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은 새로운 길을 낸다(J.H CLASSIC 58)(양장본 HardCover)
이병연 시집
이 세상의 근본물질이 원자이듯이, 이 세상의 근본정신은 사랑이라고 할 수가 있다. 태초에 사랑이 있었고, 이 사랑에 의해 만물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은 사랑밖에는 없고, 이 사랑만이 있으면 모든 기적이 다 연출된다. 아름다움은 이상이고 환영이며, 다만 가짜에 지나지 않지만, 아름답다는 자기 확신과 신념은 이 세상의 사랑놀음의 진리가 되었던 것이다. 사랑은 아름다움의 창시자이며, 너와 나, 우리 모두가 다 함께 잘 살 수 있는 우주공동체의 창조주라고 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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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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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땅에서 네가 들려준 이야기는
꽃이 되었다가 눈물이 되었다가 적막이 되기도 했다
눈부신 가을 햇살 아래 낙엽이 춤추며 축제를 벌인다
아름다웠던 순간을 새기고 싶은 것이다
까치가 은행나무에 둥지를 틀고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려고 쉼 없이 들고 나는 동안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꿈과 사랑의 물을 주었다
아이들은 하늘을 우러르며 자라나는 한 그루 나무였다
찬 바람이 부는 어느 아침이었을 것이다
어린 것들이 산 너머로 날아가고
어미의 울음이 은행잎을 흔들어대자 노란 잎이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해마다 아이들도 어린 까치처럼 더 넓은 세상으로 날아가고
교정에서 봄을 기다리는 옹골진 소망이 겨우내 자라나
다시 까치가 힘차게 날아오르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나뭇가지에 물오른 이파리처럼 펄럭이겠다
함께 꿈꾸며 사랑을 키우다가
이별은 반짝이는 이슬이 되고 적막은 새로운 길을 낸다
----[꿈꾸는 학교] 전문
모든 시는'사랑의 노래'이며, 우리가 그토록 오랫동안 공부를 하고, 서로가 서로를 헐뜯고 싸우며 살아가는 것은 이 사랑을 얻기 위한 과정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아는 것은 힘이다'라고 역설했던 프란시스 베이컨,'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사유하는 인간을 역설했던 데카르트, 근대 시민정부와 사회계약론을 역설했던 존 로크와 장 자크 루소, 우리 인간들을 미성년의 상태에서 인간의 상태로 이끌어 올리며 비판철학(도덕철학}을 완성했던 임마뉴엘 칸트와 프리드리히 니체,'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고 역설했던 마르크스 등의 학문에 대한 열정은 궁극적으로 우리 인간들의 이상낙원을 건설하는데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상낙원은 만인들이 행복한 사회이며, 만인들이 행복한 사회는 서로간의 믿음과 신뢰, 즉,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사회라고 할 수가 있다. 모든 앎, 모든 공부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며, 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모두가 다같이 '사랑의 노래'를 부르지 않으면 안 된다.
이병연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인 {적막은 새로운 길을 낸다}의 표제 시이기도 한 [꿈꾸는 학교]는 선생님으로서의 사랑을 노래한 시이며, 이 사랑을 통해 어린 아이들에게 앎과 꿈의 날개를 달아주고 있는 시라고 할 수가 있다."까치가 은행나무에 둥지를 틀고/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려고 쉼 없이 들고 나는 동안//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꿈과 사랑의 물을 주었다/ 아이들은 하늘을 우러르며 자라나는 한 그루 나무였다."
하지만, 그러나 찬바람이 부는 어느날 아침,"어린 것들이 산 너머로 날아가고","해마다 아이들도 어린 까치처럼 더 넓은 세상으로 날아"갔다. 어미 까치의 울음이 은행나무를 흔들어대자 노란 잎이 우수수 쏟아져 내렸고,"함께 꿈꾸며 사랑을 키우다가/ 이별은 반짝이는 이슬이 되고 적막은 새로운 길을 낸다."회자정리 會者定離----. 만남 속에는 이별이 약속되어 있고, 이별 속에는 만남이 약속되어 있다. 봄이 오면 새로운 아이들이 찾아오고, 겨울이 다가오면 꿈과 사랑을 배운 아이들이 떠나간다. 이별의 아픔은 적막이 되고, 적막은 반짝이는 이슬이 되어 새로운 길을 낸다. 이병연 시인의 [꿈꾸는 학교]는 앎(지식)을 통해 행복을 가르치는 학교이며, 최종적으로는 행복을 향유하기 위한'사랑의 노래'를 가르치는 학교라고 할 수가 있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을'기술'이라고 역설했지만, 나는 사랑을 기술이 아닌'줌'이라고 생각한다. 에리히 프롬의 기술에는 어떤 것을 사고 파는 장사꾼의 냄새가 배어 있지만, 나의'줌'은 이타적이고, 무보상적이며, 무조건적인 사랑이라고 할 수가 있다.
갈래 잎 사이로 수수한 꽃잎
나를 붙잡는다
선생님, 힘들었어요
웃고 있었지만요
학교 가는 길은 멀고
좁은 방은 벽이 기울고 컴컴해서
글자가 잘 안 보였어요
엄마는 허리 휘게 온갖 잡일 하러 다녀도
불평 한마디 없으셨지요
그러니 낮엔 방직공장에서 일하고
밤에 야간학교에서 공부해야 하냐고
투덜거리면 안 되는 거죠
어려운 살림살이 부끄러워하지 않는
꾸미지 않아도 어여쁜
공장의 열기로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도
삶의 터전으로 여긴
한 시대를 짊어진
어린 소녀는 명자꽃이었다
---[명자꽃] 전문
갈래 잎 사이로 수수한 꽃잎같은 어린 소녀, 학교 가는 길은 멀고 좁은 방은 벽이 기울고 컴컴해서 글자가 잘 안 보였다는 어린 소녀, 그토록 허리가 휘어지도록 온갖 잡일을 다 하더라도 불평 한 마디 없는 엄마를 생각하면 낮엔 방직공장에서 일하고 밤엔 야간학교에서 공부를 한다고 해서 투덜거리면 안 된다는 어린 소녀,"어려운 살림살이 부끄러워하지 않는/ 꾸미지 않아도 어여쁜"어린 소녀,"선생님, 웃고 있었지만, 너무나도 힘들었다"는 어린 소녀, 그토록 어린 나이에 그의 부모와 이 세상을 원망하기보다는 너무나도 의연하고 당당하게"한 시대를 짊어진/ 어린 소녀"----. 이 어린 소녀는 이병연 시인이 [꿈꾸는 학교]에서 길러낸 우등생이며, 새로운 시대를 짊어지고 나갈'사랑의 전도사'라고 할 수가 있다. 이 세상의 온갖 더럽고 추한 일을 다 하더라도 불평 한 마디 없이 모든 것을 다 베풀어주는 엄마, 그토록 어린 나이에 그의 부모와 이 세상을 원망하기보다는 너무나도 의연하고 당당하게 한 시대를 짊어진 어린 소녀, 그 어린 소녀에게"까치가 은행나무에 둥지를 틀고 새끼들을 돌보는 것"처럼 언제, 어느 때나 꿈과 사랑의 물을 주었던 선생님, 이병연 시인의 [명자꽃]은 엄마와 어린 소녀와 선생님이 다 함께 손을 맞잡고 피워낸 사랑의 꽃이며, 무보상적인'줌의 꽃'이라고 할 수가 있다. 사랑은 기술이 아니라 경제학의 기초를 떠난'줌'인데, 왜냐하면 이 우주에는, 이 자연에는 본디'네것','내것'이라는 소유 개념이 성립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피가 붉디 붉은 것은 철이 산소와 결합하여 산화철이 되었다는 것을 뜻하고, 닭의 조상이 공룡(익룡)이었다는 자연과학자의 말도 어느 정도 그 타당성을 띠게 된다. 만물은 생물학적으로나 화학적으로 우주공동체의 한 가족이며, 따라서 소유 개념이나 사유재산 따위는 하나의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천하는 내것도 아니고, 천하는 네것도 아니다. 천하는 만물의 터전이고, 천하는 만물의 터전이니까 어느 누구도 소유할 수가 없다. 우리가 사는 집, 우리가 농사를 짓고 우리가 버섯을 따고 약초를 캐는 땅, 우리가 고기를 잡는 강과 호수와 바다는 우리가 잠시 머물다 가는 곳에 지나지 않으며, 우리의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모든 것을 다 놓고, 다 주고 떠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부모님의 자식 사랑, 선생님의 제자 사랑, 자식의 부모 사랑, 제자의 선생님 사랑, 인간과 인간의 사랑은'줌의 사랑'이며, 이 줌이 있기 때문에, 인간의 역사, 혹은 우주공동체의 역사는 발전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모든 학교는 꿈꾸는 학교이고, 모든 선생님은 앎과 꿈의 날개를 달아주는 선생님이며, 모든 제자는 부모님과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서'만인들의 행복'을 창출해놓고'사랑의 노래'를 부르지 않으면 안 된다.
목차
목차
1부
빗방울 단상 12
겨울 방울토마토 13
구부러진 것들 14
찔레꽃 15
꿈꾸는 학교 16
수박 18
너와 나 사이 19
마로니에 꽃탑 20
예당호 출렁다리에서 21
삭아서 아름다운 22
목련 23
바이러스 유감 24
돋아나다 25
유월의 산딸나무 26
아이처럼 27
비움의 시간 마주하기 28
제주 상공에서 29
2부
붉은병꽃나무 32
수선화 33
돈다발 한 줌 34
풍경소리 36
네가 오는 길목에서 37
눈 편지 38
명자꽃 39
선물 41
꽃무릇 42
천년지기 은행나무 43
겨울 동백 44
두고 온 것들 45
개나리 꽃길 46
머문다는 것 47
새해 아침 48
조팝나무의 사랑법 49
3부
빛의 벙커에서 52
웃음의 두레박 53
붉은 장미 54
도돌이표 55
영동 포도 56
옥잠화 57
지금도 58
국립현충원 단풍나무 59
중독 60
겨울 바다 61
매운 닭발 62
영평사 64
아름다운 통증 65
국화 축제 66
붉은 눈 67
배롱나무 물들다 68
사람꽃 69
메타세쿼이아 70
4부
붓꽃 72
벚꽃 받다 73
아미미술관에서 74
늦가을 75
조팝나무의 기억 76
섬 77
촛농이 된다 78
청벚꽃 80
까치만이 아는 일 81
말하는 이부자리 82
밤벌레 84
그날 어떤 별이 쏟아졌을까 85
안개 86
동행 87
송편 빚다 88
겨울강 89
금강의 전언 90
해설꿈꾸는 학교,
사랑의 선물, 우주공동체반경환 94
작품론개성적 시각으로
형성한 상상력의 공간박몽구 114
저자
저자
2016년 계간지 [시세계]에 「장미꽃비누」, 「콩나물」, 「해바라기」로 등단하였고, 시집에 『꽃이 보이는 날』이 있다. 충남시인협회, 풀꽃시문학회, 세종마루시낭독회, 애지문학회, 공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금강여성문학 회장을 역임하였다.
이병연의 두번 째 시집 『적막은 새로운 길을 낸다』에서 시인은 일상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자연과 인간의 삶을 애정 어린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굽지 않고 가는 것도 없고 의미가 없는 사물도 없으며, 늙거나 젊거나 어리거나 그 존재 자체만으로 소중하며 사랑받아야 한다고 시인은 노래한다. 코로나19로 쓸쓸하고 적막한 시간. 사랑과 꿈을 심어 주고 위로와 위안을 주는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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