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을 수 없는 슬픔에게(문학의전당 시인선 357)
조광자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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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제단에 바치는 레퀴엠
2009년 《시와산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조광자 시인의 첫 시집 『닿을 수 없는 슬픔에게』가 문학의전당 시인선 357로 출간되었다. 조광자 시집 『닿을 수 없는 슬픔에게』는 ‘슬퍼하되 아파하지 않는 애이불상(哀而不傷)’의 요체를 터득한 시집이다. 또한 등단 이후 10년이 지나 이루어진 삶의 궤적인 동시에 자신의 생애를 통해 각인된 슬픔에 대한 주석이다.
2009년 《시와산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조광자 시인의 첫 시집 『닿을 수 없는 슬픔에게』가 문학의전당 시인선 357로 출간되었다. 조광자 시집 『닿을 수 없는 슬픔에게』는 ‘슬퍼하되 아파하지 않는 애이불상(哀而不傷)’의 요체를 터득한 시집이다. 또한 등단 이후 10년이 지나 이루어진 삶의 궤적인 동시에 자신의 생애를 통해 각인된 슬픔에 대한 주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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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 해설 엿보기
조광자 시집 『닿을 수 없는 슬픔에게』는 그 옛날 사람들이 한 어린 아이의 죽음을 애도하며 바친 국화의 향기를 오롯이 품고 있는 시집이다. 이 슬픔으로부터 빚어지는 천 갈래 만 갈래의 물줄기는 허무라는 거대한 강을 이루며 삶과 죽음이 한 몸으로 가득 차서 그만큼 만물을 포용하는 바다에 가닿는다. 그렇다면 이 시집은 그 여정(旅程)의 장면 장면, 삶을 정의하는 독백으로 아로새기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마땅하지 않을까.
느릿느릿 되새김질하는 강
가는지 오는지 깊은 속을 보이지 않는다
밀림 한가운데서
사자에게 먹히고 있는 새끼를 바라보는
어미의 눈이 저랬다
온통, 검푸른 동공뿐이었다
- 「산다는 것」 전문
따로 따로 분석할 수 없는, 또 분절(分節)할 수도 없는 강의 속성과 다름없는 생존의 방식은 인드라 망이라는 거대한 존재론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벅찬 일이다. 사자의 먹이로 잡아먹히는 새끼를 어찌할 도리도 없이 망연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동굴의 왕국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처연한 "온통, 검푸른 동공"으로 바라보는 현실이 아닌가.
이와 같이 동굴의 왕국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약육강식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조광자 시인은 "온통, 검푸른 동공"으로 바라본다. '검다'와 '푸르다'의 합성어인 '검푸르다'의 주색(主色)은 '푸르다'이다. '검다'가 상징하는 어둠과 '푸르다'가 일으키는 불안과 공포, 비참함이 뒤섞인 시각으로 죽어가는 새끼를 처연히 바라보는 감정을 뭉뚱그려 유추해본다면 "검푸른 동공"은 절망과 분노를 넘어서는 체념에서 발원한 슬픔의 공터라고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시집 『닿을 수 없는 슬픔에게』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슬픔'이고 그 슬픔은 사멸(死滅)을 향해 가는 존재를 바라봄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시인은 검푸른 눈으로, 사자의 먹이가 되는 새끼를 바라보는 어미의 마음으로 슬픔을 기꺼이 자신의 몸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눈으로 본 적도 없는 것이/날마다 가슴에 싹을 틔우는"(「슬픔의 뿌리」) 형체가 없는 슬픔을 가슴에 담는다 해도 포획될 수 없다. 그 슬픔은 엄밀히 말해서 150㎝의 거리에 놓인 철로처럼 "둘이 하나 되어 가는 길이어도/영원히 만날 수 없는"(「닿을 수 없는 슬픔에게」) 개별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슬픔은 나눔으로서 해소될 수 있다는 인식은 거짓이 된다. 한 그릇의 밥을 나눠 먹는다고 해서 골고루 포만감을 가질 수 없는 것과 같이 슬픔을 공유한다는 판단은 사회적 존재임을 표방하는 인간계에 있어서 한갓 헛된 꿈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결국 슬픔의 밖에서 슬픔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생각 밖에서 생각을 보고
가족 밖에서 가족을 보고
도시 밖에서 도시를 보고
지구 밖에서 지구를 본다
개미의 아우성이 코끼리의 고막을 찢고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낳고
꽃의 태동이 생명의 근원이 된다
까마득한,
광년 전에 빛났던 저 별빛
이곳, 지구에서 마주치니
안드로메다 성운이 고향이라고
잊었던 기억 되살아난다
- 「밖에서 보다」 전문
"검푸른 동공"과 더불어 '밖'이라는 관념은 조광자 시인이 세계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중요한 잣대이다. 우리가 사유(思惟)한다고 할 때에는 반드시 대상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주체인 '나'와 '나'와 구별되는 '너'라는 객체가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유가 발생할 때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밖'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집요하게 관계에 의존하려고 한다. 가족이라는 공동체, 더 나아가서 국가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의 안위를 담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냉철하게 보아서 서로가 서로의 밖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신기루와 다름없는 사랑이라는 거룩함의 신도가 되어 서로를 소모하는 것이다.
- 나호열(시인)
조광자 시집 『닿을 수 없는 슬픔에게』는 그 옛날 사람들이 한 어린 아이의 죽음을 애도하며 바친 국화의 향기를 오롯이 품고 있는 시집이다. 이 슬픔으로부터 빚어지는 천 갈래 만 갈래의 물줄기는 허무라는 거대한 강을 이루며 삶과 죽음이 한 몸으로 가득 차서 그만큼 만물을 포용하는 바다에 가닿는다. 그렇다면 이 시집은 그 여정(旅程)의 장면 장면, 삶을 정의하는 독백으로 아로새기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마땅하지 않을까.
느릿느릿 되새김질하는 강
가는지 오는지 깊은 속을 보이지 않는다
밀림 한가운데서
사자에게 먹히고 있는 새끼를 바라보는
어미의 눈이 저랬다
온통, 검푸른 동공뿐이었다
- 「산다는 것」 전문
따로 따로 분석할 수 없는, 또 분절(分節)할 수도 없는 강의 속성과 다름없는 생존의 방식은 인드라 망이라는 거대한 존재론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벅찬 일이다. 사자의 먹이로 잡아먹히는 새끼를 어찌할 도리도 없이 망연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동굴의 왕국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처연한 "온통, 검푸른 동공"으로 바라보는 현실이 아닌가.
이와 같이 동굴의 왕국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약육강식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조광자 시인은 "온통, 검푸른 동공"으로 바라본다. '검다'와 '푸르다'의 합성어인 '검푸르다'의 주색(主色)은 '푸르다'이다. '검다'가 상징하는 어둠과 '푸르다'가 일으키는 불안과 공포, 비참함이 뒤섞인 시각으로 죽어가는 새끼를 처연히 바라보는 감정을 뭉뚱그려 유추해본다면 "검푸른 동공"은 절망과 분노를 넘어서는 체념에서 발원한 슬픔의 공터라고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시집 『닿을 수 없는 슬픔에게』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슬픔'이고 그 슬픔은 사멸(死滅)을 향해 가는 존재를 바라봄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시인은 검푸른 눈으로, 사자의 먹이가 되는 새끼를 바라보는 어미의 마음으로 슬픔을 기꺼이 자신의 몸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눈으로 본 적도 없는 것이/날마다 가슴에 싹을 틔우는"(「슬픔의 뿌리」) 형체가 없는 슬픔을 가슴에 담는다 해도 포획될 수 없다. 그 슬픔은 엄밀히 말해서 150㎝의 거리에 놓인 철로처럼 "둘이 하나 되어 가는 길이어도/영원히 만날 수 없는"(「닿을 수 없는 슬픔에게」) 개별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슬픔은 나눔으로서 해소될 수 있다는 인식은 거짓이 된다. 한 그릇의 밥을 나눠 먹는다고 해서 골고루 포만감을 가질 수 없는 것과 같이 슬픔을 공유한다는 판단은 사회적 존재임을 표방하는 인간계에 있어서 한갓 헛된 꿈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결국 슬픔의 밖에서 슬픔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생각 밖에서 생각을 보고
가족 밖에서 가족을 보고
도시 밖에서 도시를 보고
지구 밖에서 지구를 본다
개미의 아우성이 코끼리의 고막을 찢고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낳고
꽃의 태동이 생명의 근원이 된다
까마득한,
광년 전에 빛났던 저 별빛
이곳, 지구에서 마주치니
안드로메다 성운이 고향이라고
잊었던 기억 되살아난다
- 「밖에서 보다」 전문
"검푸른 동공"과 더불어 '밖'이라는 관념은 조광자 시인이 세계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중요한 잣대이다. 우리가 사유(思惟)한다고 할 때에는 반드시 대상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주체인 '나'와 '나'와 구별되는 '너'라는 객체가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유가 발생할 때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밖'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집요하게 관계에 의존하려고 한다. 가족이라는 공동체, 더 나아가서 국가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의 안위를 담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냉철하게 보아서 서로가 서로의 밖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신기루와 다름없는 사랑이라는 거룩함의 신도가 되어 서로를 소모하는 것이다.
- 나호열(시인)
목차
목차
제1부
답장 13/휘어지다 14/일출 16/산다는 것 17/분꽃 18/우리 집은 자가 격리 중입니다 20/요양병원 22/얼음꽃 23/천 년의 잠 24/무량한 슬픔 26/분수 28/밤길 29/산길 30/이력서를 달다 32/전봇대 아래 33/달팽이의 기억 34
제2부
칼과 숫돌 사이 37/인드라 망 38/찌라시 40/자재암 42/오래된 시계 43/물에 누운 부처 44/매듭에 묶여 돌다 46/어디로 가는 중이신가 48/개똥참외가 내게로 왔다 49/바람의 주소 50/분갈이 52/낙석주의 54/붙박이 꽃 55/굴레 56/풍경 58
제3부
마음 61/앙코르와트 62/부르고 싶은 노래 64/장미의 부름 65/당당한 식사 66/저승꽃 68/귀뚜라미 70/쥐에 물리다 71/짠맛 72/밖에서 보다 74/슬픔의 뿌리 75/아름다운 가게 76/그 남자의 떡 78/바람을 피우다 80/간월암 82
제4부
닿을 수 없는 슬픔 85/두 개의 길 86/법륭사 기둥 88/몸으로 그린 지도 90/교동도 92/교감을 나누다 94/부력 96/어머니의 유산 97/너는 나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98/매향리에 부는 봄, 봄 100/노숙하는 꽃 102/뒤편 104/투석 106
해설 나호열(시인) 107
답장 13/휘어지다 14/일출 16/산다는 것 17/분꽃 18/우리 집은 자가 격리 중입니다 20/요양병원 22/얼음꽃 23/천 년의 잠 24/무량한 슬픔 26/분수 28/밤길 29/산길 30/이력서를 달다 32/전봇대 아래 33/달팽이의 기억 34
제2부
칼과 숫돌 사이 37/인드라 망 38/찌라시 40/자재암 42/오래된 시계 43/물에 누운 부처 44/매듭에 묶여 돌다 46/어디로 가는 중이신가 48/개똥참외가 내게로 왔다 49/바람의 주소 50/분갈이 52/낙석주의 54/붙박이 꽃 55/굴레 56/풍경 58
제3부
마음 61/앙코르와트 62/부르고 싶은 노래 64/장미의 부름 65/당당한 식사 66/저승꽃 68/귀뚜라미 70/쥐에 물리다 71/짠맛 72/밖에서 보다 74/슬픔의 뿌리 75/아름다운 가게 76/그 남자의 떡 78/바람을 피우다 80/간월암 82
제4부
닿을 수 없는 슬픔 85/두 개의 길 86/법륭사 기둥 88/몸으로 그린 지도 90/교동도 92/교감을 나누다 94/부력 96/어머니의 유산 97/너는 나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98/매향리에 부는 봄, 봄 100/노숙하는 꽃 102/뒤편 104/투석 106
해설 나호열(시인) 107
저자
저자
조광자
시인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2009년 《시와산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원문학회〉 〈시의 밭〉 동인, 한국여성문학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2009년 《시와산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원문학회〉 〈시의 밭〉 동인, 한국여성문학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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