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암과 놀다(시인동네 시인선 51)
이명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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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불교신문》을 통해 등단한 이래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온 이명 시인의 신작 시집『벽암과 놀다』. 이명 시인의 이번 시집은 ‘낱말의 바깥’으로 가기 위한 처절한 분투를 보여준다. 세상이 말들의 집이라는 사실을 절감하며 말들을 버리기 위해 누구보다 강렬히 말에 천착하는, 언어의 면벽(面壁)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때로 그는 낱말을 어르고 달래며 낱말의 피안으로 걸어간다.
문제는 이 피안이라는 게 낱말의 완전한 바깥이 아니란 사실에 있다. 그는 언어 바깥으로 함부로 외출하는 법이 없다. 벗어나는 법이 뭔지 모른다. 다만 말들을 헷갈리게 하여 진을 빼놓는다. 때때로 시인의 손에 오른 어떤 낱말들은 어떤 것도 지시하지 못한다. 지시체가 허공이기 때문이다. 텅 빈 공(空)의 접시에 오른 말은 옷을 벗지도 못한 채 다른 공(空)의 접시 위로 오른다. 그런데 두 접시는 하나다. 이때 말이 가리켜 온 ‘현실’은 흐려지지만, 어쩌면 이 지점이 바로 시인이 우리에게 보여주려는 세상의 ‘실재’다.
문제는 이 피안이라는 게 낱말의 완전한 바깥이 아니란 사실에 있다. 그는 언어 바깥으로 함부로 외출하는 법이 없다. 벗어나는 법이 뭔지 모른다. 다만 말들을 헷갈리게 하여 진을 빼놓는다. 때때로 시인의 손에 오른 어떤 낱말들은 어떤 것도 지시하지 못한다. 지시체가 허공이기 때문이다. 텅 빈 공(空)의 접시에 오른 말은 옷을 벗지도 못한 채 다른 공(空)의 접시 위로 오른다. 그런데 두 접시는 하나다. 이때 말이 가리켜 온 ‘현실’은 흐려지지만, 어쩌면 이 지점이 바로 시인이 우리에게 보여주려는 세상의 ‘실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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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다시 쓰는 낱말
[시인동네 시인선] 051. 전 증권선물거래소 CIO 출신으로 2011년 《불교신문》을 통해 등단한 이래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온 이명 시인의 신작 시집. 이명 시인의 이번 시집은 '낱말의 바깥'으로 가기 위한 처절한 분투를 보여준다. 세상이 말들의 집이라는 사실을 절감하며 말들을 버리기 위해 누구보다 강렬히 말에 천착하는, 언어의 면벽(面壁)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때로 그는 낱말을 어르고 달래며 낱말의 피안으로 걸어간다. 문제는 이 피안이라는 게 낱말의 완전한 바깥이 아니란 사실에 있다. 그는 언어 바깥으로 함부로 외출하는 법이 없다. 벗어나는 법이 뭔지 모른다. 다만 말들을 헷갈리게 하여 진을 빼놓는다. 때때로 시인의 손에 오른 어떤 낱말들은 어떤 것도 지시하지 못한다. 지시체가 허공이기 때문이다. 텅 빈 공(空)의 접시에 오른 말은 옷을 벗지도 못한 채 다른 공(空)의 접시 위로 오른다. 그런데 두 접시는 하나다. 이때 말이 가리켜 온 '현실'은 흐려지지만, 어쩌면 이 지점이 바로 시인이 우리에게 보여주려는 세상의 '실재'다.
[출판사 서평]
말의 피안으로 택시는 간다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현실보다 그것에 대한 '생각'이다. 그 생각이란 것도 어디선가 읽거나 주워들은 '낱말'이다. 그런 류의 낱말이 많을수록 불길은 더 타오르고 당신의 혈압은 올라간다. 무간 지옥을 믿느냐 아수라 지옥을 믿느냐도 둘 중 어느 쪽 낱말을 많이 들어왔느냐에 달렸다. 촉각적 낱말을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지옥은 뾰족한 죽창이 살을 찢는 곳일 것이다. 당신에게는 이것이 '진짜' 현실이기 때문이다. 낱말을 살피지 않고 고통을 벗어나기 어려운 이유다.
불안을 넘는 실제적 방법에 대해 NLP(Neuro-Linguistic Programming) 심리학은 이렇게 말한다. 번뇌를 불러오는 낱말들의 크기나 색깔만 살짝 조정해보라고. 또는 불 색깔을 흑백으로 돌리거나 염라대왕이 나오는 배경 화면을 보랏빛으로 칠해보라고. 공포란 것이, 상습적으로 써온 낱말들의 화면이므로 이 노력 속에서 당신은 편안해질 수 있다고. 다시 말해 고통스런 화면을 흐리게 만드는 낱말의 닻(anchor)만 만들어서 거기 걸어주면 마음이 다시 프로그래밍 된다는 뜻이다.
『벽암과 놀다』에서 이명 시인이 하는 작업도 이것이다. 그는 번뇌를 유발하는 낱말들의 '체액을 흐릿하게'(「달팽이 달생(達生)」) 하려 한다. 고통의 "그림이 옅어지고 나는 말라갈 것"이라고 말하면서.(「창틀 수묵화」) 그 낱말의 그림을 다르게 그리거나 써나가면서 자유로워지려는 것이다. 그는 그간 써온 낱말을 다시 매만지며 삶의 '먼지'를 다감한 '어둠'에 섞기도 한다. 이때 부드러워진 먼지는 그에게 '빛'으로 경험된다. 이 시인은 어떤 경우에도 고통의 화두를 관념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낱말이 불러일으키는 대상의 실제를 누구보다 분명히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진지한 선(禪)의 화두를 다루되 그것을 선배 시인들이 만들었던 수레에 올리지는 않는다.?그들 수레는 기승전결이라는 안이한 시적?구도 안에 번뇌를?너무도 손쉽게 올려왔다. 나르시시즘 이상의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명 시인의?『벽암과 놀다』는 그들의 실패를 다시 실패함으로써 우리를 낱말의 피안으로 데려가는 택시다.
[시인동네 시인선] 051. 전 증권선물거래소 CIO 출신으로 2011년 《불교신문》을 통해 등단한 이래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온 이명 시인의 신작 시집. 이명 시인의 이번 시집은 '낱말의 바깥'으로 가기 위한 처절한 분투를 보여준다. 세상이 말들의 집이라는 사실을 절감하며 말들을 버리기 위해 누구보다 강렬히 말에 천착하는, 언어의 면벽(面壁)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때로 그는 낱말을 어르고 달래며 낱말의 피안으로 걸어간다. 문제는 이 피안이라는 게 낱말의 완전한 바깥이 아니란 사실에 있다. 그는 언어 바깥으로 함부로 외출하는 법이 없다. 벗어나는 법이 뭔지 모른다. 다만 말들을 헷갈리게 하여 진을 빼놓는다. 때때로 시인의 손에 오른 어떤 낱말들은 어떤 것도 지시하지 못한다. 지시체가 허공이기 때문이다. 텅 빈 공(空)의 접시에 오른 말은 옷을 벗지도 못한 채 다른 공(空)의 접시 위로 오른다. 그런데 두 접시는 하나다. 이때 말이 가리켜 온 '현실'은 흐려지지만, 어쩌면 이 지점이 바로 시인이 우리에게 보여주려는 세상의 '실재'다.
[출판사 서평]
말의 피안으로 택시는 간다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현실보다 그것에 대한 '생각'이다. 그 생각이란 것도 어디선가 읽거나 주워들은 '낱말'이다. 그런 류의 낱말이 많을수록 불길은 더 타오르고 당신의 혈압은 올라간다. 무간 지옥을 믿느냐 아수라 지옥을 믿느냐도 둘 중 어느 쪽 낱말을 많이 들어왔느냐에 달렸다. 촉각적 낱말을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지옥은 뾰족한 죽창이 살을 찢는 곳일 것이다. 당신에게는 이것이 '진짜' 현실이기 때문이다. 낱말을 살피지 않고 고통을 벗어나기 어려운 이유다.
불안을 넘는 실제적 방법에 대해 NLP(Neuro-Linguistic Programming) 심리학은 이렇게 말한다. 번뇌를 불러오는 낱말들의 크기나 색깔만 살짝 조정해보라고. 또는 불 색깔을 흑백으로 돌리거나 염라대왕이 나오는 배경 화면을 보랏빛으로 칠해보라고. 공포란 것이, 상습적으로 써온 낱말들의 화면이므로 이 노력 속에서 당신은 편안해질 수 있다고. 다시 말해 고통스런 화면을 흐리게 만드는 낱말의 닻(anchor)만 만들어서 거기 걸어주면 마음이 다시 프로그래밍 된다는 뜻이다.
『벽암과 놀다』에서 이명 시인이 하는 작업도 이것이다. 그는 번뇌를 유발하는 낱말들의 '체액을 흐릿하게'(「달팽이 달생(達生)」) 하려 한다. 고통의 "그림이 옅어지고 나는 말라갈 것"이라고 말하면서.(「창틀 수묵화」) 그 낱말의 그림을 다르게 그리거나 써나가면서 자유로워지려는 것이다. 그는 그간 써온 낱말을 다시 매만지며 삶의 '먼지'를 다감한 '어둠'에 섞기도 한다. 이때 부드러워진 먼지는 그에게 '빛'으로 경험된다. 이 시인은 어떤 경우에도 고통의 화두를 관념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낱말이 불러일으키는 대상의 실제를 누구보다 분명히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진지한 선(禪)의 화두를 다루되 그것을 선배 시인들이 만들었던 수레에 올리지는 않는다.?그들 수레는 기승전결이라는 안이한 시적?구도 안에 번뇌를?너무도 손쉽게 올려왔다. 나르시시즘 이상의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명 시인의?『벽암과 놀다』는 그들의 실패를 다시 실패함으로써 우리를 낱말의 피안으로 데려가는 택시다.
목차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몽유병 환자처럼 13
분강송(汾江頌) 14
중심을 잡는다는 것 16
북한산 석주(石柱) 18
후투티에게 20
창틀 수묵화 21
몸으로 말하다 22
붉은 쏨뱅이 24
너도바람꽃 26
초병에게 28
하늘 바다 29
승빙(乘氷), 물의 탑 30
허공 노마드 32
무문관 견공 33
호야나무 아래서 34
지하 주차장 노마드 36
벽암과 놀다 38
제2부
고욤 41
금환일식 42
어떤 소통 44
하늘 문 46
하늘 죽비 48
부처님 손바닥 49
예안장터에서 50
살바도르 달리의 시계 52
시간의 형태 54
쇠비름 55
낙산에 내리는 눈 56
석이버섯 58
부소산성초 69
유마연못 70
겨울 저도 어장 71
검은 구절초 72
즐거운 사추기(思秋期) 74
사랑의 무게 76
쌍룡동굴 77
연자나무 78
갈뫼수목원 79
폐교 80
달맞이꽃 82
펌프를 박다 83
빈집 84
유마행(維摩?) 86
선덕여왕 59
겨울 산중일기 60
아웃사이더 62
삼성의 금빛 물고기 64
제3부
티벳버섯 시법(詩法) 67
민달팽이 달생(達生) 68
부소산성초 69
유마연못 70
겨울 저도 어장 71
검은 구절초 72
즐거운 사추기(思秋期) 74
사랑의 무게 76
쌍룡동굴 77
연자나무 78
갈뫼수목원 79
폐교 80
달맞이꽃 82
펌프를 박다 83
빈집 84
유마행(維摩行) 86
제4부
분강초당 89
달마 절집, 거미집 90
화엄 92
날마다 좋은 날 94
분천헌연도 96
벅수나무 97
루치아 할머니의 무위농원 98
난꽃 100
시집 앵무새 학당 101
명농당 102
철자에 대한 고민 104
긍구당지(肯構堂池) 106
서원의 모두 틀림 107
털오리나무 사랑 108
등공탑 110
야단법석, 3월 112
루치아 별 114
해설 택시는 간다/ 최종환(문학평론가)해설 115
제1부
몽유병 환자처럼 13
분강송(汾江頌) 14
중심을 잡는다는 것 16
북한산 석주(石柱) 18
후투티에게 20
창틀 수묵화 21
몸으로 말하다 22
붉은 쏨뱅이 24
너도바람꽃 26
초병에게 28
하늘 바다 29
승빙(乘氷), 물의 탑 30
허공 노마드 32
무문관 견공 33
호야나무 아래서 34
지하 주차장 노마드 36
벽암과 놀다 38
제2부
고욤 41
금환일식 42
어떤 소통 44
하늘 문 46
하늘 죽비 48
부처님 손바닥 49
예안장터에서 50
살바도르 달리의 시계 52
시간의 형태 54
쇠비름 55
낙산에 내리는 눈 56
석이버섯 58
부소산성초 69
유마연못 70
겨울 저도 어장 71
검은 구절초 72
즐거운 사추기(思秋期) 74
사랑의 무게 76
쌍룡동굴 77
연자나무 78
갈뫼수목원 79
폐교 80
달맞이꽃 82
펌프를 박다 83
빈집 84
유마행(維摩?) 86
선덕여왕 59
겨울 산중일기 60
아웃사이더 62
삼성의 금빛 물고기 64
제3부
티벳버섯 시법(詩法) 67
민달팽이 달생(達生) 68
부소산성초 69
유마연못 70
겨울 저도 어장 71
검은 구절초 72
즐거운 사추기(思秋期) 74
사랑의 무게 76
쌍룡동굴 77
연자나무 78
갈뫼수목원 79
폐교 80
달맞이꽃 82
펌프를 박다 83
빈집 84
유마행(維摩行) 86
제4부
분강초당 89
달마 절집, 거미집 90
화엄 92
날마다 좋은 날 94
분천헌연도 96
벅수나무 97
루치아 할머니의 무위농원 98
난꽃 100
시집 앵무새 학당 101
명농당 102
철자에 대한 고민 104
긍구당지(肯構堂池) 106
서원의 모두 틀림 107
털오리나무 사랑 108
등공탑 110
야단법석, 3월 112
루치아 별 114
해설 택시는 간다/ 최종환(문학평론가)해설 115
저자
저자
이명
저자 이명은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2011년 《불교신문》 신춘문예에 시 「분천동 본가입납」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분천동 본가입납』 『앵무새 학당』 『벌레문법』이 있으며 2013년[목포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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