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가 찾는 사람이 아니어서(시인동네 시인선 176)
강현덕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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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된 초월과 비애 그리고 고독한 실존
1994년 〈중앙신인문학상〉과 199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강현덕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너는 내가 찾는 사람이 아니어서』가 시인동네 시인선 176으로 출간되었다. 강현덕의 시는 비애의 현실뿐만 아니라 고독한 인간의 실존태를 담보하고 있다. 세속의 현실을 형이상학의 비유로 감쌈으로써 자연계와 합일된 현실의 비애를 절제된 언어로 승화시킨다.
1994년 〈중앙신인문학상〉과 199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강현덕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너는 내가 찾는 사람이 아니어서』가 시인동네 시인선 176으로 출간되었다. 강현덕의 시는 비애의 현실뿐만 아니라 고독한 인간의 실존태를 담보하고 있다. 세속의 현실을 형이상학의 비유로 감쌈으로써 자연계와 합일된 현실의 비애를 절제된 언어로 승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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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 해설 엿보기
강현덕의 시는 시조의 정형미에 준하듯 절제된 비유가 빛난다. 주로 사물을 의인화한 비유로 상징적 담론 및 은유의 언어학으로 점철된 시적 행보가 그러하다. 사물의 의인화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근원적인 세계인식을 근간으로 하지만 거기에는 자연 숭상 의식 또한 내재되어 있다. 자연 숭상 의식은 애니미즘이나 토테미즘처럼 원시종교와 무관할 수 없을 것이나 그러면서도 그것은 경외의 자연 앞에 겸손한 인간의 자태를 은유한다. 자연을 경외의 대상으로 인지했던 원시인들의 금기문화처럼 첨단문명의 현대에서도 자연은 여전히 경외의 대상임을 강현덕 시조의 상징적 은유가 담지하고 있다.
강현덕의 시는 자연예찬뿐만 아니라 세속을 의인화하여 초월에 이르게 하는 절제의 특장 또한 지닌다. 세속의 현실을 형이상학의 비유로 감쌈으로써 자연계와 합일된 현실의 비애가 절제된 비애미로 승화하고 있는 것이다. 형이상학적이자 형이하학적일 수밖에 없는 인간은 초월의 지평과 현실의 지평을 왕래하면서 세속의 시간을 견지한다. 때문에 현대에 와서 상징계로 자리한 자연은 세속의 인간을 견인하는 매개로 작용하기에 이르렀다.
강현덕의 시는 비애의 인간 현실뿐만 아니라 고독한 인간의 실존태 또한 담보한다. 세계 내 존재로 기투된 인간은 근원적으로 고독할 수밖에 없듯이 강현덕은 현실의 비애와 고독한 실존의 이중주로 동시대성을 아우르고 있다. 그러면서도 초월의 지평이 비애의 현실과 고독한 실존태에 공히 작용하고 있어서 궁극적으로 그의 시조는 원형세계가 관통하고 있다.
새 물을 채워둔다
고라니가 핥을 물
돌확을 돌아서는 숨소리도 살핀다
깊은 밤 작은 짐승들 발소리에 안심한다
산 밑에 산다는 건
식구가 많다는 것
콩잎도 고구마순도 반 넘게 내주었다
담장은 고치지 않고 대문은 달지 않았다
- 「독가촌」 전문
독가촌은 외딴집이다. 산 밑에 사는 외딴집은 산짐승들과 친구할 수 있으므로, "산 밑에 산다는 건/식구가 많다는 것"이라는 은유의 언술이 현대인의 황폐한 마음을 원형의 세계로 유인한다. 산짐승들은 어쩌다 만나는 친구를 넘어서 가족이라는 비유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는 현대인의 행보를 돋우는 힘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콩을 심고 고구마를 심는 일은 산짐승들 몫까지 포함해야 하는 일이다. 허물어진 담장은 더 허물어지도록 방치할 일이며, 대문 또한 불필요하다는 경계 해제 인식이 문명계에 경종을 울린다.
독가촌에 사는 것은 밤의 소리를 듣는 일과 같다. 그것은 고라니가 물 마시는 소리를 살피는 일이며 물 마시고 돌아서는 고라니의 숨소리를 듣는 일이다. 작은 짐승들의 발소리조차 듣는 일인 것이다. 독가촌에 사는 것이 산속 짐승들의 거처에 인간이 둥지를 트는 일이라는 면에서 독가촌의 삶은 산 주인인 짐승들의 생활을 방해하는 일일 수도 있다. 산 주인들의 방해꾼이 아니라 산 주인들과 한 식구로 살기 위해서는 돌확에 새 물을 채워두고 콩도 고구마순도 넉넉히 심어야 하는 일인 것이다. 탈속의 풍경이자 초월의 견지력인 독가촌의 시간이 문명의 시간에 침묵의 질타를 가하며 순수의 원형세계를 현재화한다. 자연의 빛이 문명의 이면을 반추하게 하면서 잃어버린 시공을 열어주고 있다.
- 진순애(문학평론가)
강현덕의 시는 시조의 정형미에 준하듯 절제된 비유가 빛난다. 주로 사물을 의인화한 비유로 상징적 담론 및 은유의 언어학으로 점철된 시적 행보가 그러하다. 사물의 의인화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근원적인 세계인식을 근간으로 하지만 거기에는 자연 숭상 의식 또한 내재되어 있다. 자연 숭상 의식은 애니미즘이나 토테미즘처럼 원시종교와 무관할 수 없을 것이나 그러면서도 그것은 경외의 자연 앞에 겸손한 인간의 자태를 은유한다. 자연을 경외의 대상으로 인지했던 원시인들의 금기문화처럼 첨단문명의 현대에서도 자연은 여전히 경외의 대상임을 강현덕 시조의 상징적 은유가 담지하고 있다.
강현덕의 시는 자연예찬뿐만 아니라 세속을 의인화하여 초월에 이르게 하는 절제의 특장 또한 지닌다. 세속의 현실을 형이상학의 비유로 감쌈으로써 자연계와 합일된 현실의 비애가 절제된 비애미로 승화하고 있는 것이다. 형이상학적이자 형이하학적일 수밖에 없는 인간은 초월의 지평과 현실의 지평을 왕래하면서 세속의 시간을 견지한다. 때문에 현대에 와서 상징계로 자리한 자연은 세속의 인간을 견인하는 매개로 작용하기에 이르렀다.
강현덕의 시는 비애의 인간 현실뿐만 아니라 고독한 인간의 실존태 또한 담보한다. 세계 내 존재로 기투된 인간은 근원적으로 고독할 수밖에 없듯이 강현덕은 현실의 비애와 고독한 실존의 이중주로 동시대성을 아우르고 있다. 그러면서도 초월의 지평이 비애의 현실과 고독한 실존태에 공히 작용하고 있어서 궁극적으로 그의 시조는 원형세계가 관통하고 있다.
새 물을 채워둔다
고라니가 핥을 물
돌확을 돌아서는 숨소리도 살핀다
깊은 밤 작은 짐승들 발소리에 안심한다
산 밑에 산다는 건
식구가 많다는 것
콩잎도 고구마순도 반 넘게 내주었다
담장은 고치지 않고 대문은 달지 않았다
- 「독가촌」 전문
독가촌은 외딴집이다. 산 밑에 사는 외딴집은 산짐승들과 친구할 수 있으므로, "산 밑에 산다는 건/식구가 많다는 것"이라는 은유의 언술이 현대인의 황폐한 마음을 원형의 세계로 유인한다. 산짐승들은 어쩌다 만나는 친구를 넘어서 가족이라는 비유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는 현대인의 행보를 돋우는 힘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콩을 심고 고구마를 심는 일은 산짐승들 몫까지 포함해야 하는 일이다. 허물어진 담장은 더 허물어지도록 방치할 일이며, 대문 또한 불필요하다는 경계 해제 인식이 문명계에 경종을 울린다.
독가촌에 사는 것은 밤의 소리를 듣는 일과 같다. 그것은 고라니가 물 마시는 소리를 살피는 일이며 물 마시고 돌아서는 고라니의 숨소리를 듣는 일이다. 작은 짐승들의 발소리조차 듣는 일인 것이다. 독가촌에 사는 것이 산속 짐승들의 거처에 인간이 둥지를 트는 일이라는 면에서 독가촌의 삶은 산 주인인 짐승들의 생활을 방해하는 일일 수도 있다. 산 주인들의 방해꾼이 아니라 산 주인들과 한 식구로 살기 위해서는 돌확에 새 물을 채워두고 콩도 고구마순도 넉넉히 심어야 하는 일인 것이다. 탈속의 풍경이자 초월의 견지력인 독가촌의 시간이 문명의 시간에 침묵의 질타를 가하며 순수의 원형세계를 현재화한다. 자연의 빛이 문명의 이면을 반추하게 하면서 잃어버린 시공을 열어주고 있다.
- 진순애(문학평론가)
목차
목차
제1부
거울 속 거울ㆍ13/강을 거슬러 가는 배ㆍ14/마음 하나 얻기 위해 봄을 다 보냈다ㆍ15/내가 그리워하는 사람ㆍ16/고요한 나뭇가지 위에 뜬 달ㆍ18/기린의 시간ㆍ19/달무리ㆍ20/우울한 숨바꼭질ㆍ21/멍하니 바라보네ㆍ22/반 컵의 물ㆍ24/심금(心琴)ㆍ25/소호 동동다리ㆍ26/분홍의 내력ㆍ28/절반이 지났네ㆍ29/정방폭포ㆍ30/사랑ㆍ32
제2부
우화ㆍ35/서촌ㆍ36/헛ㆍ37/경외ㆍ38/운문사ㆍ39/금관가야ㆍ40/시간이 묻혀 있는 해변ㆍ42/북향 묘지ㆍ43/산골 버드나무ㆍ44/영미의 어머니ㆍ46/석림동ㆍ47/임진강의 달ㆍ48/새길ㆍ50/오후 세 시ㆍ51/안면도ㆍ52/유달산 유달산ㆍ54/첫사랑ㆍ56
제3부
달의 뒷면ㆍ59/집배원 오기수 씨ㆍ60/섬사람ㆍ62/그해 여름ㆍ63/눈물이 눈물을ㆍ64/소프라노ㆍ66/늙은 기타리스트ㆍ67/새들도 77번 국도를 따라 난다ㆍ68/낙타ㆍ70/밤에 사는 참외ㆍ71/어느 돌 벅수를 위한 연가ㆍ72/불면ㆍ74/파계사 북소리ㆍ75/긴 의자에 앉아 있다ㆍ76/창경궁 선인문 앞 회화나무ㆍ77/지금ㆍ78/오빠 걱정ㆍ79/파주ㆍ80
제4부
깃들이다ㆍ83/사막의 사자ㆍ84/독가촌ㆍ85/내 시계는 어디에도 쓰이지 못하고ㆍ86/백 원으로 희망을 샀어요ㆍ88/편경ㆍ89/돌아온 탕자처럼ㆍ90/굿바이ㆍ91/밤눈과 고라니ㆍ92/불 꺼진 창밖의 고양이ㆍ93/춤추는 여자와 색소폰 부는 남자ㆍ94/폭우ㆍ96/한산도ㆍ97/꽃지 해변ㆍ98/배웅ㆍ99/이팝나무ㆍ100
해설 진순애(문학평론가)ㆍ101
거울 속 거울ㆍ13/강을 거슬러 가는 배ㆍ14/마음 하나 얻기 위해 봄을 다 보냈다ㆍ15/내가 그리워하는 사람ㆍ16/고요한 나뭇가지 위에 뜬 달ㆍ18/기린의 시간ㆍ19/달무리ㆍ20/우울한 숨바꼭질ㆍ21/멍하니 바라보네ㆍ22/반 컵의 물ㆍ24/심금(心琴)ㆍ25/소호 동동다리ㆍ26/분홍의 내력ㆍ28/절반이 지났네ㆍ29/정방폭포ㆍ30/사랑ㆍ32
제2부
우화ㆍ35/서촌ㆍ36/헛ㆍ37/경외ㆍ38/운문사ㆍ39/금관가야ㆍ40/시간이 묻혀 있는 해변ㆍ42/북향 묘지ㆍ43/산골 버드나무ㆍ44/영미의 어머니ㆍ46/석림동ㆍ47/임진강의 달ㆍ48/새길ㆍ50/오후 세 시ㆍ51/안면도ㆍ52/유달산 유달산ㆍ54/첫사랑ㆍ56
제3부
달의 뒷면ㆍ59/집배원 오기수 씨ㆍ60/섬사람ㆍ62/그해 여름ㆍ63/눈물이 눈물을ㆍ64/소프라노ㆍ66/늙은 기타리스트ㆍ67/새들도 77번 국도를 따라 난다ㆍ68/낙타ㆍ70/밤에 사는 참외ㆍ71/어느 돌 벅수를 위한 연가ㆍ72/불면ㆍ74/파계사 북소리ㆍ75/긴 의자에 앉아 있다ㆍ76/창경궁 선인문 앞 회화나무ㆍ77/지금ㆍ78/오빠 걱정ㆍ79/파주ㆍ80
제4부
깃들이다ㆍ83/사막의 사자ㆍ84/독가촌ㆍ85/내 시계는 어디에도 쓰이지 못하고ㆍ86/백 원으로 희망을 샀어요ㆍ88/편경ㆍ89/돌아온 탕자처럼ㆍ90/굿바이ㆍ91/밤눈과 고라니ㆍ92/불 꺼진 창밖의 고양이ㆍ93/춤추는 여자와 색소폰 부는 남자ㆍ94/폭우ㆍ96/한산도ㆍ97/꽃지 해변ㆍ98/배웅ㆍ99/이팝나무ㆍ100
해설 진순애(문학평론가)ㆍ101
저자
저자
강현덕
시인
1994년 《중앙신인문학상》, 199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한림정 역에서 잠이 들다』 『안개는 그 상점 안에서 흘러나왔다』 『첫눈 가루분 1호』 『먼저라는 말』이 있다. 〈중앙시조대상〉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한국시조작품상〉 등을 수상했으며, 〈역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1994년 《중앙신인문학상》, 199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한림정 역에서 잠이 들다』 『안개는 그 상점 안에서 흘러나왔다』 『첫눈 가루분 1호』 『먼저라는 말』이 있다. 〈중앙시조대상〉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한국시조작품상〉 등을 수상했으며, 〈역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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