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담: 사미인
문은숙 장편소설
문은숙 장편소설 『기담: 사미인』. 일의 발단은 두더지였다. 내 좋은 잠자리에 무모하게 침입한 것으로 부족해, 무척 아끼는 삼나무 뿌리를 갉아대는 통에 계속 잘 수가 없었다. 깨어서 그 녀석들을 혼내주고, 허기진 배도 채운 뒤 다시 잠을 청하려다가 문득 아, 그렇지 하고 생각했다. ‘다가오는 춘분에 나는 사백 살이 된다.’ 생일을 기념하는 일은 그만둔 지 오래지만, 그 순간 무주에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돌아왔다. 예전처럼 따스한 무주의 안개는 날 환영해주는 것 같았지만, 학교에 다니게 된 첫날 나는 교실에서 ‘그’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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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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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마주치자 선명하게 보였다. 새까만 홍채 속에 은빛의 파편들이 무수히 박힌 듯한 이질적인 기운.
분명하다.
'이것'은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이것'은 나보다 강하다. 개미보다 강한 것이 코끼리인 것처럼 그렇게 강하다.
……일의 발단은 두더지였다.
내 좋은 잠자리에 무모하게 침입한 것으로 부족해, 무척 아끼는 삼나무 뿌리를 갉아대는 통에 계속 잘 수가 없었다.
깨어서 그 녀석들을 혼내주고, 허기진 배도 채운 뒤 다시 잠을 청하려다가 문득 아, 그렇지 하고 생각했다.
'다가오는 춘분에 나는 사백 살이 된다.'
생일을 기념하는 일은 그만둔 지 오래지만, 그 순간 무주에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돌아왔다.
예전처럼 따스한 무주의 안개는 날 환영해주는 것 같았지만, 학교에 다니게 된 첫날 나는 교실에서 '그'를 보았다.
명(冥).
그것이 그의 이름.
그는 이름 그대로 환한 빛 속에 서 있는 암흑이었다.
목차
목차
1. 첫 등교일
2. 땅거미
3. 꿈밟기
4. 매화의 숲
5. 솜사탕
6. 구혼(求婚)
7. 빗속의 온기
8. 재회
9. 고동(鼓動)
10. 폭우
11. 탐닉자
12. 비단 부채
13. 의혹
14. 홍염의 낙인
15. 신기루
16. 사생관두(死生關頭)
17. 그 후
18. 단 하나의 반려(伴侶)
뒷이야기
1. 여름, 귀신 버드나무집 기담
2. 가을, 제주도에서 생긴 일
3. 겨울, 달콤한 잠
사미인 외전: 靑蛇(청사)
一. 청사, 달을 올려다보며 한탄하다
二. 청사, 갈팡질팡하다
三. 청사, 상사병에 걸리다
四. 청사, 음탐(淫貪)하다
저자
저자
때를 잘 맞추시면 <로망띠끄> 사이트의 그레이프-시크릿가든에 출몰한 Nana23호에 승선하실 수도 있습니다. 채찍, 당근, 구명조끼를 필히 지참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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