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전통 종교와 그리스도교(고대 로마 종교사)(지의회랑 60)(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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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은 어떻게 사라져갔고
그리스도교는 왜 제국의 종교가 되었나
다신교 전통에서 그리스도교 국교화까지
1천 년 로마 종교사의 대서사시 속에서 만나는
갈등과 통합이 빚어낸 서구 문명의 기원들
고대 로마 종교의 세계는 다신교 내부의 다양한 스펙트럼, 일신교의 등장, 그리고 다신교와 일신교 사이의 갈등과 융합에 이르기까지, 여러 종교 현상의 주요 양상들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흥미로운 무대를 제공해준다. 시간상 1천 년에 걸쳐 있으며, 지리적으로는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국가에서 출발해 지중해를 호수 삼고, 유럽ㆍ아시아ㆍ아프리카를 아우르는 광대한 권역으로 뻗어나갔다. 인종적으로도 수많은 나라와 종족과 민족을 포함한다. 이 책은 이렇게 장대한 배경 속에 전개되었던 고대 로마인들의 종교ㆍ문화의 역사를 사회구조적 맥락에서 풀어나간 결과다. 저자는 고대 로마 세계의 심층에 자리했던 다채롭고 유기적인 종교 양태들의 역동적 변천사를 설득력 있게 재구성해낸다.
무엇보다 이 책은 다양한 기원과 유래를 가지는 신들 사이에서 벌어진 통섭 과정-즉, 작은 도시국가에서 대제국 로마로 변모하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유래 지역과 성격을 달리하는 다양한 신과 종교들이 서로 교차하고 갈등을 겪으며 융합해가는 과정-을 현실감 있게 재현하고 있다. 갖가지 종교 관행들이 로마인들의 일상에서 작동하던 모습은 예컨대 전쟁, 통치술, 축제 등 당대의 구체적인 삶의 차원 속에서 입체적으로 설명되었다. 아울러 국가 차원의 종교뿐 아니라 그 이면에서 당시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비의(秘儀) 종교나 민간의 주술 문화 등도 당대 신앙의 한 국면에서 배제되지 않은 채 함께 다뤄지고 있다. 종교 차원에서 서구 문명의 근간을 폭넓게 되짚어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
성균관대학교출판부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예순 번째 책.
그리스도교는 왜 제국의 종교가 되었나
다신교 전통에서 그리스도교 국교화까지
1천 년 로마 종교사의 대서사시 속에서 만나는
갈등과 통합이 빚어낸 서구 문명의 기원들
고대 로마 종교의 세계는 다신교 내부의 다양한 스펙트럼, 일신교의 등장, 그리고 다신교와 일신교 사이의 갈등과 융합에 이르기까지, 여러 종교 현상의 주요 양상들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흥미로운 무대를 제공해준다. 시간상 1천 년에 걸쳐 있으며, 지리적으로는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국가에서 출발해 지중해를 호수 삼고, 유럽ㆍ아시아ㆍ아프리카를 아우르는 광대한 권역으로 뻗어나갔다. 인종적으로도 수많은 나라와 종족과 민족을 포함한다. 이 책은 이렇게 장대한 배경 속에 전개되었던 고대 로마인들의 종교ㆍ문화의 역사를 사회구조적 맥락에서 풀어나간 결과다. 저자는 고대 로마 세계의 심층에 자리했던 다채롭고 유기적인 종교 양태들의 역동적 변천사를 설득력 있게 재구성해낸다.
무엇보다 이 책은 다양한 기원과 유래를 가지는 신들 사이에서 벌어진 통섭 과정-즉, 작은 도시국가에서 대제국 로마로 변모하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유래 지역과 성격을 달리하는 다양한 신과 종교들이 서로 교차하고 갈등을 겪으며 융합해가는 과정-을 현실감 있게 재현하고 있다. 갖가지 종교 관행들이 로마인들의 일상에서 작동하던 모습은 예컨대 전쟁, 통치술, 축제 등 당대의 구체적인 삶의 차원 속에서 입체적으로 설명되었다. 아울러 국가 차원의 종교뿐 아니라 그 이면에서 당시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비의(秘儀) 종교나 민간의 주술 문화 등도 당대 신앙의 한 국면에서 배제되지 않은 채 함께 다뤄지고 있다. 종교 차원에서 서구 문명의 근간을 폭넓게 되짚어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
성균관대학교출판부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예순 번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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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종교의 개념과 의미
그리고 국가
제1장은 고대 로마의 종교에 대한 정의(定意)에서부터 시작한다. 사실 당시 종교(렐리기오, religio) 개념은 오늘날의 그것과 많이 달라서, 내면적 신앙이라기보다 '신들에게 표해진 관례적 경배'를 의미했다. 그러니까 현대의 종교(religion)가 초월적 존재(신)에 대한 믿음, 신념 체계와 교리, 그리고 이에 기반한 도덕적 규범 등을 포괄하는 개념에 가깝다면, 고대 로마의 렐리기오는 '정확한 의례를 통해 신들의 평화 혹은 호의(pax deorum)를 얻어내는 일'에 가까웠다. 로마 사회의 양대 핵심 기둥인 종교(religio)와 법(lex)이 시작부터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발전해나갔다는 사실은 이런 맥락과 관계가 깊다.
제2장에서는 종교와 국가의 관계가 긴밀했던 고대 로마 사회 저변에 깔린 수호신 개념에 대해 짚어보고, 그 속에서 로마가 초기의 토착신 중심 신앙에서 점차 수많은 신들을 수용하게 된 배경과 과정, 그리고 그 결과를 들여다본다. 로마에서 신들의 숫자나 그 신앙 형태는 영토 확장에 비례해 확대되었다. 로마의 영토가 확장되어갔다는 건 그들이 접촉하는 신이나 예배의 종류도 많아졌으며, 정복 지역의 신들이 차차 로마 신들의 대열 속으로 합류해갔음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로마인들은 모든 인류의 예배 의식을 맡게 되는 것과 동시에 그들 제국을 얻"은 셈이다.
종교의 형태와 기능
제3장에서는 고대 로마 종교의 형태와 기능에 대해 살펴본다. 저자는 종교 업무를 담당한 성직자 계층에서부터 그 실마리를 풀어간다. 먼저 성직자들의 구성과 역할도 국가 및 정치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었음을 확인한다. 원래 왕정기에는 왕이 제사장의 기능을 담당했다. 공화정기에 들어서서는 처음에는 원로원 계급이 신관 계급을 독점하다가, 이후 평민의 권한이 확대되면서 평민들도 신관직에 진출하고 선출 방식도 점차 선거로 바뀌게 된다. 정치 영역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던 신관들의 결정은 관련 이해 집단에 의해 조종되기 쉬웠기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물밑 협상도 진행되었다. 어느 한 집단이나 유력 가문에게 종교 권한이 독점되지 않도록 서로 견제했다. 그러다가 제정기로 접어들면서 황제가 대제사장(pontifex maximus) 직을 종신 겸임하고, 모든 성직자 집단의 성원들을 재가하게 되면서 성직자들의 주요 임무이자 의무는 황제를 위해 희생 제사나 의식을 드리는 일로 축소되었다.
로마 종교의 기능 혹은 인간과 신 사이의 소통 방식은 크게 신들의 뜻을 알아내는 방법과 신들의 호의를 얻어내는 방법이 주를 이뤘다. 먼저 신들의 호의를 얻는 방법에는 희생 제사와 기도, 속죄, 정화, 서원 등이 있었다. 축제와 놀이 문화 역시 신들의 호의를 얻어내는 기제들 가운데 하나였다. 한편 신들의 뜻을 알아내는 점복술 가운데서 로마인들이 가장 많이 선택했던 방식은 조점술(鳥占術, 아우스피키움(auspicium)), 장점술(腸占術, 하루스피키움(haruspicium)), 『시빌라 신탁집』 등이었다. 물론 신에게서 오는 징조들이 상당히 불확정적이었기 때문에, 이 역시 정책 결정이나 사회 통제의 차원에서 이용당할 가능성이 농후했다.
제국의 황제 숭배
로마 제국은 흔히 속주 지배, 법률, 도로망 등 행정적 통치술이 탁월했던 국가로 간주되어왔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로마의 행정 체계가 생각만큼 정교하지 않았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른 수단들이 동원되었다고 보기도 한다. 즉, 문학, 예술, 달력, 화폐와 같은 매체나 특히 종교 의례를 활용해 피치자들에게 황제와 로마의 권위를 끊임없이 각인시키는 방식이 통치의 핵심이었다는 것이다. 종교 의례들 가운데서는 로마를 의인화한 여신 로마 숭배, 로마의 권위를 상징하는 원로원 숭배, 각지에 파견된 로마 행정관 숭배, 그리고 특히 제정기부터 본격화된 로마 황제 숭배 등이 있었다. 제4장에서는 그 중요도를 고려해 로마 황제 숭배와 여신 로마 숭배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이와 함께 제국의 핵심 축을 담당하던 군대의 종교와 제정기에 들어서서 보다 다면적ㆍ다층적으로 이뤄지던 종교 교류 현상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아울러 군대의 종교에 대해서도 일정 지면을 할애했다. 로마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는 말이 있듯이, 끊임없는 전쟁 가운데서 성장한 로마는 특히 전쟁 관련 종교 의식이 발달했다. 이 때문에 로마 군대의 종교를 종교라기보다 '종교 체계'라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말도 있다. 이는 종교가 개인 신앙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집단 전체의 결속, 군율 유지, 병사로서의 정체성 확립, 군대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실용적 구조였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군단기, 병영/막사, 군사 서약 등 당시 군대의 주요 숭배 대상들을 살펴본다.
종교의 또 다른 얼굴, 주술
로마 황제 숭배나 여신 로마 숭배가 종교성과 정치성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공식적 성격이 강했다면, 사적(私的)이고 개인적인 특성이 두드러진 차원으로는 주술 분야가 있었다. 주술이라는 단어도 그 자체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의학이나 천문학에 보다 가까운 마게이아(mageia)부터 흑주술에 가까운 고에티아(goetia), 철학적인 범주에까지 오른 테우르기아(theurgia) 등이 그것이다.
제5장에서는 여러 마술이나 주술 가운데서 고에티아를 포함하는 마게이아와 테우르기아를 중심으로, 먼저 마게이아적 주술의 전반적 특징, 실제적 양상, 마법의 언어 등을 살핀 다음, 테우르기아적 주술을 다루고, 마지막으로 주술과 그리스도교를 비교해본다.
제정 후기 태양신으로의 통합 현상
제6장은 로마 제정 후기 종교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인 태양신으로의 통합 현상을 깊이 있게 다룬다. 수많은 신들을 숭배하는 다신교로 복잡ㆍ다양하게 발달해오던 로마 종교는 제정 후기에 들어서면 두드러진 통합주의(synchretism)의 양상을 보인다. 무엇보다 이 모든 조류의 구심점에 있었던 신은 태양신이었다. 하지만 지금껏 이에 대한 연구는 이상할 정도로 소홀하게 취급된 측면이 있었다. 이 장에서는 그러한 경향을 보완하면서 새로운 시각에서 태양신과의 통합 현상에 대해 분석해본다.
저자는 이러한 태양신으로의 통합 배경을 전통 종교 자체의 내부 요인과 그리스도교라는 외부 영향으로 구분 지어 설명해나간다. 먼저 제정 말기에 인기가 높아져 태양신과 동일시되었던 헤라클레스, 디오니소스, 아티스 등 주요 신들의 사정을 살펴보고, 이어서 로마 병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던 페르시아의 태양신인 미트라, 고대 로마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이어져온 예언에서 나오는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아이, 그리고 로마 황제와 태양신, 마지막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와 태양신이라는 소주제를 잡아 이 현상에 대한 분석을 이어간다.
그리스도교와 로마 전통 종교 및 사상
마지막 두 장은 그리스도교의 발흥과 로마 전통 종교와의 상호작용에 대해 다룬다. 먼저 초대 그리스도교의 가르침과 혁명성에 대해 살펴보고, 이어 성장해가던 그리스도교가 마주친 로마 제국이라는 매트릭스 속에서 발생했던 갈등과 융합 현상에 대해 촘촘히 들여다본다.
로마 제국 당시 그리스도교와 그리스ㆍ로마의 전통 종교 및 사상은 태생적으로 각기 다른 정치적ㆍ사회적ㆍ지적 맥락 아래서 형성되었기 때문에, 서로 심각한 갈등과 투쟁을 겪는 동시에 서로 닮아가면서 서구 문명의 두 축으로 자리 잡는다. 예컨대 제정기에 헤라클레스, 아티스, 디오니소스와 같은 신들이 폭넓은 인기를 얻으며 태양신의 분신이나 현현으로 간주되기 시작했는데, 이때 이 신들에게 이전에는 두드러지지 않았으되 그리스도교의 영향임이 분명한, 구원, 죽음과 부활, 영생과 관련된 새로운 서사가 덧붙여졌다.
그리스도교 역시 로마 전통 문화의 영향을 받으며 변화해갔다. 초대 교회의 혁명적 성격과 '가난의 복', '애통의 복' 같은 역설적 가치들은 점차 희석되었고, 제도화와 교리화는 심화되었다. 지식층에서는 플라톤 철학과 스토아 윤리를 활용한 신학적 사유가 발전하면서, 초기의 성령 및 실천 중심의 신앙은 점차 사변적ㆍ철학적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민간에서는 영웅 숭배 같은 전통 종교 관습의 영향으로 성인 및 성유물 숭배가 퍼져나갔고, 성경 말씀보다 기적이나 전설이 신앙생활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기도 했다. 특히 그리스도교가 공인되고 국교화로 이어지면서, 정치와 분리된 개인적 회심을 바탕으로 '나그네적 정체성'을 지녔던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점차 국가 질서와 결합한 제도 종교로 변모해갔다. 이 과정은 고대 후기에서 중세로 이행하는 종교ㆍ사회 구조 변동의 핵심 동인 가운데 하나로 이해될 수 있다.
그리고 국가
제1장은 고대 로마의 종교에 대한 정의(定意)에서부터 시작한다. 사실 당시 종교(렐리기오, religio) 개념은 오늘날의 그것과 많이 달라서, 내면적 신앙이라기보다 '신들에게 표해진 관례적 경배'를 의미했다. 그러니까 현대의 종교(religion)가 초월적 존재(신)에 대한 믿음, 신념 체계와 교리, 그리고 이에 기반한 도덕적 규범 등을 포괄하는 개념에 가깝다면, 고대 로마의 렐리기오는 '정확한 의례를 통해 신들의 평화 혹은 호의(pax deorum)를 얻어내는 일'에 가까웠다. 로마 사회의 양대 핵심 기둥인 종교(religio)와 법(lex)이 시작부터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발전해나갔다는 사실은 이런 맥락과 관계가 깊다.
제2장에서는 종교와 국가의 관계가 긴밀했던 고대 로마 사회 저변에 깔린 수호신 개념에 대해 짚어보고, 그 속에서 로마가 초기의 토착신 중심 신앙에서 점차 수많은 신들을 수용하게 된 배경과 과정, 그리고 그 결과를 들여다본다. 로마에서 신들의 숫자나 그 신앙 형태는 영토 확장에 비례해 확대되었다. 로마의 영토가 확장되어갔다는 건 그들이 접촉하는 신이나 예배의 종류도 많아졌으며, 정복 지역의 신들이 차차 로마 신들의 대열 속으로 합류해갔음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로마인들은 모든 인류의 예배 의식을 맡게 되는 것과 동시에 그들 제국을 얻"은 셈이다.
종교의 형태와 기능
제3장에서는 고대 로마 종교의 형태와 기능에 대해 살펴본다. 저자는 종교 업무를 담당한 성직자 계층에서부터 그 실마리를 풀어간다. 먼저 성직자들의 구성과 역할도 국가 및 정치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었음을 확인한다. 원래 왕정기에는 왕이 제사장의 기능을 담당했다. 공화정기에 들어서서는 처음에는 원로원 계급이 신관 계급을 독점하다가, 이후 평민의 권한이 확대되면서 평민들도 신관직에 진출하고 선출 방식도 점차 선거로 바뀌게 된다. 정치 영역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던 신관들의 결정은 관련 이해 집단에 의해 조종되기 쉬웠기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물밑 협상도 진행되었다. 어느 한 집단이나 유력 가문에게 종교 권한이 독점되지 않도록 서로 견제했다. 그러다가 제정기로 접어들면서 황제가 대제사장(pontifex maximus) 직을 종신 겸임하고, 모든 성직자 집단의 성원들을 재가하게 되면서 성직자들의 주요 임무이자 의무는 황제를 위해 희생 제사나 의식을 드리는 일로 축소되었다.
로마 종교의 기능 혹은 인간과 신 사이의 소통 방식은 크게 신들의 뜻을 알아내는 방법과 신들의 호의를 얻어내는 방법이 주를 이뤘다. 먼저 신들의 호의를 얻는 방법에는 희생 제사와 기도, 속죄, 정화, 서원 등이 있었다. 축제와 놀이 문화 역시 신들의 호의를 얻어내는 기제들 가운데 하나였다. 한편 신들의 뜻을 알아내는 점복술 가운데서 로마인들이 가장 많이 선택했던 방식은 조점술(鳥占術, 아우스피키움(auspicium)), 장점술(腸占術, 하루스피키움(haruspicium)), 『시빌라 신탁집』 등이었다. 물론 신에게서 오는 징조들이 상당히 불확정적이었기 때문에, 이 역시 정책 결정이나 사회 통제의 차원에서 이용당할 가능성이 농후했다.
제국의 황제 숭배
로마 제국은 흔히 속주 지배, 법률, 도로망 등 행정적 통치술이 탁월했던 국가로 간주되어왔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로마의 행정 체계가 생각만큼 정교하지 않았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른 수단들이 동원되었다고 보기도 한다. 즉, 문학, 예술, 달력, 화폐와 같은 매체나 특히 종교 의례를 활용해 피치자들에게 황제와 로마의 권위를 끊임없이 각인시키는 방식이 통치의 핵심이었다는 것이다. 종교 의례들 가운데서는 로마를 의인화한 여신 로마 숭배, 로마의 권위를 상징하는 원로원 숭배, 각지에 파견된 로마 행정관 숭배, 그리고 특히 제정기부터 본격화된 로마 황제 숭배 등이 있었다. 제4장에서는 그 중요도를 고려해 로마 황제 숭배와 여신 로마 숭배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이와 함께 제국의 핵심 축을 담당하던 군대의 종교와 제정기에 들어서서 보다 다면적ㆍ다층적으로 이뤄지던 종교 교류 현상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아울러 군대의 종교에 대해서도 일정 지면을 할애했다. 로마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는 말이 있듯이, 끊임없는 전쟁 가운데서 성장한 로마는 특히 전쟁 관련 종교 의식이 발달했다. 이 때문에 로마 군대의 종교를 종교라기보다 '종교 체계'라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말도 있다. 이는 종교가 개인 신앙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집단 전체의 결속, 군율 유지, 병사로서의 정체성 확립, 군대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실용적 구조였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군단기, 병영/막사, 군사 서약 등 당시 군대의 주요 숭배 대상들을 살펴본다.
종교의 또 다른 얼굴, 주술
로마 황제 숭배나 여신 로마 숭배가 종교성과 정치성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공식적 성격이 강했다면, 사적(私的)이고 개인적인 특성이 두드러진 차원으로는 주술 분야가 있었다. 주술이라는 단어도 그 자체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의학이나 천문학에 보다 가까운 마게이아(mageia)부터 흑주술에 가까운 고에티아(goetia), 철학적인 범주에까지 오른 테우르기아(theurgia) 등이 그것이다.
제5장에서는 여러 마술이나 주술 가운데서 고에티아를 포함하는 마게이아와 테우르기아를 중심으로, 먼저 마게이아적 주술의 전반적 특징, 실제적 양상, 마법의 언어 등을 살핀 다음, 테우르기아적 주술을 다루고, 마지막으로 주술과 그리스도교를 비교해본다.
제정 후기 태양신으로의 통합 현상
제6장은 로마 제정 후기 종교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인 태양신으로의 통합 현상을 깊이 있게 다룬다. 수많은 신들을 숭배하는 다신교로 복잡ㆍ다양하게 발달해오던 로마 종교는 제정 후기에 들어서면 두드러진 통합주의(synchretism)의 양상을 보인다. 무엇보다 이 모든 조류의 구심점에 있었던 신은 태양신이었다. 하지만 지금껏 이에 대한 연구는 이상할 정도로 소홀하게 취급된 측면이 있었다. 이 장에서는 그러한 경향을 보완하면서 새로운 시각에서 태양신과의 통합 현상에 대해 분석해본다.
저자는 이러한 태양신으로의 통합 배경을 전통 종교 자체의 내부 요인과 그리스도교라는 외부 영향으로 구분 지어 설명해나간다. 먼저 제정 말기에 인기가 높아져 태양신과 동일시되었던 헤라클레스, 디오니소스, 아티스 등 주요 신들의 사정을 살펴보고, 이어서 로마 병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던 페르시아의 태양신인 미트라, 고대 로마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이어져온 예언에서 나오는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아이, 그리고 로마 황제와 태양신, 마지막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와 태양신이라는 소주제를 잡아 이 현상에 대한 분석을 이어간다.
그리스도교와 로마 전통 종교 및 사상
마지막 두 장은 그리스도교의 발흥과 로마 전통 종교와의 상호작용에 대해 다룬다. 먼저 초대 그리스도교의 가르침과 혁명성에 대해 살펴보고, 이어 성장해가던 그리스도교가 마주친 로마 제국이라는 매트릭스 속에서 발생했던 갈등과 융합 현상에 대해 촘촘히 들여다본다.
로마 제국 당시 그리스도교와 그리스ㆍ로마의 전통 종교 및 사상은 태생적으로 각기 다른 정치적ㆍ사회적ㆍ지적 맥락 아래서 형성되었기 때문에, 서로 심각한 갈등과 투쟁을 겪는 동시에 서로 닮아가면서 서구 문명의 두 축으로 자리 잡는다. 예컨대 제정기에 헤라클레스, 아티스, 디오니소스와 같은 신들이 폭넓은 인기를 얻으며 태양신의 분신이나 현현으로 간주되기 시작했는데, 이때 이 신들에게 이전에는 두드러지지 않았으되 그리스도교의 영향임이 분명한, 구원, 죽음과 부활, 영생과 관련된 새로운 서사가 덧붙여졌다.
그리스도교 역시 로마 전통 문화의 영향을 받으며 변화해갔다. 초대 교회의 혁명적 성격과 '가난의 복', '애통의 복' 같은 역설적 가치들은 점차 희석되었고, 제도화와 교리화는 심화되었다. 지식층에서는 플라톤 철학과 스토아 윤리를 활용한 신학적 사유가 발전하면서, 초기의 성령 및 실천 중심의 신앙은 점차 사변적ㆍ철학적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민간에서는 영웅 숭배 같은 전통 종교 관습의 영향으로 성인 및 성유물 숭배가 퍼져나갔고, 성경 말씀보다 기적이나 전설이 신앙생활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기도 했다. 특히 그리스도교가 공인되고 국교화로 이어지면서, 정치와 분리된 개인적 회심을 바탕으로 '나그네적 정체성'을 지녔던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점차 국가 질서와 결합한 제도 종교로 변모해갔다. 이 과정은 고대 후기에서 중세로 이행하는 종교ㆍ사회 구조 변동의 핵심 동인 가운데 하나로 이해될 수 있다.
목차
목차
머리말
제1장 고대 로마 사회에서 종교의 개념과 의미
1. 고대 로마의 종교
2. 고대 로마의 신들
제2장 고대 국가와 종교
1. 고대 국가와 수호신
2. 토착신들
3. 공적 신앙 체계의 확립
제3장 종교의 기능과 형태
1. 성직자
2. 제사 의식
3. 로마의 달력과 축제
4. 점복술과 정치
제4장 제정의 시작: 새 의례의 탄생과 종교 교류 현상
1. 로마 황제 숭배
2. 여신 로마, 혹은 '영원한 로마' 숭배
3. 다층적 종교 교류 양상
4. 군대의 종교
제5장 종교의 또 다른 얼굴: 주술
1. 마게이아
2. 주술 방법과 종류
3. 주술의 신들
4. 테우르기아와 그리스도교
제6장 제정 후기 태양신으로의 통합 현상
1. 헤라클레스, 디오니소스, 아티스
2. 미트라교
3. 예언서 속 태양신 아이
4. 로마 황제와 태양신
5. 예수 그리스도와 태양신
제7장 그리스도교의 시작
1. 그리스도교의 출현과 핵심 덕목
2. 그리스도교의 독특한 사상과 교리
3. 그리스도교인들이 받았던 오해와 박해
제8장 그리스도교와 로마의 전통 종교 및 사상의 만남
1. 그리스도교와 그리스ㆍ로마 문화의 만남(1)
2. 그리스도교와 그리스ㆍ로마 문화의 만남(2): 삼위일체 논쟁
3. 로마 황제와 예수 그리스도
4. 그리스도교 안에 스며든 로마 전통 종교의 유산들
나가는 말: 로마적 전통 질서와 그리스도교적 가치
주/ 참고문헌/ 찾아보기
총서 '知의회랑'을 기획하며
총서 '知의회랑' 총목록
제1장 고대 로마 사회에서 종교의 개념과 의미
1. 고대 로마의 종교
2. 고대 로마의 신들
제2장 고대 국가와 종교
1. 고대 국가와 수호신
2. 토착신들
3. 공적 신앙 체계의 확립
제3장 종교의 기능과 형태
1. 성직자
2. 제사 의식
3. 로마의 달력과 축제
4. 점복술과 정치
제4장 제정의 시작: 새 의례의 탄생과 종교 교류 현상
1. 로마 황제 숭배
2. 여신 로마, 혹은 '영원한 로마' 숭배
3. 다층적 종교 교류 양상
4. 군대의 종교
제5장 종교의 또 다른 얼굴: 주술
1. 마게이아
2. 주술 방법과 종류
3. 주술의 신들
4. 테우르기아와 그리스도교
제6장 제정 후기 태양신으로의 통합 현상
1. 헤라클레스, 디오니소스, 아티스
2. 미트라교
3. 예언서 속 태양신 아이
4. 로마 황제와 태양신
5. 예수 그리스도와 태양신
제7장 그리스도교의 시작
1. 그리스도교의 출현과 핵심 덕목
2. 그리스도교의 독특한 사상과 교리
3. 그리스도교인들이 받았던 오해와 박해
제8장 그리스도교와 로마의 전통 종교 및 사상의 만남
1. 그리스도교와 그리스ㆍ로마 문화의 만남(1)
2. 그리스도교와 그리스ㆍ로마 문화의 만남(2): 삼위일체 논쟁
3. 로마 황제와 예수 그리스도
4. 그리스도교 안에 스며든 로마 전통 종교의 유산들
나가는 말: 로마적 전통 질서와 그리스도교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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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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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영 그리스 정부 장학금으로 이와니나 국립대학에서 수학하며, 헬레니즘 문화를 사랑하고 기독교를 박해한 로마 황제 율리아누스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에라스무스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에서 연구했으며, 미국 코넬대학교 방문교수를 역임했다. 전남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 명예교수로 있다. 한국서양고전학회 회장, 한국서양고대역사문화학회 편집위원장, 전남대학교 박물관장을 지냈고, 한국연구재단과 국사편찬위원회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 『그리스 비극 깊이 읽기』, 『그리스ㆍ로마의 역사와 문화』, 『21세기에 읽는 그리스 신화와 여성』 등이 있으며, 그리스ㆍ로마 시대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다수의 저술과 논문을 발표했다.
주요 저서로 『그리스 비극 깊이 읽기』, 『그리스ㆍ로마의 역사와 문화』, 『21세기에 읽는 그리스 신화와 여성』 등이 있으며, 그리스ㆍ로마 시대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다수의 저술과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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