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좋은 농담처럼
김철 시집
2022년 심훈문학상을 수상한 김철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사이좋은 농담처럼』이 출간되었다. 심사 당시 “노동과 일상의 감각을 참신한 상상력으로 재구성”하고 있으며 “시적 감각을 일부러 과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제시하는 능력이 탁월”하고 “개성적인 목소리로 발화하고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심사위원(김근, 안현미, 허희)의 지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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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언어를 낭비하지 않는 시집 『사이좋은 농담처럼』
전태일문학상, 심훈문학상 수상
2022년 심훈문학상을 수상한 김철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사이좋은 농담처럼』이 출간되었다. 심사 당시 "노동과 일상의 감각을 참신한 상상력으로 재구성"하고 있으며 "시적 감각을 일부러 과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제시하는 능력이 탁월"하고 "개성적인 목소리로 발화하고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심사위원(김근, 안현미, 허희)의 지지를 얻었다.
제27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김철 시인의 작품에는 노동하는 자로서의 시각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시인이 감각한 노동 현장의 부조리한 현실은 시 「평지인간과 높이의 인간」에서도 잘 드러난다. 성현아 평론가는 해설에서 "이 질서정연해 보이는 세계가 특정 집단에게만 유리한 불공정한 규칙에 의해 운용되는 세계임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고 쓰고 있다.
노동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
가장 아껴 써야 할 말인데도
다급할 때 아무나 가져다 쓴다
쓰고는 아무 곳이나 버리기 일쑤인
일회용처럼 버려진 해결책, 막연한 판례의
본보기가 되어버린 어느 무인도 같은 담화
그 말을 들추면 하청 노동자의 안전화가 벗겨져 있고
시도와 가능성이 폐기처분되고
무사고 전광판 속으로 빨려든 날짜가 있다
개선책들이란 누구에게는 면피용 말이고
또 누구에게는 희망의 말이기도 하지만
이불 한 장 같은 말
그악한 욕설 같은 말이기도 하다
- 「개선책」 중에서
그의 시 「개선책」에서는 세계의 규칙으로 이득을 얻어 결정권자가 된 이들이 진짜 관심을 가지는 영역이 일하는 사람들의 삶일지, 그저 법을 피해갈 방법들일 뿐인지를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무엇도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것이 없는데도 전면에 나서 무언가가 진행되고 있는 척 보는 이들을 속이는 '개선책'이라는 단어는 "변명도 불법도 파렴치도" 다 가릴 수 있는 "아름답게 꾸며진 당황스런 말"에 그치고 만다. 시인은 그와 유사한 일들이 바로 우리의 노동 현장에서 수없이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인이 우리의 세계에 만연한 부당함에 대해 분노를 드러내는 방식은 목격한 것들을 과장 없이 기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번 시집에서는 일상과 거리를 두지 않고 그 속으로 파고들며 그럴싸하게 꾸며졌을 뿐인 풍경들을 과장하지 않고 보여주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그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일상의 풍경이 포장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감추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다시금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어쩌면 자신도 모른 채 규칙의 일부로 편입되는 순간들까지도 깨부수는 문장이 될 것이다. 비록 세계의 규칙은 시인의 눈으로 바라보기에 이해할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하지만 시인은 무력해지거나 흔들리지 않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써나간다.
목차
목차
1부
규칙/옥상/지혜/평지인간과 높이의 인간/세모 개척기/저울/나무에서 떨어진 후/길 고치는 사람들/노동복/저녁이라는 뒷심/소리를 자르는 일/일렬/몰락/시그널/막막한 숨/옆집의 헤르츠(Hertz)/방 탈출 게임
2부
사슴/연못이 날아간다/잉크/개선책/불타는 집/고려장/가위의 쓸모/반가운 연탄/제왕나비 편도기/매듭을 삼키다/빨래의 거리/격리/염증 수치/직전/장발/지루한 의자/교차/70kg/죽음은 사각/분서갱유/고무찰흙에 관한 고찰/우는 서랍/발골/조금씩 사라지는 아버지/운석이 비껴간 날/역도
3부
양피지/양에게 물어보세요/웅덩이가 지구의 각도로 돌고 있다/회피/주사위 놀이/종이의 차원/십자와 일자의 세트/벌판의 걸음/대답들/큰 걸음들은 다 멸종되었다/물 빠진 구멍들이 떠다닌다/말의 칼로리/제례악(祭禮樂)/파랑은 다 땅속의 소란이죠/넝쿨의 시절과 철조망의 시절
해설: 세계 그늘에 가닿을 소리를 오려_성현아(문학평론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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