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 않는다고 시치미 떼다
김나혜 장편소설
김나혜 장편소설 [사랑하지 않는다고 시치미 떼다]. 희대의 연쇄살인마 K와 발견된 시신들. 그리고 두 명의 아이, 휘찬과 예하. 서로 다른 현실 속에서 예하는 휘찬을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 척해야만 했다. 사랑의 이면에 감춰 둔 다른 감정. 서로에게 미안했고, 서로를 미워했다. 뻔히 보이는 사랑 앞에 언제까지 시치미를 뗄 수 있을까.
Couldn't load pickup availability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그리고 두 명의 아이, 휘찬과 예하.
서로 다른 현실 속에서 예하는 휘찬을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 척해야만 했다.
사랑의 이면에 감춰 둔 다른 감정.
서로에게 미안했고, 서로를 미워했다.
"후회해?"
"……아니요."
"그거 알아? 오히려 어릴 때에 더 연기 솜씨가 좋았어. 지금은 아닌 척 시치미 떼지도 못하는군."
뻔히 보이는 사랑 앞에 언제까지 시치미를 뗄 수 있을까.
책속으로 추가
다급한 발소리가 병원 복도에 울렸다. 박 형사는 고개를 들고 다가오는 두 남녀를 응시했다. 여자가 앞에 서더니 숨도 고르지 않고 물었다.
"찾았다고요! 어디에 있나요?"
동굴에서 발견된 아이들은 곧장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잠깐 정신을 차렸던 아이들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고는 금세 다시 정신을 잃고 잠에 빠졌다. 두 아이를 격리시키고 의사들이 건강검진을 진행했다. 두 아이 모두 영양실조라는 진단결과가 나왔다. 더불어 학대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치료와 동시에 유전자감식을 진행했고, 아이들의 신원파악을 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안에 있습니다. 만나 보시기 전에 몇 가지 질문을 드려도 될까요."
"네."
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뒤에 선 남자가 여자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박 형사는 남자의 신원을 알고 있었다. JUNA그룹의 신태강 회장. 아직 젊은 나이이지만, 재작년에 부친이 작고하고 일찍이 그룹의 회장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그의 옆에 있는 여자는 송채아. 신태강의 아내.
"동생분께서 남자와 사랑도피를 했다고 하셨죠. 그 남자의 신원을 혹시 아십니까."
"아니요. 전혀요. 동생은 그 남자에 대해서 말을 아꼈어요. 아버지는 아시는 것 같았지만, 가족들 그 누구에게도 말씀해 주시지 않으셨어요."
"작은 것이라도 좋습니다. 기억나는 게 있으면 알려 주세요."
"딱 한 번 스쳐 지나가면서 본 적이 있어요. 너무 오래된 일이라 자세히 기억은 안 나요. 굉장히 잘생겼던 것만 기억이 나요. 그보다 제 조카는 언제 볼 수 있죠?"
박 형사는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을 잘 들으세요."
박 형사는 채아에게 조카를 찾은 경위에 대해 말했다. 박 형사의 이야기를 듣고 핏기가 가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채아가 주저앉았다. 태강이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아내를 부축했다.
"말도 안 돼."
"채아야, 정신 차려."
채아는 남편의 가슴에 기대어 눈물을 흘렸다. 믿을 수 없는 사실에 그녀의 가슴은 무너져 내렸다.
침대에 앉아 있는 아이의 몸이 유독 작았다. 또래보다 더 야위고 가는 몸에 채아는 울컥 올라왔다.
"안녕. 네 이모야."
아이의 까만 눈이 채아에게로 향했다. 숱이 많은 눈썹과 쌍까풀이 없는 긴 눈매. 반듯하게 균형 잡힌 콧대와 붉은 입술. 아이의 피부는 자잘한 생채기가 있는 것 말고는 깨끗했다. 그런데 채아는 환자복 아래 검푸른 멍이 가득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그 자잘한 생채기가 바늘로 꿰맨 상처처럼 크게 보였다.
채아는 아이의 앞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자세히 보니까 여동생의 흔적이 보였다.
"이름이 뭐니?"
아이는 내내 말이 없었다고 했다.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아서 왜 그곳에 있었는지를 알아낼 수 없었다고 했다. 유전자감식으로 실종자 명단에서 모친이 누구인지 알아냈고, 그녀의 가족인 채아를 찾았다고 했다.
"휘찬."
남자아이가 입을 열었다. 처음으로 듣는 아이의 목소리에 박 형사는 눈을 크게 떴다. 드디어 입을 여는 것인가 하는 기대에 가슴이 쿵쿵 뛰었다.
"그래. 몇 살이니?"
"열 살."
열 살이면 동생인 민아가 실종된 기간과 비슷하다. 남자를 따라 도망갔을 때 이미 아이가 뱃속에 있었던 거다.
채아는 답답함에 제 가슴을 주먹으로 두드렸다. 태강이 안쓰러운 눈으로 아내를 살폈다.
"그 애는 어디 있어요?"
"그 애?"
휘찬이 질문을 했다. 채아가 박 형사에게 고개를 돌렸다.
"다른 병실에 있단다."
박 형사가 대답을 하자 휘찬은 단번에 눈빛을 바꿨다. 경계심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다 입을 꾹 다물었다. 그 뒤로 아이는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몇 날 며칠이고 휘찬의 입을 열게 하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것은 휘찬뿐만이 아니었다. 같이 발견된 여자아이도 도통 말을 하지 않았다. 수사는 뒤로하고 일단은 아이들의 심리상태가 걱정이 된다는 말에 심리 상담이 진행되었다.
그림과 놀이치료 내내 아이들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두 아이가 병원 복도에서 2주일 만에 마주쳤다.
"강예하."
휘찬이 여자아이를 불렀다. 예하라 불린 아이는 잡고 있던 간호사의 손을 놓더니 휘찬에게로 달려갔다. 그리고 작은 품에 안겼다. 휘찬은 예하의 몸을 감싸 안았다.
"휘찬아."
의사와 간호사는 처음으로 여자아이의 목소리를 들었다. 서로밖에 없다는 듯 서로에게 매달리는 두 아이를 어른들이 복잡한 눈으로 바라봤다.
목차
목차
1. 너와 나의 차이 18
2. 너와 나의 시작 60
3. 너와 나의 시간 102
4. 너와 나의 이별 141
5. 너와 나의 또 다른 시작 163
6. 너와 나 사이의 타인들 204
7. 너와 나의 눈치싸움 244
8. 너와 나의 시치미 284
9. 너와 나의 이야기 327
에필로그 354
외전 373
저자
저자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를.
나만이 아는 이야기를.
언젠간 모두가 알게 될 이야기를.
작가연합카페 그린나래와 로망띠끄에서 활동 중.
개인 블로그 http://blog.naver.com/knh88kr
[출간작]
내 여자는 야하다
마침표. 쉼표,
한여름날의 캐럴
Love Appeal Drama
숨결이 스미다
Love Me So
Your payment information is processed securely. We do not store credit card details nor have access to your credit card inform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