘이 아름다워 정신도 맑네
꿈도 깨고 술도 깨니 봄날의 수심이 두렵고
지는 꽃과 내리는 비로 밤은 길다네
사람은 멀리 있고 하늘 끝은 가까이 있네
다만 지난해의 그 사람 보이지 않아
가을 소리에 갑자기 오동잎 떨어지는 것이 보이네
매화는 사람이 여위어 가는 것을 알지 못하네
옥같이 얼음같이 고결한 모습
향기로운 계단에 푸르름만 펼쳐졌네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시름겨운 봄 풍경 또 청명절이네
주렴 걷고 봄 풍경 보기 힘든데
눈길 닿는 곳마다 끝없이 감정이 일어나네
그대 만나기는 어렵네
홀로 걷다가 홀로 앉았다가
봄 시름 일어나는 곳 어디인가
천 잔으로 봄에 취하길 원하는데
누구에게 부탁해 마지막 봄밤을 전할까
애교 부릴 때는 다른 사람 시선도 두렵지 않고
다시금 이별곡을 연주하네
해 질 녘 비단 장막으로 스며드는 어쩔 수 없는 차가운 기운
술잔을 들고 봄을 보내나 봄은 말이 없고
수심은 다시 또 생겨나고
사람 홀리는 향기를
견우와 직녀가 몇 번의 칠석 보냈던가
옥 같은 눈꽃 날리다 땅에 떨어져도 괜찮은데
하얀 옥구슬을 하늘에 가득 뿌린 듯
달빛이 깃들어 매화는 차네
초췌해도 그대라서 괜찮다네
매화꽃에 취해 단장하는 모습
봄을 감상하려는데 꽃샘추위 걱정하네
눈처럼 하얀 배꽃은 봄 정원에 가득하고
눈 내리는 하늘이 아름다워 정신도 맑네
꿈도 깨고 술도 깨니 봄날의 수심이 두렵고
지는 꽃과 내리는 비로 밤은 길다네
사람은 멀리 있고 하늘 끝은 가까이 있네
다만 지난해의 그 사람 보이지 않아
가을 소리에 갑자기 오동잎 떨어지는 것이 보이네
매화는 사람이 여위어 가는 것을 알지 못하네
옥같이 얼음같이 고결한 모습
향기로운 계단에 푸르름만 펼쳐졌네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저자
저자
주숙진 주숙진(朱淑眞, 1135?∼1180?)은 송대(宋代)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다. 한때 문헌의 오기 탓에 '주숙정(朱淑貞)'으로 잘못 불리기도 했으나 현재는 주숙진이 본명으로 통용된다. 명확한 생졸년에는 이견이 많지만, 대개 1135년경에 태어나 40여 년을 살다 1180년경 사망한 전당(錢塘, 현 항저우) 출신 인물로 추정한다.
후대의 여러 문헌은 그녀가 무지한 부모의 판단 탓에 교양 없고 무식한 시정배와 혼인하여 불행했다고 기록했다. 그러나 그녀가 직접 남긴 시와 산문(〈춘일서회〉, 〈선기도기〉 등)을 살펴보면 사실과 다르다. 실제 주숙진은 예술품 수집을 즐기던 절서 지방 관리의 딸로 유복한 사대부 가정에서 자랐으며, 남편 역시 시정배가 아닌 지방 관리였음을 알 수 있다.
어려서부터 학문을 즐기고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지녔던 그녀는, 자신의 지성과 감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과의 애정 없는 결혼 생활 속에서 깊은 절망을 겪었다. 결국 갈등 속에서 비극적인 여생을 보내다 세상을 떠났다. 사후 그녀의 부모는 출가한 딸이 남긴 뜨거운 감정의 애정 시사(詩詞)들이 가문의 오명이 될까 두려워 모두 불태웠다. 다행히 화를 면한 일부 작품이 후대에 수집되어 《단장집(斷腸集)》으로 편찬되었고, 이를 통해 불행했던 천재 여성 작가의 뛰어난 문학성과 짙은 우수(憂愁)를 오늘날까지 엿볼 수 있다.
후대의 여러 문헌은 그녀가 무지한 부모의 판단 탓에 교양 없고 무식한 시정배와 혼인하여 불행했다고 기록했다. 그러나 그녀가 직접 남긴 시와 산문(〈춘일서회〉, 〈선기도기〉 등)을 살펴보면 사실과 다르다. 실제 주숙진은 예술품 수집을 즐기던 절서 지방 관리의 딸로 유복한 사대부 가정에서 자랐으며, 남편 역시 시정배가 아닌 지방 관리였음을 알 수 있다.
어려서부터 학문을 즐기고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지녔던 그녀는, 자신의 지성과 감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과의 애정 없는 결혼 생활 속에서 깊은 절망을 겪었다. 결국 갈등 속에서 비극적인 여생을 보내다 세상을 떠났다. 사후 그녀의 부모는 출가한 딸이 남긴 뜨거운 감정의 애정 시사(詩詞)들이 가문의 오명이 될까 두려워 모두 불태웠다. 다행히 화를 면한 일부 작품이 후대에 수집되어 《단장집(斷腸集)》으로 편찬되었고, 이를 통해 불행했던 천재 여성 작가의 뛰어난 문학성과 짙은 우수(憂愁)를 오늘날까지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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