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 꽃들 9(반경환 명시감상 13)
시인이자 평론가인 반경환이 쓰고 엮은 책으로 보다 새롭고 좀 더 쉽게 수많은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포켓북이라 할 수 있다. 기존의 유명한 시인들의 널리 알려진 작품이 아닌 그들의 신작시를 상세한 평가와 함께 감상할 수 있으며, 비교적 낯선 이름의 시인들의 작품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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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반칠환, 박준, 유계자, 김늘, 김혁분, 박방희, 조순희, 조옥엽, 권예자, 이주남, 정재규, 김진열, 송찬호, 장인무, 김순일, 최서림, 오현정, 박금선, 신혜진, 김종삼, 전민호, 이복규, 최혜옥, 정호승, 이순희, 황인찬, 최병근, 홍문식, 신용목, 기혁, 김미연, 권혁재, 김영수, 송유미, 이현채, 김광섭, 박주용, 김혜영, 서정란, 김도우, 조재형, 이문재, 황지우, 박언숙, 김기택, 이선희, 김정원, 박은주, 이수, 이은희, 남상진, 안지순, 정해영, 어향숙, 공광규, 채만희, 한현수, 유홍준, 이향아, 유채은, 최승자, 홍명희, 62명
명시감상의 예
천국은 모든 것이 가능하고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세계이고, 지옥은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느 것 하나 가능하지 않은 세계이다. 대부분의 인간들이 자나깨나 천국을 소망하고 있는데 반하여, 그러나 정호승 시인은 "지옥은 천국이다/ 지옥에도 꽃밭이 있고/ 깊은 산에 비도 내리고/ 새들이 날고/ 지옥에도 사랑이 있다"라고 역설하며, "나 이 세상 사는 동안/ 아무도 나를 데려가지 않아도/ 반드시 지옥을 찾아갈 것이다// 지옥에서 쫓겨나도/ 다시 찾아갈 것이다/ 당신을 만나/ 사랑할 것이다"라고 노래를 하게 된다.
그렇다. 지옥은 천국이다. 지옥은 최초의 시인이자 최후의 시인인 호머가 잠 들어 있는 곳이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가 살고 있는 곳이다. 모든 욕망과 집착을 다 버린 부처가 살고 있는 곳이고, 도덕군자들인 맹자와 공자가 살고 있는 곳이다.
---정호승의 [지옥은 천국이다]에서
장마, 태백의 광부와 태백 사람들의 슬픔이 장마가 되고, 더 이상 그들의 삶을 방치하면 한국 사회 전체가 장마에 휩쓸리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박준 시인의 시에는 담겨 있는 것이다.
장마다, 장마다. 제 몸통보다 더 큰 울음의 장마다!!
직관의 천재, 은유의 천재, 상징의 천재----, 이 천재의 힘이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언어의 장마를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박준의 {장마}에서
책은 앎(지혜)을 생산해내고, 앎은 권력을 생산해낸다. 권력은 부를 생산해내고, 부는 명예를 생산해낸다.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나라는 책의 공화국이며,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책베개를 베고 겨울잠을 자는 사람이다. 겨울잠은 너무나도 소중하고 꿀맛같은 꿈이며, 수천 년의 시간이 단 한 순간처럼 지나간다.
송찬호 시인은 커다란 덩치의 곰이며, 오늘도, 지금 이 순간에도 그의 책의 공화국에서 책베개를 베고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꿈을 꾼다.
---송찬호의 [책베개]에서
봄, 잔인한 봄.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이한 젊은이들에게 봄은 오지 않는다. 연애, 결혼, 출산, 취업, 내집마련, 희망, 취미, 인간 관계까지 포기한 'N포세대', 할 일은 없고, 해야 될 일은 많다. 권리는 없고, 의무만 많다. 꽃밭에 가면 철제 침대에 묶여 있는 젊은이들, 아무런 기약도 없이 슬픔에 잠겨 오줌을 눈다.
오랜 겨울, 입원실 같았던 겨울, 입원 동의서를 써준 그가 다녀갔지만, 나의 꿈은 실현되지 않는다.
아지랑이, 현깃증, 어지럽고, 또 어지럽다.
---기혁의 [아지랑이]에서
유계자 시인의 상상력은 '오래오래오래'라는 시간을 붙잡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순회하며, 그리고 현재로서 살아 움직이게 한다. '오래오래오래'는 과거이며 현재이고, 현재이며 미래이다. '오래오래오래'는 외할머니의 눈물 비린내의 시간이며, 갯메꽃 함성의 시간이고, 그리고 기적의 징검다리의 시간이다. 외삼촌은 살아 있고, 만선의 기쁨을 안고,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고향으로 돌아온다.
말과 이미지의 일치, 말과 삶의 일치, 시와 삶의 일치----. 말의 향연과 이미지의 향연과 이야기의 향연----. 너무나도 완벽하고 너무나도 극적인 구성상의 승리가 유계자 시인의 [오래오래오래]의 시적 토대라고 할 수가 있다.
----유계자의 [오래오래오래]에서
목차
목차
1부
12 _ 반칠환전쟁광 보호구역
18 _ 박 준장마
24 _ 유계자오래오래오래
30 _ 김 늘본명
38 _ 김혁분늑대와 함께 춤을
46 _ 박방희일기 쓰는 파리
50 _ 조순희매미
54 _ 조옥엽지구의 동승객들
62 _ 권예자나에게 타협하다
68 _ 이주남힘못
74 _ 정재규세발낙지
80 _ 김진열관
86 _ 송찬호책베개
90 _ 장인무양파
94 _ 김순일가면
98 _ 최서림시인의 선물
2부
106 _ 오현정아찔한 질서
114 _ 박금선도마
120 _ 신혜진절벽
126 _ 김종삼묵화墨畵
130 _ 전민호해탈
134 _ 이복규백제는 쓸쓸하다
140 _ 최혜옥블랙 스완
146 _ 정호승지옥은 천국이다
150 _ 이순희대기실
158 _ 황인찬구관조 씻기기
164 _ 최병근굴뚝꽃
168 _ 홍문식바보가 됐다
176 _ 신용목도하
182 _ 기혁아지랑이
184 _ 김미연베란다
190 _ 권혁재엉겅퀴꽃
3부
196 _ 김영수떠도는 낱말 들
206 _ 송유미너는 선물처럼 내게 왔다
210 _ 이현채한여름 밤의 룩셈부르크
216 _ 김광섭성북동 비둘기
224 _ 박주용동자승
226 _ 김혜영마네의 풀밭에서
234 _ 서정란꽃구름 카페
240 _ 김도우문어
246 _ 조재형할머니의 컬러프린터
252 _ 이문재소금창고
260 _ 황지우너를 기다리는 동안
266 _ 박언숙드라이플라워
272 _ 김기택밥 생각
278 _ 이선희소금의 밑바닥
284 _ 김정원늦가을 숲
4부
292 _ 박은주무명씨의 귀환
298 _ 이 수하수구
306 _ 이은희피향정에 들다
312 _ 남상진미더덕
318 _ 안지순흥부의 외출
326 _ 정해영꽃으로 서다
334 _ 어향숙약손
340 _ 공광규걸림돌
346 _ 채만희하회탈
352 _ 한현수목청꾼
358 _ 유홍준손
364 _ 이향아캔버스에 세우는 나라
370 _ 유채은야간 학교
374 _ 최승자악순환
378 _ 홍명희순위의 재구성
저자
저자
이 {사상의 꽃들}은 '반경환 명시감상'으로 기획된 것이지만, 보다 새롭고 좀 더 쉽게 수많은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포켓북이라고 할 수가 있다. 사상은 시의 씨앗이고, 시는 사상의 꽃이다. 그는 시를 철학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철학을 예술(시)의 관점에서 이해한다. 그의 글쓰기의 목표는 시와 철학의 행복한 만남을 통해서, 문학비평을 예술의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따라서 반경환의 문학비평은 다만 문학비평이 아니라 철학예술이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시는 행복한 꿈의 한 양식이며, 낙천주의를 양식화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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