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비밀(양장본 HardCover)
한.독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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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순 시인의 ‘하얀 비밀’,
이 시집은 동서양의 지성과 감성이 만나서 한데 어우러지고 엮여 완성된 한 편의 섬세한 앙상블이다. 이 이중주가 만들어내는 곡조는 두 세계 사이에 패여 있는 의식의 골을 건너뛰고, 이질적인 두 언어 사이에 가로놓인 낙차와 심연을 메워가면서 청자들에게 사색과 명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시인의 영혼은 시어 위에 수줍게, 단아한 모습으로 내려 앉아 있다. 그리하여, 존재의 시원에 대한 진한 향수를 담은 이들 시편은 우리의 내면에 잔잔한 감동으로 밀려온다.
이 시집은 동서양의 지성과 감성이 만나서 한데 어우러지고 엮여 완성된 한 편의 섬세한 앙상블이다. 이 이중주가 만들어내는 곡조는 두 세계 사이에 패여 있는 의식의 골을 건너뛰고, 이질적인 두 언어 사이에 가로놓인 낙차와 심연을 메워가면서 청자들에게 사색과 명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시인의 영혼은 시어 위에 수줍게, 단아한 모습으로 내려 앉아 있다. 그리하여, 존재의 시원에 대한 진한 향수를 담은 이들 시편은 우리의 내면에 잔잔한 감동으로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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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한글과 독일어로 출간한 성명순 시집 '하얀 비밀', 알브레히트 후베(Albrecht Huwe) 교수 번역
아동문학가이자 낭송가로도 활동해 온 성명순 시인이 한독 시집 '하얀 비밀'을 펴냈다. 한글 시를 독일어로 번역하여 함께 엮어 출간하기는 국내에서 최초이다. 성명순 시인의 시들을 독일어로 번역한 알브레히트 후베(Albrecht Huwe. 한국명 허배) 교수는, 47년 째 한글을 연구한 한글 전문가이다. 그는 독일에서 한국 문학을 가르치고 한국에서도 서울대·한양대·성균관대 등에서 강의를 해왔으며, 현재 덕성여대 초빙교수이다. 독일 본 대학교 명예교수이기도 하다.
이번 시집은 말 그대로 화제의 시집이다. 한국 시를 독일어로 번역하여 두 나라 언어로 출간한 시집으로는 국내 처음이거니와 저자가 프로필에서도 밝혔듯이, 번역을 담당한 알브레히트 후베(Albrecht Huwe) 교수를 비롯하여 문학평론가 권대근 교수, 서울대학교 국어국문과 김유중 교수, 독일 Bonn대학교 중국학 및 동양학 명예교수인 볼프강 구빈(Wolfgang Kubin) 교수, 서예가 청농 문관효 선생, 김민지 화가 등이 시집 출간에 직간접 참여를 하였다는 점 그리고 시집 정장이 국내 시집 최초로 하드커버에다 고정 밴드를 넣어 고급스러운 다이어리 느낌이 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 시집이 한국과 오스트리아에서 동시 판매가 이루어진다는 점 등이 특색이다.
지저귀는 건 사람들뿐이다
좋은 시는 항상 평론가의 비평 본능을 자극한다. '문향'이란 시를 읽고 나면 누구나 이 시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싶다는 에너지가 꿈틀할 것이다.
성명순 시인의 사물 인식이 예사롭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긴장과 함축이다. 그런 메카니즘이 최대로 효과를 내는 곳이 바로 결구다. 이 시에서의 주제 의식은 결말 부분에 내비쳐지고 있다. 시의 미적 울림통은 마지막에 놓여 있는 법인데, 이 시가 이를 정확히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좋은 문장은 사물이 듣고 싶은 소리를 전하는 것이다. 이 시에서 우리가 주의 깊게 보아야 할 부분은 바로 '지저귀는 건 사람들뿐이다'라는 결구 문장이다. 전 지구적, 생태적 관점에서 보면, 지상에 살고 있는 인간들이란 바이러스일 뿐이다. 시어는 말이 없어야 한다. 침묵의 언어여야 한다.
'지저귀는 건 사람뿐이다'라고 표현하는 데서 그녀의 회화적인 감성을 읽을 수 있다. 이 시를 읽는 쾌미, 미적 구조의 울림통 즉, 압권은 마지막 결구, 한 문장에 담긴 시인의 메시지를 의미재구성을 통해 소화해 내는 데 있다. 이 시는 시론을 시로 쓴 셈이다. 공자는 자신의 시정신을 사무사라 하였다. 곧 시를 보는 자신 속에 간사한 마음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다. '시는 말이 없어야 한다'는 시적 본질과도 맥이 통하는 내용이 이 시에 암시되어 있는 것이다.(권대근)
동서양의 지성과 감성이 만나서 한데 어우러지고 엮여 완성된 한 편의 섬세한 앙상블
흔히 시는 번역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제아무리 베테랑 번역가라도, 번역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군데군데 난관에 봉착하는 것은 피할 길이 없다. 이 경우 원작에 대한 깊은 이해와 원작자와의 정서적인 교감은 필수적이다. 그에 덧붙여 원작을 뛰어넘는 창작적 노력과 고뇌 또한 요구된다. 이로 보면 그것은 어쩌면 불가능을 가능으로 이끌고자 하는 시도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랴. 예술이란 원래가 불가능을 가능으로 이끌려는 도전 의지로부터 비롯된 것을.
이 시집은 동서양의 지성과 감성이 만나서 한데 어우러지고 엮여 완성된 한 편의 섬세한 앙상블이다. 이 이중주가 만들어내는 곡조는 두 세계 사이에 패여 있는 의식의 골을 건너뛰고, 이질적인 두 언어 사이에 가로놓인 낙차와 심연을 메워가면서 청자들에게 사색과 명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시인의 영혼은 시어 위에 수줍게, 단아한 모습으로 내려 앉아 있다. 그리하여, 존재의 시원에 대한 진한 향수를 담은 이들 시편은 우리의 내면에 잔잔한 감동으로 밀려온다.(김유종)
번역의 난관으로 작용하는 두 언어의 구조적 차이
그녀의 시에 사용된 언어는 간명하고 표현력이 풍부하며, 때론 공감각적으로 매우 함축적이고 상징적이다. 여러 연에 걸쳐 이어지는 문장들도 의미에 따라 분명히 구분되어 있다.
시인의 뛰어난 표현력을 드러내는 여러 예 가운데 두 가지만 들어보자. 〈동독에서 온 허브차〉에서는 찻잔에 뜨거운 물을 붓자 찻잎이 맴돌며 찻잔 바닥으로 가라앉는 모습을 눈앞에 그려지듯 시어로 생생하게 구현했다. 〈용서의 손〉에서 시적 자아는 실제로 말을 내뱉어 표현하는 것보다 오히려 말을 아끼는 방식으로 독자에게 더욱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
한국어와 독일어의 경우처럼 생략된 표현이 빈번히 사용되고 구조적으로 상반되는 두 언어로 이루어진 텍스트를 번역하는 것은 특히 더 어려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사고(思考) 과정도 종종 매우 다르게 진행되는데, 번역하는 과정에서 고통스러운 사고의 전환이 요구되거나, 문장이 완전히 해체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언어와 결부된 난관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국어에서는 인칭대명사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중성, 여성, 남성으로 구분되는 독일어의 관사도 한국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쉼표와 마침표도 사실상 서구 언어에서 '수입된' 것이다. 특정 접속사와 어미가 문장 부호의 기능을 대신한다. 시인은 이와 같은 언어적 전통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그녀의 시에도 문장 부호가 드물게 사용된다. 그녀가 사용한 시어는 군더더기 없이 섬세하지만, 독일어로 번역할 때에는 대명사나 관사, 문장 부호가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까닭에 번역본이 더 딱딱하고 복잡하게 느껴진다.
자연시가 지닌 메시지
시인은 〈문향〉에서 보듯이 몇 개 안 되는 연만으로도, 해묵은 소나무가 뜰에 서 있는 작은 찻집의 내밀하고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어 낸다. 저 참새들이 열심히 지저귀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지저귀는 건 사람들뿐이다"로 이 시는 끝난다. 사람은 참새가 지저귀듯 별 의미 없이 재잘대곤 하는데, 이 시에서는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가 시시한 잡담으로 그려진다.
참새나 나무와는 달리 사람은 자연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동고동락한 세월 / 틀어지고 휘었어도 / 하늘이 마실 오고 새들이 앉는 꽃마루"에서 묘사되듯, 꽃과 하늘, 새들만 정답게 어우러지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남한산성〉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사람들이 서로에게 가하고 자연에 남긴 고통을 떠안은 나무와 그를 포함한 자연은 굽고 휘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 지속될 수 있게 지켜준다.
바로 '청라' 시인의 자연시가 담고 있는 메시지다. 시인은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사람이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아는 것의 한계를 넘어 자연의 소리를 느낄 수 있어야 하고 거기에 더해 사랑으로 살아야 하는 게 나 자신을 비롯하여 우리들의 몫이고 실로 바람직스러운 삶이다 라는 메시지를 독자들께 전달하고자 노력했어요."
한국의 청명한 가을날 아침, 맑고 푸르른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소나무의 생동감 넘치는 짙은 초록빛이 어우러져 함께 빚어내는 아름다운 광경이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시인으로 하여금 선명하고 정갈한 파랑과 초록으로 세상을 그려내게 한 시상(時相) 속에서 이 시들의 번역 작업도 시작될 수 있었다.(알브레히트 후베)
[감사의 말]
존귀한 고목古木은 (〈연둣빛 물오름〉 참조) 세상의 그 어떤 영향에도 흔들림 없이 대지에 굳건히 뿌리를 내린 채 하늘을 향해 팔을 뻗고 서 있다.
그를 둘러싼 세상의 번영을 위해 존재하는 고목. 그의 선한 령靈이 은연중에 함께하여 한국어와 독일어가 나란히 담긴 특별한 시집이 빛을 보게 해주었다. 그런 까닭에 번역을 맡은 본인도 그 나무에,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위대한 고목들에 깊이 감사드린다.
또한 이번 번역 작업에 여러 면에서 함께해준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시 번역에 한껏 고취된 남편이자 아버지인 나에게 '나무처럼 커다란' 인내심을 보여준 내 아내 소영과 식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번역자의 온갖 질문에 인내심을 갖고 늘 성실하게 답변해 준 성명순 시인께도 역시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시가 지닌 특별함에 대해 나눈 유익한 대화 덕분에 여기에 소개된 독일어 번역이 상당히 신뢰할 만한 결과물로 나올 수 있었다.
언어 예술 작품으로써의 시
시는 놀랍고도 복합적인 언어 예술 작품이다. 간결하고 함축된 언어로 형태와 내용을 만들어 낸다. 행과 연, 운과 운율, 다양한 시상과 결부된 의성어와 의태어, 때로는 수수께끼 같은 비유와 상징 등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느낌과 감정, 기억, 연상 등을 불러일으키고 심금을 울리게 한다.
시어의 그와 같은 효과는 인간의 생리 현상에 기인할 때 제대로 발현될 수 있다. 실제로 뇌신경학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이 느끼는 감각적 인상들은 기쁨이나 고통과 같은 마음의 상태, 그리고 언어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시가 신비로움에 매우 근접해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시의 번역 불가성
그에 따라 시는 종종 가장 번역하기 어려운 분야로 간주된다. 번역 자체가 가능한지 의문이 드는 한계 상황에 계속해서 처하게 된다. 어떤 관점에서 번역하느냐에 따라 번역이 가능하거나, 혹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시는 특별한 내용물을 담고 있는 그릇과 같다. 이러한 비유는 시의 번역 작업을 이해하기 위해 종종 사용된다. 여기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그릇과 내용물은 일반적으로 기원이 서로 다른, 상이한 두 가지 물질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시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언어는 그릇에 해당하는 동시에, 그를 통해서만 내용물이 존재할 수 있다. 즉, 시에서는 그릇과 내용물의 기원이 서로 다르지 않으며, 분리되어 존재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사실은 시에 대한 모든 견해와 독자와 청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모두 해당된다.
언어와 결부된 시적 효과의 내부 구조를 고려하여 원칙적인 관점에서 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시가 지닌 고유성을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릇에 담긴 내용물이 소실되기에 번역 자체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결론은 현실의 한 측면일 뿐이다. 번역 실무에서 알 수 있듯이, 도착어는 내용물을 그 이상의 존재로 확장시킬 수 있는 그릇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수단과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비록 번역을 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시어의 손실은 감수해야 하지만, 그 대신 새로운 측면이 추가되기 한다.
따라서 번역자는 번역가능성, 혹은 번역불가성이라는 이론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번역에 착수해야 한다. 번역자가 대면해야 할 첫 번째 문제는, 도착어를 통해 앞서 말한 그 이상의 존재가 구현될 수 있도록 출발어에 담긴 내용물을 최대한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번역자가 내용물을 가능한 한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 즉 해석에 관계된 도전에 맞서기 위한 방법에 몰두하는 것이다.
해석에 열쇠가 되는 육하원칙六何原則
이미 널리 검증된 방식인 육하원칙에 따르는 것이다. 누가 누구를 위해, 언제, 어디서, 왜, 무엇 때문에 어떤 텍스트를 쓰느냐에 대한 물음에 답하는 것이다.
누가에 대한 답은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한 개인적인 문학관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시인의 개인 신상
성명순 시인은 1968년 한국의 남동부 지역에서 태어났다. 집안의 막내로 태어나 유복하게 자라던 그녀에게 부모님의 사망은 그녀의 어린 시절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늘 성실하고 다정했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그녀의 시 〈늙은 호박〉과 〈송화 다식〉 등의 모티브로 구현된다.
(시인이 청년기를 보내던)당시 한국 정세는 군부독재 체제 아래에 놓여 있었다. 그에 저항하는 대학생들의 시위는 엄청난 양으로 투입되던 최루탄으로 제압당했고, 1980년 5월 광주 학살 사건으로이어졌다.
당시 상황과 사건들은 시인의 개인적인 삶과 이 후의 작품 활동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자연을 즐겨 소재로 삼는 시인의 문학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회 참여적이거나 정치적인 맥락에서가 아닌, 자연시 그 자체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한 독일 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가 불행하고 고통스러운 자신의 처지를 나무에 투영한 것과는 다르다.
시인에게 있어서 1989년은 이후 작가로서의 성장과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해다. 그녀는 서울에 위치한 문예진흥원에서 문학 평론가로도 활동하는 박동규 교수에게 시 창작 강의를 받았다. 문학적 스승이었던 그와의 만남은 그녀를 문인의 길로 이끌었다. 그녀는 성실하고 다정했던 스승을 떠올리며, "그분이 말씀하시는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시와 같았다"고 회상했다.
박동규 교수는 한국의 대표적인 문인인 그의 부친 박영종 시인과 문학적으로 동등하게 평가된다. 박영종 시인은 박목월이란 아호雅號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목월, 즉 나무와 달은 시인의 문학적 창작활동의 근간을 이루었으며, 소박함과 자연과의 합일이 작품 속에서 구현되고 있다.
나그네
江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南道 三白里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박목월의 〈나그네〉를 한번 읽고 나면, 성명순 시인도 이와 같은 문학적 전통을 따르고 있음이 분명해진다. 물론 본고에서 나중에 논하게 될 차이점도 존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그녀의 창작 활동의 경향, 즉 시작詩作에 대한 이해는 그녀의 문학관을 특징 짓는 소재들 중에서 선택된 그녀의 아호에서도 잘 드러난다. 아호 '청라'는 독일에서 '야생 포도(Wilder Wein)'로 불리는 식물인데(잎몸이 세 갈래로 갈라지고 잎끝이 뾰족한 식물), 한국과 독일 두 나라에서 모두 자생하는 식물이기 때문에 번역에 있어서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학명은 Parthenocissus tricuspidata로, 번역에 있어서 일대일 대응 관계에 해당한다.
하지만 일차적으로는 의미론적인 수준, 즉 의미적 등가에 머문다고 할 수 있다(물론 '오라버니'의 경우처럼 도착어에 해당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 일 대영 대응 관계도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따라서 전문서적에 사용되는 식물명은 번역에 있어서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문학 작품에서는 이른바 함축적 수준이 매우 중요한데, 즉, 의미론적 수준과 동시에 작용하는 사고, 감정, 연상, 시상, 느낌, 기억 등이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유럽의 서정시에서 흔히 짐작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시인의 아호는 감정적이고 낭만적인 연상만 담고 있는 게 아니다. 이른 봄 연하고 풋풋한 초록색 잎으로 (벌거숭이)담벼락을 뒤덮는 '청라'의 소박한 아름다움도 함께 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추운 가을이 되면 붉게 물든 잎들이 덩굴에서 떨어져 나간다.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이타심뿐만 아니라 내면의 힘과 인내심(을 느끼게 해주는 것), 바로 시인이 자신의 정체성과 동일시하는 특성들이다.
성명순 시인이 시 낭송회에 빈번히 초대받아 자작시뿐만 아니라 다른 작가의 시도 열정적으로 낭송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일생을 시에 바치겠다는 그녀의 각오가 여실히 증명되는 대목이다. 그녀가 기쁜 마음으로 행하는 이런 행위는 다음 질문인 누구를 위해, 언제, 왜 시를 쓰는가로 이어진다.
한국에서 시가 지닌 위상은, 독일에서 시가 인기가 없는 것으로 치부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한국에서는 시를 읽거나 직접 쓰는 행위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미덕으로 높이 평가된다. 그런 까닭에 서울 지하철역의 수많은 스크린 도어에도 대부분 아마추어 시인들이 지은 시들이 걸려 있다.
또한 크고 작은 모임에서는 물론이거니와, 독일에서라면 시 낭송이 전혀 기대되지 않는 곳, 예를 들어 경찰이나 군부대, 공공 기관 등에서 개최되는 행사에서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공식 일정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시를 낭송함으로써 문학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흥을 고조시키며 진행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시집을 읽는 독자들은 다양한 나이 대와 직업군에 속하는 사람들로, 한국 사회에 비교적 넓게 분포되어 있다. 이렇듯 한국인들의 시에 대한 큰 관심 덕분에 해마다 상당히 많은 수의 시집이 출간되고 있고, 그에 따라 수많은 시인들 사이에서 이목을 끌기 위한 경쟁에 대한 압박도 크게 작용한다.
언제 썼느냐에 대한 물음에는 간단히 답할 수 있다. 대부분의 시는 시인의 최근 창작 기간, 즉 지난 두 해 동안에 지어졌다.
시적 모티브와 테마
무엇에 대한 물음은 시적 모티브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즉 시에서 다루어진 대상, 현상, 사고, 감정, 기억 등이다. 모티브에 대한 질문은 시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되며, 시를 짓게 된 동기와 목적과 관련된 질문들, 즉 왜. 무엇 때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어떻게에 대한 질문 역시 아직 열려 있는 상태다.
이미 각 시의 제목이 실린 목차에서 알 수 있듯, 나무는 일차적이자 부차적인 모티브로 사용되고 있다. 〈나무야 넌〉, 〈자작나무〉, 〈나무의 소리〉, 〈겨울나무는〉, 〈천년 소나무〉, 〈마로니에 나무〉 등이 그와 같은 경우에 속한다. 〈문향〉, 〈손편지〉, 〈남한산성〉, 〈연둣빛 물오름〉 등에서도 나무를 모티브로 삼았다. 시인은 꽃과 식물도 모티브로 즐겨 사용하는데, 〈메밀꽃〉, 〈산국화〉, 〈풀꽃〉, 〈아호 '청라'를 받고〉, 〈무궁화〉, 〈조롱박〉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밖에 초승달, 엄동, 입춘과 같은 자연 현상도 모티브로 사용된다. 시적 모티브에 대응하는 것으로 주제 설정을 들 수 있다. 나무를 모티브로 한 시의 경우 주제가 매우 광범위하다. 나무는 그 어떤 생명체보다 자연과 더 밀착된 관계를 맺고 있다.
가지는 하늘을 향해 뻗어 나가고, 뿌리는 땅속으로 깊이 파고 내려간다. 그로써 나무는 하늘과 땅을 강하게 연결하는 유일무이한 연결체가 된다.
시적 자아는 이것을 경험하고 공유한다. 두 존재의 연결은 나무와 인간의 동질성을 감지하고, 자연의 법칙을 깨닫게 된다. 시적 자아가 사용하는 언어는 무의식적으로 달라지게 된다. 시적 자아는 나무 곁에서 이해받고 보호되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리고 문득 동화 속에 나오는 신데렐라를 떠올린다. 외로운 소녀 신데렐라는 나무 밑에서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나무는 가지를 뻗어 보호하듯 소녀를 감싸며 많은 선물을 선사하며 어머니의 역할을 떠맡는다.
'청라'라는 아호를 지닌 시인의 시에 그려진 나무에 대한 주제 설정에 관해서는 본고에서 충분히 논의되기 어렵다. 여기서 잠시 언급되거나 대부분 언급 없이 등장하는 토포스는 세계 문학에서는 새로운 것으로 여겨지지 않지만, 한국 문학사에는 새로운 관점으로 제시될 수 있다.
자연시와 그 안에 내포된 메시지
번역자의 관점에서 보면, 나무, 꽃, 초승달, 돌 등
으로 표현되는 자연과 식물 세계 및 자연이라는 주제 범위는 (번역에 있어서) 근본적인 장애로 작용하지 않는다. 물론 자연시의 경우, 자연이 자연 그 자체를 위해 묘사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자연은 작가나 시적 자아의 눈과 관점으로 새롭게 그려지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견지에 따라 다시 생성된다. 자연시에는 이런 식으로 숨겨진 메시지가 들어있다. '청라'라는 아호가 그 첫 번째 힌트를 준다. 그와 관련하여 번역자는 왜와 무엇 때문에에 대한 답을 구해야 한다.
문화적 특수성
서로 다른 두 문화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를 염두에 둔다면, 여자와 어머니라는 존재, 그리움, 비밀스런 소망, 문학적 창작 행위 등과 같은 다른 주제들 역시 번역 작업에 있어서 큰 어려움을 야기하지않는다.
예를 들어 〈남한산성〉처럼 원어민의 문화에만 존재하는 문화재를 주제나 모티브로 삼을 경우, 번역본을 읽는 독자들을 위해 처음에 각주의 형태로 문화적인 맥락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다. 시 중간
에 각주를 다는 것은 효과적인 번역 방식에 위배되므로 금기시할 사항이다. (〈무궁화〉를 독일어로 옮길 때 〈무궁화 - 끊임없이 지고 피는 꽃 II〉으로 번역한 것은 예외로 들 수 있음) 그 밖에도 무엇에 대한 답은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으며, 어떻게와 왜, 무엇 때문에에 대한 답도 아직 남아 있다.
즐겨 사용되는 사물시
무엇을 쓰느냐에 대한 질문은 주제나 모티브뿐만 아니라 시의 형태에 대한 물음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이른바 사물시의 형태가 두드러지는데, 바로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표범〉이 선구자적인 작품으로 자주 인용되는 시의 형태다.
시인은, 우리가 귀로 들을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사물에 목소리를 부여하고, 그 사물의 존재와 보다 깊은 의미를 설명해 낸다. 〈무궁화〉, 〈늙은 호박〉, 〈메밀꽃〉, 〈한글〉, 〈훈민정음〉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사물시에 대한 선호는 시인의 시문학적 사고방식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시어詩語
언어 및 그 형태에 관한 한 시인은 전형적인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녀의 시는 내용에 따라 연이 자유롭게 나뉜다. 외형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앞서 소개한 박목월의 〈나그네〉와는 달리 한자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문어체에서 벗어나 순 한국어에 기반을 둔 어휘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로써 시인은 언어 미학적으로 도 완성도가 높은 순 한국어 어휘를 사용하고자 하는 지난 수십 년 간의 언어 발전 운동에 크게 기여
하고 있다.
무엇을 쓰느냐에 대한 질문은 어떻게 쓰느냐에 대한 질문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번역자는 이 지점에서 가장 큰 난관에 부딪히는데,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언어는 형태와 내용물을 동시에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번역의 난관으로 작용하는 두 언어의 구조적 차이
그녀의 시에 사용된 언어는 간명하고 표현력이 풍부하며, 때론 공감각적으로 매우 함축적이고 상징적이다. 여러 연에 걸쳐 이어지는 문장들도 의미에 따라 분명히 구분되어 있다.
시인의 뛰어난 표현력을 드러내는 여러 예 가운데 두 가지만 들어보자. 〈동독에서 온 허브차〉에서는 찻잔에 뜨거운 물을 붓자 찻잎이 맴돌며 찻잔 바닥으로 가라앉는 모습을 눈앞에 그려지듯 시어로 생생하게 구현했다. 〈용서의 손〉에서 시적 자아는 실제로 말을 내뱉어 표현하는 것보다 오히려 말을 아끼는 방식으로 독자에게 더욱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
한국어와 독일어의 경우처럼 생략된 표현이 빈번히 사용되고 구조적으로 상반되는 두 언어로 이루어진 텍스트를 번역하는 것은 특히 더 어려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사고思考 과정도 종종 매우 다르게 진행되는데, 번역하는 과정에서 고통스러운 사고의 전환이 요구되거나, 문장이 완전히 해체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언어와 결부된 난관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국어에서는 인칭대명사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중성, 여성, 남성으로 구분되는 독일어의 관사도 한국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쉼표와 마침표도 사실상 서구 언어에서 '수입된' 것이다. 특정 접속사와 어미가 문장 부호의 기능을 대신한다. 시인은이와 같은 언어적 전통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그녀의 시에도 문장 부호가 드물게 사용된다. 그녀가 사용한 시어는 군더더기 없이 섬세하지만, 독일어로 번역할 때에는 대명사나 관사, 문장 부호가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까닭에 번역본이 더 딱딱하고 복잡하게 느껴진다.
번역의 목적 - 동일한 효과의 추구
이와 같은 시를 번역함에 있어서, 원문이 지닌 본래의 진술이나 효과를 번역본에서도 그대로 유지하거나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면, 왜, 무엇 때문에 대한 답이 번역 작업의 원칙으로 작용하게 된다. 또한 도착어가 지닌 규칙을 우선으로 하고 상이한 언어 구조에 따른 변동을 수용할 때라야 그와 같은 원칙이 지켜질 수 있다(하지만 번역자마다 견해가 다를 수 있어서, 저명한 번역가 프리드리히 슐라이어마허(1768~1834)는 출발어의 낯선 요소들을 도착어에 그대로 받아들일 것을 주장했다).
양심적인 번역자라면 누구나 원서에 대한 충실성을 인지하고, 번역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반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원서가 지닌 요소들을 가능한 한 모두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자연시가 지닌 메시지
시인은 〈문향〉에서 몇 개 안 되는 연만으로도, 해묵은 소나무가 뜰에 서 있는 작은 찻집의 내밀하고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어 낸다. 저 참새들이 열심히 지저귀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지저귀는 건 사람들뿐이다"로 이 시는 끝난다.
사람은 참새가 지저귀듯 별 의미 없이 재잘대곤 하는데, 이 시에서는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가 시시한 잡담으로 그려진다.
참새나 나무와는 달리 사람은 자연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동고동락한 세월 / 틀어지고 휘었어도 / 하늘이 마실 오고 새들이 앉는 꽃마루"에서 묘사되듯, 꽃과 하늘, 새들만 정답게 어우러지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남한산성〉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사람들이 서로에게 가하고 자연에 남긴 고통을 떠안은 나무와 그를 포함한 자연은 굽고 휘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 지속될 수 있게 지켜준다.
바로 '청라' 시인의 자연시가 담고 있는 메시지다. 시인은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사람이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아는 것의 한계를 넘어 자연의 소리를 느낄 수 있어야 하고 거기에 더해 사랑으로 살아야 하는 게 나 자신을 비롯하여 우리들의 몫이고 실로 바람직스러운 삶이다 라는 메시지를 독자들께 전달하고자 노력했어요."
한국의 청명한 가을날 아침, 맑고 푸르른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소나무의 생동감 넘치는 짙은 초록빛이 어우러져 함께 빚어내는 아름다운 광경이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시인으로 하여금 선명하고 정갈한 파랑과 초록으로 세상을 그려내게 한 시상時相 속에서 이 시들의 번역 작업도 시작될 수 있었다.
알브레히트 후베 Albrecht Huwe
독일 Bonn대학교 전 한국어번역학과 교수
아동문학가이자 낭송가로도 활동해 온 성명순 시인이 한독 시집 '하얀 비밀'을 펴냈다. 한글 시를 독일어로 번역하여 함께 엮어 출간하기는 국내에서 최초이다. 성명순 시인의 시들을 독일어로 번역한 알브레히트 후베(Albrecht Huwe. 한국명 허배) 교수는, 47년 째 한글을 연구한 한글 전문가이다. 그는 독일에서 한국 문학을 가르치고 한국에서도 서울대·한양대·성균관대 등에서 강의를 해왔으며, 현재 덕성여대 초빙교수이다. 독일 본 대학교 명예교수이기도 하다.
이번 시집은 말 그대로 화제의 시집이다. 한국 시를 독일어로 번역하여 두 나라 언어로 출간한 시집으로는 국내 처음이거니와 저자가 프로필에서도 밝혔듯이, 번역을 담당한 알브레히트 후베(Albrecht Huwe) 교수를 비롯하여 문학평론가 권대근 교수, 서울대학교 국어국문과 김유중 교수, 독일 Bonn대학교 중국학 및 동양학 명예교수인 볼프강 구빈(Wolfgang Kubin) 교수, 서예가 청농 문관효 선생, 김민지 화가 등이 시집 출간에 직간접 참여를 하였다는 점 그리고 시집 정장이 국내 시집 최초로 하드커버에다 고정 밴드를 넣어 고급스러운 다이어리 느낌이 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 시집이 한국과 오스트리아에서 동시 판매가 이루어진다는 점 등이 특색이다.
지저귀는 건 사람들뿐이다
좋은 시는 항상 평론가의 비평 본능을 자극한다. '문향'이란 시를 읽고 나면 누구나 이 시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싶다는 에너지가 꿈틀할 것이다.
성명순 시인의 사물 인식이 예사롭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긴장과 함축이다. 그런 메카니즘이 최대로 효과를 내는 곳이 바로 결구다. 이 시에서의 주제 의식은 결말 부분에 내비쳐지고 있다. 시의 미적 울림통은 마지막에 놓여 있는 법인데, 이 시가 이를 정확히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좋은 문장은 사물이 듣고 싶은 소리를 전하는 것이다. 이 시에서 우리가 주의 깊게 보아야 할 부분은 바로 '지저귀는 건 사람들뿐이다'라는 결구 문장이다. 전 지구적, 생태적 관점에서 보면, 지상에 살고 있는 인간들이란 바이러스일 뿐이다. 시어는 말이 없어야 한다. 침묵의 언어여야 한다.
'지저귀는 건 사람뿐이다'라고 표현하는 데서 그녀의 회화적인 감성을 읽을 수 있다. 이 시를 읽는 쾌미, 미적 구조의 울림통 즉, 압권은 마지막 결구, 한 문장에 담긴 시인의 메시지를 의미재구성을 통해 소화해 내는 데 있다. 이 시는 시론을 시로 쓴 셈이다. 공자는 자신의 시정신을 사무사라 하였다. 곧 시를 보는 자신 속에 간사한 마음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다. '시는 말이 없어야 한다'는 시적 본질과도 맥이 통하는 내용이 이 시에 암시되어 있는 것이다.(권대근)
동서양의 지성과 감성이 만나서 한데 어우러지고 엮여 완성된 한 편의 섬세한 앙상블
흔히 시는 번역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제아무리 베테랑 번역가라도, 번역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군데군데 난관에 봉착하는 것은 피할 길이 없다. 이 경우 원작에 대한 깊은 이해와 원작자와의 정서적인 교감은 필수적이다. 그에 덧붙여 원작을 뛰어넘는 창작적 노력과 고뇌 또한 요구된다. 이로 보면 그것은 어쩌면 불가능을 가능으로 이끌고자 하는 시도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랴. 예술이란 원래가 불가능을 가능으로 이끌려는 도전 의지로부터 비롯된 것을.
이 시집은 동서양의 지성과 감성이 만나서 한데 어우러지고 엮여 완성된 한 편의 섬세한 앙상블이다. 이 이중주가 만들어내는 곡조는 두 세계 사이에 패여 있는 의식의 골을 건너뛰고, 이질적인 두 언어 사이에 가로놓인 낙차와 심연을 메워가면서 청자들에게 사색과 명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시인의 영혼은 시어 위에 수줍게, 단아한 모습으로 내려 앉아 있다. 그리하여, 존재의 시원에 대한 진한 향수를 담은 이들 시편은 우리의 내면에 잔잔한 감동으로 밀려온다.(김유종)
번역의 난관으로 작용하는 두 언어의 구조적 차이
그녀의 시에 사용된 언어는 간명하고 표현력이 풍부하며, 때론 공감각적으로 매우 함축적이고 상징적이다. 여러 연에 걸쳐 이어지는 문장들도 의미에 따라 분명히 구분되어 있다.
시인의 뛰어난 표현력을 드러내는 여러 예 가운데 두 가지만 들어보자. 〈동독에서 온 허브차〉에서는 찻잔에 뜨거운 물을 붓자 찻잎이 맴돌며 찻잔 바닥으로 가라앉는 모습을 눈앞에 그려지듯 시어로 생생하게 구현했다. 〈용서의 손〉에서 시적 자아는 실제로 말을 내뱉어 표현하는 것보다 오히려 말을 아끼는 방식으로 독자에게 더욱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
한국어와 독일어의 경우처럼 생략된 표현이 빈번히 사용되고 구조적으로 상반되는 두 언어로 이루어진 텍스트를 번역하는 것은 특히 더 어려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사고(思考) 과정도 종종 매우 다르게 진행되는데, 번역하는 과정에서 고통스러운 사고의 전환이 요구되거나, 문장이 완전히 해체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언어와 결부된 난관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국어에서는 인칭대명사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중성, 여성, 남성으로 구분되는 독일어의 관사도 한국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쉼표와 마침표도 사실상 서구 언어에서 '수입된' 것이다. 특정 접속사와 어미가 문장 부호의 기능을 대신한다. 시인은 이와 같은 언어적 전통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그녀의 시에도 문장 부호가 드물게 사용된다. 그녀가 사용한 시어는 군더더기 없이 섬세하지만, 독일어로 번역할 때에는 대명사나 관사, 문장 부호가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까닭에 번역본이 더 딱딱하고 복잡하게 느껴진다.
자연시가 지닌 메시지
시인은 〈문향〉에서 보듯이 몇 개 안 되는 연만으로도, 해묵은 소나무가 뜰에 서 있는 작은 찻집의 내밀하고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어 낸다. 저 참새들이 열심히 지저귀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지저귀는 건 사람들뿐이다"로 이 시는 끝난다. 사람은 참새가 지저귀듯 별 의미 없이 재잘대곤 하는데, 이 시에서는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가 시시한 잡담으로 그려진다.
참새나 나무와는 달리 사람은 자연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동고동락한 세월 / 틀어지고 휘었어도 / 하늘이 마실 오고 새들이 앉는 꽃마루"에서 묘사되듯, 꽃과 하늘, 새들만 정답게 어우러지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남한산성〉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사람들이 서로에게 가하고 자연에 남긴 고통을 떠안은 나무와 그를 포함한 자연은 굽고 휘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 지속될 수 있게 지켜준다.
바로 '청라' 시인의 자연시가 담고 있는 메시지다. 시인은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사람이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아는 것의 한계를 넘어 자연의 소리를 느낄 수 있어야 하고 거기에 더해 사랑으로 살아야 하는 게 나 자신을 비롯하여 우리들의 몫이고 실로 바람직스러운 삶이다 라는 메시지를 독자들께 전달하고자 노력했어요."
한국의 청명한 가을날 아침, 맑고 푸르른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소나무의 생동감 넘치는 짙은 초록빛이 어우러져 함께 빚어내는 아름다운 광경이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시인으로 하여금 선명하고 정갈한 파랑과 초록으로 세상을 그려내게 한 시상(時相) 속에서 이 시들의 번역 작업도 시작될 수 있었다.(알브레히트 후베)
[감사의 말]
존귀한 고목古木은 (〈연둣빛 물오름〉 참조) 세상의 그 어떤 영향에도 흔들림 없이 대지에 굳건히 뿌리를 내린 채 하늘을 향해 팔을 뻗고 서 있다.
그를 둘러싼 세상의 번영을 위해 존재하는 고목. 그의 선한 령靈이 은연중에 함께하여 한국어와 독일어가 나란히 담긴 특별한 시집이 빛을 보게 해주었다. 그런 까닭에 번역을 맡은 본인도 그 나무에,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위대한 고목들에 깊이 감사드린다.
또한 이번 번역 작업에 여러 면에서 함께해준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시 번역에 한껏 고취된 남편이자 아버지인 나에게 '나무처럼 커다란' 인내심을 보여준 내 아내 소영과 식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번역자의 온갖 질문에 인내심을 갖고 늘 성실하게 답변해 준 성명순 시인께도 역시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시가 지닌 특별함에 대해 나눈 유익한 대화 덕분에 여기에 소개된 독일어 번역이 상당히 신뢰할 만한 결과물로 나올 수 있었다.
언어 예술 작품으로써의 시
시는 놀랍고도 복합적인 언어 예술 작품이다. 간결하고 함축된 언어로 형태와 내용을 만들어 낸다. 행과 연, 운과 운율, 다양한 시상과 결부된 의성어와 의태어, 때로는 수수께끼 같은 비유와 상징 등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느낌과 감정, 기억, 연상 등을 불러일으키고 심금을 울리게 한다.
시어의 그와 같은 효과는 인간의 생리 현상에 기인할 때 제대로 발현될 수 있다. 실제로 뇌신경학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이 느끼는 감각적 인상들은 기쁨이나 고통과 같은 마음의 상태, 그리고 언어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시가 신비로움에 매우 근접해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시의 번역 불가성
그에 따라 시는 종종 가장 번역하기 어려운 분야로 간주된다. 번역 자체가 가능한지 의문이 드는 한계 상황에 계속해서 처하게 된다. 어떤 관점에서 번역하느냐에 따라 번역이 가능하거나, 혹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시는 특별한 내용물을 담고 있는 그릇과 같다. 이러한 비유는 시의 번역 작업을 이해하기 위해 종종 사용된다. 여기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그릇과 내용물은 일반적으로 기원이 서로 다른, 상이한 두 가지 물질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시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언어는 그릇에 해당하는 동시에, 그를 통해서만 내용물이 존재할 수 있다. 즉, 시에서는 그릇과 내용물의 기원이 서로 다르지 않으며, 분리되어 존재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사실은 시에 대한 모든 견해와 독자와 청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모두 해당된다.
언어와 결부된 시적 효과의 내부 구조를 고려하여 원칙적인 관점에서 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시가 지닌 고유성을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릇에 담긴 내용물이 소실되기에 번역 자체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결론은 현실의 한 측면일 뿐이다. 번역 실무에서 알 수 있듯이, 도착어는 내용물을 그 이상의 존재로 확장시킬 수 있는 그릇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수단과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비록 번역을 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시어의 손실은 감수해야 하지만, 그 대신 새로운 측면이 추가되기 한다.
따라서 번역자는 번역가능성, 혹은 번역불가성이라는 이론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번역에 착수해야 한다. 번역자가 대면해야 할 첫 번째 문제는, 도착어를 통해 앞서 말한 그 이상의 존재가 구현될 수 있도록 출발어에 담긴 내용물을 최대한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번역자가 내용물을 가능한 한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 즉 해석에 관계된 도전에 맞서기 위한 방법에 몰두하는 것이다.
해석에 열쇠가 되는 육하원칙六何原則
이미 널리 검증된 방식인 육하원칙에 따르는 것이다. 누가 누구를 위해, 언제, 어디서, 왜, 무엇 때문에 어떤 텍스트를 쓰느냐에 대한 물음에 답하는 것이다.
누가에 대한 답은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한 개인적인 문학관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시인의 개인 신상
성명순 시인은 1968년 한국의 남동부 지역에서 태어났다. 집안의 막내로 태어나 유복하게 자라던 그녀에게 부모님의 사망은 그녀의 어린 시절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늘 성실하고 다정했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그녀의 시 〈늙은 호박〉과 〈송화 다식〉 등의 모티브로 구현된다.
(시인이 청년기를 보내던)당시 한국 정세는 군부독재 체제 아래에 놓여 있었다. 그에 저항하는 대학생들의 시위는 엄청난 양으로 투입되던 최루탄으로 제압당했고, 1980년 5월 광주 학살 사건으로이어졌다.
당시 상황과 사건들은 시인의 개인적인 삶과 이 후의 작품 활동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자연을 즐겨 소재로 삼는 시인의 문학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회 참여적이거나 정치적인 맥락에서가 아닌, 자연시 그 자체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한 독일 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가 불행하고 고통스러운 자신의 처지를 나무에 투영한 것과는 다르다.
시인에게 있어서 1989년은 이후 작가로서의 성장과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해다. 그녀는 서울에 위치한 문예진흥원에서 문학 평론가로도 활동하는 박동규 교수에게 시 창작 강의를 받았다. 문학적 스승이었던 그와의 만남은 그녀를 문인의 길로 이끌었다. 그녀는 성실하고 다정했던 스승을 떠올리며, "그분이 말씀하시는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시와 같았다"고 회상했다.
박동규 교수는 한국의 대표적인 문인인 그의 부친 박영종 시인과 문학적으로 동등하게 평가된다. 박영종 시인은 박목월이란 아호雅號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목월, 즉 나무와 달은 시인의 문학적 창작활동의 근간을 이루었으며, 소박함과 자연과의 합일이 작품 속에서 구현되고 있다.
나그네
江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南道 三白里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박목월의 〈나그네〉를 한번 읽고 나면, 성명순 시인도 이와 같은 문학적 전통을 따르고 있음이 분명해진다. 물론 본고에서 나중에 논하게 될 차이점도 존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그녀의 창작 활동의 경향, 즉 시작詩作에 대한 이해는 그녀의 문학관을 특징 짓는 소재들 중에서 선택된 그녀의 아호에서도 잘 드러난다. 아호 '청라'는 독일에서 '야생 포도(Wilder Wein)'로 불리는 식물인데(잎몸이 세 갈래로 갈라지고 잎끝이 뾰족한 식물), 한국과 독일 두 나라에서 모두 자생하는 식물이기 때문에 번역에 있어서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학명은 Parthenocissus tricuspidata로, 번역에 있어서 일대일 대응 관계에 해당한다.
하지만 일차적으로는 의미론적인 수준, 즉 의미적 등가에 머문다고 할 수 있다(물론 '오라버니'의 경우처럼 도착어에 해당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 일 대영 대응 관계도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따라서 전문서적에 사용되는 식물명은 번역에 있어서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문학 작품에서는 이른바 함축적 수준이 매우 중요한데, 즉, 의미론적 수준과 동시에 작용하는 사고, 감정, 연상, 시상, 느낌, 기억 등이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유럽의 서정시에서 흔히 짐작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시인의 아호는 감정적이고 낭만적인 연상만 담고 있는 게 아니다. 이른 봄 연하고 풋풋한 초록색 잎으로 (벌거숭이)담벼락을 뒤덮는 '청라'의 소박한 아름다움도 함께 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추운 가을이 되면 붉게 물든 잎들이 덩굴에서 떨어져 나간다.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이타심뿐만 아니라 내면의 힘과 인내심(을 느끼게 해주는 것), 바로 시인이 자신의 정체성과 동일시하는 특성들이다.
성명순 시인이 시 낭송회에 빈번히 초대받아 자작시뿐만 아니라 다른 작가의 시도 열정적으로 낭송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일생을 시에 바치겠다는 그녀의 각오가 여실히 증명되는 대목이다. 그녀가 기쁜 마음으로 행하는 이런 행위는 다음 질문인 누구를 위해, 언제, 왜 시를 쓰는가로 이어진다.
한국에서 시가 지닌 위상은, 독일에서 시가 인기가 없는 것으로 치부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한국에서는 시를 읽거나 직접 쓰는 행위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미덕으로 높이 평가된다. 그런 까닭에 서울 지하철역의 수많은 스크린 도어에도 대부분 아마추어 시인들이 지은 시들이 걸려 있다.
또한 크고 작은 모임에서는 물론이거니와, 독일에서라면 시 낭송이 전혀 기대되지 않는 곳, 예를 들어 경찰이나 군부대, 공공 기관 등에서 개최되는 행사에서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공식 일정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시를 낭송함으로써 문학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흥을 고조시키며 진행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시집을 읽는 독자들은 다양한 나이 대와 직업군에 속하는 사람들로, 한국 사회에 비교적 넓게 분포되어 있다. 이렇듯 한국인들의 시에 대한 큰 관심 덕분에 해마다 상당히 많은 수의 시집이 출간되고 있고, 그에 따라 수많은 시인들 사이에서 이목을 끌기 위한 경쟁에 대한 압박도 크게 작용한다.
언제 썼느냐에 대한 물음에는 간단히 답할 수 있다. 대부분의 시는 시인의 최근 창작 기간, 즉 지난 두 해 동안에 지어졌다.
시적 모티브와 테마
무엇에 대한 물음은 시적 모티브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즉 시에서 다루어진 대상, 현상, 사고, 감정, 기억 등이다. 모티브에 대한 질문은 시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되며, 시를 짓게 된 동기와 목적과 관련된 질문들, 즉 왜. 무엇 때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어떻게에 대한 질문 역시 아직 열려 있는 상태다.
이미 각 시의 제목이 실린 목차에서 알 수 있듯, 나무는 일차적이자 부차적인 모티브로 사용되고 있다. 〈나무야 넌〉, 〈자작나무〉, 〈나무의 소리〉, 〈겨울나무는〉, 〈천년 소나무〉, 〈마로니에 나무〉 등이 그와 같은 경우에 속한다. 〈문향〉, 〈손편지〉, 〈남한산성〉, 〈연둣빛 물오름〉 등에서도 나무를 모티브로 삼았다. 시인은 꽃과 식물도 모티브로 즐겨 사용하는데, 〈메밀꽃〉, 〈산국화〉, 〈풀꽃〉, 〈아호 '청라'를 받고〉, 〈무궁화〉, 〈조롱박〉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밖에 초승달, 엄동, 입춘과 같은 자연 현상도 모티브로 사용된다. 시적 모티브에 대응하는 것으로 주제 설정을 들 수 있다. 나무를 모티브로 한 시의 경우 주제가 매우 광범위하다. 나무는 그 어떤 생명체보다 자연과 더 밀착된 관계를 맺고 있다.
가지는 하늘을 향해 뻗어 나가고, 뿌리는 땅속으로 깊이 파고 내려간다. 그로써 나무는 하늘과 땅을 강하게 연결하는 유일무이한 연결체가 된다.
시적 자아는 이것을 경험하고 공유한다. 두 존재의 연결은 나무와 인간의 동질성을 감지하고, 자연의 법칙을 깨닫게 된다. 시적 자아가 사용하는 언어는 무의식적으로 달라지게 된다. 시적 자아는 나무 곁에서 이해받고 보호되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리고 문득 동화 속에 나오는 신데렐라를 떠올린다. 외로운 소녀 신데렐라는 나무 밑에서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나무는 가지를 뻗어 보호하듯 소녀를 감싸며 많은 선물을 선사하며 어머니의 역할을 떠맡는다.
'청라'라는 아호를 지닌 시인의 시에 그려진 나무에 대한 주제 설정에 관해서는 본고에서 충분히 논의되기 어렵다. 여기서 잠시 언급되거나 대부분 언급 없이 등장하는 토포스는 세계 문학에서는 새로운 것으로 여겨지지 않지만, 한국 문학사에는 새로운 관점으로 제시될 수 있다.
자연시와 그 안에 내포된 메시지
번역자의 관점에서 보면, 나무, 꽃, 초승달, 돌 등
으로 표현되는 자연과 식물 세계 및 자연이라는 주제 범위는 (번역에 있어서) 근본적인 장애로 작용하지 않는다. 물론 자연시의 경우, 자연이 자연 그 자체를 위해 묘사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자연은 작가나 시적 자아의 눈과 관점으로 새롭게 그려지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견지에 따라 다시 생성된다. 자연시에는 이런 식으로 숨겨진 메시지가 들어있다. '청라'라는 아호가 그 첫 번째 힌트를 준다. 그와 관련하여 번역자는 왜와 무엇 때문에에 대한 답을 구해야 한다.
문화적 특수성
서로 다른 두 문화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를 염두에 둔다면, 여자와 어머니라는 존재, 그리움, 비밀스런 소망, 문학적 창작 행위 등과 같은 다른 주제들 역시 번역 작업에 있어서 큰 어려움을 야기하지않는다.
예를 들어 〈남한산성〉처럼 원어민의 문화에만 존재하는 문화재를 주제나 모티브로 삼을 경우, 번역본을 읽는 독자들을 위해 처음에 각주의 형태로 문화적인 맥락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다. 시 중간
에 각주를 다는 것은 효과적인 번역 방식에 위배되므로 금기시할 사항이다. (〈무궁화〉를 독일어로 옮길 때 〈무궁화 - 끊임없이 지고 피는 꽃 II〉으로 번역한 것은 예외로 들 수 있음) 그 밖에도 무엇에 대한 답은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으며, 어떻게와 왜, 무엇 때문에에 대한 답도 아직 남아 있다.
즐겨 사용되는 사물시
무엇을 쓰느냐에 대한 질문은 주제나 모티브뿐만 아니라 시의 형태에 대한 물음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이른바 사물시의 형태가 두드러지는데, 바로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표범〉이 선구자적인 작품으로 자주 인용되는 시의 형태다.
시인은, 우리가 귀로 들을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사물에 목소리를 부여하고, 그 사물의 존재와 보다 깊은 의미를 설명해 낸다. 〈무궁화〉, 〈늙은 호박〉, 〈메밀꽃〉, 〈한글〉, 〈훈민정음〉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사물시에 대한 선호는 시인의 시문학적 사고방식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시어詩語
언어 및 그 형태에 관한 한 시인은 전형적인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녀의 시는 내용에 따라 연이 자유롭게 나뉜다. 외형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앞서 소개한 박목월의 〈나그네〉와는 달리 한자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문어체에서 벗어나 순 한국어에 기반을 둔 어휘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로써 시인은 언어 미학적으로 도 완성도가 높은 순 한국어 어휘를 사용하고자 하는 지난 수십 년 간의 언어 발전 운동에 크게 기여
하고 있다.
무엇을 쓰느냐에 대한 질문은 어떻게 쓰느냐에 대한 질문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번역자는 이 지점에서 가장 큰 난관에 부딪히는데,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언어는 형태와 내용물을 동시에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번역의 난관으로 작용하는 두 언어의 구조적 차이
그녀의 시에 사용된 언어는 간명하고 표현력이 풍부하며, 때론 공감각적으로 매우 함축적이고 상징적이다. 여러 연에 걸쳐 이어지는 문장들도 의미에 따라 분명히 구분되어 있다.
시인의 뛰어난 표현력을 드러내는 여러 예 가운데 두 가지만 들어보자. 〈동독에서 온 허브차〉에서는 찻잔에 뜨거운 물을 붓자 찻잎이 맴돌며 찻잔 바닥으로 가라앉는 모습을 눈앞에 그려지듯 시어로 생생하게 구현했다. 〈용서의 손〉에서 시적 자아는 실제로 말을 내뱉어 표현하는 것보다 오히려 말을 아끼는 방식으로 독자에게 더욱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
한국어와 독일어의 경우처럼 생략된 표현이 빈번히 사용되고 구조적으로 상반되는 두 언어로 이루어진 텍스트를 번역하는 것은 특히 더 어려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사고思考 과정도 종종 매우 다르게 진행되는데, 번역하는 과정에서 고통스러운 사고의 전환이 요구되거나, 문장이 완전히 해체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언어와 결부된 난관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국어에서는 인칭대명사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중성, 여성, 남성으로 구분되는 독일어의 관사도 한국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쉼표와 마침표도 사실상 서구 언어에서 '수입된' 것이다. 특정 접속사와 어미가 문장 부호의 기능을 대신한다. 시인은이와 같은 언어적 전통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그녀의 시에도 문장 부호가 드물게 사용된다. 그녀가 사용한 시어는 군더더기 없이 섬세하지만, 독일어로 번역할 때에는 대명사나 관사, 문장 부호가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까닭에 번역본이 더 딱딱하고 복잡하게 느껴진다.
번역의 목적 - 동일한 효과의 추구
이와 같은 시를 번역함에 있어서, 원문이 지닌 본래의 진술이나 효과를 번역본에서도 그대로 유지하거나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면, 왜, 무엇 때문에 대한 답이 번역 작업의 원칙으로 작용하게 된다. 또한 도착어가 지닌 규칙을 우선으로 하고 상이한 언어 구조에 따른 변동을 수용할 때라야 그와 같은 원칙이 지켜질 수 있다(하지만 번역자마다 견해가 다를 수 있어서, 저명한 번역가 프리드리히 슐라이어마허(1768~1834)는 출발어의 낯선 요소들을 도착어에 그대로 받아들일 것을 주장했다).
양심적인 번역자라면 누구나 원서에 대한 충실성을 인지하고, 번역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반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원서가 지닌 요소들을 가능한 한 모두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자연시가 지닌 메시지
시인은 〈문향〉에서 몇 개 안 되는 연만으로도, 해묵은 소나무가 뜰에 서 있는 작은 찻집의 내밀하고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어 낸다. 저 참새들이 열심히 지저귀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지저귀는 건 사람들뿐이다"로 이 시는 끝난다.
사람은 참새가 지저귀듯 별 의미 없이 재잘대곤 하는데, 이 시에서는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가 시시한 잡담으로 그려진다.
참새나 나무와는 달리 사람은 자연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동고동락한 세월 / 틀어지고 휘었어도 / 하늘이 마실 오고 새들이 앉는 꽃마루"에서 묘사되듯, 꽃과 하늘, 새들만 정답게 어우러지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남한산성〉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사람들이 서로에게 가하고 자연에 남긴 고통을 떠안은 나무와 그를 포함한 자연은 굽고 휘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 지속될 수 있게 지켜준다.
바로 '청라' 시인의 자연시가 담고 있는 메시지다. 시인은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사람이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아는 것의 한계를 넘어 자연의 소리를 느낄 수 있어야 하고 거기에 더해 사랑으로 살아야 하는 게 나 자신을 비롯하여 우리들의 몫이고 실로 바람직스러운 삶이다 라는 메시지를 독자들께 전달하고자 노력했어요."
한국의 청명한 가을날 아침, 맑고 푸르른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소나무의 생동감 넘치는 짙은 초록빛이 어우러져 함께 빚어내는 아름다운 광경이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시인으로 하여금 선명하고 정갈한 파랑과 초록으로 세상을 그려내게 한 시상時相 속에서 이 시들의 번역 작업도 시작될 수 있었다.
알브레히트 후베 Albrecht Huwe
독일 Bonn대학교 전 한국어번역학과 교수
목차
목차
시인의 말ㆍ14
Geleitwort der Autorinㆍ17
볼프강 구빈 교수, 독일 시인의 축사ㆍ21
Grußwort von Prof. Wolfgang Kubin, Dichterㆍ23
Ⅰ
문향ㆍ26
Das alte Teehausㆍ27
봄별ㆍ28
Fruhlingssterneㆍ29
겨울 강가에서ㆍ30
Am Flussufer im Winterㆍ31
남산의 가을ㆍ32
Herbst auf dem Nam-Sanㆍ33
남산의 겨울ㆍ36
Winter auf dem Nam-Sanㆍ37
Ⅱ
나무의 소리ㆍ42
Stimmen des Baumesㆍ43
나무야 넌ㆍ46
Hallo, du Baum!ㆍ47
천년 소나무ㆍ48
Die tausendj?hrige Kieferㆍ49
마로니에 나무ㆍ52
Der ?Marronnier?-Baumㆍ53
연둣빛 물오름ㆍ56
Fr?hlingsgr?ner Lebenstrankㆍ57
겨울나무는ㆍ62
Baum im Winterㆍ63
자작나무ㆍ64
Birkenㆍ65
삶ㆍ66
Lebenㆍ67
메밀꽃ㆍ70
Buchweizenbl?tenㆍ71
산국화ㆍ74
Die Bergasterㆍ75
풀꽃ㆍ76
Feldblumenㆍ77
무궁화 I, IIㆍ78, 80
Mugunghwa - die sich nie ersch?pfende Blume I, IIㆍ79, 81
늙은 호박ㆍ84
Der alte K?rbisㆍ85
조롱박ㆍ88
Flaschenk?rbisㆍ89
해변 무궁화 황근ㆍ92
Gelber Hibiskus am Meerㆍ93
동독에서 온 허브차ㆍ94
Kr?utertee aus Deutschlands Ostenㆍ95
애반딧불이ㆍ96
Gl?hw?rmchenㆍ97
토끼ㆍ100
Das Kaninchenㆍ101
꿀벌의 교향악ㆍ102
Sinfonie der Honigbienenㆍ103
Ⅲ
남한산성ㆍ108
Die Bergfeste Namhanㆍ109
달빛 성곽ㆍ112
Stadtmauer im Mondscheinㆍ113
5일장에 가면ㆍ114
Auf dem ?Alle f?nf Tage-Markt?ㆍ115
송화 다식ㆍ116
Kiefernpollen-Geb?ckㆍ117
한반도를 위한 염원ㆍ120
Herzensw?nsche f?r die koreanische Halbinselㆍ121
Ⅳ
한글ㆍ126
Han'gulㆍ127
훈민정음(訓民正音)ㆍ130
Hunmin chongum - Belehrung des Volkes in den richtigen Lautenㆍ131
왕의 선물ㆍ134
K?nigsgeschenkㆍ135
누리별 한글ㆍ140
Han'gul - der Weltensternㆍ141
나래 편 한글ㆍ144
Han'gul auf m?chtigen Schwingenㆍ145
Ⅴ
하얀 약속ㆍ150
Weißes Versprechenㆍ151
벗ㆍ154
Teurer Freundㆍ155
오라버니ㆍ156
Oraboni - hehrer großer Bruderㆍ157
문득 보고 싶은 사람이 되어ㆍ160
Auf einmal sich jemand nach mir sehntㆍ161
그냥 I, IIㆍ162
Einfach so I, IIㆍ163
첫눈에 반했어요ㆍ164
Bin verliebt in den ersten Schnee - Bin verliebt auf den ersten Blickㆍ165
용서의 손ㆍ168
Meine Hand zur Endschuldigungㆍ169
그대가 들려준 말 몇 마디ㆍ170
Worte, die du mir zufl?stertestㆍ171
손편지ㆍ172
Handgeschriebener Briefㆍ173
저 둥근 달 베어 물면ㆍ176
Wenn ich den runden Mond dort anbeißen w?rdeㆍ177
Ⅵ
시ㆍ180
Gedichtㆍ181
명작ㆍ184
Ber?hmte Werkeㆍ185
아호 〈청라〉를 받고ㆍ186
?Wilder Wein? als Dichternameㆍ187
얼굴 하나에ㆍ190
In einem Gesichtㆍ191
초승달ㆍ192
Die Mondsichelㆍ193
나도 가을 할래요ㆍ194
Auch ich will Herbst machenㆍ195
어느 집 앞에 피는 꽃 ㆍ196
Blumenbl?te vor einem Hausㆍ197
나무의 소리, 생명의 환희 - 성명순 시해설ㆍ198
Die Stimmen des Baumes - Erl?uterung zu den Gedichten von Seong
Myong Sunㆍ200
문향 〈시평〉ㆍ203
Das alte Teehaus 〈Gedichtbesprechung〉 (Zusammenfassung)ㆍ205
번역에 대한 작은 비고 언어의 신비 - 시의 신비ㆍ207
Kleiner Kommentar zur ?bersetzung Mysterium Sprache - Mysterium Gedicht:ㆍ226
표지 글ㆍ249
Cover-Kommentarㆍ251
Geleitwort der Autorinㆍ17
볼프강 구빈 교수, 독일 시인의 축사ㆍ21
Grußwort von Prof. Wolfgang Kubin, Dichterㆍ23
Ⅰ
문향ㆍ26
Das alte Teehausㆍ27
봄별ㆍ28
Fruhlingssterneㆍ29
겨울 강가에서ㆍ30
Am Flussufer im Winterㆍ31
남산의 가을ㆍ32
Herbst auf dem Nam-Sanㆍ33
남산의 겨울ㆍ36
Winter auf dem Nam-Sanㆍ37
Ⅱ
나무의 소리ㆍ42
Stimmen des Baumesㆍ43
나무야 넌ㆍ46
Hallo, du Baum!ㆍ47
천년 소나무ㆍ48
Die tausendj?hrige Kieferㆍ49
마로니에 나무ㆍ52
Der ?Marronnier?-Baumㆍ53
연둣빛 물오름ㆍ56
Fr?hlingsgr?ner Lebenstrankㆍ57
겨울나무는ㆍ62
Baum im Winterㆍ63
자작나무ㆍ64
Birkenㆍ65
삶ㆍ66
Lebenㆍ67
메밀꽃ㆍ70
Buchweizenbl?tenㆍ71
산국화ㆍ74
Die Bergasterㆍ75
풀꽃ㆍ76
Feldblumenㆍ77
무궁화 I, IIㆍ78, 80
Mugunghwa - die sich nie ersch?pfende Blume I, IIㆍ79, 81
늙은 호박ㆍ84
Der alte K?rbisㆍ85
조롱박ㆍ88
Flaschenk?rbisㆍ89
해변 무궁화 황근ㆍ92
Gelber Hibiskus am Meerㆍ93
동독에서 온 허브차ㆍ94
Kr?utertee aus Deutschlands Ostenㆍ95
애반딧불이ㆍ96
Gl?hw?rmchenㆍ97
토끼ㆍ100
Das Kaninchenㆍ101
꿀벌의 교향악ㆍ102
Sinfonie der Honigbienenㆍ103
Ⅲ
남한산성ㆍ108
Die Bergfeste Namhanㆍ109
달빛 성곽ㆍ112
Stadtmauer im Mondscheinㆍ113
5일장에 가면ㆍ114
Auf dem ?Alle f?nf Tage-Markt?ㆍ115
송화 다식ㆍ116
Kiefernpollen-Geb?ckㆍ117
한반도를 위한 염원ㆍ120
Herzensw?nsche f?r die koreanische Halbinselㆍ121
Ⅳ
한글ㆍ126
Han'gulㆍ127
훈민정음(訓民正音)ㆍ130
Hunmin chongum - Belehrung des Volkes in den richtigen Lautenㆍ131
왕의 선물ㆍ134
K?nigsgeschenkㆍ135
누리별 한글ㆍ140
Han'gul - der Weltensternㆍ141
나래 편 한글ㆍ144
Han'gul auf m?chtigen Schwingenㆍ145
Ⅴ
하얀 약속ㆍ150
Weißes Versprechenㆍ151
벗ㆍ154
Teurer Freundㆍ155
오라버니ㆍ156
Oraboni - hehrer großer Bruderㆍ157
문득 보고 싶은 사람이 되어ㆍ160
Auf einmal sich jemand nach mir sehntㆍ161
그냥 I, IIㆍ162
Einfach so I, IIㆍ163
첫눈에 반했어요ㆍ164
Bin verliebt in den ersten Schnee - Bin verliebt auf den ersten Blickㆍ165
용서의 손ㆍ168
Meine Hand zur Endschuldigungㆍ169
그대가 들려준 말 몇 마디ㆍ170
Worte, die du mir zufl?stertestㆍ171
손편지ㆍ172
Handgeschriebener Briefㆍ173
저 둥근 달 베어 물면ㆍ176
Wenn ich den runden Mond dort anbeißen w?rdeㆍ177
Ⅵ
시ㆍ180
Gedichtㆍ181
명작ㆍ184
Ber?hmte Werkeㆍ185
아호 〈청라〉를 받고ㆍ186
?Wilder Wein? als Dichternameㆍ187
얼굴 하나에ㆍ190
In einem Gesichtㆍ191
초승달ㆍ192
Die Mondsichelㆍ193
나도 가을 할래요ㆍ194
Auch ich will Herbst machenㆍ195
어느 집 앞에 피는 꽃 ㆍ196
Blumenbl?te vor einem Hausㆍ197
나무의 소리, 생명의 환희 - 성명순 시해설ㆍ198
Die Stimmen des Baumes - Erl?uterung zu den Gedichten von Seong
Myong Sunㆍ200
문향 〈시평〉ㆍ203
Das alte Teehaus 〈Gedichtbesprechung〉 (Zusammenfassung)ㆍ205
번역에 대한 작은 비고 언어의 신비 - 시의 신비ㆍ207
Kleiner Kommentar zur ?bersetzung Mysterium Sprache - Mysterium Gedicht:ㆍ226
표지 글ㆍ249
Cover-Kommentarㆍ251
저자
저자
성명순
시인, 아동문학가, 시낭송가
육군 시낭송 지도강사
수원예술학교장 역임, 한국문인협회 인문학콘텐츠 개발위원, 국제PEN홍보위원,
현) 경기문학포럼대표,
현) 에이스케미컬 사회공헌팀 상임이사,
황금찬문학상 수상, 제9회 한국농촌문학상 수상. 수원예술인상.
시집 『시간 여행』, 『나무의 소리』, 『하얀 비밀』 출간
SEONG Myong Sun
Lyrikerin, Kinder-u. Jugendbuchautorin, Lyrik-Rezitatorin,
Leitende Dozentin f?r Lyrik-Rezitation des Heeres,
Leiterin der Kunstschule der Stadt Suweon (mehrfach),
Mitglied der Korean Writers' Association f?r die Entwicklung humanistischen Gedankenguts,
Mitglied des PEN International Korean Center f?r PR,
Repr?sentantin des Literatur Forums der Provinz Gyeonggi (aktuell)
St?ndige Direktorin des Teams f?r Sozialarbeit der FirmaACE Chemical (aktuell),
Hwang Geum-chan-Literaturpreis,
9. Korea Farm village-Literaturpreis,
K?nstlerpreis der Stadt Suweon,
Lyrikb?nde: Zeitreise, Stimmen des Baumes, WeißeGeheimnisse
육군 시낭송 지도강사
수원예술학교장 역임, 한국문인협회 인문학콘텐츠 개발위원, 국제PEN홍보위원,
현) 경기문학포럼대표,
현) 에이스케미컬 사회공헌팀 상임이사,
황금찬문학상 수상, 제9회 한국농촌문학상 수상. 수원예술인상.
시집 『시간 여행』, 『나무의 소리』, 『하얀 비밀』 출간
SEONG Myong Sun
Lyrikerin, Kinder-u. Jugendbuchautorin, Lyrik-Rezitatorin,
Leitende Dozentin f?r Lyrik-Rezitation des Heeres,
Leiterin der Kunstschule der Stadt Suweon (mehrfach),
Mitglied der Korean Writers' Association f?r die Entwicklung humanistischen Gedankenguts,
Mitglied des PEN International Korean Center f?r PR,
Repr?sentantin des Literatur Forums der Provinz Gyeonggi (aktuell)
St?ndige Direktorin des Teams f?r Sozialarbeit der FirmaACE Chemical (aktuell),
Hwang Geum-chan-Literaturpreis,
9. Korea Farm village-Literaturpreis,
K?nstlerpreis der Stadt Suweon,
Lyrikb?nde: Zeitreise, Stimmen des Baumes, WeißeGeheimni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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