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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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골계의 시학
2019년 신라문학상 대상, 2022년 《경남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정두섭 시인의 첫 시집 『마릴린 목련』이 시인동네 시인선 233으로 출간되었다. 정두섭의 시조는 자유분방하며 호기롭기까지 하다. 시조라는 정형시에서 자유분방함은 어쩌면 어폐가 될진 모르겠지만 그만큼 정두섭의 시조는 정형이라는 정해진 틀 안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자유롭게 놀고 자유롭게 비상한다. 도무지 억지스러움이라곤 찾을 수 없는 정두섭의 시적 호흡은 정형시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정형시가 넘어서야 할 한계의 극한까지 밀고 나간다. 현대시조의 현주소가 정두섭이라면 시조의 미래 또한 분명 밝을 것이다.
2019년 신라문학상 대상, 2022년 《경남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정두섭 시인의 첫 시집 『마릴린 목련』이 시인동네 시인선 233으로 출간되었다. 정두섭의 시조는 자유분방하며 호기롭기까지 하다. 시조라는 정형시에서 자유분방함은 어쩌면 어폐가 될진 모르겠지만 그만큼 정두섭의 시조는 정형이라는 정해진 틀 안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자유롭게 놀고 자유롭게 비상한다. 도무지 억지스러움이라곤 찾을 수 없는 정두섭의 시적 호흡은 정형시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정형시가 넘어서야 할 한계의 극한까지 밀고 나간다. 현대시조의 현주소가 정두섭이라면 시조의 미래 또한 분명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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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정두섭 시인의 첫 시집 『마릴린 목련』은 유쾌한 재담 이면에 현실적 고통을 배치하여 그 실감을 우리 삶의 공통감각으로 확장하여 펼쳐 놓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시인의 시적 언어가 품고 있는 말맛의 유쾌는 어딘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이를 불쾌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 기형적인 삶의 실재를 마주한 것만 같아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불편의 감각은 김수영 시인이 시 「거대한 뿌리」(1964)에서 "진창은 아무리 더러운 진창이라도 좋다"라고 한 것처럼 삶의 진창과 마주하고 그것을 직시함으로써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긍정하는 한편 삶에 내재한 인간의 존엄과 고투를 신뢰하고자 하는 정두섭 시인의 시적 수행으로 말미암는다. 바로 그 지점에서 정두섭 시인의 시는 기형적인 삶을 강제하는 세계의 부조리함을 향한 비판과 죽음을 전유한 생의 욕망을 현시함으로써 인간을 긍정하고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기형적 구조를 전복하려는 불온함으로 충만하다.
시인이 불온함을 위한 시적 장치로 사용하는 것은 골계(滑稽)이다. 알다시피 골계란 익살이나 우스꽝스러움, 농담과 유머 등의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는 미적 범주의 하나로 숭고와 비장, 우아와 함께 예술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미적 가치라 할 수 있다. 일찍이 조동일은 자신의 문학 연구 방법론을 명시한 여러 저서를 통해 문학작품에는 있어야 할 당위와 있는 것으로서의 현실이 서로 융합하거나 상반함으로써 조화와 갈등의 관계를 이루어 각각의 미적 범주(우아미, 비장미, 숭고미, 골계미)를 결정한다고 했다. 이중 골계미는 당위보다 현실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우아미와 유사한 속성을 지니지만 조화보다는 갈등과 대립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비장미와 친연성을 지닌다고 보았다. 덧붙여 조동일은 골계를 해학에 해당하는 부드러운 골계와 풍자에 해당하는 사나운 골계로 구분하면서 전자는 인간성에 대한 긍정으로 나아가고 후자는 경화된 규범의 파괴로 나아간다고 설명했다. 해학은 자기 부정을 통해 자기 긍정을 지향하는 것으로 대상을 배척하지 않고 관조적인 자세로 감싸 안는 너그러움에 초점을 놓지만, 풍자는 불합리한 권력이나 체제를 공격하기 위해 날카롭고 노골적인 공격 의도를 감추지 않는다. 화해와 포용이든 갈등과 전복이든 해학과 풍자의 골계미가 지닌 주요 특징은 웃음을 도구로 삼는다는 데 있다. 웃음을 유발하는 재담과 우스꽝스러움이 정두섭 시인의 전부는 아니지만, 시집을 통어하는 주된 장치임은 분명하다. 또한 이러한 시적 장치가 비루한 현실을 긍정하며 섣부른 화해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유의미하다. 시인의 사유가 지닌 진중함이 시집 전체를 아우르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기에 그저 골계의 형식을 따라 정두섭 시인의 시를 읽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닌 듯하다. 시집을 여는 시인 「우로보로스」를 보자.
병 속에는 쥐가 있고 병 속에는 뱀이 있고 뱀이 된 쥐는 없고 쥐를 삼킨 뱀만 있고 좁은 병 못 빠져나와 뱀은 쥐를 뱉고 뱉고
구겨진 몸 다리고 구겨질 몸 걸어놓고 옷걸이 물음표만 남기고 사라질 때 누군가 어깨를 툭 쳤다, 먼저 온 후회였다
- 「우로보로스」 전문
시인은 병 속에 갇힌 쥐와 뱀을 응시한다. 시가 차용한 신화 속 존재인 우로보로스는 꼬리를 먹는 뱀의 형상을 띠며 그 원형적 형상으로 인해 완전성을 상징하기도 하며 자신의 꼬리를 먹는 동시에 끝없이 재생하는 꼬리는 무한한 순환의 과정과 윤회의 영원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머리와 꼬리가 맞물려 있기에 시작과 끝, 시작이자 끝을 형상화할 때도 있으며 이는 파괴와 재생의 영속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로보로스가 지닌 영원성은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벗어날 수 없는 고통의 영속을 내포하고 있다. 우로보로스의 원형은 자기 꼬리를 물어야만 하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삶의 굴레로 작동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이 시에서 형상화된 "쥐를 삼킨 뱀"이 "좁은 병 못 빠져나와 뱀은 쥐를 뱉고 뱉고" 다시 쥐를 삼킬 수밖에 없는 상황처럼 말이다. 이 구절은 아이러니로 인한 웃음을 유발하는 한편 무한한 고통의 영속을 우리 앞에 현시한다. 죽음과 삶이 영원히 회귀하는 것처럼 보이는 저 병 속의 사건은 벗어날 수 없는 세계 속에서 고통을 반복하는 우리 삶을 알레고리화한 것으로 읽힌다. 이는 두 번째 수에서 "구겨진 몸"과 "구겨질 몸"이 "물음표만 남기고 사라"지는 순간을 포착하는 시인의 응시와 결합하여 더욱 분명해진다. '몸'이 수행하는 일상의 반복은 무한한 삶의 순환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사유할 여유를 주지 못한다. 그런 이유로 존재는 "물음표만 남기고 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기충족적인 우로보로스는 정두섭 시인의 시 속에서 구겨지고 구겨질 존재로 스스로를 부정해야만 하는 주체, 그리하여 타자화의 양태로 내몰린 존재로 전치된다.
- 이병국(시인, 문학평론가)
시인이 불온함을 위한 시적 장치로 사용하는 것은 골계(滑稽)이다. 알다시피 골계란 익살이나 우스꽝스러움, 농담과 유머 등의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는 미적 범주의 하나로 숭고와 비장, 우아와 함께 예술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미적 가치라 할 수 있다. 일찍이 조동일은 자신의 문학 연구 방법론을 명시한 여러 저서를 통해 문학작품에는 있어야 할 당위와 있는 것으로서의 현실이 서로 융합하거나 상반함으로써 조화와 갈등의 관계를 이루어 각각의 미적 범주(우아미, 비장미, 숭고미, 골계미)를 결정한다고 했다. 이중 골계미는 당위보다 현실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우아미와 유사한 속성을 지니지만 조화보다는 갈등과 대립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비장미와 친연성을 지닌다고 보았다. 덧붙여 조동일은 골계를 해학에 해당하는 부드러운 골계와 풍자에 해당하는 사나운 골계로 구분하면서 전자는 인간성에 대한 긍정으로 나아가고 후자는 경화된 규범의 파괴로 나아간다고 설명했다. 해학은 자기 부정을 통해 자기 긍정을 지향하는 것으로 대상을 배척하지 않고 관조적인 자세로 감싸 안는 너그러움에 초점을 놓지만, 풍자는 불합리한 권력이나 체제를 공격하기 위해 날카롭고 노골적인 공격 의도를 감추지 않는다. 화해와 포용이든 갈등과 전복이든 해학과 풍자의 골계미가 지닌 주요 특징은 웃음을 도구로 삼는다는 데 있다. 웃음을 유발하는 재담과 우스꽝스러움이 정두섭 시인의 전부는 아니지만, 시집을 통어하는 주된 장치임은 분명하다. 또한 이러한 시적 장치가 비루한 현실을 긍정하며 섣부른 화해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유의미하다. 시인의 사유가 지닌 진중함이 시집 전체를 아우르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기에 그저 골계의 형식을 따라 정두섭 시인의 시를 읽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닌 듯하다. 시집을 여는 시인 「우로보로스」를 보자.
병 속에는 쥐가 있고 병 속에는 뱀이 있고 뱀이 된 쥐는 없고 쥐를 삼킨 뱀만 있고 좁은 병 못 빠져나와 뱀은 쥐를 뱉고 뱉고
구겨진 몸 다리고 구겨질 몸 걸어놓고 옷걸이 물음표만 남기고 사라질 때 누군가 어깨를 툭 쳤다, 먼저 온 후회였다
- 「우로보로스」 전문
시인은 병 속에 갇힌 쥐와 뱀을 응시한다. 시가 차용한 신화 속 존재인 우로보로스는 꼬리를 먹는 뱀의 형상을 띠며 그 원형적 형상으로 인해 완전성을 상징하기도 하며 자신의 꼬리를 먹는 동시에 끝없이 재생하는 꼬리는 무한한 순환의 과정과 윤회의 영원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머리와 꼬리가 맞물려 있기에 시작과 끝, 시작이자 끝을 형상화할 때도 있으며 이는 파괴와 재생의 영속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로보로스가 지닌 영원성은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벗어날 수 없는 고통의 영속을 내포하고 있다. 우로보로스의 원형은 자기 꼬리를 물어야만 하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삶의 굴레로 작동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이 시에서 형상화된 "쥐를 삼킨 뱀"이 "좁은 병 못 빠져나와 뱀은 쥐를 뱉고 뱉고" 다시 쥐를 삼킬 수밖에 없는 상황처럼 말이다. 이 구절은 아이러니로 인한 웃음을 유발하는 한편 무한한 고통의 영속을 우리 앞에 현시한다. 죽음과 삶이 영원히 회귀하는 것처럼 보이는 저 병 속의 사건은 벗어날 수 없는 세계 속에서 고통을 반복하는 우리 삶을 알레고리화한 것으로 읽힌다. 이는 두 번째 수에서 "구겨진 몸"과 "구겨질 몸"이 "물음표만 남기고 사라"지는 순간을 포착하는 시인의 응시와 결합하여 더욱 분명해진다. '몸'이 수행하는 일상의 반복은 무한한 삶의 순환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사유할 여유를 주지 못한다. 그런 이유로 존재는 "물음표만 남기고 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기충족적인 우로보로스는 정두섭 시인의 시 속에서 구겨지고 구겨질 존재로 스스로를 부정해야만 하는 주체, 그리하여 타자화의 양태로 내몰린 존재로 전치된다.
- 이병국(시인, 문학평론가)
목차
목차
제1부
우로보로스ㆍ13/모란인력 식구 되기ㆍ14/타관바치ㆍ16/블랙아웃ㆍ17/휘파람새ㆍ18/간판 아래 문 위에 간판ㆍ20/고창 지나 영광ㆍ21/내일의 날씨ㆍ22/아마도ㆍ24/정류장ㆍ25/매화탕 레시피ㆍ26/철옹성ㆍ28/슈퍼맨의 바깥 빤쓰ㆍ29/2월 30일ㆍ30/종점 저수지ㆍ32/민들레 식당ㆍ34
제2부
마포대교ㆍ37/내일은 쉽니다ㆍ38/언제라는 시간ㆍ39/마침내 섭ㆍ40/포옹ㆍ43/지식IN 14ㆍ44/이장ㆍ46/모월 모일ㆍ47/헐ㆍ48/숨 고르기ㆍ50/엽서ㆍ51/봄밤ㆍ52/외도ㆍ53/달의 뒤축ㆍ54/엄부자모(嚴婦慈母)ㆍ55/없다ㆍ56
제3부
나랏말싸미-부디ㆍ59/대동어지도(大東語地圖)ㆍ60/노피곰 도다샤ㆍ62/나랏말싸미?을씨년스럽다ㆍ63/두루마리ㆍ64/색즉시공ㆍ66/나랏말싸미-말쌈ㆍ67/앗싸 가오리ㆍ68/설중매ㆍ70/검은 달ㆍ72/마릴린 목련ㆍ73/나랏말싸미?중화교회 입당예배ㆍ74/환절기ㆍ76/등용문ㆍ77/달항아리ㆍ78/나랏말싸미-거시기ㆍ80
제4부
거울은 언제 눈감아 주나ㆍ83/전문가ㆍ84/군밤ㆍ85/왕십리ㆍ86/환지통ㆍ88/빈집ㆍ89/함소입지(含笑入地)ㆍ90/관계자 외ㆍ92/당분간ㆍ93/아홉수ㆍ94/느티나무 정류장ㆍ96/자유로ㆍ97/카운트다운ㆍ98/러닝머신ㆍ100/달비계의 노래ㆍ101/거울의 문법ㆍ102
해설 이병국(시인, 문학평론가)ㆍ103
우로보로스ㆍ13/모란인력 식구 되기ㆍ14/타관바치ㆍ16/블랙아웃ㆍ17/휘파람새ㆍ18/간판 아래 문 위에 간판ㆍ20/고창 지나 영광ㆍ21/내일의 날씨ㆍ22/아마도ㆍ24/정류장ㆍ25/매화탕 레시피ㆍ26/철옹성ㆍ28/슈퍼맨의 바깥 빤쓰ㆍ29/2월 30일ㆍ30/종점 저수지ㆍ32/민들레 식당ㆍ34
제2부
마포대교ㆍ37/내일은 쉽니다ㆍ38/언제라는 시간ㆍ39/마침내 섭ㆍ40/포옹ㆍ43/지식IN 14ㆍ44/이장ㆍ46/모월 모일ㆍ47/헐ㆍ48/숨 고르기ㆍ50/엽서ㆍ51/봄밤ㆍ52/외도ㆍ53/달의 뒤축ㆍ54/엄부자모(嚴婦慈母)ㆍ55/없다ㆍ56
제3부
나랏말싸미-부디ㆍ59/대동어지도(大東語地圖)ㆍ60/노피곰 도다샤ㆍ62/나랏말싸미?을씨년스럽다ㆍ63/두루마리ㆍ64/색즉시공ㆍ66/나랏말싸미-말쌈ㆍ67/앗싸 가오리ㆍ68/설중매ㆍ70/검은 달ㆍ72/마릴린 목련ㆍ73/나랏말싸미?중화교회 입당예배ㆍ74/환절기ㆍ76/등용문ㆍ77/달항아리ㆍ78/나랏말싸미-거시기ㆍ80
제4부
거울은 언제 눈감아 주나ㆍ83/전문가ㆍ84/군밤ㆍ85/왕십리ㆍ86/환지통ㆍ88/빈집ㆍ89/함소입지(含笑入地)ㆍ90/관계자 외ㆍ92/당분간ㆍ93/아홉수ㆍ94/느티나무 정류장ㆍ96/자유로ㆍ97/카운트다운ㆍ98/러닝머신ㆍ100/달비계의 노래ㆍ101/거울의 문법ㆍ102
해설 이병국(시인, 문학평론가)ㆍ103
저자
저자
정두섭
시인
인천에서 태어나 2019년 신라문학상 대상, 2022년 《경남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중봉조헌문학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인천에서 태어나 2019년 신라문학상 대상, 2022년 《경남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중봉조헌문학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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