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꽃
김세환 시조집
김세환 시인의 일곱 번째 시조집 『바람꽃』은 천식으로 인한 투병생활 중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간절한 염원과 남은 정신력으로 어렵게 피워낸 시조집이다. 천식으로 힘들 때는 순교한 빈 가을 앞에 조용히 무릎을 꿇는 심정으로 마음을 다 비웠고, 순수한 계절과 하나가 되어 몇 날을 지냈다. 그러면 바람이 알려주는 길처럼 가야 할 길을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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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어느 시인은 자신을 '지독한 서정의 천식 환자'라고 했다. 10여 년 동안 천식을 앓고 있는 김세환 시인은 그 말을 한 시인과 자신은 같은 천식 환자이지만 시조에 대한 감성의 깊이가 다르다고 평한다. 그 시인은 시조의 깊은 감성에 빠져 힘든 날을 보내지만 자신은 가슴을 찢는 듯한 기침으로 고통의 밤을 보낸다고. 그 말마따나 몸이 지쳐 있는 상황에 맑은 시상을 떠올리기는 힘든 일이다. 하지만 김세환 시인은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이대로 삶을 끝낼 수 없다는 간절한 바람으로 어렵게 바람꽃을 피워냈다.
옛날부터 어른들은 '나이 들어서 얻은 천식은 죽음으로 가는 마지막 병'이라고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에 불안한 마음을 다시 추스르고 긍정적인 시선을 되찾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시조 창작이었다. 피할 수 없는 일, 즐기지는 못하지만 시인은 그의 삶에 시조를 불러왔듯이 천식과 동행하기로 마음먹는다. 내면을 다독이고 자연의 섭리에 순종하는 시인의 태도가 4부인 '천식일기' 연작에 잘 드러나 있다. 작품 한 편 한 편이 시인에게는 삶의 간절한 기도 같은 것이며 마지막 남은 힘든 숨결이기도 하다.
이강룡 시인은 시인이 자아와 세계를 동일화해 가는 과정을 통하여 피어난 바람꽃이 독자에게 '처절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고 말한다. 질병의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는 중에도 붓을 놓지 않고 그 속에서 야린 바람 한 오리에도 몸을 떠는 바람꽃을 피워 나가는 시인의 시는 비장미마저 엿보인다. 시인은 글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무의식 상태와 뭐가 다르겠냐고 말한다. 기침으로 인한 불면의 밤에 외롭고 힘들게 써내려간 시조지만 시인은 결코 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투병생활로 희미해져 가는 기억은 소중한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김세환 시인에게 시조는 가족에 대한 기억의 끈을 견고히 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어린 시절, 돌아가신 지 오래된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고모와 아내, 자식과 손주에 대한 기억까지 그들을 위로하고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써 내려간 시조는 오히려 시인에게 커다란 위로가 되었다.
잠들지 못하는 밤을 담은 시조는 허전하고 건조한 가을 같다. 고통 속에서도 시를 놓지 못한 시인은 자신에게 묻는다. '온몸 콜록이며 피어나는 나의 시는/ 하찮은 중얼거림일까/ 지나가는 바람일까.'(「나의 시는」 일부) 질문과 달리 시인은 이미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서툰 중얼거림/ 한 조각 바람으로 손 흔들며 떠나가면/ 이른 봄 소중한 부호로 웃으며 돌아올까.'(「늦가을에 서성이다」 일부) 화창한 봄날에 세상에 피어난 『바람꽃』처럼 불안과 고통의 삶에도 여전히 희망이 있고 사랑이 있다.
목차
목차
1부_ 바람길
작은 슬픔에게 / 바람길 / 아스라한 강 / 담양의 봄날에 / 그 바다에 와서·3 / 향기로 안기다 / 물소리로 읽다 / 촛불 / 에반젤리나 수녀·2 / 찻상 / 손맛 / 치자꽃 다시 피다 / 젖은 오월 / 그림씨 / 껍질 깨다 / 낙수 소리
2부_ 깨우다
방천시장·3 / 어리연꽃 / 봄꽃으로 / 동인동에 가면·1 / 동인동에 가면·2 / 그날의 스물일곱 / 눈 내리는 날 / 폐차廢車하던 날 / 가을 사랑 / 외가길 / 그날의 달 / 못[釘] / 등나무 의자 / 이름씨 / 깨우다 / 밤 전화 / 선산 외곡지에서 / 꽃길 마음껏 걸으소서
3부_ 들꽃 다시 피다
꽃샘바람 / 천도복숭아 / 자운영紫雲英 / 무섬에는 / 가을 달 / 구기자 / 물빛으로 읽다 / 부석사 / 신을 닦으며 / 꿈으로 오시더니 / 들꽃 다시 피다 / 수선화 / 봄비 오는 날 / 측백 숲 아래 / 거리 두기 / 이 가을로 오시는가
4부_ 천식일기
늦가을 손님 / 하얀 밤 / 동반자 / 평화협정 / 으름장 / 파도는 잠들고 / 지켜온 자존 / 눈 내리는 밤 / 외출 / 들숨 날숨 / 와인 한 잔 / 남은 날 / 보리수 / 언제나 그랬었지 / 젖은 시 / 바람 앞에서 / 콜록이는 나의 봄 / 유월 아침 / 나의 시는 / 늦가을에 서성이다 / 바람꽃 / 꽃비 맞으며
시인의 산문_ 바람길에 핀 바람꽃
저자
저자
· 경남 밀양 출생(1946)
· 신라문화제 일반부 시조장원(「깃발」)(1966)
·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당선(「추정」)(1975)
· 시조문학 천료(「가을산조」)(1978)
· 대구남산고등학교 시조동아리(한얼,올제) 지도교사(1977~2008) - 『한얼시조 30년사』 발간(2007)
· 시조집
『가을은 가을이게 하라』(1990), 『산이 내려와서』(1997), 『어머니의 치매』(2002), 『깨어있는 사람에게』(2004), 『돌꽃』(2010), 『가을보법』(2015), 『바람꽃』(2021)
·개인시화전 1회
·수상
한국시조문학상(1991), 대구시조문학상(2002), 대구문학 작가상(2015), 한국동서문학 민족시 진흥상(2016), 한국시조시인협회 본상(2016), 도동시비문학상(2019)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 대구시조시인협회, 도동시비문학회 회원
표지 및 그림: 김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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