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문의 힘(문학의전당 시인선)
성낙수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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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흔적과 성층권의 언어들
1990년 《한국시》로 등단한 이후 개성 있는 목소리로 주목을 받아온 성낙수 시인의 네 번째 시집 『파문의 힘』이 문학의전당 시인선으로 출간되었다. 성낙수 시인은 독자에게 동조를 종용하지 않으며 그것을 위하여 애써 자신을 미화시키지도 않는다. 그의 목소리가 늦저녁 물가에 번지는 파문처럼 웅숭깊게 번지는 때가 바로 그때다. 그때 들려주는 그의 목소리는 나직하고 소박해서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을 갖고 있다.
1990년 《한국시》로 등단한 이후 개성 있는 목소리로 주목을 받아온 성낙수 시인의 네 번째 시집 『파문의 힘』이 문학의전당 시인선으로 출간되었다. 성낙수 시인은 독자에게 동조를 종용하지 않으며 그것을 위하여 애써 자신을 미화시키지도 않는다. 그의 목소리가 늦저녁 물가에 번지는 파문처럼 웅숭깊게 번지는 때가 바로 그때다. 그때 들려주는 그의 목소리는 나직하고 소박해서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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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올해 초부터 시간 날 때마다 생태공원을 끼고 조성된 집 근처 호숫가를 들락거렸다. 자연이 사람을 어루만지는 위력은 웅숭깊다.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메마른 양버들 가지에서 잎이 돋아나기 시작하며 반짝이는 걸 보았고 늙은 용버들이 물에 비친 제 그림자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모습도 보았다. 어떤 꽃이 필 때 어떤 꽃은 졌다. 봄에 피는 꽃부터 가을에 피는 꽃까지. 지금 피어 있는 꽃과 도래하지 않은 꽃들의 이름을 수첩에 옮겨 적다 보면 뉘엿뉘엿 해는 지고, 이윽고 저녁이 오고, 어둠이 잠긴 호수 어디선가 물고기들이 뛰어올랐다가 다시 빠져드는 소리가 들려 왔지만 그것들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어떤 것은 그것이 사라지고 난 후에 길고 긴 여운만이 그 일이 실재했음을 알려준다.
성낙수 시집 해설 청탁을 받고 나서 나는 봄부터 가을까지 내가 겪었던 것들이 떠올랐다. 존재의 무늬는 우리 내면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가. 로버트 프로스트의 말을 빌리자면 "시는 기쁨에서 시작하고, 충동에 쏠리고, 첫 행을 씀으로서 방향을 잡고, (…중략…) 마지막 시구에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데, 그것은 지혜로운 동시에 슬픈 어떤 것"이다.
성낙수 시집 『파문의 힘』에서 두드러지는 몇 가지 가운데 하나는 '짧은 시'들로 꾸려져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설 자체가 없어도 될 정도로 맑다. 들여다보인다(=쉽게 읽힌다). 필터가 필요 없는 물(=텍스트)이라니! 문학잡지의 지면에 발표하는 뭇 시인들의 시가 지나친 자의식으로 인해 거듭 읽어도 무슨 뜻인지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 것이 상당함에 비추어 볼 때 성낙수의 시는 간결하고 쉽게 읽힌다는 강점이 있다. 시가 간결하며 접근성이 좋다는 것은 미덕이다. 분명 우리말로 썼는데 몇 번을 읽어도 이해하기 어렵다면 시를 읽는 행위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이겠는가. 무엇보다, 시는 언어로 표현하는 예술이다. 따라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의 통로에서 서로 알아보고 반가워해야 마땅하다. 작품에 대한 별다른 고민 없이 쓰인 상투어가 난무하는 시들이나, 독자의 입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시는 어김없이 외면받기 마련이다.
이른 새벽
긴급 문자로 알려 온
부고 문자보다
슬픈
한 줄
이별 통지
- 「그믐달」 전문
시는 설명을 생략함으로써 독자를 끌어들이는 언술 형식이다. 시가 요구하는 사유에서는 대상의 겉만 다루는 획일적 사고가 아닌, 대상이 지닌 다양한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어 그것이 함의하는 부분까지 넓고 깊게 들여다보는 다면적 사고가 중요하다. 누가 봐도 슬픈 것을 슬프다고 반복하는 순간부터 슬픔은 질식당한다. 같은 것을 다르게 말할 줄 알면 시는 힘을 얻는다. 얼핏 크게 주목할 만한 부분이 없는 이 시가 왜 눈길을 끄는가. 그것은 '이별'이라는 비통과 애절함을, 그 정서를("한 줄") 그믐달이 지닌 이미지를 통해 우회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시가 짧다고 해서 쓰기 쉬울 거라 생각한다면 착각도 그런 착각이 없다. 길고 설명적인 시보다 짧고 압축적인 시가 훨씬 쓰기 어렵다. 시가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말은, 경험이나 대상에 대해 서술하듯 꼼꼼하게 써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시가 지닌 의미와 구조가 대상을 보다 선명하게 효과적으로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언어는 관습과 타성에 들러붙어 굳어진 언어이다. 시가 요구하는 언어는 다르다. 시를 쓴다는 행위는 이러한 관습과 타성에 고착되기를 거부하는 행위이며 언어가 가지는 폭넓은 의미를 탐구하는 행위이다. 때문에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비교했을 때 그 쓰임새와 격조가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인은 남다른 언어의 쓰임새에 대해 높은 인식과 감각을 지닌 사람이다. 이러한 능력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 능력은 수많은 좌절과 극복을 통해서만 획득할 수 있는 개별성이다. 성낙수 시인 또한 이러한 압박감에서 자유롭기 힘들 것이다. 한 편의 시를 쓰기 위해 고민하고, 실패하면서 그는 시 쓰기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때로 탄식과 자기연민, 혹은 성찰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 전결(시인)
성낙수 시집 해설 청탁을 받고 나서 나는 봄부터 가을까지 내가 겪었던 것들이 떠올랐다. 존재의 무늬는 우리 내면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가. 로버트 프로스트의 말을 빌리자면 "시는 기쁨에서 시작하고, 충동에 쏠리고, 첫 행을 씀으로서 방향을 잡고, (…중략…) 마지막 시구에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데, 그것은 지혜로운 동시에 슬픈 어떤 것"이다.
성낙수 시집 『파문의 힘』에서 두드러지는 몇 가지 가운데 하나는 '짧은 시'들로 꾸려져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설 자체가 없어도 될 정도로 맑다. 들여다보인다(=쉽게 읽힌다). 필터가 필요 없는 물(=텍스트)이라니! 문학잡지의 지면에 발표하는 뭇 시인들의 시가 지나친 자의식으로 인해 거듭 읽어도 무슨 뜻인지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 것이 상당함에 비추어 볼 때 성낙수의 시는 간결하고 쉽게 읽힌다는 강점이 있다. 시가 간결하며 접근성이 좋다는 것은 미덕이다. 분명 우리말로 썼는데 몇 번을 읽어도 이해하기 어렵다면 시를 읽는 행위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이겠는가. 무엇보다, 시는 언어로 표현하는 예술이다. 따라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의 통로에서 서로 알아보고 반가워해야 마땅하다. 작품에 대한 별다른 고민 없이 쓰인 상투어가 난무하는 시들이나, 독자의 입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시는 어김없이 외면받기 마련이다.
이른 새벽
긴급 문자로 알려 온
부고 문자보다
슬픈
한 줄
이별 통지
- 「그믐달」 전문
시는 설명을 생략함으로써 독자를 끌어들이는 언술 형식이다. 시가 요구하는 사유에서는 대상의 겉만 다루는 획일적 사고가 아닌, 대상이 지닌 다양한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어 그것이 함의하는 부분까지 넓고 깊게 들여다보는 다면적 사고가 중요하다. 누가 봐도 슬픈 것을 슬프다고 반복하는 순간부터 슬픔은 질식당한다. 같은 것을 다르게 말할 줄 알면 시는 힘을 얻는다. 얼핏 크게 주목할 만한 부분이 없는 이 시가 왜 눈길을 끄는가. 그것은 '이별'이라는 비통과 애절함을, 그 정서를("한 줄") 그믐달이 지닌 이미지를 통해 우회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시가 짧다고 해서 쓰기 쉬울 거라 생각한다면 착각도 그런 착각이 없다. 길고 설명적인 시보다 짧고 압축적인 시가 훨씬 쓰기 어렵다. 시가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말은, 경험이나 대상에 대해 서술하듯 꼼꼼하게 써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시가 지닌 의미와 구조가 대상을 보다 선명하게 효과적으로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언어는 관습과 타성에 들러붙어 굳어진 언어이다. 시가 요구하는 언어는 다르다. 시를 쓴다는 행위는 이러한 관습과 타성에 고착되기를 거부하는 행위이며 언어가 가지는 폭넓은 의미를 탐구하는 행위이다. 때문에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비교했을 때 그 쓰임새와 격조가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인은 남다른 언어의 쓰임새에 대해 높은 인식과 감각을 지닌 사람이다. 이러한 능력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 능력은 수많은 좌절과 극복을 통해서만 획득할 수 있는 개별성이다. 성낙수 시인 또한 이러한 압박감에서 자유롭기 힘들 것이다. 한 편의 시를 쓰기 위해 고민하고, 실패하면서 그는 시 쓰기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때로 탄식과 자기연민, 혹은 성찰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 전결(시인)
목차
목차
제1부
그믐달 13/오후 한때 14/파 15/그리움 16/일상의 슬픔 17/시(詩) 1 18/시(詩) 2 19/인생 20/꿈 21/천년 은행나무 22/공림사 느티나무 23/별똥별 24/뒤늦은 발견 25/장날 26/민낯 27/파문의 힘 28
제2부
수화 31/물고기 마음 32/두더지 잡기 33/출사표 34/탑골공원 35/가위바위보 36/덩굴장미 37/층간 소음 38/백수의 봄 1 40/백수의 봄 2 41/대나무 42/꼴불견 43/사랑은 죽음보다 강하지 44/찰나 45/새로운 화두 46
제3부
맛없는 시(詩) 49/사랑은 택배로 배달되지 않지 1 50/사랑은 택배로 배달되지 않지 2 51/고드름 52/선입견 53/미완성 54/산 그림자 55/간격 56/함박눈 58/그리움의 강물 59/단심(丹心) 60/서해 낙조 61/첫사랑 62/봄, 나루터 63/별 64
제4부
더와 다 사이 67/편지 68/크리스마스 선물 69/문자 1 70/문자 2 71/공예 인형 만들기 72/위로 74/작은 보물 75/작은 별에게 1 76/작은 별에게 2 77/빗소리 78/찔레꽃 79/차가버섯 80/이별 이후 81/빠꾸기시계 82
제5부
풍차 85/무심천 연가 1 86/무심천 연가 2 87/날품 88/패랭이꽃 89/융통성 90/각오 91/건배사 92/수면 내시경 93/철들어 보니 94/화병 95/연리지 96/나팔꽃 사랑 97/포옹 98
해설 전결(시인)/99
그믐달 13/오후 한때 14/파 15/그리움 16/일상의 슬픔 17/시(詩) 1 18/시(詩) 2 19/인생 20/꿈 21/천년 은행나무 22/공림사 느티나무 23/별똥별 24/뒤늦은 발견 25/장날 26/민낯 27/파문의 힘 28
제2부
수화 31/물고기 마음 32/두더지 잡기 33/출사표 34/탑골공원 35/가위바위보 36/덩굴장미 37/층간 소음 38/백수의 봄 1 40/백수의 봄 2 41/대나무 42/꼴불견 43/사랑은 죽음보다 강하지 44/찰나 45/새로운 화두 46
제3부
맛없는 시(詩) 49/사랑은 택배로 배달되지 않지 1 50/사랑은 택배로 배달되지 않지 2 51/고드름 52/선입견 53/미완성 54/산 그림자 55/간격 56/함박눈 58/그리움의 강물 59/단심(丹心) 60/서해 낙조 61/첫사랑 62/봄, 나루터 63/별 64
제4부
더와 다 사이 67/편지 68/크리스마스 선물 69/문자 1 70/문자 2 71/공예 인형 만들기 72/위로 74/작은 보물 75/작은 별에게 1 76/작은 별에게 2 77/빗소리 78/찔레꽃 79/차가버섯 80/이별 이후 81/빠꾸기시계 82
제5부
풍차 85/무심천 연가 1 86/무심천 연가 2 87/날품 88/패랭이꽃 89/융통성 90/각오 91/건배사 92/수면 내시경 93/철들어 보니 94/화병 95/연리지 96/나팔꽃 사랑 97/포옹 98
해설 전결(시인)/99
저자
저자
성낙수
충북 옥천에서 태어나 1990년 《한국시》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바람의 노래』 『소리의 일상』 『친구에게』 등이 있으며, 제6회 〈내륙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충북시인협회, 청주시문학협회, 내륙문학 동인, 중부광역신문사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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