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크기(J.H CLASSIC 60)(양장본 Hardcover)
조영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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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에는 닿지도 못할 한 뼘 엽서를 본다// 휠체어에 앉은 그녀가/ 간절한 전언인 양/ 최초의 선언인 양/ 붙잡고 있는// 방금 보았지만 돌아서면 다시, 울컥/ 보고 싶어지는 온몸이 서늘해지는 그림// 몸과 정신의 이별을 견딤으로 버티는 벼랑 끝에서도 한 줄 소식에 달게, 매달리는 날들// 단단한 그리움 아쉬움 모두를 이 작은 종이그릇에 어떻게 다 담을 수 있을까 // 바다 건너온 바람이 옆에서 소리 높여 활자를 읽어주자/ 다섯 줄 골똘한 단문/ 한 뼘씩 목마른 곡절로 행간을 넓혀가며/ 다섯 장 장문으로 커가는 중인지// 하늘이나 알고 땅이나 알고 있을/ 그녀만의 방언, / 내 속까지 파고드는 둥그런 파동/ 자꾸 터져만 간다
----〈그리움의 크기〉 전문
조영심 시인의 〈그리움의 크기〉는 외로움의 크기가 되고, 이 외로움의 크기는 소외감의 크기가 된다. 그리움과 외로움과 소외감의 삼각관계 속에서 인간 소외의 ‘막장 드라마’가 펼쳐지며, 영원한 타인에 불과한 할머니와 그녀의 딸인 듯한 시적 화자의 “다섯 줄 골똘한 단문”이 “다섯 장 장문으로” 변주되는 〈그리움의 크기〉가 그 위용을 드러내게 된다. “그리움에는 닿지도 못할 한 뼘 엽서”, 즉, 대단히 안타깝고 아쉬운 그리움은 “다섯 줄 골똘한 단문/ 한 뼘씩 목마른 곡절로 행간을 넓혀가며/ 다섯 장 장문으로 커가는 중인지”라는 시구를 낳고, 그 결과, “하늘이나 알고 땅이나 알고 있을/ 그녀만의 방언”이 탄생하게 된다. 하늘이나 알고 땅이나 알고 있을 그녀만의 방언은 그리움의 내용이 되고, 이 그리움의 내용은 이 세상의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우게 된다. 언어에 구체적인 감정을 부여하고, 그 언어가 살아서 말과 노래가 되고, 〈그리움의 크기〉는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우게 된다.
----〈그리움의 크기〉 전문
조영심 시인의 〈그리움의 크기〉는 외로움의 크기가 되고, 이 외로움의 크기는 소외감의 크기가 된다. 그리움과 외로움과 소외감의 삼각관계 속에서 인간 소외의 ‘막장 드라마’가 펼쳐지며, 영원한 타인에 불과한 할머니와 그녀의 딸인 듯한 시적 화자의 “다섯 줄 골똘한 단문”이 “다섯 장 장문으로” 변주되는 〈그리움의 크기〉가 그 위용을 드러내게 된다. “그리움에는 닿지도 못할 한 뼘 엽서”, 즉, 대단히 안타깝고 아쉬운 그리움은 “다섯 줄 골똘한 단문/ 한 뼘씩 목마른 곡절로 행간을 넓혀가며/ 다섯 장 장문으로 커가는 중인지”라는 시구를 낳고, 그 결과, “하늘이나 알고 땅이나 알고 있을/ 그녀만의 방언”이 탄생하게 된다. 하늘이나 알고 땅이나 알고 있을 그녀만의 방언은 그리움의 내용이 되고, 이 그리움의 내용은 이 세상의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우게 된다. 언어에 구체적인 감정을 부여하고, 그 언어가 살아서 말과 노래가 되고, 〈그리움의 크기〉는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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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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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에는 닿지도 못할 한 뼘 엽서를 본다// 휠체어에 앉은 그녀가/ 간절한 전언인 양/ 최초의 선언인 양/ 붙잡고 있는// 방금 보았지만 돌아서면 다시, 울컥/ 보고 싶어지는 온몸이 서늘해지는 그림// 몸과 정신의 이별을 견딤으로 버티는 벼랑 끝에서도 한 줄 소식에 달게, 매달리는 날들// 단단한 그리움 아쉬움 모두를 이 작은 종이그릇에 어떻게 다 담을 수 있을까 // 바다 건너온 바람이 옆에서 소리 높여 활자를 읽어주자/ 다섯 줄 골똘한 단문/ 한 뼘씩 목마른 곡절로 행간을 넓혀가며/ 다섯 장 장문으로 커가는 중인지// 하늘이나 알고 땅이나 알고 있을/ 그녀만의 방언, / 내 속까지 파고드는 둥그런 파동/ 자꾸 터져만 간다
----〈그리움의 크기〉 전문
조영심 시인의 〈그리움의 크기〉는 외로움의 크기가 되고, 이 외로움의 크기는 소외감의 크기가 된다. 그리움과 외로움과 소외감의 삼각관계 속에서 인간 소외의 '막장 드라마'가 펼쳐지며, 영원한 타인에 불과한 할머니와 그녀의 딸인 듯한 시적 화자의 "다섯 줄 골똘한 단문"이 "다섯 장 장문으로" 변주되는 〈그리움의 크기〉가 그 위용을 드러내게 된다. "그리움에는 닿지도 못할 한 뼘 엽서", 즉, 대단히 안타깝고 아쉬운 그리움은 "다섯 줄 골똘한 단문/ 한 뼘씩 목마른 곡절로 행간을 넓혀가며/ 다섯 장 장문으로 커가는 중인지"라는 시구를 낳고, 그 결과, "하늘이나 알고 땅이나 알고 있을/ 그녀만의 방언"이 탄생하게 된다. 하늘이나 알고 땅이나 알고 있을 그녀만의 방언은 그리움의 내용이 되고, 이 그리움의 내용은 이 세상의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우게 된다. 언어에 구체적인 감정을 부여하고, 그 언어가 살아서 말과 노래가 되고, 〈그리움의 크기〉는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우게 된다.
한 뼘의 엽서는 우주적인 크기의 그리움이 되고, 이 그리움은 새롭고 멋진 말인 그녀만의 방언으로 "내 속까지", 아니, 우리들의 가슴 속까지 파고드는 "둥그런 파동"으로 수많은 산울림의 효과까지도 얻게 된다. 조영심 시인의 〈그리움의 크기〉는 현실주의의 극치인데, 왜냐하면 "휠체어에 앉은 그녀가/ 간절한 전언인 양/ 최초의 선언인 양/ 붙잡고 있는" "한 뼘 엽서를" 너무나도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영심의 〈그리움의 크기〉는 심리주의의 극치인데, 왜냐하면 "한 뼘 엽서를" 통해서 "몸과 정신의 이별을 견딤으로 버티는 벼랑 끝에서도 한 줄 소식에 달게, 매달리는" 할머니(어머니)의 심리를 "방금 보았지만 돌아서면 다시, 울컥/ 보고 싶어지는 온몸이 서늘해지는" 그리움으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양병원의 할머니, 즉, 그리움의 주체자가 처한 위치, 장소, 환경, 입장에서 그의 현실주의와 심리주의가 솟아나오고, 그러나 그 할머니의 그리움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그림 엽서와 "다섯 줄 골똘한 단문"이 "다섯 장 장문으로 커가는" 반전에 의해서 조영심 시인의 〈그리움의 크기〉는 철학적 내용을 부여받으며, 우주적인 크기로 확대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만 하고, '몸과 정신의 이별을 견딤으로 버티는' 요양병원의 그리움의 말과 소리와 그 크기도 새로운 말과 소리와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움이 그리움을 낳고, 그리움은 영원히 충족되지 않으며, 하늘이나 땅이나 알고 있을 그녀만의 방언으로 그리움은 그리움의 몸집을 부풀린다. 육체는 쇠약하고 줄어들지만, 그리움은 더욱더 커가고, 그리움은 더욱더 건강한 몸통을 얻는다. 나도 아니고, 너도 아니고, '영원히 남남이며 혼자인 유령들'이 그리움을 살며, 그리움 속에 울부짖으며, 그리움의 산맥들과 우주들을 창출해낸다.
노인병원, 즉, 요양병원은 이 세상의 삶으로부터 격리된 곳이고, 삶보다는 죽음이 더 가까워, 이 세상이 아닌, 저 세상으로 가기 위한 대기장소와도 같은 곳이다. 이 세상의 삶은 더욱더 그립고, 저 세상은 다만 두렵고 무섭다. 이 두려움과 무서움 속에서의 그리움이란 그 얼마나 그립고 피 눈물나는 삶의 욕망이 배어있는 것이란 말인가? 그리움의 크기는 삶의 크기이고, 사랑의 크기이며, 그토록 처절한 외로움과 자기 소외감의 크기이다. "단단한 그리움 아쉬움 모두를 이 작은 종이그릇에" 담을 수도 없는 것처럼, 그리움이 크면 클수록 그리움의 대상과는 더욱더 만날 수가 없다. 그리움은 이별의 무대이고, 죽음의 무대이며, 나 아닌 타인, 아니 영원한 타인들인 '우리'가 저마다 외롭고 쓸쓸하게 퇴장해야할 '막장 드라마의 무대'이다.
이 세상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여, 과연 당신들에게 아들과 딸이 있고, 사랑하는 손자와 손녀들이 있었느냐? 오늘도, 지금 이 순간에도, 노인병원, 혹은 요양병원에서, 어느 누구도 모르게, 어느 누구와도 작별인사도 하지 못하고 수많은 유령들이 죽어가고 있을 뿐 것이다.
오시는가 하여 당신의 창가에 앉았습니다 진득하게 내리는 비는 어느 애통의 시간을 건너가더니 창밖에 내 존재를 밝히던 불빛마저 검게 적시고요/ 제 노래를 잊은 참새들이 홀로 선 벚나무에 낮고 작은 그림자로 앉자 이 밤도 비로소 쉽게 젖어가는 중입니다// 늦게 당도한 여린 빗방울만 멈춤 없이 내 연애의 기억 속으로 흐르고 있어요 바람의 땅에, 빗살이 세워지는 거기에 입술로 당신의 이름을 그려봅니다// 당신은 덩그렁 빗살무늬 쇠 북, 당신의 가슴팍을 두드리며 기대었던 나는, 제풀에 겨워 숨결이 풀리고 풀어져 바스러져가는 나무입니다// 어찌 나무가 쇠를 견딜까요// 당신은 그림자도 없이, 젖을 줄도 모르고 짙은 빗속으로 다시 멀어져 갑니다
----- 「회화」 전문
시인에게 사랑과 그리움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조영심 시인은 그리움의 어떤 힘, 추억의 어떤 힘으로 영혼을 맑게 재생시키고 있다. 그리움을 추억으로 불러일으키고, 추억으로 스스로를 지탱한다. 창밖의 비는 애통함으로 그려지고, 당신을 기다리는 화자는 당신의 부재로 존재적 의미를 소실한다. '제 노래를 잊은 참새'나 '늦게 도착한 여린 빗방울'과 같은 객관적상관물이 이런 화자의 내면 풍경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쇠북인 당신의 가슴팍이나 겨우 두드리는 화자는 제풀에 바스러져가는 나무기둥일 뿐, 도저히 당신을 이겨낼 수가 없다. 다만 "그림자도 없이, 젖을 줄도 모르"는 당신에 대한 성찰이, 당신의 부재와 존재를 모두 안고 살아가야 하는 화자의 운명을 재차 확인시켜줄 뿐이다. "짙은 빗속으로 다시 멀어져"가는 당신의 소멸에 대한 인정과 발견을, 시인은 역설적으로 사랑에 대한 인식의 확장을 보여준다.
끝없는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도 당신은 그저 '빗살무늬 쇠북'일 뿐이다. 내가 당신의 이름을 빗살로 새겨도 당신은 멀어져만 간다. 이렇게 멀어지는 당신에 대한 나의 미련 혹은 그리움은 당신과의 관계 소멸을 더욱 선명하게 그려낸다. 종을 이겨내지 못하는 나무기둥처럼, 쇠를 견디지 못하는 나무의 아픔은 온전히 화자의 몫이며, 그것이 결국 화자의 사랑을 상징하게 된다. 화자가 진실을 온전히 체화해내는 순간 비로소 고통은 더 이상 고통으로 여겨지지 않고, 소멸의 허무주의에서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시인이 보여주는 사랑에 대한 믿음이다. 차라리 "그 창살로 나를 치소서"라고 울부짖는 화자의 외침은 사랑의 운명을 받아들여 오히려 내면적 고통을 배가시키는데, 그럴수록 독자는 시인의 열망이 얼마나 열렬한가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열망은 표제작 「그리움의 크기」에서도 잘 드러난다. "벼랑 끝에서도 한 줄 소식에 달게, 매달리는" 시적 풍경은 시인이 그리움을 어떤 방식으로 수용하고 체화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 뼘의 길이로는 담아낼 수 없는 그리움과 안타까움은 기껏 다섯줄의 단문에서 다섯 장의 장문으로 넓혀지지만, 화자의 부푼 그리움을 온전히 담아낼 수는 없다. 화자가 지닌 그리움은 세상이 알 수 없는 크기여서, 하늘이나 땅이라야 겨우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이렇게 조영심 시인의 사랑과 그리움은 소멸과 부재의 방식으로 그 존재를 드러내는 미학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리움의 크기〉 전문
조영심 시인의 〈그리움의 크기〉는 외로움의 크기가 되고, 이 외로움의 크기는 소외감의 크기가 된다. 그리움과 외로움과 소외감의 삼각관계 속에서 인간 소외의 '막장 드라마'가 펼쳐지며, 영원한 타인에 불과한 할머니와 그녀의 딸인 듯한 시적 화자의 "다섯 줄 골똘한 단문"이 "다섯 장 장문으로" 변주되는 〈그리움의 크기〉가 그 위용을 드러내게 된다. "그리움에는 닿지도 못할 한 뼘 엽서", 즉, 대단히 안타깝고 아쉬운 그리움은 "다섯 줄 골똘한 단문/ 한 뼘씩 목마른 곡절로 행간을 넓혀가며/ 다섯 장 장문으로 커가는 중인지"라는 시구를 낳고, 그 결과, "하늘이나 알고 땅이나 알고 있을/ 그녀만의 방언"이 탄생하게 된다. 하늘이나 알고 땅이나 알고 있을 그녀만의 방언은 그리움의 내용이 되고, 이 그리움의 내용은 이 세상의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우게 된다. 언어에 구체적인 감정을 부여하고, 그 언어가 살아서 말과 노래가 되고, 〈그리움의 크기〉는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우게 된다.
한 뼘의 엽서는 우주적인 크기의 그리움이 되고, 이 그리움은 새롭고 멋진 말인 그녀만의 방언으로 "내 속까지", 아니, 우리들의 가슴 속까지 파고드는 "둥그런 파동"으로 수많은 산울림의 효과까지도 얻게 된다. 조영심 시인의 〈그리움의 크기〉는 현실주의의 극치인데, 왜냐하면 "휠체어에 앉은 그녀가/ 간절한 전언인 양/ 최초의 선언인 양/ 붙잡고 있는" "한 뼘 엽서를" 너무나도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영심의 〈그리움의 크기〉는 심리주의의 극치인데, 왜냐하면 "한 뼘 엽서를" 통해서 "몸과 정신의 이별을 견딤으로 버티는 벼랑 끝에서도 한 줄 소식에 달게, 매달리는" 할머니(어머니)의 심리를 "방금 보았지만 돌아서면 다시, 울컥/ 보고 싶어지는 온몸이 서늘해지는" 그리움으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양병원의 할머니, 즉, 그리움의 주체자가 처한 위치, 장소, 환경, 입장에서 그의 현실주의와 심리주의가 솟아나오고, 그러나 그 할머니의 그리움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그림 엽서와 "다섯 줄 골똘한 단문"이 "다섯 장 장문으로 커가는" 반전에 의해서 조영심 시인의 〈그리움의 크기〉는 철학적 내용을 부여받으며, 우주적인 크기로 확대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만 하고, '몸과 정신의 이별을 견딤으로 버티는' 요양병원의 그리움의 말과 소리와 그 크기도 새로운 말과 소리와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움이 그리움을 낳고, 그리움은 영원히 충족되지 않으며, 하늘이나 땅이나 알고 있을 그녀만의 방언으로 그리움은 그리움의 몸집을 부풀린다. 육체는 쇠약하고 줄어들지만, 그리움은 더욱더 커가고, 그리움은 더욱더 건강한 몸통을 얻는다. 나도 아니고, 너도 아니고, '영원히 남남이며 혼자인 유령들'이 그리움을 살며, 그리움 속에 울부짖으며, 그리움의 산맥들과 우주들을 창출해낸다.
노인병원, 즉, 요양병원은 이 세상의 삶으로부터 격리된 곳이고, 삶보다는 죽음이 더 가까워, 이 세상이 아닌, 저 세상으로 가기 위한 대기장소와도 같은 곳이다. 이 세상의 삶은 더욱더 그립고, 저 세상은 다만 두렵고 무섭다. 이 두려움과 무서움 속에서의 그리움이란 그 얼마나 그립고 피 눈물나는 삶의 욕망이 배어있는 것이란 말인가? 그리움의 크기는 삶의 크기이고, 사랑의 크기이며, 그토록 처절한 외로움과 자기 소외감의 크기이다. "단단한 그리움 아쉬움 모두를 이 작은 종이그릇에" 담을 수도 없는 것처럼, 그리움이 크면 클수록 그리움의 대상과는 더욱더 만날 수가 없다. 그리움은 이별의 무대이고, 죽음의 무대이며, 나 아닌 타인, 아니 영원한 타인들인 '우리'가 저마다 외롭고 쓸쓸하게 퇴장해야할 '막장 드라마의 무대'이다.
이 세상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여, 과연 당신들에게 아들과 딸이 있고, 사랑하는 손자와 손녀들이 있었느냐? 오늘도, 지금 이 순간에도, 노인병원, 혹은 요양병원에서, 어느 누구도 모르게, 어느 누구와도 작별인사도 하지 못하고 수많은 유령들이 죽어가고 있을 뿐 것이다.
오시는가 하여 당신의 창가에 앉았습니다 진득하게 내리는 비는 어느 애통의 시간을 건너가더니 창밖에 내 존재를 밝히던 불빛마저 검게 적시고요/ 제 노래를 잊은 참새들이 홀로 선 벚나무에 낮고 작은 그림자로 앉자 이 밤도 비로소 쉽게 젖어가는 중입니다// 늦게 당도한 여린 빗방울만 멈춤 없이 내 연애의 기억 속으로 흐르고 있어요 바람의 땅에, 빗살이 세워지는 거기에 입술로 당신의 이름을 그려봅니다// 당신은 덩그렁 빗살무늬 쇠 북, 당신의 가슴팍을 두드리며 기대었던 나는, 제풀에 겨워 숨결이 풀리고 풀어져 바스러져가는 나무입니다// 어찌 나무가 쇠를 견딜까요// 당신은 그림자도 없이, 젖을 줄도 모르고 짙은 빗속으로 다시 멀어져 갑니다
----- 「회화」 전문
시인에게 사랑과 그리움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조영심 시인은 그리움의 어떤 힘, 추억의 어떤 힘으로 영혼을 맑게 재생시키고 있다. 그리움을 추억으로 불러일으키고, 추억으로 스스로를 지탱한다. 창밖의 비는 애통함으로 그려지고, 당신을 기다리는 화자는 당신의 부재로 존재적 의미를 소실한다. '제 노래를 잊은 참새'나 '늦게 도착한 여린 빗방울'과 같은 객관적상관물이 이런 화자의 내면 풍경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쇠북인 당신의 가슴팍이나 겨우 두드리는 화자는 제풀에 바스러져가는 나무기둥일 뿐, 도저히 당신을 이겨낼 수가 없다. 다만 "그림자도 없이, 젖을 줄도 모르"는 당신에 대한 성찰이, 당신의 부재와 존재를 모두 안고 살아가야 하는 화자의 운명을 재차 확인시켜줄 뿐이다. "짙은 빗속으로 다시 멀어져"가는 당신의 소멸에 대한 인정과 발견을, 시인은 역설적으로 사랑에 대한 인식의 확장을 보여준다.
끝없는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도 당신은 그저 '빗살무늬 쇠북'일 뿐이다. 내가 당신의 이름을 빗살로 새겨도 당신은 멀어져만 간다. 이렇게 멀어지는 당신에 대한 나의 미련 혹은 그리움은 당신과의 관계 소멸을 더욱 선명하게 그려낸다. 종을 이겨내지 못하는 나무기둥처럼, 쇠를 견디지 못하는 나무의 아픔은 온전히 화자의 몫이며, 그것이 결국 화자의 사랑을 상징하게 된다. 화자가 진실을 온전히 체화해내는 순간 비로소 고통은 더 이상 고통으로 여겨지지 않고, 소멸의 허무주의에서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시인이 보여주는 사랑에 대한 믿음이다. 차라리 "그 창살로 나를 치소서"라고 울부짖는 화자의 외침은 사랑의 운명을 받아들여 오히려 내면적 고통을 배가시키는데, 그럴수록 독자는 시인의 열망이 얼마나 열렬한가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열망은 표제작 「그리움의 크기」에서도 잘 드러난다. "벼랑 끝에서도 한 줄 소식에 달게, 매달리는" 시적 풍경은 시인이 그리움을 어떤 방식으로 수용하고 체화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 뼘의 길이로는 담아낼 수 없는 그리움과 안타까움은 기껏 다섯줄의 단문에서 다섯 장의 장문으로 넓혀지지만, 화자의 부푼 그리움을 온전히 담아낼 수는 없다. 화자가 지닌 그리움은 세상이 알 수 없는 크기여서, 하늘이나 땅이라야 겨우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이렇게 조영심 시인의 사랑과 그리움은 소멸과 부재의 방식으로 그 존재를 드러내는 미학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목차
목차
시인의 말 5
1부 시월의 봄
그리움 12
여자만 가는 길 13
길을 잃다 14
꽃그늘 15
시월의 봄 16
모천 가는 길 18
청자상감매로학접문사이호靑磁象嵌梅蘆鶴蝶文四耳壺 20
정, 떼다 21
담살이 22
드라이브 스루 24
타드랑, 발을 묶어 26
부적 2 -시 또는 그림 28
동무생각 29
피아노 맨 30
새를 쫓는 사람들 31
2부 그리움의 크기
그리움의 크기 34
회화 36
우리는 37
간다, 물 먹으러 38
레슨 일기 39
돌무덤 40
요절시인께 드리는 편지 42
중고 44
높고 깊고 견고한 46
동짓달 초여드레 48
길 없는 길 49
얼굴무늬 수막새 50
작은 소망 51
빈자리 52
등잔 밑이 어두워도 53
3부 쉼표를 연주하라
오지의 여자 56
동냥 중 57
매직아이 58
호모에렉투스 60
도서관 로맨스 62
넘너리 연가 64
거꾸로 보는 시 66
광장 이용 안내 68
쉼표를 연주하라 69
짝꿍 70
사그랑주머니 72
모계영자도母鷄領子圖 74
혼밥 존zone 76
눈물 방죽 78
먼 나라 우화 79
4부 사라진 것들은 어디로 가는가
추도 82
수행 83
무지개 84
밥 즉 통 85
발자국 연대기 86
생이별 88
얼굴바위 89
망해사 팽나무 90
문의 증언 92
흔들리는 그녀 93
사라진 것들은 어디로 가는가 94
별을 사다 96
어떤 눈물이 다녀 간 것일까 98
하늘 송頌 99
판을 열다 100
해설부재와 소멸로 완성되는 사랑김병호 104
1부 시월의 봄
그리움 12
여자만 가는 길 13
길을 잃다 14
꽃그늘 15
시월의 봄 16
모천 가는 길 18
청자상감매로학접문사이호靑磁象嵌梅蘆鶴蝶文四耳壺 20
정, 떼다 21
담살이 22
드라이브 스루 24
타드랑, 발을 묶어 26
부적 2 -시 또는 그림 28
동무생각 29
피아노 맨 30
새를 쫓는 사람들 31
2부 그리움의 크기
그리움의 크기 34
회화 36
우리는 37
간다, 물 먹으러 38
레슨 일기 39
돌무덤 40
요절시인께 드리는 편지 42
중고 44
높고 깊고 견고한 46
동짓달 초여드레 48
길 없는 길 49
얼굴무늬 수막새 50
작은 소망 51
빈자리 52
등잔 밑이 어두워도 53
3부 쉼표를 연주하라
오지의 여자 56
동냥 중 57
매직아이 58
호모에렉투스 60
도서관 로맨스 62
넘너리 연가 64
거꾸로 보는 시 66
광장 이용 안내 68
쉼표를 연주하라 69
짝꿍 70
사그랑주머니 72
모계영자도母鷄領子圖 74
혼밥 존zone 76
눈물 방죽 78
먼 나라 우화 79
4부 사라진 것들은 어디로 가는가
추도 82
수행 83
무지개 84
밥 즉 통 85
발자국 연대기 86
생이별 88
얼굴바위 89
망해사 팽나무 90
문의 증언 92
흔들리는 그녀 93
사라진 것들은 어디로 가는가 94
별을 사다 96
어떤 눈물이 다녀 간 것일까 98
하늘 송頌 99
판을 열다 100
해설부재와 소멸로 완성되는 사랑김병호 104
저자
저자
조영심
전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났고, 현재 여수정보과학고등학교 영어교사로 재직 중이다. 2007년, 계간시전문지 『애지』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는 『담을 헐다』와 『소리의 정원』이 있다.
조영심 시인은 그의 세 번째 시집인 『그리움의 크기』를 통해 부재와 소멸의 고독 을 받아들이면서도 사랑을 찾아나선다. 비록 여전한 외로움에 고통스러워 할 것 이며 시 쓰기를 통해서도 그 고통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위태로운 그 자리가 조 영심 시인의 시의 자리임도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조영심 시인은 그의 세 번째 시집인 『그리움의 크기』를 통해 부재와 소멸의 고독 을 받아들이면서도 사랑을 찾아나선다. 비록 여전한 외로움에 고통스러워 할 것 이며 시 쓰기를 통해서도 그 고통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위태로운 그 자리가 조 영심 시인의 시의 자리임도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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