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속으로 들어간 하마(시인동네 시인선 66)
김율희 시집
김율희 시집 『굴뚝 속으로 들어간 하마』. 김율희 시인의 시 작품을 수록한 책이다. '굴뚝새가 한 말을 기억하니?', '햄버거 속에 피아노를 처넣다', '해리포터의 겨울', '키스', '초록 달걀', '콜라', '여우 털', '포도에도 비늘이 있다' 등 주옥같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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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굴뚝새에서 오르페우스까지
-시와 이야기의 미적 거리
1986년 『현대시학』 추천 완료 당시 김춘수 시인으로부터 "간결하고 선명한 그러나 밀도 있는 조사"라는 평을 받으며 문단에 등장한 김율희 시인은, "까다롭고 복잡한 (이) 시대"에 "아주 청순한 서정을 지닌" 시인으로 시단의 한 자리를 '이미' 매김 했었다. 오랜 시간을 건너 시인이 마침내 꾸린 이번 시의 집(시집)에서 시와 이야기는, 거미줄 같은 정연한 긴장감과 유연한 밀도를 보이며 미적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김율희의 시와 이야기와의 친밀성은 매우 쉽게 발견된다.
굴뚝새가 한 말을 기억하니?
어릴 때 굴뚝새가 너에게
하던 말 기억 안 나니?
매일매일 너에게
속삭이던 말
다정하게 너하고 나누었던
그 말들이
기억나지 않니?
이 세상을 살았던
한 굴뚝새가
푸른 하늘 위에서
네게 했던 말
기억하고 있니?
굴뚝새 말로
기억하고 있니?
-「굴뚝새가 한 말을 기억하니?」 전문
'기억'은 이 시집의 중요한 키워드이다. 김율희 시인의 기억에로의 귀환와 상상력은 "굴뚝새가 한 말"을 되새기는 것에서 출발하는데, 이는 '동심의 회귀'를 지향하는 시인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시인은 "한 굴뚝새가/푸른 하늘위에서/네게 했던 말"로 기억되는 '이야기'를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을, 선명하고 활달한 이야기적 상상력으로 보여준다.
김율희 시의 또 다른 특징은 이야기의 구조 속에서 움튼 시적 상상력이 피아노, 바이올린 등의 악기와 만나 랩소디로 연결되어 펼쳐진다는 점이다. 시인에게 랩소디는 시적 영감과 지향의 의미로서 가치가 있다. 이때 이야기는 그 미적 거리에 따라 머릿속의 환상적 이야기도 되고, 어릴 적 동화적 이야기도 되며, 불가사의한 신화가 되기도 하고, 현실의 불합리한 사건이 되기도 한다.
불꽃이 인다. 그 안에
물고기 파닥거린다.
부뚜막에 앉다.
오랜 시간
먹는다는 것
산다는 것―그 희한한 축복에 대해
생각한다.
엉덩이 지지고 앉아
만 년 전의 바람을 생각하고
만 년 전의 그
불씨를 생각한다.
온 들녘이 일어나고
온 바다가 일어나는
부뚜막
뜨거운 부뚜막
온 죄가 일어서고
온 벌이 일어서는
부뚜막
늙어서, 늙어서
허리도 못 펴는 부뚜막
그 부뚜막에 앉다.
그 안에
물고기 파닥거린다.
곧 은빛도 사라진다.
-「부뚜막에 앉다」 부분
김율희는 위 시에서 보듯 동화로 끝나지 않고 실존에 가닿는 여러 편의 시를 보여주는데, 그러한 깨달음은 시인이 맞이하는 계절들 가운데 드러나기도 하고(「봄」, 「가을」, 「겨울 1」), "신(神)"이기도 한 "꽃물"이나 "칼"이기도 한 "세상" 모든 것 속에서 오기도 한다. 마음에 새기는 이야기적 상상력의 시, 그것에 무심히 도달하는 지혜를 보여주는 시인의 서늘한 시적 발견과 지향은, 다음의 시 한 편에서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시인의 앞으로의 시적 행로를 가늠해보게 하는 대목이다.
시는 칼이다.
바람을 베고 사람을 베더니
세상을 베어버린다.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칼
세상이 가벼워진다.
-「시는 칼이다」 부분
목차
목차
제1부
굴뚝새가 한 말을 기억하니? 13
햄버거 속에 피아노를 처넣다 14
해리포터의 겨울 16
키스 19
초록 달걀 20
콜라 22
여우 털 23
포도에도 비늘이 있다 24
양 한 마리 키우기 26
아프리카 1 28
아프리카 2 29
아프리카 3 30
코끼리 아버지 32
거인을 만나다 34
꿈 37
비 오는 날의 도둑 38
파란 나비 40
사탕 47
브로콜리 48
사소 1 50
그리움 52
가을 53
머릿속 하마 한 마리 54
사소 2 56
멀리 있는 너에게 58
빨간 자동차 타고 하늘로 날아오른 아버지 60
사소 3 62
꽃물 64
제2부
개심사 67
이제 나무는 겨울로 가고 68
푸른 옷소매 70
모래폭풍 72
오르페우스의 꽃 1 74
오르페우스의 꽃 2 78
오르페우스의 꽃 3 80
그대는 나의 숲 82
식탁에서 84
마르수아스 86
겨울 1 89
아버지의 뜰 90
부뚜막에 앉다 92
의자와 전쟁 94
아버지의 가을 96
시는 칼이다 97
지옥에서 98
전철은 배고픔이다 100
우물 102
아버지의 강물 104
대왕암에서 106
바다 1 108
바다 2 110
바다 3 112
겨울 2 114
나무를 추억하다 115
봄 118
해설_굴뚝새에서 오르페우스까지 119
전해수(문학평론가)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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