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눈부신 파랑(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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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2026 뉴베리 대상 수상★
2025 뉴욕타임스·USA투데이 베스트셀러
2025 뉴욕공립도서관·시카고공공도서관 최고의 어린이책
2025 스쿨라이브러리저널 최고의 책
2025 혼북 팡파르 선정 도서
2025 BCCB 블루리본 북 선정
2025 NCTE(전미영어교사협회) 샬럿 헉 명예상 수상
"몰랐어. 단짝 친구가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예고 없이 죽음의 민낯을 맞닥뜨리고
지난한 애도의 문턱에 선 열세 살 여자아이의
요동치는 감정들을 여과 없이 담아낸 수작
행복해야 할 열세 살 생일에 둘도 없는 단짝 친구가 목숨을 잃었다면, 게다가 그 애가 내 생일을 축하하러 오는 길에 사고를 당한 거라면…… 상상조차 하기 힘든 슬픔과 죄책감에 짓눌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요?
2026년 뉴베리 대상 수상작 《모두가 눈부신 파랑》(All the Blues in the Sky)은 《내 조각 이어 붙이기》로 2018년 코레타 스콧 킹 상과 뉴베리 명예상을 받은 르네 왓슨의 작품입니다. 작가는 그간 작품을 통해 인종·젠더·계급 불평등 문제와 흑인―여성―미성년으로서의 정체성 문제를 깊게 탐구해 왔습니다. 이번에도 흑인 여자아이가 주인공이지만, 《모두가 눈부신 파랑》은 앞선 주제들보다 훨씬 보편적인 '죽음'과 '애도'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물론 보편적이라고 해서 많은 어린이책이 그러하듯 '비교적 안전한' 방식을 택하지는 않습니다. 르네 왓슨은 할머니 할아버지나 반려동물과의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별 과정으로써 '죽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집 근처 건널목에서 유일한 단짝 친구가 죽어 가는 줄도 모르는 채로 마지막 순간까지 토라져 있던 열세 살 데이지, 그야말로 아무런 경고 없이 들이닥친 무자비한 죽음을 맨몸으로 마주해야 하는 십 대 여자아이의 마음을 끈질기게 파고듭니다. 또한 사건 중심으로 전개되는 일반적인 동화나 소설의 서술 방식을 따르는 대신 운문(시) 형식을 빌려 요동치는 감정을 따라 글이 흘러가게끔 둡니다. 시처럼 쓰였다고 해서 '죽음'을 은유적으로 에둘러 말하거나 미문으로 한 겹 포장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독자가 주인공과 거의 일체감을 느낄 정도로 몰입하게 만듭니다.
난생처음 친구의 죽음을 맞닥뜨리고 이를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복잡다단한 마음을 집요할 정도로 솔직하고 세밀하게 그려 낸 덕분에 역설적으로 슬픔과 수용, 회복으로 이어지는 '애도'의 과정이 얼마나 어렵고 또 얼마나 중요한지를 독자가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수긍하게 됩니다.
"마음이 메마를 때까지 내버려두지만 않으면,
사랑은 절대 바닥나지 않아."
다양한 상실과 애도를 인정하고
빈자리를 채우는 대신 다른 자리를 내어주는 용기
'애도'는 슬픔을 이겨내는 과정일까요? 슬픔은 극복해야 할 감정일까요? 사랑하는 사람의 빈자리는 시간이 해결해 줄까요? 이겨내지 못하고 극복하지 못하고 해결하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삶은 어떻게 될까요? 《모두가 눈부신 파랑》은 명확한 답보다 불안한 질문으로 가득합니다. 작품 속 애도 모임의 상담사 카버 선생님은 이렇듯 쉽게 답할 수 없는 숱한 의문과 의심 또한 애도의 일부라고 말합니다.
데이지는 단짝 친구 엔젤이 죽은 뒤 교내 애도 모임에 나갑니다. 그곳에는 데이지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네 명의 여자아이가 있습니다. 에버니의 아빠는 심장 마비로 갑자기 돌아가셨고, DD의 오빠는 천식 흡입기를 꺼내려다 경찰에게 살해당했으며, 제이의 할머니는 임종 치료를 받다가, 애나의 쌍둥이 자매는 백혈병에 걸려 세상을 떠났습니다. 데이지는 에버니와 DD에게 내심 더 친밀감을 느낍니다. 제이와 애나는 긴 시간 충분히 작별 인사를 나누었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갑자기 떠나보낸 자신과는 다르다고, 그 애들은 자신의 상실감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물론 에버니나 DD가 단짝 친구를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은 데이지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애도 모임에 나가기는 하지만, 그곳에서 데이지는 먼저 입을 여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 죽은 DD 오빠의 1주기 추모식에 다녀오고, 공원에서 만난 코피라는 남자애와 가까워지고, 에버니, DD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면서 슬픔 가운데 즐거움과 설렘이 섞여 듭니다.
애도 모임에서 '죄책감'에 대해 이야기하던 날, 데이지는 끝끝내 말하지 않으려고 했던 그날의 비밀을 모두의 앞에서 털어놓습니다. 그리고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제이와 애나에게 "너희는 하나도 몰라. 너희는 이해할 수 없어." 하며 폭발하고 맙니다. 제이나 애나가 느끼는 슬픔과 상실감을 얕잡아 보아서가 아니라, 데이지 자신이 불안했기 때문일 겁니다. 단짝 친구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이 그 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애도 알고 있었는지, 두 사람이 서로에게 사랑과 우정을 충분히 보여 주었는지 영원히 확인할 수 없으니까요. 감당하기 힘든 죄책감만큼이나 분하고 억울한 마음도 들었을 겁니다. 데이지는 그간 억눌러 왔던 감정들을 미친 듯이 터뜨립니다. 수학처럼 정확한 설명, 분명한 답을 얻고 싶은데, 어디를 가도 질문만 늘어날 뿐입니다. 그렇게 자신을 가득 채웠던 온갖 감정과 질문을 마구 쏟아내고야 데이지는 자신의 마음과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볼 용기를 냅니다.
원제 All the Blues in the Sky를 우리말로 옮기면 '하늘의 모든 파랑(파란색)'이 됩니다. 조종사를 꿈꾸는 데이지 눈에 비친 하늘의 다양한 파랑이자 삶의 다양한 파랑을 뜻하는 제목이지요. 파랑은 단짝 친구가 앉았던 교실의 텅 빈 의자이면서 사랑하는 가족의 따뜻한 포옹이기도 합니다. 단순한 우울감이 아니라, "모든 평온, 모든 아픔, 모든 희망, 모든 눈물, 모든 웃음"이 담긴 '애도'의 빛깔이지요. 애도에는 정해진 방식이 없고 기쁨과 슬픔이 뒤섞일 수 있으며 그 모든 감정을 느껴도 괜찮다는 것, 또한 갑작스러운 상실이든 예견된 상실이든 타인의 슬픔과 나의 슬픔은 비교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소중한 이의 빈자리를 누군가 대신할 수는 없지만 다른 이에게 다른 방식으로 다른 자리를 내어줄 수는 있다는 것이 데이지의 애도를 통해 르네 왓슨이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아름답지 않니? 결코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커지기만 하는 사랑을 경험한다는 게?"
슬픔의 한복판에서 희망을 건네고
기쁨으로 돌아가는 길을 환히 비출 이야기
결국 데이지는 애도 모임으로 돌아가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분노를 표현하고 대답을 얻지 못하더라도 질문하는" 것, "슬픔을 약간 내보내고, 사람들의 친절과 용서와 웃음과 첫 키스를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한 일이고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고, 단짝 친구도 자신의 이런 모습을 본다면 틀림없이 기뻐할 거라고 얘기하지요. 그리고 얼마 뒤 단짝 친구의 언니가 가져다준 특별한 선물 덕분에 데이지는 자신이 얼마나 엔젤을 사랑하는지 그 애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엔젤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도 깨닫습니다. 그제야 데이지는 죄책감에서 놓여나 해방감과 안도감, 평온함을 느낍니다. 사랑하는 단짝 친구의 사랑을 확인하고 자신을 용서하게 된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사랑한다고 말할 기회는
굳이 필요하지 않았던 거야.
우리는 내내
함께하면서
서로 사랑을 보여 주었으니까."
데이지가 첫 애도의 터널을 지나기까지 곁을 지켜 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브루클린에 살면서 할렘까지 데이지를 보러 오고 뻔한 훈계나 허울 좋은 위로 대신 늘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네는 이니 이모, 이해하기 쉬운 비유로 아이들의 감정을 깊이 헤아리고 충분히 감정을 표출하도록 기다려 주는 애도 모임의 상담사 카버 선생님, 아이들에게 늘 질문할 시간을 주고 예리한 통찰력으로 깨달음을 주는 항공 교육 프로그램의 바버라 선생님까지. 감정의 풍랑을 스스로 헤치고 나아갈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좋은 어른들이 옆에 있다는 것은 굉장한 축복일 것입니다. 데이지와 마찬가지로 어린 나이에 커다란 상실을 겪고 있는 애도 모임의 친구들과 슬픔 가운데 설렘과 기쁨을 안겨 주는 첫사랑 코피는 단짝 친구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새롭게 확장해 갈 수 있도록 데이지를 이끌어 줍니다. 아울러 작품에 등장하는 '교내 애도 모임' 또한 데이지가 감당하기 힘든 감정에 짓눌려 극단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지켜 주는 안전장치가 됩니다.
DD 오빠 네이선의 1주기 추모식에서 사람들은 인종 차별이나 경찰 개혁, 네이선이 어떻게 살해당했는지를 두고 목소리를 높이는 대신 네이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자신들이 네이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에 관해서만 웃으며 이야기합니다. 문제를 덮고 묻어 두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시 슬퍼하고 분노하고 외치고 투쟁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살아가기 위해서입니다. 애도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바로 '그럼에도, 그리하여 계속 살아가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린이와 십 대에게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늘 조심스럽고 고민스러운 문제입니다. 그러나 준비 없이 마주하게 되는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혹은 죽음을 마주할 준비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지 않는다면, 그리움을 억지로 외면하느라 상처 입거나 반대로 추억에 짓눌리며 살아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어린이 회복 탄력성'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시대, 불안과 고민을 안고 있는 독자에게 함께하는 친구이자 좋은 어른, '애도 모임'의 상담 선생님 역할을 《모두가 눈부신 파랑》이 조금이나마 해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르네 왓슨은 팬데믹과 경찰 살해로 인한 집단 트라우마 속에서 2년 만에 사랑하는 사람을 열다섯 명이나 잃고 멈추지 않는 애도의 시간을 보내며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이 모든 상실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제 안의 믿음 덕분에, 맘껏 울고 분노하고 쉬고 웃게 해 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 덕분에 살아남았습니다. (……) 저는 저보다 먼저 크나큰 시련을 이겨 내고 계속 살아가며 치유하고 사랑한, 모범이 되어 준 사람들 덕분에 살아남았습니다. 그들이 보여 준 모범과 강인함이 용기를 주었습니다."
작가의 바람대로 이 책을 읽는 모두가 삶이 힘들다고 인정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슬픔 속에도 기쁨이 찾아들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2025 뉴욕타임스·USA투데이 베스트셀러
2025 뉴욕공립도서관·시카고공공도서관 최고의 어린이책
2025 스쿨라이브러리저널 최고의 책
2025 혼북 팡파르 선정 도서
2025 BCCB 블루리본 북 선정
2025 NCTE(전미영어교사협회) 샬럿 헉 명예상 수상
"몰랐어. 단짝 친구가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예고 없이 죽음의 민낯을 맞닥뜨리고
지난한 애도의 문턱에 선 열세 살 여자아이의
요동치는 감정들을 여과 없이 담아낸 수작
행복해야 할 열세 살 생일에 둘도 없는 단짝 친구가 목숨을 잃었다면, 게다가 그 애가 내 생일을 축하하러 오는 길에 사고를 당한 거라면…… 상상조차 하기 힘든 슬픔과 죄책감에 짓눌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요?
2026년 뉴베리 대상 수상작 《모두가 눈부신 파랑》(All the Blues in the Sky)은 《내 조각 이어 붙이기》로 2018년 코레타 스콧 킹 상과 뉴베리 명예상을 받은 르네 왓슨의 작품입니다. 작가는 그간 작품을 통해 인종·젠더·계급 불평등 문제와 흑인―여성―미성년으로서의 정체성 문제를 깊게 탐구해 왔습니다. 이번에도 흑인 여자아이가 주인공이지만, 《모두가 눈부신 파랑》은 앞선 주제들보다 훨씬 보편적인 '죽음'과 '애도'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물론 보편적이라고 해서 많은 어린이책이 그러하듯 '비교적 안전한' 방식을 택하지는 않습니다. 르네 왓슨은 할머니 할아버지나 반려동물과의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별 과정으로써 '죽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집 근처 건널목에서 유일한 단짝 친구가 죽어 가는 줄도 모르는 채로 마지막 순간까지 토라져 있던 열세 살 데이지, 그야말로 아무런 경고 없이 들이닥친 무자비한 죽음을 맨몸으로 마주해야 하는 십 대 여자아이의 마음을 끈질기게 파고듭니다. 또한 사건 중심으로 전개되는 일반적인 동화나 소설의 서술 방식을 따르는 대신 운문(시) 형식을 빌려 요동치는 감정을 따라 글이 흘러가게끔 둡니다. 시처럼 쓰였다고 해서 '죽음'을 은유적으로 에둘러 말하거나 미문으로 한 겹 포장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독자가 주인공과 거의 일체감을 느낄 정도로 몰입하게 만듭니다.
난생처음 친구의 죽음을 맞닥뜨리고 이를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복잡다단한 마음을 집요할 정도로 솔직하고 세밀하게 그려 낸 덕분에 역설적으로 슬픔과 수용, 회복으로 이어지는 '애도'의 과정이 얼마나 어렵고 또 얼마나 중요한지를 독자가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수긍하게 됩니다.
"마음이 메마를 때까지 내버려두지만 않으면,
사랑은 절대 바닥나지 않아."
다양한 상실과 애도를 인정하고
빈자리를 채우는 대신 다른 자리를 내어주는 용기
'애도'는 슬픔을 이겨내는 과정일까요? 슬픔은 극복해야 할 감정일까요? 사랑하는 사람의 빈자리는 시간이 해결해 줄까요? 이겨내지 못하고 극복하지 못하고 해결하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삶은 어떻게 될까요? 《모두가 눈부신 파랑》은 명확한 답보다 불안한 질문으로 가득합니다. 작품 속 애도 모임의 상담사 카버 선생님은 이렇듯 쉽게 답할 수 없는 숱한 의문과 의심 또한 애도의 일부라고 말합니다.
데이지는 단짝 친구 엔젤이 죽은 뒤 교내 애도 모임에 나갑니다. 그곳에는 데이지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네 명의 여자아이가 있습니다. 에버니의 아빠는 심장 마비로 갑자기 돌아가셨고, DD의 오빠는 천식 흡입기를 꺼내려다 경찰에게 살해당했으며, 제이의 할머니는 임종 치료를 받다가, 애나의 쌍둥이 자매는 백혈병에 걸려 세상을 떠났습니다. 데이지는 에버니와 DD에게 내심 더 친밀감을 느낍니다. 제이와 애나는 긴 시간 충분히 작별 인사를 나누었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갑자기 떠나보낸 자신과는 다르다고, 그 애들은 자신의 상실감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물론 에버니나 DD가 단짝 친구를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은 데이지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애도 모임에 나가기는 하지만, 그곳에서 데이지는 먼저 입을 여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 죽은 DD 오빠의 1주기 추모식에 다녀오고, 공원에서 만난 코피라는 남자애와 가까워지고, 에버니, DD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면서 슬픔 가운데 즐거움과 설렘이 섞여 듭니다.
애도 모임에서 '죄책감'에 대해 이야기하던 날, 데이지는 끝끝내 말하지 않으려고 했던 그날의 비밀을 모두의 앞에서 털어놓습니다. 그리고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제이와 애나에게 "너희는 하나도 몰라. 너희는 이해할 수 없어." 하며 폭발하고 맙니다. 제이나 애나가 느끼는 슬픔과 상실감을 얕잡아 보아서가 아니라, 데이지 자신이 불안했기 때문일 겁니다. 단짝 친구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이 그 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애도 알고 있었는지, 두 사람이 서로에게 사랑과 우정을 충분히 보여 주었는지 영원히 확인할 수 없으니까요. 감당하기 힘든 죄책감만큼이나 분하고 억울한 마음도 들었을 겁니다. 데이지는 그간 억눌러 왔던 감정들을 미친 듯이 터뜨립니다. 수학처럼 정확한 설명, 분명한 답을 얻고 싶은데, 어디를 가도 질문만 늘어날 뿐입니다. 그렇게 자신을 가득 채웠던 온갖 감정과 질문을 마구 쏟아내고야 데이지는 자신의 마음과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볼 용기를 냅니다.
원제 All the Blues in the Sky를 우리말로 옮기면 '하늘의 모든 파랑(파란색)'이 됩니다. 조종사를 꿈꾸는 데이지 눈에 비친 하늘의 다양한 파랑이자 삶의 다양한 파랑을 뜻하는 제목이지요. 파랑은 단짝 친구가 앉았던 교실의 텅 빈 의자이면서 사랑하는 가족의 따뜻한 포옹이기도 합니다. 단순한 우울감이 아니라, "모든 평온, 모든 아픔, 모든 희망, 모든 눈물, 모든 웃음"이 담긴 '애도'의 빛깔이지요. 애도에는 정해진 방식이 없고 기쁨과 슬픔이 뒤섞일 수 있으며 그 모든 감정을 느껴도 괜찮다는 것, 또한 갑작스러운 상실이든 예견된 상실이든 타인의 슬픔과 나의 슬픔은 비교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소중한 이의 빈자리를 누군가 대신할 수는 없지만 다른 이에게 다른 방식으로 다른 자리를 내어줄 수는 있다는 것이 데이지의 애도를 통해 르네 왓슨이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아름답지 않니? 결코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커지기만 하는 사랑을 경험한다는 게?"
슬픔의 한복판에서 희망을 건네고
기쁨으로 돌아가는 길을 환히 비출 이야기
결국 데이지는 애도 모임으로 돌아가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분노를 표현하고 대답을 얻지 못하더라도 질문하는" 것, "슬픔을 약간 내보내고, 사람들의 친절과 용서와 웃음과 첫 키스를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한 일이고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고, 단짝 친구도 자신의 이런 모습을 본다면 틀림없이 기뻐할 거라고 얘기하지요. 그리고 얼마 뒤 단짝 친구의 언니가 가져다준 특별한 선물 덕분에 데이지는 자신이 얼마나 엔젤을 사랑하는지 그 애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엔젤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도 깨닫습니다. 그제야 데이지는 죄책감에서 놓여나 해방감과 안도감, 평온함을 느낍니다. 사랑하는 단짝 친구의 사랑을 확인하고 자신을 용서하게 된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사랑한다고 말할 기회는
굳이 필요하지 않았던 거야.
우리는 내내
함께하면서
서로 사랑을 보여 주었으니까."
데이지가 첫 애도의 터널을 지나기까지 곁을 지켜 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브루클린에 살면서 할렘까지 데이지를 보러 오고 뻔한 훈계나 허울 좋은 위로 대신 늘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네는 이니 이모, 이해하기 쉬운 비유로 아이들의 감정을 깊이 헤아리고 충분히 감정을 표출하도록 기다려 주는 애도 모임의 상담사 카버 선생님, 아이들에게 늘 질문할 시간을 주고 예리한 통찰력으로 깨달음을 주는 항공 교육 프로그램의 바버라 선생님까지. 감정의 풍랑을 스스로 헤치고 나아갈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좋은 어른들이 옆에 있다는 것은 굉장한 축복일 것입니다. 데이지와 마찬가지로 어린 나이에 커다란 상실을 겪고 있는 애도 모임의 친구들과 슬픔 가운데 설렘과 기쁨을 안겨 주는 첫사랑 코피는 단짝 친구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새롭게 확장해 갈 수 있도록 데이지를 이끌어 줍니다. 아울러 작품에 등장하는 '교내 애도 모임' 또한 데이지가 감당하기 힘든 감정에 짓눌려 극단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지켜 주는 안전장치가 됩니다.
DD 오빠 네이선의 1주기 추모식에서 사람들은 인종 차별이나 경찰 개혁, 네이선이 어떻게 살해당했는지를 두고 목소리를 높이는 대신 네이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자신들이 네이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에 관해서만 웃으며 이야기합니다. 문제를 덮고 묻어 두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시 슬퍼하고 분노하고 외치고 투쟁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살아가기 위해서입니다. 애도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바로 '그럼에도, 그리하여 계속 살아가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린이와 십 대에게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늘 조심스럽고 고민스러운 문제입니다. 그러나 준비 없이 마주하게 되는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혹은 죽음을 마주할 준비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지 않는다면, 그리움을 억지로 외면하느라 상처 입거나 반대로 추억에 짓눌리며 살아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어린이 회복 탄력성'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시대, 불안과 고민을 안고 있는 독자에게 함께하는 친구이자 좋은 어른, '애도 모임'의 상담 선생님 역할을 《모두가 눈부신 파랑》이 조금이나마 해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르네 왓슨은 팬데믹과 경찰 살해로 인한 집단 트라우마 속에서 2년 만에 사랑하는 사람을 열다섯 명이나 잃고 멈추지 않는 애도의 시간을 보내며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이 모든 상실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제 안의 믿음 덕분에, 맘껏 울고 분노하고 쉬고 웃게 해 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 덕분에 살아남았습니다. (……) 저는 저보다 먼저 크나큰 시련을 이겨 내고 계속 살아가며 치유하고 사랑한, 모범이 되어 준 사람들 덕분에 살아남았습니다. 그들이 보여 준 모범과 강인함이 용기를 주었습니다."
작가의 바람대로 이 책을 읽는 모두가 삶이 힘들다고 인정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슬픔 속에도 기쁨이 찾아들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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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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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왓슨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모두가 눈부신 파랑》으로 2026년 뉴베리 대상을 받았고, 전작 《내 조각 이어 붙이기》(씨드북, 2019)로 코레타 스콧 킹 상, 뉴베리 명예상을 받았습니다. 태평양 북서부에서 흑인 소녀로 자란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쓴 책이 많습니다. 주로 흑인 소녀들의 경험을 중심으로 하며 가정, 정체성, 신체 이미지, 인종, 계급, 성별의 교차점이라는 주제를 탐구합니다. 쓴 책으로 〈라이언 하트〉 시리즈, 《어떤 곳은 다른 곳보다 더》, 《집의 이편》, 《엄마가 내게 남긴 것》, 《사랑은 혁명》, 맬컴 엑스의 딸 일리야사 샤바즈와 함께 쓴 《엑스 이전의 베티》, 시집 《흑인 소녀여, 너는 아틀라스다》 들이 있습니다. 그림책 《여름이 왔어요》, 《마야의 노래》, 《허리케인이 불어오는 곳》, 《할렘의 작은 지빠귀》 들도 평단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20년 넘게 전국 공립학교와 커뮤니티 센터에서 창의적인 글쓰기와 연극을 가르쳤습니다. 랭스턴 휴스가 생애 마지막 20년을 살았던 할렘 브라운스톤에 비영리 단체인 I, Too Arts Collective를 설립했는데, 이 단체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청소년을 위한 시 워크숍과 지역 사회를 위한 문학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미국 오레곤주 포틀랜드와 뉴욕시를 오가며 지내고 있습니다.
www.reneewatson.net
@harlemportland
www.reneewats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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