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고 더 울기로 했다(시인동네 시인선 215)
김영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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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포옹의 기록
2013년 《시조시학》으로 등단한 김영순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밥 먹고 더 울기로 했다』가 시인동네 시인선 215로 출간되었다. 이 시집은 사랑의 기록이자, 포옹의 기록이고, 상처의 기록이다. 김영순의 시에서 사람은 풍경의 전압을 올리고, 풍경은 사람의 전압을 올린다. 그러므로 김영순의 시들은 사람과 풍경이 만나 일으키는 스파크이다. 그 스파크에 감전되면 누구라도 울게 된다.
2013년 《시조시학》으로 등단한 김영순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밥 먹고 더 울기로 했다』가 시인동네 시인선 215로 출간되었다. 이 시집은 사랑의 기록이자, 포옹의 기록이고, 상처의 기록이다. 김영순의 시에서 사람은 풍경의 전압을 올리고, 풍경은 사람의 전압을 올린다. 그러므로 김영순의 시들은 사람과 풍경이 만나 일으키는 스파크이다. 그 스파크에 감전되면 누구라도 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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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이 시집을 읽다 보면 제주-자연의 풍경이 아득히 그리고 가까이 그려진다. 그것은 채색 소묘처럼 정겹고 아름다운데, 그 이유는 사람들이 그 안에 꽃 속의 벌처럼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풍경은 그 자체 풍경일 뿐, 풍경을 서사로 바꾸는 것은 사람이다. 벌이 꽃을 찾거나 품을 때, 꽃은 비로소 무의미에서 의미로, 비존재에서 존재로 전화(轉化)한다. 김영순에게 사람과 풍경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그녀에게 사람과 풍경은 환유적 인접성의 관계에 있다. 사람을 떠올리면 풍경이 따라오고, 풍경을 떠올리면 사람이 따라온다. 김영순의 시에서 사람은 풍경의 전압을 올리고, 풍경은 사람의 전압을 올린다. 그러므로 그녀의 시들은 사람과 풍경이 만나 일으키는 스파크이다. 그녀의 풍경에선 사람 냄새가 나고, 그녀의 사람에선 풍경이 보인다. 그녀의 시에서 사람과 풍경은 서로에게 스며들어 깊어진다. 그녀에게 사람은 풍경의 안이고, 풍경은 사람의 안이다. 그들은 서로의 내부이다.
그래도 그리운 건 눈썹 끝에 달린 속세
어느 오름 자락에 세를 든 비구니 절
가끔씩 한눈을 팔듯 가지 뻗는 나무가 있다
그중에 살구나무 살금살금 돌담에 기대
'어디로 통화할까 그 사람은 누구일까'
도대체 무슨 이유로 집을 뛰쳐나왔을까
해마다 웃자란 생각 가지치기 해봐도
그럴수록 부르고픈 이름이라도 있는 건지
설익은 살구 몇 알을
세상에 툭, 내린다
- 「살금살금 살구나무」 전문
시인은 살구나무를 세상을 엿보고 싶어 하는 비구니에 비유한다. "살금살금 살구나무"라는 유머러스하고 경쾌한 제목은 운율에 익숙한 시조 시인의 발명품이다. 살구나무는 절 밖 세상이 궁금해 견딜 수가 없어서 "가끔씩 한눈을 팔듯" "살금살금" 가지를 돌담 밖으로 뻗는다. 비구니는 절 안의 부처를 얻은 대신 "눈썹 끝에 달린 속세"를 잊지 못해서 담장 밖을 기웃거린다. 바깥세상으로 웃자란 잡념의 가지는 아무리 가지치기를 해봐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도 끝내 세상에 도달하지 못할 때, 살구나무는 "설익은 살구 몇 알을/세상에 툭" 내림으로써 속세에 닿는다. 이 세상에서 저 세상을, 저 세상에서 이 세상을 꿈꾸는 것이 어디 비구니뿐이랴. 무념무상한 것은 오로지 자연뿐. 살구나무는 사람과 만나면서 드디어 사람의 풍경이 된다. 김영순은 이렇게 풍경을 사람의 내부로 끌어들인다. 이 기획에 더해진 내재율과 대구법은 사람의 풍경이 된 살구나무의 움직임을 더욱 생생하고도 경쾌하게 살려낸다.
이제 겨우 돌쟁이가 봄 서랍을 빼꼼 열어
가제 손수건 한 장 한 장 픽픽 집어던진다
어디로 튈 줄 모르는 아가의 눈망울을 봐
- 「목련이 필 무렵」 전문
목련을 대하는 시인의 태도도 남다르다. 시인에게 목련은 봄의 전령일 뿐만 아니라 귀여운 "돌쟁이"이다. 그 어린 것이 "봄 서랍을 빼꼼 열어" 가제 손수건을 픽픽 집어던진다. 하늘에 "아가의 눈망울" 같은 목련들이 요술처럼 피어오른다. 저 귀여운 가제 손수건들은 도대체 "어디로 튈 줄" 모른다. 시인이 목련을 "돌쟁이"라 부르기 전에, 그것은 그저 목련일 뿐 즐거운 소란의 "아가"가 아니었다. 시인은 가제 손수건을 "픽픽 집어던"지는 돌맞이 아가를 호명함으로써 생물학적 존재를 인간적 존재로 전화한다. 이 시집엔 이렇게 시인의 호명으로 불려 나온 사물들로 가득하다.
- 오민석(시인, 문학평론가)
그래도 그리운 건 눈썹 끝에 달린 속세
어느 오름 자락에 세를 든 비구니 절
가끔씩 한눈을 팔듯 가지 뻗는 나무가 있다
그중에 살구나무 살금살금 돌담에 기대
'어디로 통화할까 그 사람은 누구일까'
도대체 무슨 이유로 집을 뛰쳐나왔을까
해마다 웃자란 생각 가지치기 해봐도
그럴수록 부르고픈 이름이라도 있는 건지
설익은 살구 몇 알을
세상에 툭, 내린다
- 「살금살금 살구나무」 전문
시인은 살구나무를 세상을 엿보고 싶어 하는 비구니에 비유한다. "살금살금 살구나무"라는 유머러스하고 경쾌한 제목은 운율에 익숙한 시조 시인의 발명품이다. 살구나무는 절 밖 세상이 궁금해 견딜 수가 없어서 "가끔씩 한눈을 팔듯" "살금살금" 가지를 돌담 밖으로 뻗는다. 비구니는 절 안의 부처를 얻은 대신 "눈썹 끝에 달린 속세"를 잊지 못해서 담장 밖을 기웃거린다. 바깥세상으로 웃자란 잡념의 가지는 아무리 가지치기를 해봐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도 끝내 세상에 도달하지 못할 때, 살구나무는 "설익은 살구 몇 알을/세상에 툭" 내림으로써 속세에 닿는다. 이 세상에서 저 세상을, 저 세상에서 이 세상을 꿈꾸는 것이 어디 비구니뿐이랴. 무념무상한 것은 오로지 자연뿐. 살구나무는 사람과 만나면서 드디어 사람의 풍경이 된다. 김영순은 이렇게 풍경을 사람의 내부로 끌어들인다. 이 기획에 더해진 내재율과 대구법은 사람의 풍경이 된 살구나무의 움직임을 더욱 생생하고도 경쾌하게 살려낸다.
이제 겨우 돌쟁이가 봄 서랍을 빼꼼 열어
가제 손수건 한 장 한 장 픽픽 집어던진다
어디로 튈 줄 모르는 아가의 눈망울을 봐
- 「목련이 필 무렵」 전문
목련을 대하는 시인의 태도도 남다르다. 시인에게 목련은 봄의 전령일 뿐만 아니라 귀여운 "돌쟁이"이다. 그 어린 것이 "봄 서랍을 빼꼼 열어" 가제 손수건을 픽픽 집어던진다. 하늘에 "아가의 눈망울" 같은 목련들이 요술처럼 피어오른다. 저 귀여운 가제 손수건들은 도대체 "어디로 튈 줄" 모른다. 시인이 목련을 "돌쟁이"라 부르기 전에, 그것은 그저 목련일 뿐 즐거운 소란의 "아가"가 아니었다. 시인은 가제 손수건을 "픽픽 집어던"지는 돌맞이 아가를 호명함으로써 생물학적 존재를 인간적 존재로 전화한다. 이 시집엔 이렇게 시인의 호명으로 불려 나온 사물들로 가득하다.
- 오민석(시인, 문학평론가)
목차
목차
제1부
포옹ㆍ13/싸락눈만 싸락싸락ㆍ14/한통속ㆍ15/달과 고래ㆍ16/발가락 군의 소식을 듣다ㆍ17/순록의 태풍ㆍ18/초록 대추ㆍ19/살금살금 살구나무ㆍ20/빛 그리고 그림자ㆍ21/남방큰돌고래 제돌이ㆍ22/목련이 필 무렵ㆍ23/유아불기(?兒不記)ㆍ24/파계ㆍ25/가짜 창문을 열어요ㆍ26
제2부
잔소리국밥ㆍ29/배롱나무ㆍ30/작약꽃 안부ㆍ31/소리를 보다ㆍ32/별 떡ㆍ33/유품 보고서ㆍ34/달빛 봉봉ㆍ35/편백나무에 대한 예의ㆍ36/고양이발톱고사리ㆍ37/동백과 고구마ㆍ38/그 말ㆍ39/우묵사스레피나무ㆍ40/홀어멍돌ㆍ41/말 되지 양ㆍ42
제3부
벼락 맞을 나무라니ㆍ45/방답진 굴강ㆍ46/마량항ㆍ47/테우리막ㆍ48/테우리 코시ㆍ49/그리움의 방식ㆍ50/푸른 통점ㆍ51/벌장의 겨울ㆍ52/벌들의 이사ㆍ53/꿀벌이 사라졌다ㆍ54/우회전 중입니다ㆍ55/공탁금ㆍ56/시인은 아무나 하나ㆍ57/한란ㆍ58/먹통ㆍ59/불시개화ㆍ60
제4부
그만하자ㆍ63/꽃집에서 굽다ㆍ64/거울의 화법ㆍ65/은행나무 밥집ㆍ66/마블링ㆍ68/나무는 지금 음악 감상 중이다ㆍ69/하늘 경전ㆍ70/마타리꽃ㆍ71/아크릴사 수세미ㆍ72/어떤 처방ㆍ73/마가라 마도가라ㆍ74/흉작을 꿈꾸며ㆍ75/간지 뜯긴 자화상ㆍ76/봄ㆍ77/어스름반ㆍ78
제5부
다초점ㆍ81/시차ㆍ82/봄의 영역ㆍ83/주시옵고ㆍ84/공갈ㆍ85/골무꽃ㆍ86/빗소리ㆍ87/하가리 연화지ㆍ88/여왕벌ㆍ89/안구건조증ㆍ90/금능리 1600?, 그곳에 가면ㆍ91/몌별ㆍ92/가을의 서사ㆍ93/적산 온도ㆍ94/유감ㆍ95/고삐ㆍ96
해설 오민석(시인, 문학평론가)ㆍ101
포옹ㆍ13/싸락눈만 싸락싸락ㆍ14/한통속ㆍ15/달과 고래ㆍ16/발가락 군의 소식을 듣다ㆍ17/순록의 태풍ㆍ18/초록 대추ㆍ19/살금살금 살구나무ㆍ20/빛 그리고 그림자ㆍ21/남방큰돌고래 제돌이ㆍ22/목련이 필 무렵ㆍ23/유아불기(?兒不記)ㆍ24/파계ㆍ25/가짜 창문을 열어요ㆍ26
제2부
잔소리국밥ㆍ29/배롱나무ㆍ30/작약꽃 안부ㆍ31/소리를 보다ㆍ32/별 떡ㆍ33/유품 보고서ㆍ34/달빛 봉봉ㆍ35/편백나무에 대한 예의ㆍ36/고양이발톱고사리ㆍ37/동백과 고구마ㆍ38/그 말ㆍ39/우묵사스레피나무ㆍ40/홀어멍돌ㆍ41/말 되지 양ㆍ42
제3부
벼락 맞을 나무라니ㆍ45/방답진 굴강ㆍ46/마량항ㆍ47/테우리막ㆍ48/테우리 코시ㆍ49/그리움의 방식ㆍ50/푸른 통점ㆍ51/벌장의 겨울ㆍ52/벌들의 이사ㆍ53/꿀벌이 사라졌다ㆍ54/우회전 중입니다ㆍ55/공탁금ㆍ56/시인은 아무나 하나ㆍ57/한란ㆍ58/먹통ㆍ59/불시개화ㆍ60
제4부
그만하자ㆍ63/꽃집에서 굽다ㆍ64/거울의 화법ㆍ65/은행나무 밥집ㆍ66/마블링ㆍ68/나무는 지금 음악 감상 중이다ㆍ69/하늘 경전ㆍ70/마타리꽃ㆍ71/아크릴사 수세미ㆍ72/어떤 처방ㆍ73/마가라 마도가라ㆍ74/흉작을 꿈꾸며ㆍ75/간지 뜯긴 자화상ㆍ76/봄ㆍ77/어스름반ㆍ78
제5부
다초점ㆍ81/시차ㆍ82/봄의 영역ㆍ83/주시옵고ㆍ84/공갈ㆍ85/골무꽃ㆍ86/빗소리ㆍ87/하가리 연화지ㆍ88/여왕벌ㆍ89/안구건조증ㆍ90/금능리 1600?, 그곳에 가면ㆍ91/몌별ㆍ92/가을의 서사ㆍ93/적산 온도ㆍ94/유감ㆍ95/고삐ㆍ96
해설 오민석(시인, 문학평론가)ㆍ101
저자
저자
김영순
제주에서 태어나 2013년 《영주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같은 해 《시조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꽃과 장물아비』 『그런 봄이 뭐라고』가 있다. 시조시학 젊은시인상, 고산문학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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