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한 방향(문학의전당 시인선 370)
하영란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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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세계에서 떨어지기
2010년 《새시대문학》으로 등단한 후 경남지역 문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하영란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미안한 방향』이 문학의전당 시인선 370으로 출간되었다. 하영란 시집 『미안한 방향』은 세계 속에서 구성원으로 살아가야 하는 한 개인의 오류에 대한 뼈아픈 성찰과 그 오류를 스스로 교정해 온 고심의 기록으로 가득하다. 하영란 시인이 이번 시집에서 보여주는 통렬한 최선은 그래서 아름답다.
2010년 《새시대문학》으로 등단한 후 경남지역 문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하영란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미안한 방향』이 문학의전당 시인선 370으로 출간되었다. 하영란 시집 『미안한 방향』은 세계 속에서 구성원으로 살아가야 하는 한 개인의 오류에 대한 뼈아픈 성찰과 그 오류를 스스로 교정해 온 고심의 기록으로 가득하다. 하영란 시인이 이번 시집에서 보여주는 통렬한 최선은 그래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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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하영란의 이번 시집, 『미안한 방향』은 세계 속에서 구성원으로 살아가야 하는 한 개인의 오류에 대한 뼈아픈 성찰과 그 오류를 스스로 교정해 온 고심의 기록으로 가득하다. 세계는 압도적인 무게와 힘으로 시인의 내면을 짓누른다. 그때마다 시인은 딱딱하게 굳은 마음을 꺼내 다독이며 세계에서 떨어져 나온다. 시인이 꺼내 든 그 마음은 현존재의 최소이자 최후의 원소이다.
검은 커피가
밥물처럼 나를 받쳐주며 자라게 하던 곳
내 삶을 다시 작심하며, 마음을 다잡았던 곳
그곳에서 귀 기울이며 대화의 장을 열며
한 아름의 책에 검은 줄을 수없이 그었으나
검은 줄들은 내게 도약을 종용하며 떠날 것을 권고했다
되는 것도 없고 되지 않는 것도 없는
캄캄한 마음을 내려놓고, 못다 나눈 대화를 내려놓고
쓴 물을 약물처럼 들이켰다
바다를 품은 고래처럼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이곳을 찬찬히 안아보았다
- 「작심 카페」 부분
개념으로서 인간은 시공간이 빚은 존재이다. 하지만, "지금, 바로, 이 순간"(「사랑은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다」)을 의식하는 과정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어디'라는 공간 감각이다. 인생의 초반부에 시간에 집중하다가 나이가 들수록 정서가 형성된 공간에 집중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시인은 "나의 공간이여, 나를 살아 있게 하는 활력이여"라는 최상의 찬사로 인용한 작품을 시작한다. '작심 카페'라 이름 지어진 그 공간은 '공기청정기와 다육이'가 있고, 창밖으로 '봉황대'가 보이는 북카페일 뿐이다. 하지만 시인에게는 "밥물처럼 나를 받쳐주며 자라게 하던 곳/내 삶을 다시 작심하며, 마음을 다잡았던 곳"이다. 나아가 문을 닫는 순간에도 시인은 "친정을 잃은 새댁처럼 눈물을 찔끔거렸"지만, 오히려 그 공간은 수없이 검은 줄을 그었던 한 아름의 책의 이름으로 "내게 도약을 종용하며 떠날 것을 권고"한다. 작심이 "딱히 깨친 것도 없고/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도 없는"(「나의 빛나는 저녁이」) 상태로 차츰 무뎌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셈이다.
시인이 '작심 카페'라 이름 붙인 곳은 특별한 하나의 장소일 뿐이지만, '작심'은 자기 본령을 찾기 위해 되풀이하는 행위이다. 유사한 작품으로 「풋사과의 비행」에는 "아버지 몰래 따온/가방 속 사과가/도서관 책상 아래로 굴러떨어졌다"라는 정황이 등장한다. 어쩌면 '도서관'은 시인의 마음속 '작심 카페'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공간에서는 일말의 긴장이 형성된다. 처음에는 "아버지 몰래 따온" 즉, 허락받지 않은 '사과'가 주된 원인이었지만, 일종의 비행이 계속되면서 '빌 게이츠, 칸트, 조지 오웰, 읽어버린 시간(마르셀 프루스트), 기형도, 스티브 잡스, 노무현' 등등이 일종의 동경과 압박으로 등장한다. 사과를 허락받지 못한 것처럼 앞에 나열된 인물들에 대한 이해도 허락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스며드는 것이다. 이 작품은 '풋사과의 비행'이 "다 늙어빠진 사과가/종적을 감췄다"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보여주지만, 전체 과정을 요약하는 기록을 남겼다는 점에서 애틋하지만 슬프지는 않다고 할 수 있다.
- 고영(시인)
검은 커피가
밥물처럼 나를 받쳐주며 자라게 하던 곳
내 삶을 다시 작심하며, 마음을 다잡았던 곳
그곳에서 귀 기울이며 대화의 장을 열며
한 아름의 책에 검은 줄을 수없이 그었으나
검은 줄들은 내게 도약을 종용하며 떠날 것을 권고했다
되는 것도 없고 되지 않는 것도 없는
캄캄한 마음을 내려놓고, 못다 나눈 대화를 내려놓고
쓴 물을 약물처럼 들이켰다
바다를 품은 고래처럼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이곳을 찬찬히 안아보았다
- 「작심 카페」 부분
개념으로서 인간은 시공간이 빚은 존재이다. 하지만, "지금, 바로, 이 순간"(「사랑은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다」)을 의식하는 과정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어디'라는 공간 감각이다. 인생의 초반부에 시간에 집중하다가 나이가 들수록 정서가 형성된 공간에 집중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시인은 "나의 공간이여, 나를 살아 있게 하는 활력이여"라는 최상의 찬사로 인용한 작품을 시작한다. '작심 카페'라 이름 지어진 그 공간은 '공기청정기와 다육이'가 있고, 창밖으로 '봉황대'가 보이는 북카페일 뿐이다. 하지만 시인에게는 "밥물처럼 나를 받쳐주며 자라게 하던 곳/내 삶을 다시 작심하며, 마음을 다잡았던 곳"이다. 나아가 문을 닫는 순간에도 시인은 "친정을 잃은 새댁처럼 눈물을 찔끔거렸"지만, 오히려 그 공간은 수없이 검은 줄을 그었던 한 아름의 책의 이름으로 "내게 도약을 종용하며 떠날 것을 권고"한다. 작심이 "딱히 깨친 것도 없고/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도 없는"(「나의 빛나는 저녁이」) 상태로 차츰 무뎌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셈이다.
시인이 '작심 카페'라 이름 붙인 곳은 특별한 하나의 장소일 뿐이지만, '작심'은 자기 본령을 찾기 위해 되풀이하는 행위이다. 유사한 작품으로 「풋사과의 비행」에는 "아버지 몰래 따온/가방 속 사과가/도서관 책상 아래로 굴러떨어졌다"라는 정황이 등장한다. 어쩌면 '도서관'은 시인의 마음속 '작심 카페'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공간에서는 일말의 긴장이 형성된다. 처음에는 "아버지 몰래 따온" 즉, 허락받지 않은 '사과'가 주된 원인이었지만, 일종의 비행이 계속되면서 '빌 게이츠, 칸트, 조지 오웰, 읽어버린 시간(마르셀 프루스트), 기형도, 스티브 잡스, 노무현' 등등이 일종의 동경과 압박으로 등장한다. 사과를 허락받지 못한 것처럼 앞에 나열된 인물들에 대한 이해도 허락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스며드는 것이다. 이 작품은 '풋사과의 비행'이 "다 늙어빠진 사과가/종적을 감췄다"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보여주지만, 전체 과정을 요약하는 기록을 남겼다는 점에서 애틋하지만 슬프지는 않다고 할 수 있다.
- 고영(시인)
목차
목차
제1부
몰입 13/호모사케르 14/상처 입음에 대한 단상 16/어떤 파업 17/풋사과의 비행 18/달이 떠오른다 20주름을 팔다 21/세기에게 22/단테 연가 24/하필, 재채기가 나왔다 26/예수 27/모래의 여자 28/번역이 필요해 30/봉곡천에서 놀다 31/사랑은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다 32/미안한 방향 34
제2부
함양 사과 37/작심 카페 38/참나무는 참나무로 살아가는가 40/딸기라떼가 스미는 아침 41/잘려나가는 시간 42/의미, 라는 역(驛) 44/공부 45/어설픈 농담 46/나의 빛나는 저녁이 48/탓하다 49/독서 50/줄무늬는 마음에 비처럼 내려온다 52/달의 미로 53/인정의 무게 54/자아비판 56
제3부
독백과 여백 사이 59/머물렀던 곳은 아름답다 60/입을 맞춘다는 것 62/물방울이라도 되어 63/사물이 어둠에 잠길 때 64/감정이 접히다 66/우리의 기억은 언제나 멀다 67/허약한 내가 허기진 너를 68/개요등 70/아름다움에 대하여 71/우리 사이 72/다음이라는 말 74/이름이라는 당신 75/이제 내 어깨에 기대보렴 76/마음이 질 때 78
제4부
조슈아트리 81/매끄러움의 미학 82/유칼립투스 로망스 83/장유사 가는 길 84/감히 아름다운 86/가끔은 87/다이어트 88/아오리 90/무거워, 지다 91/수언흐엉 호수에서 92/상자 94/입추 95/지심도 96/봄, 외치다 97/가을 숲의 전설 98/꽃무릇 100
해설 고영(시인)/101
몰입 13/호모사케르 14/상처 입음에 대한 단상 16/어떤 파업 17/풋사과의 비행 18/달이 떠오른다 20주름을 팔다 21/세기에게 22/단테 연가 24/하필, 재채기가 나왔다 26/예수 27/모래의 여자 28/번역이 필요해 30/봉곡천에서 놀다 31/사랑은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다 32/미안한 방향 34
제2부
함양 사과 37/작심 카페 38/참나무는 참나무로 살아가는가 40/딸기라떼가 스미는 아침 41/잘려나가는 시간 42/의미, 라는 역(驛) 44/공부 45/어설픈 농담 46/나의 빛나는 저녁이 48/탓하다 49/독서 50/줄무늬는 마음에 비처럼 내려온다 52/달의 미로 53/인정의 무게 54/자아비판 56
제3부
독백과 여백 사이 59/머물렀던 곳은 아름답다 60/입을 맞춘다는 것 62/물방울이라도 되어 63/사물이 어둠에 잠길 때 64/감정이 접히다 66/우리의 기억은 언제나 멀다 67/허약한 내가 허기진 너를 68/개요등 70/아름다움에 대하여 71/우리 사이 72/다음이라는 말 74/이름이라는 당신 75/이제 내 어깨에 기대보렴 76/마음이 질 때 78
제4부
조슈아트리 81/매끄러움의 미학 82/유칼립투스 로망스 83/장유사 가는 길 84/감히 아름다운 86/가끔은 87/다이어트 88/아오리 90/무거워, 지다 91/수언흐엉 호수에서 92/상자 94/입추 95/지심도 96/봄, 외치다 97/가을 숲의 전설 98/꽃무릇 100
해설 고영(시인)/101
저자
저자
하영란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대학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하고, 철학과 대학원에서 사회철학을 공부했다. 2010년 《새시대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다시 또 너에게로 가는저녁』이 있다. 경남PEN문학회, 경남문인협회, 김해문인협회, 가야여성문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수로문학회에서 【지역작가를 조명하다】 북콘서트 진행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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