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하지 못한 말
이제 마주하는 인권의 문장들
지금 여기의 한국 사회는 용산 참사, 쌍용차 정리해고, 밀양 송전탑, 세월호 참사등 아리고 아린 사건들 위에 서 있다. 그러나 그 숱한 사건들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저 흘려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과 함께 그 사건들과 나는 어떤 관계를 맺어 왔고, 나는 무엇을 ‘변화’의 순간으로 기억하고 기록했나 하는 것이 저자 류은숙의 문제의식이다. 저자는 『미처 하지 못한 말』에 한국 사회의 아린 사건들 위에 꾹꾹 눌러쓴 아쉬움과 뉘우침, 기억과 애도의 기록을 담아냈다.
Couldn't load pickup availability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숱한 사건이 스쳐 갔으나 나와 관계 맺은 사건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변화'의 순간으로 기억하고 기록했나.
한국 사회의 아린 사건들 위에 꾹꾹 눌러쓴
아쉬움과 뉘우침, 기억과 애도의 기록.
미처 하지 못한 말
이 책의 제목 '미처 하지 못한 말'은 이중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중 하나의 의미는 아쉬움이다.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미처 하지 못했다.'라는 의미다. 인간 존엄성을 억압하고 모욕하는 말이 날아들 때 피하지도 반격하지도 못할 때가 많다. 모진 말들의 홍수 사이로 나의 자존감을 확인해 줄 그 무엇에 기대고 싶을 때가 있다. 각자의 방언이 아니라 인간성에 대한 공통 감각을 확인하는 공통의 언어를 나누고 싶을 때가 있다. 언젠가가 아니라 늘 쓸 수 있어야 하는 말, 한마디로 존중을 표현해 줄 말을 인권의 문장들에서 찾아보았다. 존중의 언어를 발견할 때 더 이상 미처 하지 못한 말은 없을 테다.
다른 하나의 의미는 뉘우침이다. 모든 말에는 듣는 이가 있어야 한다. '미처 하지 못한 말'은 '미처 듣지 못한 말'이기도 하다. 왜 그토록 말해 왔는데, 때론 절규해 왔는데 듣지 못했고 듣지 않았는지 돌아보려 한다. 이 돌아봄의 동행이 이제야 마주하는 인권의 문장들이다."(지은이의 말 가운데)
지금 한국 사회는 어디에 서 있나
지금 여기의 한국 사회는 용산 참사, 쌍용차 정리해고, 밀양 송전탑, 세월호 참사등 아리고 아린 사건들 위에 서 있다. 그러나 그 숱한 사건들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저 흘려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과 함께 그 사건들과 나는 어떤 관계를 맺어 왔고, 나는 무엇을 '변화'의 순간으로 기억하고 기록했나 하는 것이 류은숙의 문제의식이다. 하여 한국 사회의 아린 사건들 위에 꾹꾹 눌러쓴 아쉬움과 뉘우침, 기억과 애도의 기록이 《미처 하지 못한 말》이다.
하지만 인권운동의 한복판에 서 있는 지은이가 스스로 인정하듯 인권의 문장들은 딱딱하고 건조하다. 그런 까닭으로 지은이는 딱딱하고 원칙적이며 건조한 인권의 문장에 사람의 얼굴을 입혀 보려 무진 애를 썼다.
"인권의 문장들은 대체로 딱딱하고 원칙적인 단어로 채워져 있다. 이런 건조한 문장에 구체적인 사람의 얼굴을 입혀 본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가 매일 부딪히는 이들의 얼굴이다. 한 골목에서 폐지를 줍는 십여 명의 노인들, 몸도 마음도 종종거림에 지쳐 보이는 여성들, 같은 골목에서 넥타이를 풀어 헤치고 한잔 술에 빠진 고단한 장년들, 고시원에서 슬리퍼 차림으로 나와 배회하는 청년들, 껌과 초콜릿을 파는 장애인, 간판이 자주 바뀌는 고만고만한 점포 주인들의 얼굴이다. 그런 골목에서, 그런 골목이 모여 이루어지는 사회에서 '인권'이 마치 공기처럼 우리를 감싸 안기를 상상해 본다."
기억과 애도는 공동체의 첫걸음
그리고 또 하나, 《미처 하지 못한 말》은 세월에 약할 뿐 아니라 때론 변덕스럽기까지 한 기억을 제대로 보듬기 위해 문장들을 월별로 세심하게 배치했다. 직선으로 가는 시간이 아니라 애도의 사건 속으로 뛰어드는 시간 속에 기억해야 할 것들을 배치한 것이다. 달마다 날씨도 감정의 색깔도 변하고 다짐도 변한다. 이 변화가 어디를 향할 것인가? 체념, 수용, 피해자 비난으로 향할 것인가? 공감에서 우러나오는 고통에 대한 응답, 공유하는 책임으로 향할 것인가?
그래서 "이 책에서 '월'은 연표 속의 '월'이 아니다. '그땐 그랬지.' '예전에 이런 일도 있었지.', 그런 게 아니다. 고통 속에서 미처 하지 못한 말, 펼치지 못한 요구가 있었다. 그 말을 마저 들으려 하고 기대에 부응하려 하는 때, 그런 순간"인 1월에서 시작하여, "소비와 쇼핑의 경연으로 끝마치고는 싶지 않은 달, 곁에 사람이 있었으면 바라는 달, 넓은 원을 그리고 그 원 속에 함께 서고 싶은 달. 서로를 식민화하지 않고 평등하게 바라보는 원의 관계,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평등하다.' 세계인권선언의 약속을 되새김하는 또 다른 시작의 달"인 12월까지 인권의 문장을 소중히 갈무리한 한 권의 노트이자 달력인 것이다.
인디언들에게는 그들만의 달 이름이 있듯이, 인권운동을 하는 류은숙은 그만의 방식으로 달을 새기고 애도하고 기억한다.
예를 들어, "세계 인권의 날은 12월 10일이다. '세계인권선언'의 제정일인 이날을 전 인류가 '인권의 날'로 기념한다. 말하자면, 인권의 '생일'이다. 인권운동을 하는 나에게는 제2의 생일 같기도 하다. 하지만 해마다 이날은 온갖 인권 피해의 설움이 넘치거나 잊히고 외면받는" 때인 것이다. 이렇듯 3월은 "'다시는 결코 다시는.' 참된 시작의 출발점은 여전히 여기에 있다."라고 다짐하는 달이며, 4월은 "눈부신 진달래 사태에 눈물 나는 달, 계절의 아름다움이 인간사의 서러움을 자극하는 달"이다.
그러다 보니 어떤 달은 더욱 시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특히 5월과 10월이 그러하다. "존중받지 못하고 잊힌 사람들이 끊임없이 이야기를 들어 달라 요청하는 달. 귀 기울여 듣는 나와 우리의 만남, 그 만남이 애도의 공동체를 이룬다. 애도의 공동체가 내딛는 첫걸음은 '기억'하는 일이다." 수많은 이들의 유서로 점철된 10월 역시 "'가을에는 떠나지 말라.' 호소하고 싶은 쓸쓸한 달, '마지막 밤'조차 허락하지 않은 이별이 아쉬운 달. 사고팔 수 없는 존엄성을 위해 서둘러 떠난 사람들을 기억"하는 달인 것이다.
그렇게 《미처 하지 못한 말》은 달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흔들리며 고민하고 무언가를 결단할 우리들을 애도의 시간 속으로 초대한다.
목차
목차
'나만은 괜찮을 거야.', 우리의 착각을 고발합니다
- 에밀 졸라, 〈나는 고발한다!〉
공권력이 왜 용역 폭력을 비호하는가
- 민간 군사 기업과 경비 회사의 활동이 인권에 끼친 영향
2월
이 정부는 빈민과 전쟁을 하고 있다
- '빈곤과의 전쟁'을 만든 한 통의 편지
사회권, 같이 만들어 함께 쓰는 우산
- 사회권에 관한 밴스 개념
3월
"이제 그만!"을 외쳐야 삶이 계속된다
- 후쿠시마와 인권
누가 '인도주의적' 폭격이라 말하는가
- 당신이 이라크인임을 아는 것은 이런 때입니다
- 핵실험 장소에 내가 보트를 저어 가는 이유
4월
사라졌다, 304개의 우주가 사라졌다
- 인간 존엄성에 관한 위원단의 보고서
땅은 모두의 것,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
- 〈엘도라도 카라자스〉, 학살에 관한 노래
5월
우리에게는 '기억할 의무'가 있다
- 인권 침해 가해자의 불처벌 문제
언론의 동행 없이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
- 언론의 자유 원칙, 빈트후크 선언
6월
동정심으로 다가오는 이들이 밉다
- 사회 보장 최저선에 관한 국제노동기구의 권고
나는 세탁기가 아닌 노동자
- <무차차>, 나는 나는 세탁기
7월
모든 연령을 위한 사회
- 노인의 인권 상황에 관한 유엔 인권 최고대표 보고서
한 사람을 해치는 일은 모두를 해친다
- 산업안전보건 서울 선언
8월
집 없이 무일푼으로 죽다
- 그루트붐 추모 강연
9월
이런 환경을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수 없다
- 재생 에너지에 관한 인권
- 핵에너지는 박물관에 있어야 외 2편
10월
양으로는 따질 수 없는 것, 그것이 삶의 질
- 마사 너스봄의 '핵심적 인간 역량'
지금도 누군가 우리를 기다린다
- 시월에 떠난 사람들의 유서
11월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 조영래, 〈노동자의 불꽃〉
탈락 없는 사회를 꿈꾼다
- 학교는 죽었다
12월
우린 오래 투쟁했어요, 우리는 자유여야만 해요
-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의 증언들
함께 인권의 존엄을 지키자
- 차별 금지 조항에 관한 일반 논평 2편
저자
저자
Your payment information is processed securely. We do not store credit card details nor have access to your credit card inform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