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혹은 유리잔(지혜사랑 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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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미끄러운 내 언어는 네게 닿을 수 없어
차가워
물속을 헤맬 때
물끄러미 식어 갈 때도
힘겨운 춤을 추는 물고기
체온을 기다리는 유리잔
물속에서도 목이 마른
꼬리치는 물고기에게, 물이
끓어오르길 기다리는 유리잔에
닿기를
몸만 남아
스스로를 할퀴며 파닥이는 물고기
찢긴 지느러미, 흩어진 비늘
반짝이는 건 순간이야
갇히거나 가두거나
비릿하고 투명해 깨지기 쉬운
거짓말 거짓말
- 「물고기, 혹은 유리잔」 전문
미끄러운 언어·차가운 그릇·숨가쁜 몸은 각각 소통의 매체가 되면서 동시에 감옥이 된다. 물고기는 물 없인 살 수 있으나 물에 예속되어 "물속에서도 목이 마른" 아이러니를 낳고, 유리잔의 투명성은 결핍을 더욱 선명히 드러낸다. 파닥이며 비늘이 반짝이는 순간은 해방처럼 보이지만 곧 "갇히거나 가두거나"로 회귀하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시는 투명하면 닿는다는 믿음을 "비릿하고 투명해… 거짓말"이라 단죄하며, 해방은 벽을 뚫는 사건이 아니라 체온·리듬·매체의 재배치를 통해 닿음을 다시 설계하는 느린 기술임을 우리에게 설득한다
김지요의 시에는 문틈의 빛, 냉장고의 날짜, 도서관 서가의 분류표, 독(甕)과 뚜껑, 컵과 파놉티콘, 거미줄과 풍선, 대숲과 바람처럼, 우리 일상의 배경이자 우리 삶의 통제 장치로 작동하는 사물들이 빈번히 등장한다. 이 사물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삶을 재배열하는 적극적 주체다. 시인은 이들 사물·비인간 존재들과 화자를 동일 평면에 세워 서로의 "호흡"을 듣고 받아 적는 일, 곧 '봉인된 일상'의 균열을 더듬는다.
이 시집의 첫 작품 「알」을 읽어보자.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
한 세계를 깨려고
냉장고 문 틈
새어드는 빛에 매달려
날짜를 센다
서른 개의 포커페이스
알들에 둘러싸여
일상은 복제되고 있다
기록할 수도
기억할 수도 없는 날들
똑같은 창문, 계단
숱한 난생卵生들
문을 걸어 잠그면
수인번호 TGYK2
'너머'로 옮겨가지 못한
하루가 또 저문다
- 「알」 전문
이 시는 복제된 일상의 감옥을 간결한 이미지로 압축하고 있다. "서른 개의 포커페이스 / 알들에 둘러싸여 / 일상은 복제되고 있다"에서 알의 무표정은 개체성의 삭제를, '서른 개'라는 개수 표기는 평균화된 소비 단위를 환기한다. 복제는 생산의 효율만이 아니라 감정의 균질화까지 가리키며, 화자는 동일한 날들의 반복 속에서 구체적 감각이 결핍된 "기록할 수도 / 기억할 수도 없는 날들"을 말할 뿐이다. 기록과 기억이 동시에 작동 불능일 때, 주체는 사는 중이 아니라 보관되는 중일 뿐인 상태에 놓인다. 냉장고는 그래서 단순한 가전제품이 아니라, 삶을 보관·분류·지연시키는 근대적 시간 장치의 은유가 된다.
알은 본래 '생성'의 상징이지만 이 시에서의 알은 상자 포장, 날짜 인쇄, 외관의 동일성으로 표준화된 상품이다. 이런 알들을 바라보는 시의 화자 역시 그들과 다를 바 없는 식별 가능한 단위가 되어간다. 즉, 생의 시작을 약속하던 알의 이미지가, 생을 관리하는 바코드적 감각으로 치환된다는 것이다. "문을 걸어 잠그면 / 수인번호 TGYK2"라는 구절이 이를 너무도 잘 말해주고 있다. TGYK2는 달걀의 고유 인식기호이면서 동시에 화자 자신에게 부여된 식별값처럼 읽힌다. 사물에 부착되던 기호가 주체에게로 이행하는 순간, 개인은 교체 가능한 단위로 환원된다. 이는 푸코가 말한 규율사회/통제사회의 표지들, 즉 감시, 표준화, 분류가 일상에 정착해 '나'를 관리되는 생명으로 만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번호'는 법적·제도적 인정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개별성의 말소를 뜻한다.
후반부의 "'너머'로 옮겨가지 못한 / 하루가 또 저문다"라는 구절은 시가 초반에 제기한 "세계를 깨려는" 의지가 결국 문턱에서 좌절되는 장면을 보여준다. '너머'는 일상의 관리 체계를 초과하는 초월, 변화, 탈주를 의미하지만, 하루는 이 경계를 건너지 못한 채 소멸한다. 이 작품은 체념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 균질화의 압력이 어떻게 일상의 단위들-날짜, 개수, 코드-로 침투하는지 면밀하게 체감하여 기록한다. 이 '체감의 정확성'이 바로 시 쓰기의 윤리이다. '저문다'로 끝나는 결말은 패배의 진술 같지만, 사실상 다음 날의 독해를 요청하는 개방형 종결이다. 내일도 '날짜를 센다'면, 우리는 무엇을 다르게 셀 것인가? '번호' 대신 '이름'을, '복제' 대신 '차이'를 세는 방식은 가능한가? 시는 해답을 명시하지 않되, 질문의 구조를 손에 쥐게 한다.
김지요의 시는 너머로의 탈주 자체가 아니라 '넘어가려는 몸의 시간'을 기록한다. 「알」의 복제된 일상, 「물고기, 혹은 유리잔」의 투명한 구속, 「덫」의 자발적 포획, 「거미의 세계」의 직조와 희생, 「완독」의 발효와 걷어냄, 「두루 헤아리며 깊은 생각에」의 유예된 독해, 「새의 시간」의 잠정적 비상, 「개가 걸어온다 도서관으로」의 감각적 독법 등은 '너머'를 즉시 성취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며 견디는 태도를 미학으로 정식화한다. 여기서 지연은 도피가 아니라 방법이며, 견딤은 체념이 아니라 윤리다.
이 시집의 에토스는 거대 담론의 선언이 아니라, 생활 세계의 미세한 봉인들, 이를테면 번호, 분류, 뚜껑, 통로를 감각화하고 느리게 만드는 힘에서 나온다. 번호를 이름으로 다시 세고, 복제를 차이로 다시 세며, 닫힘을 통기로 바꾸는 일. 발효의 시간처럼, 김지요의 언어는 '지금-여기'의 압력을 즉시 넘지 않고, 스스로를 숙성의 그릇에 담아 '너머'를 늦춘다. 늦춤은 실패의 다른 이름이 아니라, 타자를 수용할 여백을 마련하는 공간이며 시간이다.
'너머를 보류하는 기술'은 결국 읽기와 쓰기의 윤리에 연결된다. 급한 결론 대신 느린 절차, 단언 대신 반가의 자세, 해석 대신 받아쓰기, 소유 대신 소통. 이런 프로토콜을 통해 시는 관리되고 속박된 삶의 속도를 늦추고, 세계의 미세한 진동에 다시 귀를 기울인다. 그렇게 보류된 '너머'는 어느 날 문득 도래하는 사건이 아니라, 매일의 발효와 환기 속에서 조금씩 이동하는 경계의 이름이 된다.
차가워
물속을 헤맬 때
물끄러미 식어 갈 때도
힘겨운 춤을 추는 물고기
체온을 기다리는 유리잔
물속에서도 목이 마른
꼬리치는 물고기에게, 물이
끓어오르길 기다리는 유리잔에
닿기를
몸만 남아
스스로를 할퀴며 파닥이는 물고기
찢긴 지느러미, 흩어진 비늘
반짝이는 건 순간이야
갇히거나 가두거나
비릿하고 투명해 깨지기 쉬운
거짓말 거짓말
- 「물고기, 혹은 유리잔」 전문
미끄러운 언어·차가운 그릇·숨가쁜 몸은 각각 소통의 매체가 되면서 동시에 감옥이 된다. 물고기는 물 없인 살 수 있으나 물에 예속되어 "물속에서도 목이 마른" 아이러니를 낳고, 유리잔의 투명성은 결핍을 더욱 선명히 드러낸다. 파닥이며 비늘이 반짝이는 순간은 해방처럼 보이지만 곧 "갇히거나 가두거나"로 회귀하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시는 투명하면 닿는다는 믿음을 "비릿하고 투명해… 거짓말"이라 단죄하며, 해방은 벽을 뚫는 사건이 아니라 체온·리듬·매체의 재배치를 통해 닿음을 다시 설계하는 느린 기술임을 우리에게 설득한다
김지요의 시에는 문틈의 빛, 냉장고의 날짜, 도서관 서가의 분류표, 독(甕)과 뚜껑, 컵과 파놉티콘, 거미줄과 풍선, 대숲과 바람처럼, 우리 일상의 배경이자 우리 삶의 통제 장치로 작동하는 사물들이 빈번히 등장한다. 이 사물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삶을 재배열하는 적극적 주체다. 시인은 이들 사물·비인간 존재들과 화자를 동일 평면에 세워 서로의 "호흡"을 듣고 받아 적는 일, 곧 '봉인된 일상'의 균열을 더듬는다.
이 시집의 첫 작품 「알」을 읽어보자.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
한 세계를 깨려고
냉장고 문 틈
새어드는 빛에 매달려
날짜를 센다
서른 개의 포커페이스
알들에 둘러싸여
일상은 복제되고 있다
기록할 수도
기억할 수도 없는 날들
똑같은 창문, 계단
숱한 난생卵生들
문을 걸어 잠그면
수인번호 TGYK2
'너머'로 옮겨가지 못한
하루가 또 저문다
- 「알」 전문
이 시는 복제된 일상의 감옥을 간결한 이미지로 압축하고 있다. "서른 개의 포커페이스 / 알들에 둘러싸여 / 일상은 복제되고 있다"에서 알의 무표정은 개체성의 삭제를, '서른 개'라는 개수 표기는 평균화된 소비 단위를 환기한다. 복제는 생산의 효율만이 아니라 감정의 균질화까지 가리키며, 화자는 동일한 날들의 반복 속에서 구체적 감각이 결핍된 "기록할 수도 / 기억할 수도 없는 날들"을 말할 뿐이다. 기록과 기억이 동시에 작동 불능일 때, 주체는 사는 중이 아니라 보관되는 중일 뿐인 상태에 놓인다. 냉장고는 그래서 단순한 가전제품이 아니라, 삶을 보관·분류·지연시키는 근대적 시간 장치의 은유가 된다.
알은 본래 '생성'의 상징이지만 이 시에서의 알은 상자 포장, 날짜 인쇄, 외관의 동일성으로 표준화된 상품이다. 이런 알들을 바라보는 시의 화자 역시 그들과 다를 바 없는 식별 가능한 단위가 되어간다. 즉, 생의 시작을 약속하던 알의 이미지가, 생을 관리하는 바코드적 감각으로 치환된다는 것이다. "문을 걸어 잠그면 / 수인번호 TGYK2"라는 구절이 이를 너무도 잘 말해주고 있다. TGYK2는 달걀의 고유 인식기호이면서 동시에 화자 자신에게 부여된 식별값처럼 읽힌다. 사물에 부착되던 기호가 주체에게로 이행하는 순간, 개인은 교체 가능한 단위로 환원된다. 이는 푸코가 말한 규율사회/통제사회의 표지들, 즉 감시, 표준화, 분류가 일상에 정착해 '나'를 관리되는 생명으로 만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번호'는 법적·제도적 인정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개별성의 말소를 뜻한다.
후반부의 "'너머'로 옮겨가지 못한 / 하루가 또 저문다"라는 구절은 시가 초반에 제기한 "세계를 깨려는" 의지가 결국 문턱에서 좌절되는 장면을 보여준다. '너머'는 일상의 관리 체계를 초과하는 초월, 변화, 탈주를 의미하지만, 하루는 이 경계를 건너지 못한 채 소멸한다. 이 작품은 체념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 균질화의 압력이 어떻게 일상의 단위들-날짜, 개수, 코드-로 침투하는지 면밀하게 체감하여 기록한다. 이 '체감의 정확성'이 바로 시 쓰기의 윤리이다. '저문다'로 끝나는 결말은 패배의 진술 같지만, 사실상 다음 날의 독해를 요청하는 개방형 종결이다. 내일도 '날짜를 센다'면, 우리는 무엇을 다르게 셀 것인가? '번호' 대신 '이름'을, '복제' 대신 '차이'를 세는 방식은 가능한가? 시는 해답을 명시하지 않되, 질문의 구조를 손에 쥐게 한다.
김지요의 시는 너머로의 탈주 자체가 아니라 '넘어가려는 몸의 시간'을 기록한다. 「알」의 복제된 일상, 「물고기, 혹은 유리잔」의 투명한 구속, 「덫」의 자발적 포획, 「거미의 세계」의 직조와 희생, 「완독」의 발효와 걷어냄, 「두루 헤아리며 깊은 생각에」의 유예된 독해, 「새의 시간」의 잠정적 비상, 「개가 걸어온다 도서관으로」의 감각적 독법 등은 '너머'를 즉시 성취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며 견디는 태도를 미학으로 정식화한다. 여기서 지연은 도피가 아니라 방법이며, 견딤은 체념이 아니라 윤리다.
이 시집의 에토스는 거대 담론의 선언이 아니라, 생활 세계의 미세한 봉인들, 이를테면 번호, 분류, 뚜껑, 통로를 감각화하고 느리게 만드는 힘에서 나온다. 번호를 이름으로 다시 세고, 복제를 차이로 다시 세며, 닫힘을 통기로 바꾸는 일. 발효의 시간처럼, 김지요의 언어는 '지금-여기'의 압력을 즉시 넘지 않고, 스스로를 숙성의 그릇에 담아 '너머'를 늦춘다. 늦춤은 실패의 다른 이름이 아니라, 타자를 수용할 여백을 마련하는 공간이며 시간이다.
'너머를 보류하는 기술'은 결국 읽기와 쓰기의 윤리에 연결된다. 급한 결론 대신 느린 절차, 단언 대신 반가의 자세, 해석 대신 받아쓰기, 소유 대신 소통. 이런 프로토콜을 통해 시는 관리되고 속박된 삶의 속도를 늦추고, 세계의 미세한 진동에 다시 귀를 기울인다. 그렇게 보류된 '너머'는 어느 날 문득 도래하는 사건이 아니라, 매일의 발효와 환기 속에서 조금씩 이동하는 경계의 이름이 된다.
목차
목차
차례
시인의 말 5
1부
알 12
사과의 은유 13
완독玩讀 14
두루 헤아리며 깊은 생각에 15
하우스 16
멈춰 버린 심장처럼 17
밤은 말이 없고 18
상강霜降 19
애저哀猪 20
모든 사물에는 눈물이 있다 21
칠월 22
소쩍새와 별을 불러 23
박수근 미술관 24
2부
블루진을 찾습니다 26
개가 걸어온다 도서관으로 28
물고기, 혹은 유리잔 30
군산 31
오도리의 재구성 32
비트 앤 비트 34
바람을 받아쓰다 35
새의 시간 36
다음 분 오세요 38
제라늄, 제라늄 40
주산지를 채집하다 41
오디, 어디 42
3부
수박을 고르는 법 44
터미널박 46
고수高手 48
봄아, 50
하필 51
생이 52
공중을 재단하다 54
어머니를 봄 55
대화의 형식 56
옴천 면사무소 공터에는 57
물의 나라 58
금목서 60
화동분매길 61
春 속으로 62
4부
오늘의 경작 64
사과나무집 65
구름의 門에 기대어 - 송수권 시인을 추모함 66
사월의 방문객 68
부추 곁에 갔다 69
등촌리 산1번지 70
능소화의 쓸모 71
덫 72
별서정원 73
남산별곡 74
커피로드 75
수밀도 76
거미의 세계 77
나비가 돌아오는 저녁 78
나의 가게 79
해설/ 너머를 보류하는 쓰기의 기술/ 황정산 81
시인의 말 5
1부
알 12
사과의 은유 13
완독玩讀 14
두루 헤아리며 깊은 생각에 15
하우스 16
멈춰 버린 심장처럼 17
밤은 말이 없고 18
상강霜降 19
애저哀猪 20
모든 사물에는 눈물이 있다 21
칠월 22
소쩍새와 별을 불러 23
박수근 미술관 24
2부
블루진을 찾습니다 26
개가 걸어온다 도서관으로 28
물고기, 혹은 유리잔 30
군산 31
오도리의 재구성 32
비트 앤 비트 34
바람을 받아쓰다 35
새의 시간 36
다음 분 오세요 38
제라늄, 제라늄 40
주산지를 채집하다 41
오디, 어디 42
3부
수박을 고르는 법 44
터미널박 46
고수高手 48
봄아, 50
하필 51
생이 52
공중을 재단하다 54
어머니를 봄 55
대화의 형식 56
옴천 면사무소 공터에는 57
물의 나라 58
금목서 60
화동분매길 61
春 속으로 62
4부
오늘의 경작 64
사과나무집 65
구름의 門에 기대어 - 송수권 시인을 추모함 66
사월의 방문객 68
부추 곁에 갔다 69
등촌리 산1번지 70
능소화의 쓸모 71
덫 72
별서정원 73
남산별곡 74
커피로드 75
수밀도 76
거미의 세계 77
나비가 돌아오는 저녁 78
나의 가게 79
해설/ 너머를 보류하는 쓰기의 기술/ 황정산 81
저자
저자
김지요
김지요 시인은 전남 보성에서 태어났고, 2008년 『애지』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붉은 꽈리의 방』이 있고, 제5회 애지문학작품상을 수상했다.
『물고기, 혹은 유리잔』은 김지요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며, 황정산 교수의 말처럼 '너머를 보류하는 쓰기의 기술'이라고 할 수가 있다. 발효의 시간처럼, 김지요 시인의 언어는 '지금-여기'의 압력을 즉시 넘지 않고, 스스로를 숙성의 그릇에 담아 '너머'를 늦춘다.
『물고기, 혹은 유리잔』은 김지요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며, 황정산 교수의 말처럼 '너머를 보류하는 쓰기의 기술'이라고 할 수가 있다. 발효의 시간처럼, 김지요 시인의 언어는 '지금-여기'의 압력을 즉시 넘지 않고, 스스로를 숙성의 그릇에 담아 '너머'를 늦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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