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반성(시인동네 시인선 187)
곽경효 시집
Regular price
$11.24
Sale price
Regular price
✈️
Estimated delivery date 예상 배송일
Standard Shipping
불러오는 중...
주문일로부터 8-12 영업일
Express Shipping
불러오는 중...
주문일로부터 6-8 영업일
에로스의 거처
2005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한 곽경효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사랑에 대한 반성』이 시인동네 시인선 187로 출간되었다. 곽경효 시인은 이 시집에서 처음에서 끝에 이르는 사랑의 알파벳들을 모두 소환한다. 이런 점에서 이 시집은 사랑의 거대한 아카이브이고 완성된 지도이다. 침묵의 주름에 갇혀 있던 사랑의 나비들이 폴폴 날아올라 시집을 온통 황홀한 언덕으로 물들인다. 그곳을 어떻게 헤맬지는 독자의 몫이다.
2005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한 곽경효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사랑에 대한 반성』이 시인동네 시인선 187로 출간되었다. 곽경효 시인은 이 시집에서 처음에서 끝에 이르는 사랑의 알파벳들을 모두 소환한다. 이런 점에서 이 시집은 사랑의 거대한 아카이브이고 완성된 지도이다. 침묵의 주름에 갇혀 있던 사랑의 나비들이 폴폴 날아올라 시집을 온통 황홀한 언덕으로 물들인다. 그곳을 어떻게 헤맬지는 독자의 몫이다.
Couldn't load pickup availability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 해설 엿보기
사랑은 어디에나 있으며 (무의식적일지라도) 누구나 사랑에 젖어 있다. 그러나 사랑은 도처에 편재하므로 마치 부재하는 것 같다. 사랑은 행복 혹은 쾌락의 근원이고 불행 혹은 불쾌의 씨앗이기도 하다. 무의식의 차원에서 보면, 모든 것이 사랑에서 출발해 사랑으로 귀결된다. 사랑이 생명을 낳고 사랑이 죽음을 가져온다. "초록 도관으로 꽃을 몰고 가는 힘이/나의 초록 나이를 몰고 간다."(딜런 토마스 D. Thomas) 이런 맥락에선 성장의 최후가 죽음이다. 에로스가 없는 곳엔 생명도 죽음도 없다. 리비도가 흘러가며 생의 다양한 지도를 그린다. 리비도가 지나가는 곳마다 에로스의 복잡한 방정식이 가동된다. 에로스는 보편-현실이다.
이 시집에 나오는 시들의 절반 이상이 사랑에 대한 것이다. 이 시집은 제목 그대로 "사랑에 대한 반성"이자 성찰이다. 사랑처럼 보편적인 것이 없으므로, 곽경효 시인은 매우 보편적인 문제를 건드리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사랑을 성찰하는 것이 보편적인 행위는 아니다. 사랑이 너무나 흔하므로 대부분은 사랑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사랑은 대체로 명상의 대상이 아니라 소비의 대상이 된다. 이런 점에서 시인은 흔한 것을 흔치 않게 다루고 있다. 시인은 사랑을 소비하지 않고 사유(思惟)한다.
내 몸에는 가시가 돋았다
당신이 가시에 찔리는 불온한 상상을 했고
잊고 싶은 기억과 잊을 수 없는 기억 사이에서
갈팡질팡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다
불면의 밤을 견디는 동안
어느 사이 당신의 이름은 맹목(盲目)이 되었다
생각해보니
너는 나의 또 다른 이름이다
- 「너라는 이름은」 부분
사랑은 본질적으로 상상계의 산물이다. 사랑은 상징계로 진입하며 상상계를 복기한다. 그러므로 사랑은 본질적으로 반체제적 욕망이다. 사랑은 대문자 아버지의 법칙을 조롱하며 상징계의 벽에 균열을 낸다. 사랑은 타자를 나와 동일시한다. '사랑'만이 "너는 나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진술을 가능하게 한다. 서로 다른 나와 타자를 동일시한다는 점에서 사랑은 거울상 단계(mirror stage)의 오인(misrecognition)이다. 나와 당신이 동일시될 때, 그리하여 하나로 포개질 때 당신은 나의 "가시"에 찔린다. '나'가 아닌 '당신'을 나와 동일시하므로 사랑은 "맹목(盲目)"이다. 사랑은 맹목 혹은 비논리로 로고스(Logos)에 저항한다. 시스템의 눈으로 볼 때 사랑이 "불온한 상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랑은 논리에 포위된 비논리이므로 긴장과 소음을 유발한다. 사랑이 "불면의 밤"을 가져오는 것은 그것이 상징계 안에서 상상계의 문법을 주장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늘 적들에 포위되어 있다.
이제 사랑이라는 말을 하지 않겠다
그리운 이름 하나쯤 지워져도 좋겠다
상처를 들여다보며 아파했던 날들을
하마터면 사랑이라 부를 뻔했다
사랑의 무게가 이리 가벼운 것을
눈물 흘리며 견딘 시간이
잠시 지나가는 한 줄기 소나기였음을
겨울처럼 차갑지만 가끔은 따뜻한 사랑이여
다시는 내게 오지 말기를
아름답고 찬란한 그 폐허,
이제는 견딜 수 없으니
- 「사랑에 대한 반성」 전문
롤랑 바르트(R. Barthes)를 빌려 말하면, "취소된 대상으로부터 내 욕망을 욕망 그 자체로 옮기기 위해서는, 어느 섬광 같은 순간에 그 사람을 일종의 무기력한, 박제된 사물도 보기만 하면 된다."(『사랑의 단상』) 위 작품에서 화자가 원하는 것은 (사랑이라는) 욕망 자체이다. 대상은 단지 그 수단에 불과하다. "하나쯤 지워져도" 좋은 "그리운 이름"은 그런 의미에서 "취소된 대상"이다. 대상이 취소되면서 그것과 더불어 일어났던 온갖 소소한 일들("상처를 들여다보며 아파했던 날들")도 사랑 그 자체가 아닌 것이 된다("하마터면 사랑이라 부를 뻔했다"). 그러므로 시인이 "아름답고 찬란한 폐허"라고 부르는 것은 사랑 자체가 아니라 그것의 대상-이미지이다. 그녀가 견딜 수 없는 것은 사랑 자체가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다. 그러므로 그녀가 "다시는 내게 오지 말기를" 바라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사랑의 이미지이다. 상징계 안에서 상상계를 유지하는 유일한 길은 상상계의 이미지들을 희생하는(지우는) 것이다. 사랑은 이렇게 '견딜 수 없는 것' 뒤의 '견딜 수 있는 것'을 응시한다. 시인의 "사랑에 대한 반성"은 결코 사랑을 떠나지 않는다.
- 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
■ 시인의 산문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다.
생(生)의 반짝이는 순간들 속에서
당신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배경이었으니
내 사랑은 여전히 보류 중이다.
사랑은 어디에나 있으며 (무의식적일지라도) 누구나 사랑에 젖어 있다. 그러나 사랑은 도처에 편재하므로 마치 부재하는 것 같다. 사랑은 행복 혹은 쾌락의 근원이고 불행 혹은 불쾌의 씨앗이기도 하다. 무의식의 차원에서 보면, 모든 것이 사랑에서 출발해 사랑으로 귀결된다. 사랑이 생명을 낳고 사랑이 죽음을 가져온다. "초록 도관으로 꽃을 몰고 가는 힘이/나의 초록 나이를 몰고 간다."(딜런 토마스 D. Thomas) 이런 맥락에선 성장의 최후가 죽음이다. 에로스가 없는 곳엔 생명도 죽음도 없다. 리비도가 흘러가며 생의 다양한 지도를 그린다. 리비도가 지나가는 곳마다 에로스의 복잡한 방정식이 가동된다. 에로스는 보편-현실이다.
이 시집에 나오는 시들의 절반 이상이 사랑에 대한 것이다. 이 시집은 제목 그대로 "사랑에 대한 반성"이자 성찰이다. 사랑처럼 보편적인 것이 없으므로, 곽경효 시인은 매우 보편적인 문제를 건드리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사랑을 성찰하는 것이 보편적인 행위는 아니다. 사랑이 너무나 흔하므로 대부분은 사랑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사랑은 대체로 명상의 대상이 아니라 소비의 대상이 된다. 이런 점에서 시인은 흔한 것을 흔치 않게 다루고 있다. 시인은 사랑을 소비하지 않고 사유(思惟)한다.
내 몸에는 가시가 돋았다
당신이 가시에 찔리는 불온한 상상을 했고
잊고 싶은 기억과 잊을 수 없는 기억 사이에서
갈팡질팡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다
불면의 밤을 견디는 동안
어느 사이 당신의 이름은 맹목(盲目)이 되었다
생각해보니
너는 나의 또 다른 이름이다
- 「너라는 이름은」 부분
사랑은 본질적으로 상상계의 산물이다. 사랑은 상징계로 진입하며 상상계를 복기한다. 그러므로 사랑은 본질적으로 반체제적 욕망이다. 사랑은 대문자 아버지의 법칙을 조롱하며 상징계의 벽에 균열을 낸다. 사랑은 타자를 나와 동일시한다. '사랑'만이 "너는 나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진술을 가능하게 한다. 서로 다른 나와 타자를 동일시한다는 점에서 사랑은 거울상 단계(mirror stage)의 오인(misrecognition)이다. 나와 당신이 동일시될 때, 그리하여 하나로 포개질 때 당신은 나의 "가시"에 찔린다. '나'가 아닌 '당신'을 나와 동일시하므로 사랑은 "맹목(盲目)"이다. 사랑은 맹목 혹은 비논리로 로고스(Logos)에 저항한다. 시스템의 눈으로 볼 때 사랑이 "불온한 상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랑은 논리에 포위된 비논리이므로 긴장과 소음을 유발한다. 사랑이 "불면의 밤"을 가져오는 것은 그것이 상징계 안에서 상상계의 문법을 주장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늘 적들에 포위되어 있다.
이제 사랑이라는 말을 하지 않겠다
그리운 이름 하나쯤 지워져도 좋겠다
상처를 들여다보며 아파했던 날들을
하마터면 사랑이라 부를 뻔했다
사랑의 무게가 이리 가벼운 것을
눈물 흘리며 견딘 시간이
잠시 지나가는 한 줄기 소나기였음을
겨울처럼 차갑지만 가끔은 따뜻한 사랑이여
다시는 내게 오지 말기를
아름답고 찬란한 그 폐허,
이제는 견딜 수 없으니
- 「사랑에 대한 반성」 전문
롤랑 바르트(R. Barthes)를 빌려 말하면, "취소된 대상으로부터 내 욕망을 욕망 그 자체로 옮기기 위해서는, 어느 섬광 같은 순간에 그 사람을 일종의 무기력한, 박제된 사물도 보기만 하면 된다."(『사랑의 단상』) 위 작품에서 화자가 원하는 것은 (사랑이라는) 욕망 자체이다. 대상은 단지 그 수단에 불과하다. "하나쯤 지워져도" 좋은 "그리운 이름"은 그런 의미에서 "취소된 대상"이다. 대상이 취소되면서 그것과 더불어 일어났던 온갖 소소한 일들("상처를 들여다보며 아파했던 날들")도 사랑 그 자체가 아닌 것이 된다("하마터면 사랑이라 부를 뻔했다"). 그러므로 시인이 "아름답고 찬란한 폐허"라고 부르는 것은 사랑 자체가 아니라 그것의 대상-이미지이다. 그녀가 견딜 수 없는 것은 사랑 자체가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다. 그러므로 그녀가 "다시는 내게 오지 말기를" 바라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사랑의 이미지이다. 상징계 안에서 상상계를 유지하는 유일한 길은 상상계의 이미지들을 희생하는(지우는) 것이다. 사랑은 이렇게 '견딜 수 없는 것' 뒤의 '견딜 수 있는 것'을 응시한다. 시인의 "사랑에 대한 반성"은 결코 사랑을 떠나지 않는다.
- 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
■ 시인의 산문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다.
생(生)의 반짝이는 순간들 속에서
당신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배경이었으니
내 사랑은 여전히 보류 중이다.
목차
목차
제1부
미몽ㆍ13/상사화ㆍ14/아직ㆍ15/자기 앞의 생ㆍ16/벽오동 심은 뜻ㆍ18/너라는 이름은ㆍ19/갈증ㆍ20/달팽이 문장ㆍ21/그물을 쳐야 할 때ㆍ22/봄ㆍ24/꽃피는 봄이 오면ㆍ25/문 밖에서ㆍ26/존재의 이유ㆍ28/그날ㆍ29/사랑에 대한 반성ㆍ30
제2부
폭풍의 계절ㆍ33/이별의 조건ㆍ34/꽃의 뒷면ㆍ35/아집을 깨물다ㆍ36/거기에 당신이 있었네ㆍ38/빛나는 오후ㆍ39/제자리에서ㆍ40/바람에게ㆍ41/자작나무, 흰 뼈로 서다ㆍ42/대청호에서ㆍ44/밤을 잊은 그대에게ㆍ45/콧등치기 국수를 먹는다ㆍ46/달빛슈퍼에서 설레임을 샀다ㆍ48/불영사ㆍ49/후회ㆍ50
제3부
예각의 힘ㆍ53/다시, 바람이ㆍ54/보이지 않는 사랑ㆍ55/독기라는 말ㆍ56/길 찾기ㆍ58/단풍 들다ㆍ59/새장 밖으로ㆍ60/등 뒤에 서 있는ㆍ62/안면도ㆍ63/그 여자가 사는 법ㆍ64/달이 뜨는 언덕ㆍ66/당신이 온다면ㆍ67/하루 2ㆍ68/실연ㆍ70/여름날ㆍ71/화양연화(花樣年華)ㆍ72
제4부
죽비ㆍ75/권태를 읽다ㆍ76/그곳ㆍ77/흐르는 강물처럼ㆍ78/나무 밑에서ㆍ79/겨울 풍경ㆍ80/거리 재기ㆍ81/또 다른 고백ㆍ82/간절함에 기대어ㆍ83/산정호수ㆍ84/아버지ㆍ86/종소리ㆍ87/너 없이도ㆍ88/달빛 사냥ㆍ89/동행ㆍ90
해설 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ㆍ91
미몽ㆍ13/상사화ㆍ14/아직ㆍ15/자기 앞의 생ㆍ16/벽오동 심은 뜻ㆍ18/너라는 이름은ㆍ19/갈증ㆍ20/달팽이 문장ㆍ21/그물을 쳐야 할 때ㆍ22/봄ㆍ24/꽃피는 봄이 오면ㆍ25/문 밖에서ㆍ26/존재의 이유ㆍ28/그날ㆍ29/사랑에 대한 반성ㆍ30
제2부
폭풍의 계절ㆍ33/이별의 조건ㆍ34/꽃의 뒷면ㆍ35/아집을 깨물다ㆍ36/거기에 당신이 있었네ㆍ38/빛나는 오후ㆍ39/제자리에서ㆍ40/바람에게ㆍ41/자작나무, 흰 뼈로 서다ㆍ42/대청호에서ㆍ44/밤을 잊은 그대에게ㆍ45/콧등치기 국수를 먹는다ㆍ46/달빛슈퍼에서 설레임을 샀다ㆍ48/불영사ㆍ49/후회ㆍ50
제3부
예각의 힘ㆍ53/다시, 바람이ㆍ54/보이지 않는 사랑ㆍ55/독기라는 말ㆍ56/길 찾기ㆍ58/단풍 들다ㆍ59/새장 밖으로ㆍ60/등 뒤에 서 있는ㆍ62/안면도ㆍ63/그 여자가 사는 법ㆍ64/달이 뜨는 언덕ㆍ66/당신이 온다면ㆍ67/하루 2ㆍ68/실연ㆍ70/여름날ㆍ71/화양연화(花樣年華)ㆍ72
제4부
죽비ㆍ75/권태를 읽다ㆍ76/그곳ㆍ77/흐르는 강물처럼ㆍ78/나무 밑에서ㆍ79/겨울 풍경ㆍ80/거리 재기ㆍ81/또 다른 고백ㆍ82/간절함에 기대어ㆍ83/산정호수ㆍ84/아버지ㆍ86/종소리ㆍ87/너 없이도ㆍ88/달빛 사냥ㆍ89/동행ㆍ90
해설 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ㆍ91
저자
저자
곽경효
2005년 《시와시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달의 정원』이 있다.
Payment & Security
Payment methods
Your payment information is processed securely. We do not store credit card details nor have access to your credit card inform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