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하는 꿈(지혜사랑 259)
이선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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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에는 문이 두 개 있었다
일반으로 들어가는 문과 시인으로 들어가는 문이었다
죽어서도 시인인 것을 기뻐하며 시인의 문으로 들어갔다
문 안에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부유해 보이는 세상이 있었다
사람들은 천천히 산책하고 먼 곳을 보며
움직임도 이야기도 조용조용했다
익숙한 모습의 사람들이 더러 보였다
기형도 시인이 잠시 바라보았지만 인사를 못 했다
서정주 시인도 저쪽에서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고
천상병 시인의 웃는 모습도 보였다
머뭇거리는데 윤동주 시인이 다가왔다
주변을 둘러보며 여기는 시인들의 세상이라고 했다
전생에서 쓴 시가 이곳에서는 재산이라고 했다
꿈인지 망상인지 문득 깨어나니 아침 햇살에 눈이 부신다
아직 나는 이 세상에 있었다
써 놓은 시가 부족해서 뒤돌아온 것만 같았다
이생에서 슬프고 외롭게 시를 쓰는 일이 복을 쌓는 일 같았다.
-「환생하는 꿈」 전문
이선희 시인의 말에 따르면, 저승에는 두 개의 문이 있었고, 일반인들이 들어가는 문과 시인이 들어가는 문이 있었다고 한다. 이선희 시인은 죽어서도 시인인 것을 기뻐하며 시인의 문으로 들어갔고, 그곳에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부유해 보이는 세상이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천천히 산책을 하고 먼 곳을 보며, 움직임도, 이야기도, 늘, 항상 사유하며 생각하는 사람들답게 조용조용했던 것이다. 기형도 시인이 잠시 바라보았지만 인사를 못했고, 서정주 시인도 저쪽에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천상병 시인의 웃는 모습도 보였고, 주변을 둘러보며 머뭇거리는데 윤동주 시인이 다가와 여기는 시인들의 세상이라고 했다고 한다. 전생에서 쓴 시가 이곳에서는 재산이 된다고 했는데, 꿈인지 망상인지 문득 깨어나 보니 아침 햇살에 눈이 부셨고, 나는 아직도 이 세상에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이선희 시인의 「환생하는 꿈」은 오매불망, 꿈에도 그리던 ‘시인의 천국’으로 들어갔지만, 전생에서 쓴 시가 부족해 되돌아 온 안타까움이 배어 있는 시이며, 이제는 더욱더 온몸으로, 온몸으로 고귀하고 거룩한 시를 쓰겠다는 ‘자유 의지’가 돋보이는 ‘명시’라고 할 수가 있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고 복된 직업이 시인이고, 이 세상에서 더없이 슬프고 외롭게 시를 쓰는 일이 가장 복된 일이기 때문이다.
일반으로 들어가는 문과 시인으로 들어가는 문이었다
죽어서도 시인인 것을 기뻐하며 시인의 문으로 들어갔다
문 안에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부유해 보이는 세상이 있었다
사람들은 천천히 산책하고 먼 곳을 보며
움직임도 이야기도 조용조용했다
익숙한 모습의 사람들이 더러 보였다
기형도 시인이 잠시 바라보았지만 인사를 못 했다
서정주 시인도 저쪽에서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고
천상병 시인의 웃는 모습도 보였다
머뭇거리는데 윤동주 시인이 다가왔다
주변을 둘러보며 여기는 시인들의 세상이라고 했다
전생에서 쓴 시가 이곳에서는 재산이라고 했다
꿈인지 망상인지 문득 깨어나니 아침 햇살에 눈이 부신다
아직 나는 이 세상에 있었다
써 놓은 시가 부족해서 뒤돌아온 것만 같았다
이생에서 슬프고 외롭게 시를 쓰는 일이 복을 쌓는 일 같았다.
-「환생하는 꿈」 전문
이선희 시인의 말에 따르면, 저승에는 두 개의 문이 있었고, 일반인들이 들어가는 문과 시인이 들어가는 문이 있었다고 한다. 이선희 시인은 죽어서도 시인인 것을 기뻐하며 시인의 문으로 들어갔고, 그곳에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부유해 보이는 세상이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천천히 산책을 하고 먼 곳을 보며, 움직임도, 이야기도, 늘, 항상 사유하며 생각하는 사람들답게 조용조용했던 것이다. 기형도 시인이 잠시 바라보았지만 인사를 못했고, 서정주 시인도 저쪽에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천상병 시인의 웃는 모습도 보였고, 주변을 둘러보며 머뭇거리는데 윤동주 시인이 다가와 여기는 시인들의 세상이라고 했다고 한다. 전생에서 쓴 시가 이곳에서는 재산이 된다고 했는데, 꿈인지 망상인지 문득 깨어나 보니 아침 햇살에 눈이 부셨고, 나는 아직도 이 세상에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이선희 시인의 「환생하는 꿈」은 오매불망, 꿈에도 그리던 ‘시인의 천국’으로 들어갔지만, 전생에서 쓴 시가 부족해 되돌아 온 안타까움이 배어 있는 시이며, 이제는 더욱더 온몸으로, 온몸으로 고귀하고 거룩한 시를 쓰겠다는 ‘자유 의지’가 돋보이는 ‘명시’라고 할 수가 있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고 복된 직업이 시인이고, 이 세상에서 더없이 슬프고 외롭게 시를 쓰는 일이 가장 복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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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시는 열정이고, 열정은 에너지이고, 에너지는 불꽃이다. 어제도, 오늘도 수많은 시인들의 몸과 마음이 불 타오르고, 이 예술적인 아름다움이 전인류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대대로 이어진다. 기형도 시인에게로 이어지고, 서정주 시인에게로 이어진다. 천상병 시인에게로 이어지고, 윤동주 시인에게로 이어지고, 그 다음에, 이선희 시인에게로 이어진다.
시와 생명은 하나이고, 시와 생명의 불꽃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예의 불꽃으로 타오른다. 이선희 시인의 「환생하는 꿈」은 낡디 낡은 시인의 탈을 벗고 고귀하고 거룩한 시인으로 탄생하는 기적의 순간이자, 그 고귀하고 거룩한 시인들에게 '하늘의 축복'이 쏟아지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멋진 명시라고 할 수가 있다.
저승은 지옥이 아닌 축복의 땅이 되고, 고귀하고 거룩한 시인들의 열정으로 전인류의 지상낙원인 '시인의 천국'이 펼쳐진다.
반경 안으로 들어와 움직이는 것들에만 반응하는 습성이 있다// 반경 안으로 들어오는 것들이 한정되어 있어 밝아지는 일은 드물다// 가끔 헛것을 보고 밝아지고/ 착각으로 밝아지기도 한다/ 반경 안에 들어와 팔을 휘젓는 물체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필요 없이 반응을 하거나 너무 늦은 반응으로 자주 의심을 산다// 혼자 켜지고 꺼진다/ 울다가 웃는다 혼자// 좀처럼 반경 안으로 들어서려 하지 않는 물체를 기다리며/ 오래전부터 준비 완료 상태로 늙고 있다
-「현관의 센서 등」전문
이선희 시인의 「현관의 센서 등」은 자연과학적인 냉멸동물이면서도, 아주 정서가 불안한 치매환자(정신병자)와도 같다. 이선희 시인은 첨단과학의 산물인 '현관의 센서등'에 인간성을 부여하고, 그것의 양면성을 극사실적으로 묘사해낸다. "반경 안으로 들어와 움직이는 것들에만 반응하는 습성이 있다","반경 안으로 들어오는 것들이 한정되어 있어 밝아지는 일은 드물다"라는 「현관의 센서 등」의 기능을 발견하고, 그러나 그 기능을 극적으로 반전시켜,"가끔 헛것을 보고 밝아지고/ 착각으로 밝아지기도 한다/ 반경 안에 들어와 팔을 휘젓는 물체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라는 시구나"혼자 켜지고 꺼진다/ 울다가 웃는다 혼자"라는 시구에서처럼 바보 천치와도 같은 인물로 희화화시킨다. 스티븐 호킹같은 천체 물리학자(냉혈동물)가 바보 천치가 된 것이고, 이 바보 천치는 아주 오래전부터 영원히 불가능한'불로장생의 꿈'으로 늙어버린 치매환자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 듯이, 모든 시인들은 이제부터라도 자연과학의 멱살을 움켜쥐고 제정신을 차리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산다는 것은 죽는다는 것이고, 죽는다는 것은 산다는 것이다. 하루바삐 '인생 70'의 '인간수명제'*를 실시하여 지구촌을 더욱더 젊고 푸르게 가꾸지 않으면 안 된다.
어느 누구도 이선희 시인의 「현관의 센서 등」처럼, 또는 고독사하는 늙은이나 요양병원의 환자들처럼 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인간들을 행복하게 할 수는 없지만, 아름답고 멋진 죽음, 즉, 전인류가 참여하는 '존엄사'는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 이선희 시인은 '일인다역의 모노드라마'의 주연배우이며, 대단히 뛰어나고 훌륭한 시인이라고 할 수가 있다.
줄 하나만 있으면 하늘/ 끝까지도 오를 수 있겠다/ 기회만 되면 붕붕 떠오르는 가벼움/ 줄 하나에 의지해 오만과 탐욕과/ 착각을 가득 끌어안고 부풀어 오른다/ 얼마 후에 찌그러지겠다는/ 꼬리표가 속절없이 펄럭인다// 굳세게 땅을 딛고 살려고/
발바닥은 굳은살 박아가며 단단해지는데/ 내 어디에 생긴 구멍들일까/ 수시로 들락거리는 헛바람/ 어디서 불어온 헛된 망상일까 빵빵한 기대/ 아무리 꽁꽁 동여매도 빠져나가는 탱탱한 生// 허공에 떠 있는 찌그러진 애드벌룬/ 질기디질긴 줄에 매달려 뒤뚱뒤뚱/ 목을 끊을 수도/줄을 끊을 수도 없다
-「애드벌룬」 전문
이선희 시인의 「애드벌룬」는 권력욕망과 성적욕망 위에 기반을 둔 상승욕망이며, 그 욕망이 애드벌룬처럼 전혀 터무니 없고 허무맹랑한 헛된 망상으로 부풀어 있다는 것을 뜻한다."굳세게 땅을 딛고 살려고/ 발바닥은 굳은살 박아가며 단단해"지지 만,"내 어디에 생긴 구멍들일까/ 수시로 들락거리는 헛바람/ 어디서 불어온 헛된 망상일까 빵빵한 기대/ 아무리 꽁꽁 동여매도 빠져나가는 탱탱한 生"이라는 시구에서처럼,'빵빵한 기대','탱탱한 生', 즉,'헛된 망상'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산다는 것은 욕망을 갖는다는 것이며, 욕망을 갖는다는 것은 높이 높이,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는 것이다. 날아오른다는 것은 추락한다는 것이고, 추락한다는 것은 인간의 욕망이 실패를 한다는 것이다.
줄 하나만 있으면 하늘 끝까지 날아오를 수 있다는 욕망, 기회만 되면 붕붕 떠오를 것 같은 가벼움, 모든 욕망은 상승욕망이고, 이 상승욕망은 애드벌룬과도 같다. 기회만 있으면 하늘 끝까지 날아오를 것 같지만, 그러나 애드벌룬은 줄에 묶여있고,"얼마 후에 찌그러지겠다는/ 꼬리표"처럼 속절없이 추락하고 만다. 천제가 될수만 있다면 도덕과 윤리와 정의와 사랑과 우정을 다 버리고 언제, 어느 때나 배신을 때릴 준비가 되어 있지만, 그러나 이 천제의 꿈은 중력의 법칙에 구속되어 있다. 줄의 한쪽은 상승이고, 줄의 한쪽은 추락이며, 이 상승과 하강은 우주의 역사가 종말을 맞이할 때까지 결코 깨어지지 않는다. 줄의 한계를 벗어나려면 오만과 탐욕의 죄가 씌워지고, 줄의 한계에서 벗어나려는 욕망이 없으면 생존만이 최고인 이 세상의 어중이 떠중이들의 삶에 지나지 않게 된다.
우리 인간들의 삶은 애드벌룬과도 같고, 이 애드벌룬과도 같은 삶은 줄(중력의 법칙)에 묶여 있다. 바람이 채워지면 부풀어 오르고, 부풀어 오르면 찌그러진다. 기대, 욕망, 희망, 꿈 등은 부풀어 오르고, 상심, 절망, 오만, 탐욕 등은 찌그러진다. 이선희 시인의 「애드벌룬」는 상승과 하강의 변증법을 통하여'애드벌룬'과도 같은 삶을 매우 날카롭고 예리하게 파헤치며, 그 어릿광대와도 같은 인간을 자기 자신만이 아닌 우리 인간들의 초상으로 변모시켜 놓는다.
천제, 황제, 대왕, 왕 등은 결코 신이 될 수 없지만, 그러나 우리 인간들은 전지전능한 신에 대한 욕망을 버릴 수가 없다."허공에 떠 있는 찌그러진 애드벌룬"처럼"질기디질긴 줄에 매달려 뒤뚱뒤뚱"거리면서도,"목을 끊을 수도/ 줄을 끊을 수도 없다."
천제와 어릿광대는 둘이 아닌 하나다. 천제에 강조점을 두면 비극이 되고, 어릿광대에 강조점을 두면 희극이 된다. 이선희 시인의 풍자와 해학은 냉소, 조소, 조롱, 야유에 기반을 둔 희극이지만, 그러나 그는 천제의 꿈을 버릴 수 없는 어릿광대와도 같다.
시와 생명은 하나이고, 시와 생명의 불꽃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예의 불꽃으로 타오른다. 이선희 시인의 「환생하는 꿈」은 낡디 낡은 시인의 탈을 벗고 고귀하고 거룩한 시인으로 탄생하는 기적의 순간이자, 그 고귀하고 거룩한 시인들에게 '하늘의 축복'이 쏟아지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멋진 명시라고 할 수가 있다.
저승은 지옥이 아닌 축복의 땅이 되고, 고귀하고 거룩한 시인들의 열정으로 전인류의 지상낙원인 '시인의 천국'이 펼쳐진다.
반경 안으로 들어와 움직이는 것들에만 반응하는 습성이 있다// 반경 안으로 들어오는 것들이 한정되어 있어 밝아지는 일은 드물다// 가끔 헛것을 보고 밝아지고/ 착각으로 밝아지기도 한다/ 반경 안에 들어와 팔을 휘젓는 물체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필요 없이 반응을 하거나 너무 늦은 반응으로 자주 의심을 산다// 혼자 켜지고 꺼진다/ 울다가 웃는다 혼자// 좀처럼 반경 안으로 들어서려 하지 않는 물체를 기다리며/ 오래전부터 준비 완료 상태로 늙고 있다
-「현관의 센서 등」전문
이선희 시인의 「현관의 센서 등」은 자연과학적인 냉멸동물이면서도, 아주 정서가 불안한 치매환자(정신병자)와도 같다. 이선희 시인은 첨단과학의 산물인 '현관의 센서등'에 인간성을 부여하고, 그것의 양면성을 극사실적으로 묘사해낸다. "반경 안으로 들어와 움직이는 것들에만 반응하는 습성이 있다","반경 안으로 들어오는 것들이 한정되어 있어 밝아지는 일은 드물다"라는 「현관의 센서 등」의 기능을 발견하고, 그러나 그 기능을 극적으로 반전시켜,"가끔 헛것을 보고 밝아지고/ 착각으로 밝아지기도 한다/ 반경 안에 들어와 팔을 휘젓는 물체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라는 시구나"혼자 켜지고 꺼진다/ 울다가 웃는다 혼자"라는 시구에서처럼 바보 천치와도 같은 인물로 희화화시킨다. 스티븐 호킹같은 천체 물리학자(냉혈동물)가 바보 천치가 된 것이고, 이 바보 천치는 아주 오래전부터 영원히 불가능한'불로장생의 꿈'으로 늙어버린 치매환자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 듯이, 모든 시인들은 이제부터라도 자연과학의 멱살을 움켜쥐고 제정신을 차리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산다는 것은 죽는다는 것이고, 죽는다는 것은 산다는 것이다. 하루바삐 '인생 70'의 '인간수명제'*를 실시하여 지구촌을 더욱더 젊고 푸르게 가꾸지 않으면 안 된다.
어느 누구도 이선희 시인의 「현관의 센서 등」처럼, 또는 고독사하는 늙은이나 요양병원의 환자들처럼 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인간들을 행복하게 할 수는 없지만, 아름답고 멋진 죽음, 즉, 전인류가 참여하는 '존엄사'는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 이선희 시인은 '일인다역의 모노드라마'의 주연배우이며, 대단히 뛰어나고 훌륭한 시인이라고 할 수가 있다.
줄 하나만 있으면 하늘/ 끝까지도 오를 수 있겠다/ 기회만 되면 붕붕 떠오르는 가벼움/ 줄 하나에 의지해 오만과 탐욕과/ 착각을 가득 끌어안고 부풀어 오른다/ 얼마 후에 찌그러지겠다는/ 꼬리표가 속절없이 펄럭인다// 굳세게 땅을 딛고 살려고/
발바닥은 굳은살 박아가며 단단해지는데/ 내 어디에 생긴 구멍들일까/ 수시로 들락거리는 헛바람/ 어디서 불어온 헛된 망상일까 빵빵한 기대/ 아무리 꽁꽁 동여매도 빠져나가는 탱탱한 生// 허공에 떠 있는 찌그러진 애드벌룬/ 질기디질긴 줄에 매달려 뒤뚱뒤뚱/ 목을 끊을 수도/줄을 끊을 수도 없다
-「애드벌룬」 전문
이선희 시인의 「애드벌룬」는 권력욕망과 성적욕망 위에 기반을 둔 상승욕망이며, 그 욕망이 애드벌룬처럼 전혀 터무니 없고 허무맹랑한 헛된 망상으로 부풀어 있다는 것을 뜻한다."굳세게 땅을 딛고 살려고/ 발바닥은 굳은살 박아가며 단단해"지지 만,"내 어디에 생긴 구멍들일까/ 수시로 들락거리는 헛바람/ 어디서 불어온 헛된 망상일까 빵빵한 기대/ 아무리 꽁꽁 동여매도 빠져나가는 탱탱한 生"이라는 시구에서처럼,'빵빵한 기대','탱탱한 生', 즉,'헛된 망상'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산다는 것은 욕망을 갖는다는 것이며, 욕망을 갖는다는 것은 높이 높이,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는 것이다. 날아오른다는 것은 추락한다는 것이고, 추락한다는 것은 인간의 욕망이 실패를 한다는 것이다.
줄 하나만 있으면 하늘 끝까지 날아오를 수 있다는 욕망, 기회만 되면 붕붕 떠오를 것 같은 가벼움, 모든 욕망은 상승욕망이고, 이 상승욕망은 애드벌룬과도 같다. 기회만 있으면 하늘 끝까지 날아오를 것 같지만, 그러나 애드벌룬은 줄에 묶여있고,"얼마 후에 찌그러지겠다는/ 꼬리표"처럼 속절없이 추락하고 만다. 천제가 될수만 있다면 도덕과 윤리와 정의와 사랑과 우정을 다 버리고 언제, 어느 때나 배신을 때릴 준비가 되어 있지만, 그러나 이 천제의 꿈은 중력의 법칙에 구속되어 있다. 줄의 한쪽은 상승이고, 줄의 한쪽은 추락이며, 이 상승과 하강은 우주의 역사가 종말을 맞이할 때까지 결코 깨어지지 않는다. 줄의 한계를 벗어나려면 오만과 탐욕의 죄가 씌워지고, 줄의 한계에서 벗어나려는 욕망이 없으면 생존만이 최고인 이 세상의 어중이 떠중이들의 삶에 지나지 않게 된다.
우리 인간들의 삶은 애드벌룬과도 같고, 이 애드벌룬과도 같은 삶은 줄(중력의 법칙)에 묶여 있다. 바람이 채워지면 부풀어 오르고, 부풀어 오르면 찌그러진다. 기대, 욕망, 희망, 꿈 등은 부풀어 오르고, 상심, 절망, 오만, 탐욕 등은 찌그러진다. 이선희 시인의 「애드벌룬」는 상승과 하강의 변증법을 통하여'애드벌룬'과도 같은 삶을 매우 날카롭고 예리하게 파헤치며, 그 어릿광대와도 같은 인간을 자기 자신만이 아닌 우리 인간들의 초상으로 변모시켜 놓는다.
천제, 황제, 대왕, 왕 등은 결코 신이 될 수 없지만, 그러나 우리 인간들은 전지전능한 신에 대한 욕망을 버릴 수가 없다."허공에 떠 있는 찌그러진 애드벌룬"처럼"질기디질긴 줄에 매달려 뒤뚱뒤뚱"거리면서도,"목을 끊을 수도/ 줄을 끊을 수도 없다."
천제와 어릿광대는 둘이 아닌 하나다. 천제에 강조점을 두면 비극이 되고, 어릿광대에 강조점을 두면 희극이 된다. 이선희 시인의 풍자와 해학은 냉소, 조소, 조롱, 야유에 기반을 둔 희극이지만, 그러나 그는 천제의 꿈을 버릴 수 없는 어릿광대와도 같다.
목차
목차
시인의 말 5
1부
현관의 센서 등 12
바퀴 달린 가죽가방 13
사각의 마음 14
함정에 빠진 소 15
애드벌룬 16
마른 미역 17
내가 죽은 날 18
엄마의 칼 19
시든 채소처럼 20
가시 많은 물고기 21
저녁의 확대경 22
딱따구리 식당 23
장미의 의도 24
파킹의 늪 25
나무 수도승 26
2부
물의 관에서 28
파 29
실의 날 30
재개발지구 집들 31
구워지는 생선 32
참외의 조건 33
미안한 사이 - 칼랑코에에게 34
치킨의 부위 35
연습용 화살 36
그럼에도 불구하고 37
신 혹은 신발 38
자화상 - 신종 백치 아다다 39
빨래 일가족 40
시계 경전 41
조약돌 가족 42
3부
딱딱한 캔디 44
어떤 명상 45
비석 46
불편한 바게트 47
쌀의 일생 48
책장 49
가을비에 젖은 낙엽 50
두더지 여자 51
통하는 시간 52
오래된 성곽 53
매실 담그기 54
콩 55
벙어리 시인 56
오렌지 부처 57
깔끔한 각오 58
4부
실직 후 60
마음 세우기 61
환생하는 꿈 62
나비의 세상 63
뚜껑들 64
마음 공장 65
코로나, 그해 봄 66
박태기 68
양파의 혁신 69
유리는 관계다 70
양수 한 그릇 71
사다리의 유언 72
지독한 진보 73
사진관 풍경 74
줄 - 그네 위에서 75
해설
진실 혹은 지혜의 생생한 형상들
- 이선희의 시세계 / 이은봉 77
명시감상
이선희의 시 「환생하는 꿈」, 「현관의 센서등」,
「애드벌룬」 에 대하여 / 반경환 95
1부
현관의 센서 등 12
바퀴 달린 가죽가방 13
사각의 마음 14
함정에 빠진 소 15
애드벌룬 16
마른 미역 17
내가 죽은 날 18
엄마의 칼 19
시든 채소처럼 20
가시 많은 물고기 21
저녁의 확대경 22
딱따구리 식당 23
장미의 의도 24
파킹의 늪 25
나무 수도승 26
2부
물의 관에서 28
파 29
실의 날 30
재개발지구 집들 31
구워지는 생선 32
참외의 조건 33
미안한 사이 - 칼랑코에에게 34
치킨의 부위 35
연습용 화살 36
그럼에도 불구하고 37
신 혹은 신발 38
자화상 - 신종 백치 아다다 39
빨래 일가족 40
시계 경전 41
조약돌 가족 42
3부
딱딱한 캔디 44
어떤 명상 45
비석 46
불편한 바게트 47
쌀의 일생 48
책장 49
가을비에 젖은 낙엽 50
두더지 여자 51
통하는 시간 52
오래된 성곽 53
매실 담그기 54
콩 55
벙어리 시인 56
오렌지 부처 57
깔끔한 각오 58
4부
실직 후 60
마음 세우기 61
환생하는 꿈 62
나비의 세상 63
뚜껑들 64
마음 공장 65
코로나, 그해 봄 66
박태기 68
양파의 혁신 69
유리는 관계다 70
양수 한 그릇 71
사다리의 유언 72
지독한 진보 73
사진관 풍경 74
줄 - 그네 위에서 75
해설
진실 혹은 지혜의 생생한 형상들
- 이선희의 시세계 / 이은봉 77
명시감상
이선희의 시 「환생하는 꿈」, 「현관의 센서등」,
「애드벌룬」 에 대하여 / 반경환 95
저자
저자
이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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