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국 찬, 한식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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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한 상, 방탕한 맛! 한식의 이중생활!
"한식은 생존투쟁이 남긴 맛있는 흉터다."
에드워드 리, 프렌치 파파 이동준 강력 추천
밥, 국, 찬의 삼위일체로 푸는 한식 밥상의 비밀
우리는 매일 밥과 국, 수많은 반찬을 당연하게 먹지만, 정작 외국인이나 아이들이 "한국인은 왜 이렇게 반찬을 많이 먹나요?", "왜 쌈과 김치를 먹나요?"라고 물으면 "먹고 살기 힘들어서" 같은 막연한 대답밖에 하지 못한다. 이 책은 한식을 무조건 찬양하거나 가난의 결과로만 치부하지 않고, 한국인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해 온 '생존의 발자국'이자 문화적 유전자로서 한식을 추적한다.
산지 지형, 뚜렷하지만 혹독한 사계절, 영양분을 바다로 쓸어 내려가는 화강암·편마암 토양 등 한반도는 원래 농경지로서 'C급'에 가까운 척박한 환경이었다. 수렵채집민에서 시작해 환경에 사로잡힌 한국인의 조상들은 혹독한 환경과 가뭄·수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끝없이 생존법을 갱신해 왔다.
'밥'이라는 말은 쌀밥, 잡곡밥, 그리고 식사 그 자체를 모두 가리키면서 사실은 한국인의 신념 그 자체가 되었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살며, 자기 몫의 생존권을 '밥그릇'이라 부르고, 싫다는 표현으로 '밥맛없다'를 사용할 뿐더러, 사람은 모름지기 '밥값'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밥줄'은 목숨/생존과 겹쳐 있으며, 인생의 끝은 '찬밥 신세'다. 척박한 환경에서 높은 인구 부양력을 위해 노동집약적인 벼농사에 목숨을 걸어야 했던 한국인의 애증과 집착이 만들어낸 독특한 세계관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국물'을 먹는 가히 '국물의 민족'이라 할 만하다. 퍽퍽하고 지루한 주식(탄수화물)을 삼키기 위해 국물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서양의 수프나 중국의 탕과 달리, 한식의 국은 철저히 '밥의 조력자'로서 밥상 위의 UI, 좌반우갱(왼쪽에 밥, 오른쪽에 국)을 완성한다. 반찬은 왜 또 이렇게 다채로운가. 쌀이 주는 영양의 불균형과 계절적 한계(춘궁기, 겨울)를 극복하기 위해 콩(단백질), 나물(채집과 비타민), 김치(발효와 보존)라는 지독한 생존 실험을 거쳐 무한한 가짓수의 '찬' 문화가 탄생했다.
이와 같은 한식의 골격/겉멋(밥, 국, 찬, 밥상) 안에서 오랜 시간 축적된 간(염분), 감칠맛, 뜨거움과 차가움을 오가는 극단적인 온도 감각 등 한국인이 길들여져 온 맛의 감각까지 들여다본다.
"미역국은 짜고 젖어 있지만 진실된 생일케이크다."
"쌈을 싼다는 건 즉석에서 자신만을 위한 국을 끓이는 일이다."
"중국인은 김치를 발명하기엔 너무 살기 편했다."
"한식은 생존투쟁이 남긴 맛있는 흉터다."
에드워드 리, 프렌치 파파 이동준 강력 추천
밥, 국, 찬의 삼위일체로 푸는 한식 밥상의 비밀
우리는 매일 밥과 국, 수많은 반찬을 당연하게 먹지만, 정작 외국인이나 아이들이 "한국인은 왜 이렇게 반찬을 많이 먹나요?", "왜 쌈과 김치를 먹나요?"라고 물으면 "먹고 살기 힘들어서" 같은 막연한 대답밖에 하지 못한다. 이 책은 한식을 무조건 찬양하거나 가난의 결과로만 치부하지 않고, 한국인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해 온 '생존의 발자국'이자 문화적 유전자로서 한식을 추적한다.
산지 지형, 뚜렷하지만 혹독한 사계절, 영양분을 바다로 쓸어 내려가는 화강암·편마암 토양 등 한반도는 원래 농경지로서 'C급'에 가까운 척박한 환경이었다. 수렵채집민에서 시작해 환경에 사로잡힌 한국인의 조상들은 혹독한 환경과 가뭄·수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끝없이 생존법을 갱신해 왔다.
'밥'이라는 말은 쌀밥, 잡곡밥, 그리고 식사 그 자체를 모두 가리키면서 사실은 한국인의 신념 그 자체가 되었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살며, 자기 몫의 생존권을 '밥그릇'이라 부르고, 싫다는 표현으로 '밥맛없다'를 사용할 뿐더러, 사람은 모름지기 '밥값'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밥줄'은 목숨/생존과 겹쳐 있으며, 인생의 끝은 '찬밥 신세'다. 척박한 환경에서 높은 인구 부양력을 위해 노동집약적인 벼농사에 목숨을 걸어야 했던 한국인의 애증과 집착이 만들어낸 독특한 세계관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국물'을 먹는 가히 '국물의 민족'이라 할 만하다. 퍽퍽하고 지루한 주식(탄수화물)을 삼키기 위해 국물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서양의 수프나 중국의 탕과 달리, 한식의 국은 철저히 '밥의 조력자'로서 밥상 위의 UI, 좌반우갱(왼쪽에 밥, 오른쪽에 국)을 완성한다. 반찬은 왜 또 이렇게 다채로운가. 쌀이 주는 영양의 불균형과 계절적 한계(춘궁기, 겨울)를 극복하기 위해 콩(단백질), 나물(채집과 비타민), 김치(발효와 보존)라는 지독한 생존 실험을 거쳐 무한한 가짓수의 '찬' 문화가 탄생했다.
이와 같은 한식의 골격/겉멋(밥, 국, 찬, 밥상) 안에서 오랜 시간 축적된 간(염분), 감칠맛, 뜨거움과 차가움을 오가는 극단적인 온도 감각 등 한국인이 길들여져 온 맛의 감각까지 들여다본다.
"미역국은 짜고 젖어 있지만 진실된 생일케이크다."
"쌈을 싼다는 건 즉석에서 자신만을 위한 국을 끓이는 일이다."
"중국인은 김치를 발명하기엔 너무 살기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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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뜨거운 국물을 마시면서 어! 시원해라고 말하는 한식의 미스테리를 이 책을 읽으면서 풀었습니다. 속 시원합니다.
- 에드워드 리(흑백요리사 시즌 1, 준우승)
프렌치 요리 문법에 익숙한 나로서는 한식의 문법도 항상 궁금했다. 한식은 왜 밥, 국, 찬이 항상 같은 상에 놓여야 하는 걸까? 막연히 문법이 있다고는 느꼈지만 설명할 수 없었고 어디서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이 책으로 마침내 한국 밥상의 문법을 이해했다.
- 프렌치 파파 이동준 셰프(흑백요리사 시즌 2)
우리는 왜 이렇게 먹고 있는 것일까?
무심코 넘겼던 밥상 위의 질문에 답하는 유쾌하고 명쾌하고 상쾌한 이야기
《밥 국 찬, 한식의 탄생》은 다른 나라에는 존재하지 않는 독특한 '반찬' 문화, 쌈과 김치, 국밥과 비빔밥 등 외국인들이 가장 궁금해하지만 한국인 스스로도 설명하지 못했던 일상 속 한식의 원형을 명쾌하게 풀어준다.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You are what you eat)"라는 말처럼,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밥상 위위 밥, 국, 찬은 수천 년간 한반도에서 살아남은 선조들이 남긴 생존의 흔적이자 문화적 아비투스다.
'겉멋'과 '속맛', 자유와 구속, 엄격과 방탕?
우리 밥상의 맛있는 비밀을 먹는다
외국인이나 어린아이들이 한식을 처음 접할 때 던지는 질문들은 의외로 날카롭고 근본적이다. "한국인은 왜 한 끼 식사에 이렇게까지 많은 '반찬'을 먹나요?"
"반찬이 '사이드(side)'라는데, 사이드는 없어도 되지만 한국인은 왜 반찬이 꼭 있어야 한다고 하나요?"
"채소와 나물은 어떻게 다른가요? 왜 잎맥이 살아있는 생풀을 쌈 싸서 먹나요?"
"왜 햄버거를 먹고 나서는 간식을 먹었다고 하고, 밥을 먹어야 식사를 했다고 하나요?"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런 질문에 선뜻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 그저 "옛날에 먹고살기 힘들어서 산나물을 뜯어 먹고, 소 내장과 피, 족발까지 다 먹게 되었다"는 식의 '가난의 인상비평'에 의존한다. 하지만 가난이 이유라면 왜 독일인도 족발(슈바인학센)을 먹고, 스코틀랜드인도 피와 부속물로 만든 순대 같은 음식(해기스)을 먹을까? 가난은 설명의 일부일 뿐, 한식이 하필 왜 지금과 같은 독특한 구조를 갖추게 되었는지는 설명해주지 못한다.
저자는 한식을 위대한 조상의 지혜로 무조건 찬양하거나 가난의 결과로만 치부하지 않는다. 한식은 어느 날 누군가가 의도를 가지고 설계한 완성품이 아니다. 혹독한 자연환경 속에서 한반도라는 땅에 살던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반복했던 작은 선택과 우연, 실패와 모방이 오랫동안 축적되어 남겨진 '생존의 발자국'이자, 한국인의 문화적 유전자다.
《밥 국 찬, 한식의 탄생》은 한식을 '겉멋'(밥, 국, 찬, 밥상처럼 눈에 보이는 골격)과 '속맛'(간, 감칠맛, 극단적인 온도 감각)으로 나누어 들여다보며, 한식이 걸어온 생존의 오솔길을 역추적한다.
한반도라는 척박한 무대: C급 땅에서 시작된 생존 서스펜스
인류사적 관점에서 볼 때 한반도는 농경지로서 결코 풍요로운 땅이 아니었다. 국토의 70% 이상이 산지인 데다, 토양은 영양분을 바다로 유실시키는 화강암과 편마암 위주다. 뚜렷하지만 혹독한 사계절, 주기적인 가뭄과 폭우가 들이닥치는 한반도는 농경민에게 'C급'에 가까운 혹독한 조건이었다.
한반도에 정착한 한국인의 조상들은 이 척박한 환경에 사로잡힌 채 생존법을 끝없이 갱신해야 했다. 혹독한 계절적 한계와 식량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의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목숨을 건 실험과 생존투쟁을 거듭했다. 그 결과 한국인은 유능한 잡식동물로서 마침내 살아남았다.
밥: 한국인의 영혼을 지배하는 언어이자 신념
한국어에서 '밥'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식사를 부르는 말 이상이다. 쌀밥과 잡곡밥을 뜻하는 동시에, 한 끼 식사 전체를 의미하며, 나아가 인생과 존재 그 자체를 비유하는 언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은 힘을 낼 때 '밥심'으로 산다고 말한다. 나의 생존권과 영역은 '밥그릇'이라 부르고, 사람 구실을 하는가에 대한 평가 기준은 '밥값'을 하느냐다. 가장 치명적인 비호감 선언은 '밥맛없다'이며, 생계의 근간은 '밥줄'이다. 사회적 냉대와 몰락의 끝은 '찬밥 신세'. 왜 이렇게 '밥'에 집착하게 되었을까? 한반도의 지리적 조건에서 단위 면적당 인구 부양력이 가장 높은 작물은 바로 '벼(쌀)'였다. 수확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한국인은 극도의 노동집약적인 벼농사에 목숨을 걸었다. 쌀을 얻기 위해 들어간 막대한 피와 땀, 애증과 집착이 수천 년간 축적되면서 '밥'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한국인의 생존관과 세계관 그 자체가 되었다.
국: 메마른 주식을 적시는 밥상의 필수 조력자
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다채롭고 극적인 '국물'을 즐기는 가히 '국물의 민족'이다. 탄수화물 덩어리인 퍽퍽한 쌀밥과 잡곡밥을 연속해서 목구멍으로 삼키기 위해서 국물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매개체였다. 서양의 수프가 식전 입맛을 돋우는 전채 요리이거나 독립된 단품 요리이고, 중국의 탕(湯)이 식사 중간이나 끝에 느끼함을 씻어내는 용도라면, 한식의 국은 철저히 '밥의 조력자'로 작동한다.
밥상 위의 전통적인 UI(좌반우갱, 왼쪽에 밥, 오른쪽에 국)가 증명하듯, 국은 밥을 완성하는 하인이자 영혼의 쌍둥이라고 할 수 있다. 맑은 장국에서 진득한 탕과 찌개, 전골을 거쳐 마지막에 밥을 볶아 먹는 '볶음 문화'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은 주식을 가장 효율적으로 섭취하기 위해 국물 문화를 극상으로 발전시켰다.
찬: 쌀의 배신을 극복하기 위한 지독한 생존 실험
쌀은 훌륭한 에너지원이지만,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이 부족하다는 결정적인 약점(쌀의 배신)을 갖고 있다. 이 영양 불균형과 계절적 한계(봄철의 춘궁기·보릿고개,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혹한의 겨울)를 극복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무한한 가짓수의 '찬(반찬)'이다.
콩(단백질 실험)은 고기를 자주 먹을 수 없었던 환경에서 벼농사를 버티기 위해 선택한 고단백 대안 작물이었다. 이는 또한 장(醬) 문화의 기본 근간으로 이어졌다. 나물(채집과 비타민 실험)은 봄철 춘궁기에 살아남기 위해 산과 들의 야생 식물을 채집해 독성을 제거하고 먹는 과정에서 발달한 걸작이자 생존의 지혜였다. 이는 바다에서는 김, 미역 같은 해조류(바다의 나물)로 확장되었다. 김치(발효와 보존 실험)는 겨울철 채소 수급이 불가능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발효 생존법이었다. 유산균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동(動)적인 김치는 서양의 정(靜)적인 피클과 전혀 다른 고도의 발효과학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한국인은 국밥(밥+국), 비빔밥(밥+찬), 쌈(밥+국+찬의 결합), 김밥 등 밥상 위의 요소들을 자유자재로 조립하고 조합하며 효율적이고 독창적인 식문화를 완성했다.
한식의 속맛: 한국인의 혀에 길들여진 감각의 역사
한식의 외형적 구조(겉멋)를 이해했다면, 이제 그 안을 채우고 있는 '속맛'(내면의 감각)을 들여다볼 차례다. 땀을 많이 흘리는 농경 노동과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에서 짠맛(간)은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절대적인 기준이었다. 그리고 장(醬)과 젓갈에서 비롯되어 현대의 조미료(아지노모토 등)로 이어진 감칠맛에 대한 강렬한 욕구는 한식의 미각적 기둥이 되었다. 온도는 또 어떠한가. 팔팔 끓는 뚝배기의 뜨거움(이열치열)과 머리까지 깨질 듯한 냉면의 차가움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극단적인 온도 감각은 세계 음식문화에서도 보기 드문 한국인만의 독특한 미각적 쾌락이다.
- 에드워드 리(흑백요리사 시즌 1, 준우승)
프렌치 요리 문법에 익숙한 나로서는 한식의 문법도 항상 궁금했다. 한식은 왜 밥, 국, 찬이 항상 같은 상에 놓여야 하는 걸까? 막연히 문법이 있다고는 느꼈지만 설명할 수 없었고 어디서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이 책으로 마침내 한국 밥상의 문법을 이해했다.
- 프렌치 파파 이동준 셰프(흑백요리사 시즌 2)
우리는 왜 이렇게 먹고 있는 것일까?
무심코 넘겼던 밥상 위의 질문에 답하는 유쾌하고 명쾌하고 상쾌한 이야기
《밥 국 찬, 한식의 탄생》은 다른 나라에는 존재하지 않는 독특한 '반찬' 문화, 쌈과 김치, 국밥과 비빔밥 등 외국인들이 가장 궁금해하지만 한국인 스스로도 설명하지 못했던 일상 속 한식의 원형을 명쾌하게 풀어준다.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You are what you eat)"라는 말처럼,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밥상 위위 밥, 국, 찬은 수천 년간 한반도에서 살아남은 선조들이 남긴 생존의 흔적이자 문화적 아비투스다.
'겉멋'과 '속맛', 자유와 구속, 엄격과 방탕?
우리 밥상의 맛있는 비밀을 먹는다
외국인이나 어린아이들이 한식을 처음 접할 때 던지는 질문들은 의외로 날카롭고 근본적이다. "한국인은 왜 한 끼 식사에 이렇게까지 많은 '반찬'을 먹나요?"
"반찬이 '사이드(side)'라는데, 사이드는 없어도 되지만 한국인은 왜 반찬이 꼭 있어야 한다고 하나요?"
"채소와 나물은 어떻게 다른가요? 왜 잎맥이 살아있는 생풀을 쌈 싸서 먹나요?"
"왜 햄버거를 먹고 나서는 간식을 먹었다고 하고, 밥을 먹어야 식사를 했다고 하나요?"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런 질문에 선뜻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 그저 "옛날에 먹고살기 힘들어서 산나물을 뜯어 먹고, 소 내장과 피, 족발까지 다 먹게 되었다"는 식의 '가난의 인상비평'에 의존한다. 하지만 가난이 이유라면 왜 독일인도 족발(슈바인학센)을 먹고, 스코틀랜드인도 피와 부속물로 만든 순대 같은 음식(해기스)을 먹을까? 가난은 설명의 일부일 뿐, 한식이 하필 왜 지금과 같은 독특한 구조를 갖추게 되었는지는 설명해주지 못한다.
저자는 한식을 위대한 조상의 지혜로 무조건 찬양하거나 가난의 결과로만 치부하지 않는다. 한식은 어느 날 누군가가 의도를 가지고 설계한 완성품이 아니다. 혹독한 자연환경 속에서 한반도라는 땅에 살던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반복했던 작은 선택과 우연, 실패와 모방이 오랫동안 축적되어 남겨진 '생존의 발자국'이자, 한국인의 문화적 유전자다.
《밥 국 찬, 한식의 탄생》은 한식을 '겉멋'(밥, 국, 찬, 밥상처럼 눈에 보이는 골격)과 '속맛'(간, 감칠맛, 극단적인 온도 감각)으로 나누어 들여다보며, 한식이 걸어온 생존의 오솔길을 역추적한다.
한반도라는 척박한 무대: C급 땅에서 시작된 생존 서스펜스
인류사적 관점에서 볼 때 한반도는 농경지로서 결코 풍요로운 땅이 아니었다. 국토의 70% 이상이 산지인 데다, 토양은 영양분을 바다로 유실시키는 화강암과 편마암 위주다. 뚜렷하지만 혹독한 사계절, 주기적인 가뭄과 폭우가 들이닥치는 한반도는 농경민에게 'C급'에 가까운 혹독한 조건이었다.
한반도에 정착한 한국인의 조상들은 이 척박한 환경에 사로잡힌 채 생존법을 끝없이 갱신해야 했다. 혹독한 계절적 한계와 식량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의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목숨을 건 실험과 생존투쟁을 거듭했다. 그 결과 한국인은 유능한 잡식동물로서 마침내 살아남았다.
밥: 한국인의 영혼을 지배하는 언어이자 신념
한국어에서 '밥'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식사를 부르는 말 이상이다. 쌀밥과 잡곡밥을 뜻하는 동시에, 한 끼 식사 전체를 의미하며, 나아가 인생과 존재 그 자체를 비유하는 언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은 힘을 낼 때 '밥심'으로 산다고 말한다. 나의 생존권과 영역은 '밥그릇'이라 부르고, 사람 구실을 하는가에 대한 평가 기준은 '밥값'을 하느냐다. 가장 치명적인 비호감 선언은 '밥맛없다'이며, 생계의 근간은 '밥줄'이다. 사회적 냉대와 몰락의 끝은 '찬밥 신세'. 왜 이렇게 '밥'에 집착하게 되었을까? 한반도의 지리적 조건에서 단위 면적당 인구 부양력이 가장 높은 작물은 바로 '벼(쌀)'였다. 수확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한국인은 극도의 노동집약적인 벼농사에 목숨을 걸었다. 쌀을 얻기 위해 들어간 막대한 피와 땀, 애증과 집착이 수천 년간 축적되면서 '밥'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한국인의 생존관과 세계관 그 자체가 되었다.
국: 메마른 주식을 적시는 밥상의 필수 조력자
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다채롭고 극적인 '국물'을 즐기는 가히 '국물의 민족'이다. 탄수화물 덩어리인 퍽퍽한 쌀밥과 잡곡밥을 연속해서 목구멍으로 삼키기 위해서 국물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매개체였다. 서양의 수프가 식전 입맛을 돋우는 전채 요리이거나 독립된 단품 요리이고, 중국의 탕(湯)이 식사 중간이나 끝에 느끼함을 씻어내는 용도라면, 한식의 국은 철저히 '밥의 조력자'로 작동한다.
밥상 위의 전통적인 UI(좌반우갱, 왼쪽에 밥, 오른쪽에 국)가 증명하듯, 국은 밥을 완성하는 하인이자 영혼의 쌍둥이라고 할 수 있다. 맑은 장국에서 진득한 탕과 찌개, 전골을 거쳐 마지막에 밥을 볶아 먹는 '볶음 문화'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은 주식을 가장 효율적으로 섭취하기 위해 국물 문화를 극상으로 발전시켰다.
찬: 쌀의 배신을 극복하기 위한 지독한 생존 실험
쌀은 훌륭한 에너지원이지만,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이 부족하다는 결정적인 약점(쌀의 배신)을 갖고 있다. 이 영양 불균형과 계절적 한계(봄철의 춘궁기·보릿고개,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혹한의 겨울)를 극복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무한한 가짓수의 '찬(반찬)'이다.
콩(단백질 실험)은 고기를 자주 먹을 수 없었던 환경에서 벼농사를 버티기 위해 선택한 고단백 대안 작물이었다. 이는 또한 장(醬) 문화의 기본 근간으로 이어졌다. 나물(채집과 비타민 실험)은 봄철 춘궁기에 살아남기 위해 산과 들의 야생 식물을 채집해 독성을 제거하고 먹는 과정에서 발달한 걸작이자 생존의 지혜였다. 이는 바다에서는 김, 미역 같은 해조류(바다의 나물)로 확장되었다. 김치(발효와 보존 실험)는 겨울철 채소 수급이 불가능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발효 생존법이었다. 유산균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동(動)적인 김치는 서양의 정(靜)적인 피클과 전혀 다른 고도의 발효과학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한국인은 국밥(밥+국), 비빔밥(밥+찬), 쌈(밥+국+찬의 결합), 김밥 등 밥상 위의 요소들을 자유자재로 조립하고 조합하며 효율적이고 독창적인 식문화를 완성했다.
한식의 속맛: 한국인의 혀에 길들여진 감각의 역사
한식의 외형적 구조(겉멋)를 이해했다면, 이제 그 안을 채우고 있는 '속맛'(내면의 감각)을 들여다볼 차례다. 땀을 많이 흘리는 농경 노동과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에서 짠맛(간)은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절대적인 기준이었다. 그리고 장(醬)과 젓갈에서 비롯되어 현대의 조미료(아지노모토 등)로 이어진 감칠맛에 대한 강렬한 욕구는 한식의 미각적 기둥이 되었다. 온도는 또 어떠한가. 팔팔 끓는 뚝배기의 뜨거움(이열치열)과 머리까지 깨질 듯한 냉면의 차가움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극단적인 온도 감각은 세계 음식문화에서도 보기 드문 한국인만의 독특한 미각적 쾌락이다.
목차
목차
프롤로그 한식이라는 질문
한식은 왜 이 모양인가 | 한식에 대한 이해
1부 한식의 무대
1장 한반도라는 땅
아프리카로부터 | 진화: 먹을 것의 범위를 확장하는 일 | 먹거리 찾아 삼만리 | 인기 없는 땅, 한반도 | 마침내 한반도에 사로잡히다
2부 한식의 겉멋
2장 밥
젖이 세운 문명, 유목 | 낱알이 세운 문명, 농경 |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한반도라는 거짓말 | 쌀농사라는 거짓말 | 소로리의 거짓말 | 밥의 거짓말
3장 밥과 국
메마른 주식을 적실지어다 | 곡물은 국물을 부른다 | 국물의 계보 | 국물의 민족 | 국과 탕 | 보글보글에서 지글지글로 | 국물의 종착지, 볶음 | 진국과 맹탕
4장 밥, 국, 찬
나뭇잎을 먹어? | 쌀의 배신 | 쌀농사를 버티는 실험, 콩 | 춘궁기와 보릿고개 | 봄을 버티는 실험, 나물 | 초근목피 | 바다의 나물, 해조류 | 겨울을 버티는 실험, 김치 | 김치의 세계 | 동(動)적인 김치와 정(靜)적인 피클 | 김치 탄생의 비밀 |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의 모든 형태 | 지나치게 유능한 잡식동물 | 먹는 것도 실력이다
5장 밥상의 비밀
자유로운 구속 | 숟가락과 젓가락 | 국밥: 밥과 국의 조립 | 비빔밥: 밥과 찬의 조립 | 쌈: 밥상의 조립 | 김밥: 김으로 조립한 쌈 | 탈옥에 실패하면 밥상이 완성된다
3부 한식의 속맛
6장 간, 감칠맛, 온도
몸과 밥 | 간의 밑간 | 감칠맛 중독 | 요괴의 가루, 아지노모토 | 뜨거움과 차가움
에필로그 음식이라는 질문
주석
참고문헌
한식은 왜 이 모양인가 | 한식에 대한 이해
1부 한식의 무대
1장 한반도라는 땅
아프리카로부터 | 진화: 먹을 것의 범위를 확장하는 일 | 먹거리 찾아 삼만리 | 인기 없는 땅, 한반도 | 마침내 한반도에 사로잡히다
2부 한식의 겉멋
2장 밥
젖이 세운 문명, 유목 | 낱알이 세운 문명, 농경 |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한반도라는 거짓말 | 쌀농사라는 거짓말 | 소로리의 거짓말 | 밥의 거짓말
3장 밥과 국
메마른 주식을 적실지어다 | 곡물은 국물을 부른다 | 국물의 계보 | 국물의 민족 | 국과 탕 | 보글보글에서 지글지글로 | 국물의 종착지, 볶음 | 진국과 맹탕
4장 밥, 국, 찬
나뭇잎을 먹어? | 쌀의 배신 | 쌀농사를 버티는 실험, 콩 | 춘궁기와 보릿고개 | 봄을 버티는 실험, 나물 | 초근목피 | 바다의 나물, 해조류 | 겨울을 버티는 실험, 김치 | 김치의 세계 | 동(動)적인 김치와 정(靜)적인 피클 | 김치 탄생의 비밀 |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의 모든 형태 | 지나치게 유능한 잡식동물 | 먹는 것도 실력이다
5장 밥상의 비밀
자유로운 구속 | 숟가락과 젓가락 | 국밥: 밥과 국의 조립 | 비빔밥: 밥과 찬의 조립 | 쌈: 밥상의 조립 | 김밥: 김으로 조립한 쌈 | 탈옥에 실패하면 밥상이 완성된다
3부 한식의 속맛
6장 간, 감칠맛, 온도
몸과 밥 | 간의 밑간 | 감칠맛 중독 | 요괴의 가루, 아지노모토 | 뜨거움과 차가움
에필로그 음식이라는 질문
주석
참고문헌
저자
저자
홍대선 작가, 평론가. 철학과 역사를 쓰고 강연한다.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주제에 오랫동안 천착하고 있다.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 《1미터 개인의 간격》으로 현대적 개인의 탄생을 정리했다. 한국인의 특질을 설명하기 위해 대표작 《한국인의 탄생》에서 한국사가 아닌 '한국인의 역사'를 기록했다. 번외편 《유신 사무라이 박정희》는 한국 현대사의 미싱 링크를 채우기 위한 작업이었다. 이 책 《밥 국 찬, 한식의 탄생》도 같은 목적을 갖고 있다. 한국인을 총체적이고 통시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작업이다. 차기작으로 현대 한국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한국인의 형태'를 준비 중이다. 다른 지은 책으로 40년 이글스 팬으로서 '사랑'과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는 《행복이 이글이글》, 온라인 연재 2억뷰를 기록한 테무진-칭기즈 칸에 대한 이야기 《테무진 to the 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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