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전 생각(문학의전당 시인선 213)
김성렬 시집
김서열 시집 『본전 생각』. 시인의 고백록은 자신의 삶을 둘러싼 일상을 통해 외재적 측면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 한다. 그렇게 사소한 일상을 삶의 보편적 양상으로 확장시킴으로써 시인은 시적 사유의 진폭을 넓혀 나간다. 따라서 그의 시가 보여주는 일상은 결코 일상의 사소함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상의 사소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파헤침으로써 일상이 감추고 있는 가치와 세계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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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문학의전당 시인선〉 213. 2008년 『시평』으로 등단한 김성렬 시인의 신작 시집. 여기 한 시인의 자기 고백이 있다. 시인의 고백록은 자신의 삶을 둘러싼 일상을 통해 외재적 측면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 한다. 그렇게 사소한 일상을 삶의 보편적 양상으로 확장시킴으로써 시인은 시적 사유의 진폭을 넓혀 나간다. 따라서 그의 시가 보여주는 일상은 결코 일상의 사소함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상의 사소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파헤침으로써 일상이 감추고 있는 가치와 세계를 드러낸다. 그것은 때로 이웃들의 삶을 조망하여 우리 삶 속에 자리 잡은 비루함을 제시하기도 하며, 가족 서사를 통해 인간사의 본질을 떠올리기도 한다. 이때 시인의 시선은 시적 대상과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려는 자세를 견지하는데, 이러한 시적 태도는 객관적 감각으로써 우리 삶이 내포하고 있는 고단함의 보편성을 펼쳐 보이며 독자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적절한 거리를 지닌 비애와 슬픔의 감각을 환기하며 독자들의 정서에 상흔과도 같은 울림을 전달하는 이 힘이야말로 공감이라는 시의 미덕일 것이다.
- 출판사 서평
〈문학의전당 시인선〉 213. 2008년 『시평』 겨울호에 「임종」 등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성렬 시인의 신작 시집이다. 김성렬 시인은 이 시집에서 자신의 삶 주변에 펼쳐진 일상성에 주목하여 시적 감각과 국면을 구체화하려고 노력한다. 그에게 일상은 치열한 삶의 현장이지만, 그것은 언제나 사소한 사건을 동반하며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러한 사소함이 아무것도 아닌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소함의 가운데 내재한 삶의 모습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우리 삶의 비애를 처연하게 재현하게 된다.
김성렬 시인은 이 시집을 통해 사소한 삶의 지점을 포착함으로써 삶의 비애를 드러내려고 하며, 반성적 자기 고백을 통해 시적 의미를 개진하고자 한다. 그의 시적 언어가 직설적 화법에 기대는 경우가 많은 것도 바로 이와 같은 시적 태도 때문이다. 시인은 언제나 사적 담화의 양상을 드러내려고 하는데, 이렇게 등장한 사적 담화의 양상은 사적 영역을 넘음으로써 사적 담화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그것은 어느새 공적 담화의 주제 의식을 환기하며 시적 지평을 넓혀 나간다. 김성열 시인 역시 사적 담화를 선택함으로써 공적 영역으로 환기될 수 있는 깊이와 의미를 담아내고자 한다.
복날 기다렸다는 듯/낄낄거리며/다리 밑으로 내려가는 한 사내 손에/개 한 마리 끌려간다/끌려가지 않으려 앞발 뒷발로 버티는/발톱 위에 피가 낭자하다/슬리퍼를 끌며 담배 뻑뻑 태우며/낄낄거리며/다리난간 밑으로/외줄 한 가닥 내려 보낸 뒤/깨갱!/개의 그 짧은 생애(生涯)도 끝이 났다/털가죽 그을린 냄새가/염천(炎天)을 더 뜨겁게 달궜다/짐승이 짐승을 잡아먹고 떠난 강가/널브러진 개뼈다귀 위에/똥파리 떼만 들끓고
?「복날」 전문
어쩌면 시인이 보여주고자 하는 일상의 모습은 「복날」에서와 같은, 우리 삶의 비극과 비애의 모습일 것이다. 물론 「복날」은 여타의 작품들에 비해 더욱 강한 비극성을 지니고 있다. 이 시에는 죽음에 이른 개의 모습과 그런 개를 죽음에 이르게 한 자가 동시에 등장한다. 시적 상황 속에서 개의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죽음을 앞에 두고 사람들은 담배를 피우며 낄낄거리고 있다. 삶과 죽음은 다를 바 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처럼 서로 다른 입장이 되어, 죽음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모든 삶이 끝난 이후에 남게 되는 것은 "짐승이 짐승을 잡아먹고 떠난 강가" 위에 "널브러진 개뼈다귀"와도 같은 것이다. 그리하여 그곳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똥파리 떼만 들끓"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삶의 비루한 일상성에 대한 시인의 시선은 다음의 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해 뜨기 전 안개 자욱한 정류장에서 첫차를 탔다. 새벽잠에 취해 꾸벅꾸벅 졸다가 도착한 건물은 어느 망명정부의 청사처럼 허름했다. 난롯불 앞에 앉아 입을 꾹 다문 채 밤새 젖은 몸을 말렸다. 평생 노가다 판에서 잔뼈가 굵은 날품팔이들은 익숙하게 봉고차에 몸을 실었다. 몇몇은 아침을 굶었는지 등줄기가 철근처럼 휘었다.
삼월이라 해도 아직 쌀쌀했다. 밀린 방세는 콘크리트처럼 굳어 좀처럼 깨지지 않았다. 하루치 일당은 꽃가루처럼 금세 흩어졌다. 부유(浮游)라는 말을 부유(富裕)라는 말로 곱씹어보아도 배는 부르지 않았다. 저녁노을을 콕콕콕 쪼아먹고도 배가 부른 비둘기가 부러웠다. 방세 없는 둥지로 푸드덕 날아간 비둘기는 더 이상 평화의 상징이 아니었다.
?「부유물」 전문
여기 날품을 파는, 삶에 지친 자들의 일상이 있다. 그들은 첫차를 타고 자신을 팔기 위해 새벽 인력시장으로 향하지만 그들이 도착한 곳은 "어느 망명정부의 청사처럼 허름"한 곳이다. 그리고 마치 그들의 삶처럼 비루하게 새벽을 견디다 "평생 노가다 판에서 잔뼈가 굵은 날품팔이들은 익숙하게 봉고차에 몸을 실"은 채 하루의 일터로 향하고 있다. 하루치의 일당을 벌 수 있게 된 그들이지만 정작 그들의 등줄기는 철근처럼 휘어 있고 그것은 쉽게 펴지지 않는다. 시인은 이처럼 고단한 우리 이웃들의 삶을 조망하여 우리 삶 속에 자리 잡은 고단한 삶의 비루함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시인이 제시한 풍경은 우리 삶이 내포하고 있는 고단함의 보편적 감각을 펼쳐보이게 되는 것이다.
시인이 포착하고자 하는 시적 국면은 일반적으로 독자들의 감수성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는 소재라는 점에서 익숙하게 보아온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익숙함은 진부함보다는 정서적 울림이라는 측면에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 이유는 시인이 응시하는 시선과 관련이 있다. 시적 대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은 대상과의 거리를 유지하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데, 이러한 면모를 통해 시적 대상은 적절한 거리를 통해 객관적 감각의 세계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부유물」의 경우에도 날품을 파는 노동자의 삶은 적절한 거리를 지닌 비애와 슬픔의 감각을 환기하며 독자들의 정서에 상흔과도 같은 울림을 전달하게 된다.
목차
목차
제1부
12월/문맹 탈출기/물물교환/복날/본전 생각/부유물/블랙박스/소아마비/순수성/스캔들/여름밤의 불청객/오일장 풍경/할머니 뵈러 간다/옥탑방
제2부
이심전심/외식/이웃사촌이란 옛말/자화상/재테크/주님의 말씀/지구는 멸망하지 않는다/집안일 돕는다/책 읽는 사람/세태 혹은 세대/팔은 안으로 굽는다/폭풍 웃음/애창곡/구둣방
제3부
로봇/콩나물시루/대장정에 오르다/개명/다이어트/독립/메뉴/맞벌이/무한 사랑/남녘의 겨울/집시들/용접공/그래도 해는 뜬다/갑과 을
제4부
아픈 손가락/가장의 자리/각혈/맏이/이상한 고향/내 유년의 뜨락/보릿고개/서울도 평양도 울었다/부부
/대동여지도/업보/로드킬/모멸감
해설|일상의 기록과 마음의 거처 / 조동범(시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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