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활주로(J.H CLASSIC 48)(양장본 Hardcover)
최병근 시집
최병근 시인의 [굴뚝꽃]은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이 주창한 ‘낯설게 하기 기법’의 산물이 아니라, 기존의 앎에서 새로운 앎을 발견하고, 그 깨달음을 통해서 전통적인 서정시의 양식으로 표현해 본 시라고 할 수가 있다. 굴뚝은 저녁 연기가 배출되는 기관이 아니라, 굴뚝꽃이 피어나는 몸체라는 깨달음이 그 사실을 증명해준다.
Couldn't load pickup availability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굴뚝 주인은 인간이고, 나무는 인간을 위해 자기 자신의 몸을 바친다. 그 어떠한 공격성도 지니지 못한 나무, 그 "불길 속 나무의 뼈가/ 망울망울 풀어져/ 상형문자로" 걸렸고, 최병근 시인은 이 상형문자를 통해서 나무의 역사와 가계를 읽어낸다.
나무는 나무의 아들과 딸들을 끌어안고 운다. 망울망울 상형문자 같은 눈물을 흘리며 뼈마디가 시리도록 운다. 나무는 나무의 역사와 가계를 지우며 불탄다. 이글이글 생살이 타는 고통을 참지 못해 지지직, 지지직, 신음 소리를 내며, 수국처럼 피었다가 사그라지는 하얀 연기를 토해 놓는다. 굴뚝꽃----,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731부대의 생체실험실과도 같은 굴뚝꽃----.
그늘진 저녁/ 굴뚝을 읽는다// 불길 속 나무의 뼈가/ 망울망울 풀어져/ 상형문자로 걸렸다// 저 하얀 연기/ 수국처럼 피었다 사그라지는/ 목록의 흔적/ 실낱같은 가계가 선명하다// 까맣게 타들어가/ 새겨진 지문/ 굴뚝굴뚝 피어난 꽃
----[굴뚝꽃] 전문
타인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 되고, 이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서는 천 개의 눈과 천개의 팔다리를 갖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예민한 주둥이 안테나를 곧추세우고/ 늘 후미진 곳에 숨어 기다리다가/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타전되는 순간/ 피 냄새를 따라 현장으로 질주한다." 타인의 불행과 타인의 비명횡사는 하늘의 은총과도 같은 축복인데, 왜냐하면 그 피투성이 시체는 가장 영양가가 풍부하고 가장 맛있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한 방울 피라도 먼저 빨아야 하기에" "극성스러운 소음을 내지르며/ 경찰이나 소방차보다 더 빨리 발진"하지 않으면 안 되고, 언제, 어느 때나 먼저 "떠가는 게 임자라는 견인의 법칙"을 준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버지 황제의 장례식이 아들 황제의 대관식이 되고, 소위 친구의 죽음이 '벼락출세의 행운'을 가져다가 준다.
이 땅의 어중이 떠중이들은 말한다. "피를 빨아라! 이것 저것 다 무시하고, 더욱더 무자비하고 노골적으로 피를 빨아라!!"
소수의 특권층들, 즉, 소수의 문화적 영웅들을 말한다. "선행을 하라! 타인들이 언제, 어느 때나 무한한 존경과 찬양을 가져다가 바치는 선행을 쳐라!!"
예민한 주둥이 안테나를 곧추세우고/ 늘 후미진 곳에 숨어 기다리다가/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타전되는 순간/ 피 냄새를 따라 현장으로 질주한다// 한 방울 피라도 먼저 빨아야 하기에/ 잠드는 순간인데도 윙윙거린다/ 극성스러운 소음을 내지르며/ 경찰이나 소방차보다 더 빨리 발진한다// 교통사고로 부서진 차량은/ 떠가는 게 임자라는 견인의 법칙/ 선착순 준비된 먹잇감을 찾아/ 늦은 밤 교각 아래 웅크린 모기떼들
----[모기 견인차] 전문
혀끝 격납고가 개문하는 순간/ 세 치 혀를 따라가던 말의 비행은/ 위험한 좌표를 그리며 이륙한다// 입 발린 소리들이 긴 비행운을 그린다/ 난기류에 휘말린 문장들/ 하얗게 토해놓은 비문의 기류는/ 항로를 이탈한 듯 기우뚱거렸다// 관제탑의 제어를 벗어나/ 혼돈의 공역에서/ 비상시키고 추락시켰던 말들/ 고스란히 블랙박스에 남긴 채/ SOS도 없이 추락해 버렸다// 따뜻한 말 가득 싣고/ 골디락스행성* 항로를 따라가는/ 혀는 말의 활주로였다
---[말의 활주로] 전문
목차
목차
1부
풀꽃 12
촛불 13
말의 활주로 14
굴뚝꽃 15
수숫대 16
바다의 무덤 17
독살 18
파리의 자궁 20
모기 견인차 21
나무의 집 22
갈대 연서 23
가득한 틈 24
낡은 목선 26
매미 기도원 27
부채의 내력 28
실패의 힘 29
족두리 꽃 30
2부
직지사 금강송 32
한 마디 33
갈대의 계절 35
갈치 36
고드름 37
극락 38
매화로 피는 달 39
사구의 흔적 40
소리의 풍경 41
짝짓기 비행 42
침묵하는 보시 43
나비바람 44
내 친구 이발사 45
따뜻한 공양 46
목어의 울음 48
세탁소 아저씨 49
수건의 배후 50
3부
시각의 방향 52
투명한 집착 -와이퍼 53
나침반 54
낡은 선풍기 55
석공의 자리 56
오월 미루나무 57
찔레꽃 58
처음 가는 길 59
카토이 60
콩죽 한 그릇 62
투명한 블랙홀 63
행복한 아미쉬 65
난전의 탑 66
따뜻한 표적 67
문현서원 전통호텔에서 68
수선 부부 69
용수철 71
4부
유혹 74
직선의 방정식 75
천고 76
11월 77
물 그림자 78
미꾸라지의 배후 80
벽난로 앞에서 82
손에 핀 꽃 83
스카이 댄서 84
향 85
황홀한 죽음 86
모래시계 수도승 88
수탉의 송가 89
씨앗 봉투 90
아름다운 거짓말 92
중심의 방향 93
오래된 그림자 95
굴삭기의 포크 97
할미꽃 98
해설맑고 투명한 서정과 긍정의 세계공광규 100
반경환 명시감상모기 견인차 116
반경환 명시감상굴뚝꽃 120
저자
저자
{말의 활주로}는 최병근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며, {말의 활주로}는 좋은 토양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 내면의 세계가 아름다울 것만 같은,?그런 시인이 피워 올린 한 편 한 편의?"청아하고 맑은 풍경"?소리와 같은 시의 꽃다발이라고 할 수가 있다.
Your payment information is processed securely. We do not store credit card details nor have access to your credit card inform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