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아일랜드(시인동네 시인선 210)
강성철 시집
Regular price
$11.24
Sale price
Regular price
✈️
Estimated delivery date 예상 배송일
Standard Shipping
불러오는 중...
주문일로부터 8-12 영업일
Express Shipping
불러오는 중...
주문일로부터 6-8 영업일
어느 시간여행자의 노래
1988년 《문학과비평》으로 등단 후 시단의 주목을 받았던 강성철 시인이 은둔 20여 년 만에 네 번째 시집 『슬픈 아일랜드』를 들고 다시 나타났다. 이 시집은 강성철 시인이 살아온 날들에 대한 성찰에서부터 자본주의에 대한 냉철한 시선 그리고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역사인식까지 시적 형식에 걸림 없이 자유롭게 상상력을 개진시키고 있다. 자신이 추구하는 세계에 대한 절실함이 응축된 까닭에 어떤 타자의 시도 전범으로 삼은 바 없는 개성적인 시집이 되었다. 틀림없이 문제적 시집이 될 것이다.
1988년 《문학과비평》으로 등단 후 시단의 주목을 받았던 강성철 시인이 은둔 20여 년 만에 네 번째 시집 『슬픈 아일랜드』를 들고 다시 나타났다. 이 시집은 강성철 시인이 살아온 날들에 대한 성찰에서부터 자본주의에 대한 냉철한 시선 그리고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역사인식까지 시적 형식에 걸림 없이 자유롭게 상상력을 개진시키고 있다. 자신이 추구하는 세계에 대한 절실함이 응축된 까닭에 어떤 타자의 시도 전범으로 삼은 바 없는 개성적인 시집이 되었다. 틀림없이 문제적 시집이 될 것이다.
Couldn't load pickup availability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 해설 엿보기
강성철 시집 『슬픈 아일랜드』는 상당한 시간의 공력이 녹아 있는 까닭에 단순히 하나의 주제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성이 가로놓여 있다. 살아온 날들에 대한 성찰에서부터 자본주의에 대한 냉철한 시선 그리고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역사인식까지 시적 형식에 걸림 없이 자유롭게 상상력을 개진시키고 있다. 자신이 추구하는 세계에 대한 절실함이 응축된 까닭에 어떤 타자의 시도 전범으로 삼은 바 없는 개성적인 시집이 되었다. 새것에 대한 콤플렉스가 동반하게 되는 생경함이 이 시집에 없는 이유도 바로 절실함 때문이다. 각각의 시편들은 짧지 않은 호흡으로 온몸으로 밀어가는 인상이 역력한 육탄의 시라 할 수 있다.
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제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이미 새가 아니다
뻐꾸기는 둥지가 없기 때문이다
남의 둥지에 잘 있는 알을 내다 버리고
그 자리에 자신의 알을 낳는 뻐꾸기는 정신병자다
영어의 'cuckoo'는 뻐꾸기라는 뜻도 있지만
정신병자라는 뜻도 있다고 한다
뻐꾸기 새끼도 정신병자다
막 부화하려는 원주인의 알들을 밀쳐버리고
자신이 진짜 새끼인 양
양어미 새가 물어다 주는 먹이를 먹고 무럭무럭 자란다
자기 새끼를 죽인 뻐꾸기 새끼가 자신의 진짜 새끼인 양
헌신적으로 먹이를 물어다 주는 양어미 새도 역시 정신병자다
오랫동안 내 거실을 지켜온 뻐꾸기시계가 있다
뻐꾹 뻐꾹, 매시간 시계의 몸을 가르고 나와
울어대는 저 뻐꾸기시계 역시
자신의 시계 새끼도 아닌 뻐꾸기 새끼를 제 몸에 키우며
매시간 "땡 땡 땡" 울지 않고
"뻐꾹 뻐꾹", "cuckoo, cuckoo" 울어댄다
이 거대한 정신병동인 세상에서
나도 뻐꾸기시계 하나쯤은 가지고 사는 게 아닐까?
친자 확인 검사가 난무하는 세태 속에서
친자식 같은 시는 생산하지 못하고
뻐꾸기시계 같은 시만 매시간
"뻐꾹 뻐꾹"
"cuckoo, cuckoo" 울어대는 것은 아닐까?
-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전문
인용 시를 가장 앞에 둔 이유는 시적 주체로서의 자의식이 이 시에 오롯이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1연에 나온 바대로 'cockoo'는 뻐꾸기라는 말 이외에도 미쳤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위의 시를 따라가 보면 "남의 둥지에 잘 있는 알을 내다 버리고/그 자리에 자신의 알을 낳는 뻐꾸기는 정신병자"이고 "자신이 진짜 새끼인 양/양어미 새가 물어다 주는 먹이를 먹고 무럭무럭 자"라는 뻐꾸기 새끼도 정신병자이며 "자기 새끼를 죽인 뻐꾸기 새끼가 자신의 진짜 새끼인 양/헌신적으로 먹이를 물어다 주는 양어미 새도 역시 정신병자다". 1, 2연이 사실에 입각한 보편적 인식이라면 3연은 시적 화자의 공간, 4연은 시적 화자의 내면으로 시선이 이동하고 있다. 이 시의 핵심은 4연에 있다. "친자식 같은 시는 생산하지 못하고/뻐꾸기시계 같은 시만" 생산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야말로 시적 화자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이다. 하나의 시적 전범을 마치 자신의 시로 착각하여 뻐꾸기를 친자식처럼 키우는 "양어미 새"와 같은 미친 잘못을 범할 수도 있다는 염려는 시적 화자로 하여금 팽팽한 시적 긴장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시에 대한 이러한 자존의 태도는 자연스럽게 참다운 삶은 무엇인가 하는 물음으로 전이된다. "현실과 차단된 벽 속에 갇혀 사는/장미와 닭!/감히 벽을 허물어 현실과 맞서지 못하고/주인에 의해 길들어진다"(「화훼농장 장미와 양계장 닭」). "장미와 닭"에 대한 비판적 시선은 길들어진다는 데 있다. 끝없이 꽃을 피우도록 요구당하고 밤낮없이 사료를 먹고 알을 낳도록 사육당하는 장미와 닭의 삶이란 주체적인 삶이 아니라는 데 비판의 끈이 닿아 있다. 타율적 삶은 결국 파탄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인식은 시적 주체로 하여금 자신만의 시를 쓰고 싶다는 욕망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 우대식(시인)
■ 시인의 산문
……로마가 불타 버린 후 세워진 네로의 '황금궁전 꿈의 무대'에 서기 위해, 오늘은 그 냄새나는 촬영기사의 수청도 들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장녹수는 자신의 처지가 무척이나 서글퍼졌다. 후견인이었던 세네카가 자살할 때, 따라 죽지 못한 게 무척이나 후회스러웠다……
「슬픈 아일랜드」는 계속된다.
강성철 시집 『슬픈 아일랜드』는 상당한 시간의 공력이 녹아 있는 까닭에 단순히 하나의 주제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성이 가로놓여 있다. 살아온 날들에 대한 성찰에서부터 자본주의에 대한 냉철한 시선 그리고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역사인식까지 시적 형식에 걸림 없이 자유롭게 상상력을 개진시키고 있다. 자신이 추구하는 세계에 대한 절실함이 응축된 까닭에 어떤 타자의 시도 전범으로 삼은 바 없는 개성적인 시집이 되었다. 새것에 대한 콤플렉스가 동반하게 되는 생경함이 이 시집에 없는 이유도 바로 절실함 때문이다. 각각의 시편들은 짧지 않은 호흡으로 온몸으로 밀어가는 인상이 역력한 육탄의 시라 할 수 있다.
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제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이미 새가 아니다
뻐꾸기는 둥지가 없기 때문이다
남의 둥지에 잘 있는 알을 내다 버리고
그 자리에 자신의 알을 낳는 뻐꾸기는 정신병자다
영어의 'cuckoo'는 뻐꾸기라는 뜻도 있지만
정신병자라는 뜻도 있다고 한다
뻐꾸기 새끼도 정신병자다
막 부화하려는 원주인의 알들을 밀쳐버리고
자신이 진짜 새끼인 양
양어미 새가 물어다 주는 먹이를 먹고 무럭무럭 자란다
자기 새끼를 죽인 뻐꾸기 새끼가 자신의 진짜 새끼인 양
헌신적으로 먹이를 물어다 주는 양어미 새도 역시 정신병자다
오랫동안 내 거실을 지켜온 뻐꾸기시계가 있다
뻐꾹 뻐꾹, 매시간 시계의 몸을 가르고 나와
울어대는 저 뻐꾸기시계 역시
자신의 시계 새끼도 아닌 뻐꾸기 새끼를 제 몸에 키우며
매시간 "땡 땡 땡" 울지 않고
"뻐꾹 뻐꾹", "cuckoo, cuckoo" 울어댄다
이 거대한 정신병동인 세상에서
나도 뻐꾸기시계 하나쯤은 가지고 사는 게 아닐까?
친자 확인 검사가 난무하는 세태 속에서
친자식 같은 시는 생산하지 못하고
뻐꾸기시계 같은 시만 매시간
"뻐꾹 뻐꾹"
"cuckoo, cuckoo" 울어대는 것은 아닐까?
-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전문
인용 시를 가장 앞에 둔 이유는 시적 주체로서의 자의식이 이 시에 오롯이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1연에 나온 바대로 'cockoo'는 뻐꾸기라는 말 이외에도 미쳤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위의 시를 따라가 보면 "남의 둥지에 잘 있는 알을 내다 버리고/그 자리에 자신의 알을 낳는 뻐꾸기는 정신병자"이고 "자신이 진짜 새끼인 양/양어미 새가 물어다 주는 먹이를 먹고 무럭무럭 자"라는 뻐꾸기 새끼도 정신병자이며 "자기 새끼를 죽인 뻐꾸기 새끼가 자신의 진짜 새끼인 양/헌신적으로 먹이를 물어다 주는 양어미 새도 역시 정신병자다". 1, 2연이 사실에 입각한 보편적 인식이라면 3연은 시적 화자의 공간, 4연은 시적 화자의 내면으로 시선이 이동하고 있다. 이 시의 핵심은 4연에 있다. "친자식 같은 시는 생산하지 못하고/뻐꾸기시계 같은 시만" 생산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야말로 시적 화자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이다. 하나의 시적 전범을 마치 자신의 시로 착각하여 뻐꾸기를 친자식처럼 키우는 "양어미 새"와 같은 미친 잘못을 범할 수도 있다는 염려는 시적 화자로 하여금 팽팽한 시적 긴장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시에 대한 이러한 자존의 태도는 자연스럽게 참다운 삶은 무엇인가 하는 물음으로 전이된다. "현실과 차단된 벽 속에 갇혀 사는/장미와 닭!/감히 벽을 허물어 현실과 맞서지 못하고/주인에 의해 길들어진다"(「화훼농장 장미와 양계장 닭」). "장미와 닭"에 대한 비판적 시선은 길들어진다는 데 있다. 끝없이 꽃을 피우도록 요구당하고 밤낮없이 사료를 먹고 알을 낳도록 사육당하는 장미와 닭의 삶이란 주체적인 삶이 아니라는 데 비판의 끈이 닿아 있다. 타율적 삶은 결국 파탄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인식은 시적 주체로 하여금 자신만의 시를 쓰고 싶다는 욕망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 우대식(시인)
■ 시인의 산문
……로마가 불타 버린 후 세워진 네로의 '황금궁전 꿈의 무대'에 서기 위해, 오늘은 그 냄새나는 촬영기사의 수청도 들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장녹수는 자신의 처지가 무척이나 서글퍼졌다. 후견인이었던 세네카가 자살할 때, 따라 죽지 못한 게 무척이나 후회스러웠다……
「슬픈 아일랜드」는 계속된다.
목차
목차
제1부
사과의 역사ㆍ13/오목렌즈와 볼록렌즈ㆍ14/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ㆍ16/화훼농장 장미와 양계장 닭ㆍ18/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ㆍ20/꽃들의 반란ㆍ22/황금소로(黃金小路)ㆍ24/부활하는 꽃들ㆍ26/플라타너스 1ㆍ28/플라타너스 2ㆍ30/플라타너스 3ㆍ32/삼월의 폭설ㆍ34/슬픈 테헤란로 1ㆍ36/슬픈 테헤란로 2ㆍ38/둥글다는 것ㆍ40
제2부
슬픈 아일랜드 1ㆍ43/슬픈 아일랜드 2ㆍ44/슬픈 아일랜드 3ㆍ47/슬픈 아일랜드 4ㆍ52/슬픈 아일랜드 5ㆍ56/슬픈 아일랜드 6ㆍ59/슬픈 아일랜드 7ㆍ61/슬픈 아일랜드 8ㆍ65
제3부
곡비와 팽이ㆍ71/선운사 꽃무릇ㆍ72/구절초 어머니ㆍ74/물고기 아버지ㆍ76/어머니의 아궁이ㆍ78/껍데기를 태우며ㆍ80/방패연ㆍ82/곶감의 추억ㆍ84/재산상속포기 청구ㆍ86/들국화 운동회ㆍ88/新용비어천가ㆍ90/박쥐우산ㆍ92/칠월칠석ㆍ94
제4부
여행의 데자뷰ㆍ99/내 마음의 피오르드 해안ㆍ100/내 마음의 리아스식 해안ㆍ102/달팽이 도시ㆍ104/사려니숲길ㆍ106/슬픔의 기원ㆍ108/선유도 몽돌해안ㆍ110/남대천 반딧불이ㆍ112/다시, 사강을 지나며ㆍ114/겨울 느티나무ㆍ116/개똥벌레ㆍ118
해설 우대식(시인)ㆍ119
사과의 역사ㆍ13/오목렌즈와 볼록렌즈ㆍ14/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ㆍ16/화훼농장 장미와 양계장 닭ㆍ18/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ㆍ20/꽃들의 반란ㆍ22/황금소로(黃金小路)ㆍ24/부활하는 꽃들ㆍ26/플라타너스 1ㆍ28/플라타너스 2ㆍ30/플라타너스 3ㆍ32/삼월의 폭설ㆍ34/슬픈 테헤란로 1ㆍ36/슬픈 테헤란로 2ㆍ38/둥글다는 것ㆍ40
제2부
슬픈 아일랜드 1ㆍ43/슬픈 아일랜드 2ㆍ44/슬픈 아일랜드 3ㆍ47/슬픈 아일랜드 4ㆍ52/슬픈 아일랜드 5ㆍ56/슬픈 아일랜드 6ㆍ59/슬픈 아일랜드 7ㆍ61/슬픈 아일랜드 8ㆍ65
제3부
곡비와 팽이ㆍ71/선운사 꽃무릇ㆍ72/구절초 어머니ㆍ74/물고기 아버지ㆍ76/어머니의 아궁이ㆍ78/껍데기를 태우며ㆍ80/방패연ㆍ82/곶감의 추억ㆍ84/재산상속포기 청구ㆍ86/들국화 운동회ㆍ88/新용비어천가ㆍ90/박쥐우산ㆍ92/칠월칠석ㆍ94
제4부
여행의 데자뷰ㆍ99/내 마음의 피오르드 해안ㆍ100/내 마음의 리아스식 해안ㆍ102/달팽이 도시ㆍ104/사려니숲길ㆍ106/슬픔의 기원ㆍ108/선유도 몽돌해안ㆍ110/남대천 반딧불이ㆍ112/다시, 사강을 지나며ㆍ114/겨울 느티나무ㆍ116/개똥벌레ㆍ118
해설 우대식(시인)ㆍ119
저자
저자
강성철
시인
제주에서 태어나 1988년 《문학과비평》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아담아, 네 어디 있느냐?』 『실크로드』 『사강을 지나며』 등과 시평집 『시 읽어주는 은행원』이 있다.
제주에서 태어나 1988년 《문학과비평》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아담아, 네 어디 있느냐?』 『실크로드』 『사강을 지나며』 등과 시평집 『시 읽어주는 은행원』이 있다.
Payment & Security
Payment methods
Your payment information is processed securely. We do not store credit card details nor have access to your credit card inform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