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은 골목을 품는다(J.H CLASSIC 88)(양장본 Hardcover)
윤경 시집
『목련은 골목을 품는다』는 윤경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며, 그의 삶이 아름답고 단단하게 여물어 가는 과정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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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목련 환하게 피어나는 골목길 가득히 봄의 수런거림을 알 수 있었고, 폭포사 가는 길에서도 왁자하게 퍼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어 생기 넘치는 생명의 소망들이 충만했다.
몸을 반쯤 열고 서 있는 그는
절집처럼 고요하다
수런거리는 골목마저
산기를 느끼는지
깊은 숨을 몰아쉬며
몸을 풀고 있다
힘겹게 하늘을 받아내고 있다
봄볕 속으로 쏟아져 나온
꽃들의 웃음소리
가지마다 옥양목 한 마씩 감고 있어
골목이 왁자하다
낯가림하는 꽃의 속살들은
엄마, 엄마만 찾아
젖도 돌지 않는 몽오리를 물리고 있다
봄이면
들썩이는 골목길을
목련이 언뜻
먼저 품는다.
- 「목련은 골목을 품는다」전문
몸을 반쯤 열고 피어나는 목련은, 골목을 수런거리게 하며 깊은 숨을 몰아쉬고 있다. 힘겹게 하늘을 받치고 봄볕 속으로 쏟아져 나오는 꽃들의 웃음소리, 하얀 옥양목 한 마씩 감고 골목을 왁자하게 채우는 꽃망울로 터져 나올 듯하다.
봄이면 골목길을 들썩이며 목련이 피어나, 꽃의 속살들엔 마디마다 봄볕이 가득하다. 시인은, 목련 피어 나 웃음 소리 그득한 생의 이야기를 듣는다.
폭포사에 오르니
한 곳에 뿌리 내린 이웃들이
화르르 웃고 있다
진달래, 버드나무, 사스레피나무
툭툭, 나를 건드리며 오르는데
내 몸은 오래 된 줄기였는지
피가 잘 돌지 않아
물오르는 생가지만 쥐었다 폈다 한다
어린 순들이
엄마, 엄마를 찾는다
앞서가던 아이도
나를 찾는다
묵은 집처럼 나는
나를 비운지가 너무 오래 되었다는 것을
이곳에 와서야 알았다
여기저기
왁자한 어린 것들의 웃음소리
봄 산은 생기로 넘친다
- 「폭포사의 봄」 전문
생기로 넘치는 봄산, 아이들의 웃음소리처럼 툭툭 터져 나오는 어린 순들의 밝은 모습. 시인의 마음 또한 아름답고 생기 가득하다. 윤 시인은 이처럼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언제나 밝고 명랑하다. 세상을 향하는 따뜻한 마음은, 폭포사에 올라 있음에도 자연의 왁자한 웃음소리를 듣게 된다.
어린 것들의 웃음소리처럼 봄산은 생기로 넘치고, 나 자신을 비워 낼 줄 아는 시인으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소망으로 가득하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시를 아이처럼 낳고 싶었다
나를 빼 닮은
어설프지만 정이 가는 시
온몸으로 키우고 싶었다.
이젠 내 아이가
나를 맑게 해 준다
시를 몰라도
몇 마디 언어로 울고 웃는
기쁨아, 희망아
그들의 눈높이로 자란다. 나는
어머니의 마디 굵은 손과
관절염으로 힘겹게 내리 딛는 세월이
아프지 않았는데
아니다 이젠 아니다
내 아이가 나를 철들게 했다
조바심 나는 보폭으로
하루를 따라가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했는데
이젠 아니다
욕심 없는 아이들이
나를 비워냈다
내 아이가 나를 철들게 했다.
- [내 아이가 나를 철들게 했다」전문
아이를 키우면서 우리는 어머니를 마침내 깨닫게 된다. 관절염으로 힘겹게 내리딛는 어머니의 발걸음이 아프지 않았는데, 이젠 그 아픔이 연민과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생명을 잉태하고 탄생시킨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를 키워보니, 내 어머니가 어떠한 애착과 사랑으로 나를 키웠는지를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비로소 철들고 성숙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시 또한 어설프지만 나를 빼닮은 모습으로 낳아, 온몸으로 정성드려 키우고 싶은 열망으로만 차 있었다. 몇 마디의 언어로도 울고 웃는 시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를 키우면서 깨닫게 되었다.
목차
목차
1부
목련은 골목을 품는다
목련은 골목을 품는다 12
명지에서 생각을 굽다 13
튀밥 14
말 16
미스터 트롯 18
고등어 20
봄날 21
삼수령三水嶺에서 22
내 아이가 나를 철들게 했다. 24
그리움에게 26
쑥 이야기 28
동화책은 군불을 지핀다 30
나목 31
스케일링 32
사투리로 산다 33
첫사랑 34
나를 스캔하다 35
2부
내 기억은 곡선으로 꺾인다
내 기억은 곡선으로 꺾인다 38
빈 독 40
스킬 자수 41
꽃마을 - 구덕 문화공원에서 42
미포 철길 44
가로등 45
미스 트롯 46
따뜻한 빈자리 48
외출 49
눈 감으면 더 환해지는 길 - 고향 50
관음죽 52
그대와 나 사이 53
망초꽃 54
물기 빠진 生 55
그리움이 허리를 편다 56
완장 58
그는 모른다 59
늦은 밤 60
오늘도 길을 묻는다 61
자판기 62
섬 63
3부
호명하는 바다
호명하는 바다 66
정선 아우라지 추억 68
삼척 용화, 겨울 바다 70
송정에 오면 71
동암 앞바다 72
이방인 74
가든스 바이 더 베이 76
수승대 78
통영에 가면 80
비 내리는 산책길 82
대변항 84
하행 기차 85
가을 산사에서 86
바다가 보이는 전망대 87
당신들의 천국 88
달맞이 언덕 길 90
미륵산 92
4부
스토커
스토커 94
기다리는 나무 96
사람들은 저마다 색깔이 있다 98
안부 100
폭포사의 봄 101
밤의 기억 102
오래 된 집 - 어머니 103
아버지 105
분신 107
아이와 기차놀이를 한다 108
고백 109
횡설수설 - 성대 수술을 받고 110
어머니 111
미나리 112
내비게이션 113
족보를 펼치다 115
해설
삶이 아름답고 단단하게 여물어 가는 글들/김정자 117
저자
저자
윤경 시인의 시는 몇 번이고 곱씹어 보아야지만 그 맛을 알 수 있었다. 자연과 삶이 한데 어우러지는 곳에 시의 말들이 도사리고 있었고, 여행을 하더라도 그 속에 깊숙이 박혀 있는 그리움과 아픔들을 이해해야만 비로소 그 의미의 오묘함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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