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불뚝이 항아리 사내가 사는 우리 동네(시인동네 시인선 154)
김명국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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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을 지키는 농촌 시인의 고투
1998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명국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배불뚝이 항아리 사내가 사는 우리 동네』가 시인동네 시인선 154로 출간되었다. 농촌을 지키며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사는 김명국 시인의 이번 시집은 현재 우리 농촌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줌과 동시에 그 속에서 살아가는 생활상과 부조리함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베트남을 처가로 둔 시인의 에피소드를 통해 다문화 가정의 따뜻한 생활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
1998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명국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배불뚝이 항아리 사내가 사는 우리 동네』가 시인동네 시인선 154로 출간되었다. 농촌을 지키며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사는 김명국 시인의 이번 시집은 현재 우리 농촌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줌과 동시에 그 속에서 살아가는 생활상과 부조리함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베트남을 처가로 둔 시인의 에피소드를 통해 다문화 가정의 따뜻한 생활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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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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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설 엿보기
김명국 시는 디지털 문명세계에서 소외되고 억압된 자연과 전통과 조상과 인간 등에 대한 숭배의식으로 점철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신화가 된 자연과 인간사가 김명국의 현존과 함께함으로써 그의 시는 단지 시적 상상력에 의한 세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의 시적 자리가 특화된다. '신화는 자연, 인간, 사회, 삶에 관한 여러 측면의 기원과 원인들을 설명해주면서, 인류의 일반적인 고뇌와 불안인 기아, 전쟁, 병, 노년, 죽음에 대한 정신적 치료'로도 작용해왔다. 때문에 인간사를 신화로 승화시키는 김명국 시의 언술이 샤먼의 그것에 닿아 있다는 점에서 시적 울림이 숭엄함조차 야기한다. 샤먼은 지상에서 천상과 내통하면서 천상의 언어로 지상을 주재하는 까닭에 그러하다.
김명국 시의 샤먼적 언술은 경직되고 획일화된 현대인의 무감각한 감각을 열리게 하는 은유적 담론이라는 점에서 또한 주목된다. 샤먼의 주술은 범신론에 근간하고 있어서 자연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듯이 자연숭배와 조상숭배를 내재한 김명국 시의 주술적 담론은 자연친화적인 인간의 생존법을 고양시키는 힘으로 작용한다. 겸손하게 자연을 대하면서도 넉넉한 품으로서 자연과 인간과의 경계를 불식시킴으로써 인간사를 신화로 승화시키는 그의 샤먼적 언술이 궁극에는 치유의 세계로 독자를 유인하고 있다. 특히 지금의 농촌현실을 반영하여 동시대에 반향하면서 독자의 성찰을 자극하고 유도하는 비판적 성찰이 돋보인다.
앞뜰은 다 녹았는데
뒤뜰은 덜 녹았다
어머니, 마당 한뎃부엌에서
돼지뼛국을 끓이는 이월의 눈이었다
고드름을 떼어내면 떼어낸 집이 가난해진다고 해서
할머니께서는 못내 말리셨지만
눈을 단단하게 뭉쳐
벽돌집 담벼락에다 힘껏 던져보던 아이들은
싫증이 나서
검투사처럼 고드름을 땄다
고창 한전지사(韓電支社) 화단 가장자리
겸손하게 몰려 있는 눈,
포로처럼 여느 집에도 하얀 살빛의
작은 눈사람이 하나 서 있다 갔다
- 「겸손하게 몰려 있는 눈」 전문
"고드름을 떼어내면 떼어낸 집이 가난해진다"는 금기와 함께했던 시절의 인간사가 신화적 자태로 승화된다. 자연에 대한 숭배의식이 만들어낸 금기이다. 사람들의 사상, 도덕, 신앙, 언어와 행위 등을 규범화하며 형식화하였던 금기는 그 목적이 '사람을 보호하는 것으로, 사람이 감지할 수 없는 위험을 피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었다. 사람이 감지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했던 원시인들의 금기문화가 인간이 동물의 단계에서 벗어나게 해준 지표인 셈이듯 문명에 억압당한 금기의 부활을 꿈꾸는 겸손은 궁극적으로 회복되어야 할 휴머니즘의 지평을 확장한다. 곧 자연을 숭배하던 시절을 은유하는 샤먼적 담론으로써 자연이 그리고 겸손한 자연이 있어서 겸손한 인간 또한 비롯된다는 담론이다. 겸손한 자연은 숭배되어야 할 자연이라는 은유로써 문명인의 성찰을 유도하는 비판적 담론인 것이다.
문명인의 감각을 일깨우려는 은밀한 비판을 내재하고 있는 겸손한 자연이므로, "고창 한전지사(韓電支社) 화단 가장자리/겸손하게 몰려 있는 눈"은 화단의 가장자리에서 눈에 띄지도 않게 겸손하듯, "포로처럼 여느 집에도 하얀 살빛의/작은눈사람이 하나 서 있다" 가는 고창의 풍경은 고창만의 그것이 아니라 첨단문명에서 소외된 문명의 어둠을 은유하는 데로 확장된다. 첨단문명의 바벨탑 그늘에서 소외된 자연은 그리고 소외된 인간은 고창 한전지사 화단 가장자리에 겸손하게 몰려 있는 눈으로 비유되는 동시에 포로가 된 작은 눈사람으로도 비유된다. 첨단화된 세상에서 이율배반적이게도 인간은 작은 눈사람처럼 포로가 되어 자유를 상실하였다는 반어적 담론이다.
- 진순애(문학평론가)
■ 시인의 산문
앞들에 묶어놓은 지푸라기를 대충 엿뭇가리만 해놓고선 심심찮게 비가 마를 만하면 오고 또 오고 자꾸 내려쌓는 바람에 그걸 어떻게 끄집어내지도 못하고 며칠 시간만 보내다가 기회는 이참이다, 하고 기어이 트랙터 추레라에 실어 논 밖으로 끄집어낸다. 그런 날에는 복분자밭 옆에다 옹골지게, 보란 듯 과묵하기로 소문난 옆집 소골양반이나 느리대로 빠진 수옥이 아재가 하도나 심심해 참견이나 한번 해보자 하고 와서는 씩, 웃고 갈 실력으로 쟁여놓는 것이다. 까치나 산비둘기 같은 그런 이름을 가진 새들이 물어다 놓은 찔레 열매도 몇 개 끼어 있는 짚
벼눌을 해서 나름 보기 좋게 잘 나뒀다가, 이듬해 이른 봄에나 쓸 것이다 하고, 북풍한설(北風寒雪)에도 끄떡없이.
김명국 시는 디지털 문명세계에서 소외되고 억압된 자연과 전통과 조상과 인간 등에 대한 숭배의식으로 점철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신화가 된 자연과 인간사가 김명국의 현존과 함께함으로써 그의 시는 단지 시적 상상력에 의한 세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의 시적 자리가 특화된다. '신화는 자연, 인간, 사회, 삶에 관한 여러 측면의 기원과 원인들을 설명해주면서, 인류의 일반적인 고뇌와 불안인 기아, 전쟁, 병, 노년, 죽음에 대한 정신적 치료'로도 작용해왔다. 때문에 인간사를 신화로 승화시키는 김명국 시의 언술이 샤먼의 그것에 닿아 있다는 점에서 시적 울림이 숭엄함조차 야기한다. 샤먼은 지상에서 천상과 내통하면서 천상의 언어로 지상을 주재하는 까닭에 그러하다.
김명국 시의 샤먼적 언술은 경직되고 획일화된 현대인의 무감각한 감각을 열리게 하는 은유적 담론이라는 점에서 또한 주목된다. 샤먼의 주술은 범신론에 근간하고 있어서 자연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듯이 자연숭배와 조상숭배를 내재한 김명국 시의 주술적 담론은 자연친화적인 인간의 생존법을 고양시키는 힘으로 작용한다. 겸손하게 자연을 대하면서도 넉넉한 품으로서 자연과 인간과의 경계를 불식시킴으로써 인간사를 신화로 승화시키는 그의 샤먼적 언술이 궁극에는 치유의 세계로 독자를 유인하고 있다. 특히 지금의 농촌현실을 반영하여 동시대에 반향하면서 독자의 성찰을 자극하고 유도하는 비판적 성찰이 돋보인다.
앞뜰은 다 녹았는데
뒤뜰은 덜 녹았다
어머니, 마당 한뎃부엌에서
돼지뼛국을 끓이는 이월의 눈이었다
고드름을 떼어내면 떼어낸 집이 가난해진다고 해서
할머니께서는 못내 말리셨지만
눈을 단단하게 뭉쳐
벽돌집 담벼락에다 힘껏 던져보던 아이들은
싫증이 나서
검투사처럼 고드름을 땄다
고창 한전지사(韓電支社) 화단 가장자리
겸손하게 몰려 있는 눈,
포로처럼 여느 집에도 하얀 살빛의
작은 눈사람이 하나 서 있다 갔다
- 「겸손하게 몰려 있는 눈」 전문
"고드름을 떼어내면 떼어낸 집이 가난해진다"는 금기와 함께했던 시절의 인간사가 신화적 자태로 승화된다. 자연에 대한 숭배의식이 만들어낸 금기이다. 사람들의 사상, 도덕, 신앙, 언어와 행위 등을 규범화하며 형식화하였던 금기는 그 목적이 '사람을 보호하는 것으로, 사람이 감지할 수 없는 위험을 피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었다. 사람이 감지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했던 원시인들의 금기문화가 인간이 동물의 단계에서 벗어나게 해준 지표인 셈이듯 문명에 억압당한 금기의 부활을 꿈꾸는 겸손은 궁극적으로 회복되어야 할 휴머니즘의 지평을 확장한다. 곧 자연을 숭배하던 시절을 은유하는 샤먼적 담론으로써 자연이 그리고 겸손한 자연이 있어서 겸손한 인간 또한 비롯된다는 담론이다. 겸손한 자연은 숭배되어야 할 자연이라는 은유로써 문명인의 성찰을 유도하는 비판적 담론인 것이다.
문명인의 감각을 일깨우려는 은밀한 비판을 내재하고 있는 겸손한 자연이므로, "고창 한전지사(韓電支社) 화단 가장자리/겸손하게 몰려 있는 눈"은 화단의 가장자리에서 눈에 띄지도 않게 겸손하듯, "포로처럼 여느 집에도 하얀 살빛의/작은눈사람이 하나 서 있다" 가는 고창의 풍경은 고창만의 그것이 아니라 첨단문명에서 소외된 문명의 어둠을 은유하는 데로 확장된다. 첨단문명의 바벨탑 그늘에서 소외된 자연은 그리고 소외된 인간은 고창 한전지사 화단 가장자리에 겸손하게 몰려 있는 눈으로 비유되는 동시에 포로가 된 작은 눈사람으로도 비유된다. 첨단화된 세상에서 이율배반적이게도 인간은 작은 눈사람처럼 포로가 되어 자유를 상실하였다는 반어적 담론이다.
- 진순애(문학평론가)
■ 시인의 산문
앞들에 묶어놓은 지푸라기를 대충 엿뭇가리만 해놓고선 심심찮게 비가 마를 만하면 오고 또 오고 자꾸 내려쌓는 바람에 그걸 어떻게 끄집어내지도 못하고 며칠 시간만 보내다가 기회는 이참이다, 하고 기어이 트랙터 추레라에 실어 논 밖으로 끄집어낸다. 그런 날에는 복분자밭 옆에다 옹골지게, 보란 듯 과묵하기로 소문난 옆집 소골양반이나 느리대로 빠진 수옥이 아재가 하도나 심심해 참견이나 한번 해보자 하고 와서는 씩, 웃고 갈 실력으로 쟁여놓는 것이다. 까치나 산비둘기 같은 그런 이름을 가진 새들이 물어다 놓은 찔레 열매도 몇 개 끼어 있는 짚
벼눌을 해서 나름 보기 좋게 잘 나뒀다가, 이듬해 이른 봄에나 쓸 것이다 하고, 북풍한설(北風寒雪)에도 끄떡없이.
목차
목차
제1부
겸손하게 몰려 있는 눈 ㆍ 13
해질녘 ㆍ 14
제비집 때문 ㆍ 16
앞마당 ㆍ 18
있으나 마나 한 담 ㆍ 20
늦게 찍은 콩값 ㆍ 22
아침 마당에 서서 ㆍ 24
마음속의 집 ㆍ 26
눈 내리는 밤 ㆍ 29
참깻대를 세우면서 ㆍ 32
배불뚝이 항아리 사내가 사는 우리 동네 ㆍ 34
얼떨결에 ㆍ 36
수옥이 아재 ㆍ 38
송아지 품평회 ㆍ 40
실랑이 ㆍ 42
봄의 기지개 ㆍ 44
서울 가는 소포 ㆍ 46
주먹돌 ㆍ 48
제2부
과일 접시 ㆍ 51
상록수 다문화 학교 ㆍ 52
깻잎김치 ㆍ 54
중고 전화기 ㆍ 56
뙈기밭 ㆍ 58
득우(得牛) ㆍ 60
군것질 ㆍ 61
삼꽃 따기 ㆍ 62
전화 통화 ㆍ 64
새집 타령 ㆍ 66
우리 동네 앰프 ㆍ 68
청국장 ㆍ 70
흉년 밥그릇 ㆍ 72
트랙터 추레라 지푸라기 짐 짜기 ㆍ 74
와송(瓦松) ㆍ 76
축산 농가 ㆍ 78
척추염좌 ㆍ 80
제3부
도마뱀 나오는 집 ㆍ 83
낌새 ㆍ 84
본전 생각 ㆍ 86
새벽 다섯 시 ㆍ 88
환전 ㆍ 90
권주(勸酒) ㆍ 92
도마뱀 똥 ㆍ 94
오후 여섯 시경 ㆍ 95
후띠우 ㆍ 96
응표덕국풍유정(鷹標德國風油精) ㆍ 98
동구간(同口間) ㆍ 100
망고 따기ㆍ 102
안부 ㆍ 104
데쫌 ㆍ 106
도마뱀 외갓집 ㆍ 107
첫 만남 ㆍ 108
머리부터 발끝 ㆍ 110
돼지 굴 ㆍ 112
해설
숭배의식과 샤먼적 언술/진순애(문학평론가) ㆍ 113
겸손하게 몰려 있는 눈 ㆍ 13
해질녘 ㆍ 14
제비집 때문 ㆍ 16
앞마당 ㆍ 18
있으나 마나 한 담 ㆍ 20
늦게 찍은 콩값 ㆍ 22
아침 마당에 서서 ㆍ 24
마음속의 집 ㆍ 26
눈 내리는 밤 ㆍ 29
참깻대를 세우면서 ㆍ 32
배불뚝이 항아리 사내가 사는 우리 동네 ㆍ 34
얼떨결에 ㆍ 36
수옥이 아재 ㆍ 38
송아지 품평회 ㆍ 40
실랑이 ㆍ 42
봄의 기지개 ㆍ 44
서울 가는 소포 ㆍ 46
주먹돌 ㆍ 48
제2부
과일 접시 ㆍ 51
상록수 다문화 학교 ㆍ 52
깻잎김치 ㆍ 54
중고 전화기 ㆍ 56
뙈기밭 ㆍ 58
득우(得牛) ㆍ 60
군것질 ㆍ 61
삼꽃 따기 ㆍ 62
전화 통화 ㆍ 64
새집 타령 ㆍ 66
우리 동네 앰프 ㆍ 68
청국장 ㆍ 70
흉년 밥그릇 ㆍ 72
트랙터 추레라 지푸라기 짐 짜기 ㆍ 74
와송(瓦松) ㆍ 76
축산 농가 ㆍ 78
척추염좌 ㆍ 80
제3부
도마뱀 나오는 집 ㆍ 83
낌새 ㆍ 84
본전 생각 ㆍ 86
새벽 다섯 시 ㆍ 88
환전 ㆍ 90
권주(勸酒) ㆍ 92
도마뱀 똥 ㆍ 94
오후 여섯 시경 ㆍ 95
후띠우 ㆍ 96
응표덕국풍유정(鷹標德國風油精) ㆍ 98
동구간(同口間) ㆍ 100
망고 따기ㆍ 102
안부 ㆍ 104
데쫌 ㆍ 106
도마뱀 외갓집 ㆍ 107
첫 만남 ㆍ 108
머리부터 발끝 ㆍ 110
돼지 굴 ㆍ 112
해설
숭배의식과 샤먼적 언술/진순애(문학평론가) ㆍ 113
저자
저자
김명국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1998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베트남 처갓집 방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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