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지혜사랑 267)
김형식 시집
김형식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인 『질문』은 ‘불교’와 ‘문학’이라는 2개의 축이 극적으로 결합하고 있는 보기 드문 수작秀作이라고 할 수가 있다. 김형식의 시에는 부처와 불교의 따뜻하고 넉넉하며 자유로운 가르침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마음의 평화는 영혼의 대화를 가능케 할 것이고, 마음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근원이자 그 모든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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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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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질의 문에서 나왔다
질문은 생명의 문
살아 있는 것은 모두 이곳에서 나왔다
태양도 지구도
석가도 예수도
철학도 예술도
질문에서 나왔다
질문에는 세 가지 갈증이 있다
그 하나는 모르는 것을 알고자 하는 것이요
그 둘은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고
그 셋은 지혜를 구하는 것이다
질문을 던져라
인간의 심장을 뜨겁게 하라
질문하지 않는 사람은
죽은 몸이다
질문만이 위대하고, 또, 위대하다
질문하고 질문하라
질의 문은 당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질문」 전문
이 시에는 언어에 민감한 시인의 역량이 잘 녹아 있고, 이것과 저것을 아우르는 복합적인 가능성이 내재한다. 김형식은 "질문"과 "질의 문(질문)"을 제시한다. 전자의 '질문(質問)'은 알기 위해서 묻는 행위를 뜻하고, 후자의 '질문'은 '질(膣)의 문' 곧 여성의 생식 통로를 의미한다. 시인은 앎을 추구하며 물음을 던지는 행위와 "살아 있는 것"이 "생명의 문"으로서의 '질'을 열고 나오는 행위를 겹쳐서 바라본다. 그가 포착한 '질문'에는 "태양"이나 "지구"와 같은 자연이나 우주가 있고, "석가"나 "예수"와 같은 인간이 있으며, "철학"이나 "예술"과 같은 학문이나 문화가 있다. 곧 김형석이 제안하는 질문은 이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을 포괄한다. 그에 의하면 "질문하지 않는 사람은", 진실로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모르는 것을 알고",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며, "지혜를 구하"게 되는 것일까? 시인의 바람처럼 질문을 실천함으로써 "존재를 증명"하는 이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사랑을 연기하다/ 배우가 되었다// 부부로 살아가는 것/ 무대 위에 사는 것/ 이 모두가 세상을 배우는 일이다// 만남은 이별을 배우고/ 이별은 만남을 배운다// 유상은 무상을 배우고/ 무상은 유상을 배운다// 삶은 죽음을 배우고/ 죽음은 삶을 배운다// 인생사 모두가 연기다// 배우며 사는 세상/ 우리 모두가 배우다
-「배우」 전문
김형식이 이 시에서 집중하는 영역은 "세상"이자 "인생사"이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가 주목하는 대상은 "부부"로 대표되는 인간의 "삶"과 "죽음"이다. 특이한 점은 시인이 도입한 렌즈로서의 어휘이다. 그것은 "배우", "무대", "연기" 등으로 구체화된다. 사람은 때로는 "사랑을 연기하"고, 때로는 미움을 연기한다. "부부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대 위에 서는 것"이고 "세상을 배우는 일이다" '사랑'과 '미움'이 하나이고, "만남"과 "이별"이 하나이며, "유상"과 "무상"이 하나이다. "우리 모두"는 "삶"과 "죽음"이 하나이고, "인생사 모두가 연기"임을 평생 "배우며" 살아간다. 인간은 누구나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로서의 운명을 살아간다. 인간의 인생은 결국 '배움'의 연속이자 '연기'의 연쇄라는 김형식의 값진 인식이 더없이 소중하다.
새벽 찬물에
얼굴을 씻고 나니
들리는 것은
모두가 부처님 법문이다
새소리
바람 소리
개울 물소리 건너
보니
부처 아닌 게 없다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
어제도
내일도 오늘
부처님 오시는 날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아 미 타 불
-「부처님 오신 날」 전문
'불교'와 관련된 일련의 정황은 김형식의 시 세계를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인용한 시에는 불교와 관련된 다채로운 요소들이 그득하다. 독자들로서는 우선 "부처", "부처님", "나무아미타불" 등 직접적으로 연결된 어휘에 주목하게 된다. 이 시에서 보다 중요한 측면은 간접적이고 내재화된 불교적인 요소이다. 우리는 2연의 "들리는 것은 모두가 부처님 법문이다", 4연의 "보니 부처 아닌 게 없다" 그리고 6연의 "어제도 내일도 오늘" 등에 주목할 수 있다. 이 시를 읽는 이들은 모든 곳에서 '부처님 법문'이 들리고, 모든 곳에서 '부처'를 만나며, 모든 날이 "부처님 오신 날"이 되는 신비로운 경험을 겪는다. 시인은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부처가 되어 맑고 향기로운 세상을 맞이하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육안으로 바라볼 때는/ 보이지 않던 안갯길도// 마음의 눈으로/ 살펴보면 길이 보인다// 아들아/ 인생길도 그렇다// 앞이 보이지 않을 때는/ 서두르지 말고/ 마음의 눈으로 살펴 보거라// 가만히 들여다보면/ 길이 보인다
-「아들에게」 전문
김형식의 시를 읽는 독자는 다양한 인간사를 경험할 수 있다. 시인은 '아버지'의 입장에서 "아들에게" 전하고 싶은 전언을 시로써 형상화한다. 김형식은 인간의 눈을 "육안"과 "마음의 눈"으로 구분한다. 그에 의하면 육체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던 "길"이 '마음의 눈' 또는 심안(心眼)에는 보이는 경우가 있다. 마음의 눈으로 찾을 수 있는 '길'은 인생의 방향과 관련된 "인생길"일 수 있다. 인생을 진행하다 보면 "앞이 보이지 않을 때"가 생기기 마련이다. 답답하고 암울한 상황에 놓인 '아들'에게 시인은 "서두르지 말고 마음의 눈으로 살펴 보거라", "가만히 들여다보면 길이 보인다"라는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우리는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생각하다 보면,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길' 또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음을 비로소 깨닫는다.
목차
목차
1부 무엇을 줄까
도반道伴
이 봄날에 석촌호수에
화해
討의 맛
식목일에
무엇을 줄까
춘설春雪
봄을 찾아서
봄소식
낙원을 찾아서
2부 병든 지구의 눈물
뱃놀이
입추
병든 지구의 눈물
열반송
홍수경보
빛과 실상
고성의 딸, 월이가 돌아 왔습니다.
인간에게
보름달을 삭히다
달무리
3부 아직도
왜냐하면
제물祭物
조사弔辭
정금새야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행복한 우리집
나의 남편
아직도
가을이면 좋겠다
4부 침묵이 입을 열다
부활
신을 죽여야 산다
월越담자
어머님의 노래
사비성의 가을
큰형님
개똥벌레를 찾고있다
침묵이 입을 열다
어둠의 목을 비틀고
이제 알겠다
5부 질문
별의 탄생
다슬기의 꿈
질문
죽비소리
종의 기원
불아화佛兒花
뒤척뒤척
바람이 읽는 시집
우수경칩雨水驚蟄
치마
6부 부처님 오신날
4월에 이사 들다
어머니의 기도 - 박연애 여사 유고집 권두 축시
가을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이 절 하나 짓는 것보다 낫다
이 嚴冬에 핀 연꽃 한 송이
배우
달마 화상의 현현
보자하니 - 문정희 시인의 「치마」를 읽고
부처님 오신 날
7부 반도체
복伏날
반도체
내 친구는 몇인가 - 고산, 윤선도 「五友歌」 화답 시
아들에게
시인이여, 사람이 되거라
一討聖, 한하운 문학회 낭송회 격려사
누가 신을 속였는가
모르쇠
여름 몇 잎
주인과 객
금환일식 - 김용택 시인의 「찔레꽃」 화답 시
8부 강강술래의 눈물
낚시
매실
이 땅의 주인은 누구인가
부모 마음
메아리
황홀경恍惚境
정문골 선바위
몽돌
강강술래의 눈물
9부 우리말 그 뿌리를 찾아서
고향 나그네
해도 해도
꿩꿩 장서방
내 아내는 노루귀
꽃마리
나룻배와 나그네
말의 씨앗
우리말 그 뿌리를 찾아서
우리말 그 뿌리를 찾아서
우리말 그 뿌리를 찾아서
우리말 그 뿌리를 찾아서
해설ㆍ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근원이자 모든 것으로서의
마음 - 김형식의 시 세계ㆍ권온
명시감상ㆍ김형식의 시 「질문」에 대하여ㆍ반경환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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