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럽과 각설탕 사이(시인동네 시인선 242)
장서영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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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자의 고독한 내면
2020년 《열린시학》으로 등단한 장서영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시럽과 각설탕 사이』가 시인동네 시인선 242로 출간되었다. 장서영 시인의 시에서 우리는 상투적인 관계와 소통을 거부하는, 분열된 한 인간의 고독한 내면을 발견하게 된다.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세상의 모순과 갈등과 정면으로 대항하는 한 시인의 끊임없는 고투와 마주할 수 있다. 장서영 시인에게 실존의 확인은 관찰자에 머무는 것이 아닌 관여자로서 ‘쓺’이라는 행위를 통해 이루어진다. 하여, 이 시집의 고요한 표정 뒤에 감춰진 내면은 거친 호흡으로 가득하다. 이는 존재의 자기 극복을 위해 장서영이 얼마나 치열하게 매진해 왔는가를 보여주는 증거이자, 앞으로 그가 우리에게 펼쳐 보여줄 가능성이 될 것이다.
2020년 《열린시학》으로 등단한 장서영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시럽과 각설탕 사이』가 시인동네 시인선 242로 출간되었다. 장서영 시인의 시에서 우리는 상투적인 관계와 소통을 거부하는, 분열된 한 인간의 고독한 내면을 발견하게 된다.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세상의 모순과 갈등과 정면으로 대항하는 한 시인의 끊임없는 고투와 마주할 수 있다. 장서영 시인에게 실존의 확인은 관찰자에 머무는 것이 아닌 관여자로서 ‘쓺’이라는 행위를 통해 이루어진다. 하여, 이 시집의 고요한 표정 뒤에 감춰진 내면은 거친 호흡으로 가득하다. 이는 존재의 자기 극복을 위해 장서영이 얼마나 치열하게 매진해 왔는가를 보여주는 증거이자, 앞으로 그가 우리에게 펼쳐 보여줄 가능성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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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 해설 엿보기
일찍이 가라타니 고진은 내면적 인간의 고독한 내면을 설명하기 위해 '풍경의 발견'이란 개념을 내세운 바 있다. 고진은 돗포의 소설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의 주인공을 빌려 논지를 전개한다. 소설의 주인공은 어떤 작은 섬을 끼고 지나는 배 위에서 건너편의 뭍을 바라보고 있다. 이때 그는 "쓸쓸한 섬 그늘의 작은 갯벌에서 조개를 줍는" 사람을 발견한다. 훗날, 이 장면을 회상하는 주인공의 내면은 이러하다. "오늘 같은 날, 밤이 깊어 홀로 등불을 향해 앉아 있으면 인생의 고독을 느껴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슬픈 감정이 밀려오는 것을 느낀다." 돗포 소설의 인물은 몹시 침잠된 상태다. 인물의 고백은 계속된다. "그때 북받치듯 내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이 바로 이러한 사람들이다. 아니, 이러한 사람들을 보았을 때의 주위 풍경 속에 있는 사람들이다. 나와 이 사람들이 무슨 차이가 있나. 모두 이 세상 한구석에 태어나 유구한 행로를 거쳐, 서로 손잡고 영원한 하늘로 돌아갈 사람들이 아닌가."
고진이 주목한 것은 주인공이 조개를 줍고 있는 남자를 '인간'이 아닌 풍경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갯벌의 풍경을 되짚으며 유한한 인생 일반을 떠올리는 돗포 소설의 인물을 놓고 고진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여기에는 '풍경'이 고독하고 내면적인 상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잘 나타나 있다. 다시 말하면 주위의 외적인 것에 무관심한 '내적 인간(inner man)'에 의해 처음으로 풍경이 발견되고 있다. 풍경은 오히려 '외부'를 보지 않는 자에 의해 발견된 것이다."
나무 아래 자기 주검을 묻고 바람 소리 새소리와 함께 잠들고 싶은 이의 내면을 상상하며 장서영의 시를 읽었다. "내가 죽은 날이 되면/나를 호명하는 사람이 남아 있을 때까지 그리움의 방향을 도시 쪽으로 뻗는다"(「수목장」)라는 화자의 고백이 아파서, 그의 고독한 내면을 상상하는 일은 또 그만큼 힘겨웠다. 장서영의 시는 주체의 내면이 흔히 풍경을 매개로 드러난다. 시인은 「하귤의 힘」에서 "익을 대로 익은 생각을 품고 태양 아래서 바다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우두커니가 되어 있었다"라고 들려준다. 여기서 인물이 마주한 풍경은 우리가 그의 내면을 엿볼 계기를 마련해 준다. 이때 외부의 풍경은 주체의 기억과 인식을 맥락화하면서 내면을 되비치는 거울로 기능한다.
일본 근대문학의 '고독한 내면'을 발견하는 순간이자 문학에서의 '풍경'이 관념으로서의 틀을 벗어버리게 만드는 고진의 해석은 장서영의 시에서도 유효하다. "오리나무 숲에서부터 강물까지 뻗어갔을 몽환들"이라는 '시인의 말'에서 짐작되듯, 그의 시에서 시적 주체는 오리나무 숲이나 강물과 같은 풍경-혹은 풍경 속의 인물들-을 자주 마주하지만, 이 '내적 인간'이 실제로 응시하는 것은 외부의 풍경이 아니라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의 고독한 내면이다. 시집의 서시에 해당하는 「열여덟 살의 질문」은 풍경 앞에서 자기가 누구인지를 질문하는 장서영 시의 내면이 출발하는 지점이다.
나사말을 아니?
열여덟 살의 봄, 친구가 능청스레 물었습니다. 물속에서 흐물거리는 춤이었습니다. 스스로 물 위까지 뻗어가서 흐름이 된 풀, 넌 나사말을 닮았어. 침묵이 흘렀습니다. 가슴 밑바닥에 뭉근하게 늦은 생각이 한소끔 뿌리를 내렸습니다. 문득 가늘고 긴 나선형으로 꼬여 있는 느낌, 나는 왜 누군가를 향해 자꾸 흔들리고 있었을까요.
지금도 물가에 앉으면 그 말이 생각납니다. 끝없이 여유롭게 흐느적거리며 물과 자연스럽게 살 부비는 관능, 그 자세를 다 풀어놓고 얘기하고 싶어도 다가가지 못한 나, 반대로 끝까지 밀고 올라가 꽃을 피우던 나사말. 누군가를 향해 방추형의 씨앗까지 품고 있었는데도 나의 생각은 끝내 거기에 닿지 않았습니다. 만약 한없이 뻗어갔다면 우리라는 꽃을 피울 수 있었을까요.
- 「열여덟 살의 질문」 전문
나사말은 연못이나 하천, 흐름이 느린 강가의 물속에서 자라는 침수성 여러해살이풀이다. 누군가 자기한테 그런 나사말을 닮았다고 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물속에서 "흐물거리"며 춤추는 것 같은 나사말의 모습이 먼저 눈에 띄었으리라. 친구로부터 그 말을 들은 화자가 '잠시' 침묵했다는 데서 받은 충격을 짐작할 수는 있지만, "가슴 밑바닥에 뭉근하게" 뿌리를 내렸다는 화자의 뒤늦은 생각이 정확히 어떤 건지는 알 수 없다. 화자는 느린 물살에 흐느적거리는 풀의 모습과 "누군가를 향해 자꾸 흔들리고 있"는 자신을 동일시한다. 그런데 "끝없이 여유롭게 흐느적거리며 물과 자연스럽게 살 부비는 관능"을 가진 나사말과는 달리, 화자는 자신이 "가늘고 긴 나선형으로 꼬여 있는 느낌"을 받는다. 화자의 자아상(自我像)이 그리 긍정적이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장서영의 시에서 꼬임은 "불평이 돋아나고/불만이 번져가"면서 결국 "얽히고 꼬인 것들이 늘어"(「알고리즘」)나는 나쁜 관계성을 비유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얘기하고 싶어도 다가가지 못"했다는 화자의 고백은 관계 맺기에 서툰 부정적 자기 인식을 뒷받침한다. "만약 한없이 뻗어갔다면 우리라는 꽃을 피울 수 있었을까요."라고 자문하지만, 장서영 시의 화자는 "친밀을 꿈꾸진 않"는다. 이는 화자의 바람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비롯한다. "사각의 표정으로 명함을 주고받으며/위치와 신분이 노출되고 서로의 좌표가 확인되어도" 이웃들은 고작 "0.01밀리미터의 두께"로 살아갈 뿐이어서, 그가 그리는 "낯선 공동체"(「명함의 공식」)는 불가능한 꿈이다. 타인과의 관계에 성공적이지 못한 화자와는 반대로, 나사말은 "끝까지 밀고 올라가 꽃을 피"운다. "지금도 물가에 앉으면 그 말이 생각"난다는 화자는, "우리라는 꽃을 피"우기에 부족했던 자신의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성격을 여전히 자책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열여덟 살에 받았던 친구의 '질문'이 '너는 나사말과 같은 아이야.'라는 그의 생각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면, 현재 나사말 앞에 앉은 화자는 자신이 나사말과 같은 존재임을 아직도 확신할 수 없어서 자꾸만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다.
자기를 타자화하는 주체는 분열된 주체로서 객체화한 자기를 탐색하는 관찰자가 되기 쉽다. "거울 속에서 여전히 나를 지켜보는 의식 속의 무의식/살아 있는 짐승처럼 기민하게 움직이는 것/고양이 발걸음처럼 소리 없이 다가오는 것"(「이를테면 고양이」)은 자기를 관찰하는 '내 안의 타자'다.
- 신상조(문학평론가)
■ 시인의 산문
팽창하는 나를 계단 위에 올려놓는다.
자꾸 생겨나는 계단들, 계단은 계단끼리 공중을 들어 올리는 데 열중이다.
떠 있는 방에 나는 갇힌다.
구겨진 종이 뭉치를 모아 종이꽃을 만든다. 글자가 새겨진 꽃을 태운다.
고통이 남았을까. 무의미가 남았을까.
둥둥 떠다니는 방
나는 불안해하지 않는다. 몸에서 빠져나온 리듬이 나를 외면한 채 밤마다 춤을 춘다.
일찍이 가라타니 고진은 내면적 인간의 고독한 내면을 설명하기 위해 '풍경의 발견'이란 개념을 내세운 바 있다. 고진은 돗포의 소설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의 주인공을 빌려 논지를 전개한다. 소설의 주인공은 어떤 작은 섬을 끼고 지나는 배 위에서 건너편의 뭍을 바라보고 있다. 이때 그는 "쓸쓸한 섬 그늘의 작은 갯벌에서 조개를 줍는" 사람을 발견한다. 훗날, 이 장면을 회상하는 주인공의 내면은 이러하다. "오늘 같은 날, 밤이 깊어 홀로 등불을 향해 앉아 있으면 인생의 고독을 느껴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슬픈 감정이 밀려오는 것을 느낀다." 돗포 소설의 인물은 몹시 침잠된 상태다. 인물의 고백은 계속된다. "그때 북받치듯 내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이 바로 이러한 사람들이다. 아니, 이러한 사람들을 보았을 때의 주위 풍경 속에 있는 사람들이다. 나와 이 사람들이 무슨 차이가 있나. 모두 이 세상 한구석에 태어나 유구한 행로를 거쳐, 서로 손잡고 영원한 하늘로 돌아갈 사람들이 아닌가."
고진이 주목한 것은 주인공이 조개를 줍고 있는 남자를 '인간'이 아닌 풍경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갯벌의 풍경을 되짚으며 유한한 인생 일반을 떠올리는 돗포 소설의 인물을 놓고 고진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여기에는 '풍경'이 고독하고 내면적인 상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잘 나타나 있다. 다시 말하면 주위의 외적인 것에 무관심한 '내적 인간(inner man)'에 의해 처음으로 풍경이 발견되고 있다. 풍경은 오히려 '외부'를 보지 않는 자에 의해 발견된 것이다."
나무 아래 자기 주검을 묻고 바람 소리 새소리와 함께 잠들고 싶은 이의 내면을 상상하며 장서영의 시를 읽었다. "내가 죽은 날이 되면/나를 호명하는 사람이 남아 있을 때까지 그리움의 방향을 도시 쪽으로 뻗는다"(「수목장」)라는 화자의 고백이 아파서, 그의 고독한 내면을 상상하는 일은 또 그만큼 힘겨웠다. 장서영의 시는 주체의 내면이 흔히 풍경을 매개로 드러난다. 시인은 「하귤의 힘」에서 "익을 대로 익은 생각을 품고 태양 아래서 바다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우두커니가 되어 있었다"라고 들려준다. 여기서 인물이 마주한 풍경은 우리가 그의 내면을 엿볼 계기를 마련해 준다. 이때 외부의 풍경은 주체의 기억과 인식을 맥락화하면서 내면을 되비치는 거울로 기능한다.
일본 근대문학의 '고독한 내면'을 발견하는 순간이자 문학에서의 '풍경'이 관념으로서의 틀을 벗어버리게 만드는 고진의 해석은 장서영의 시에서도 유효하다. "오리나무 숲에서부터 강물까지 뻗어갔을 몽환들"이라는 '시인의 말'에서 짐작되듯, 그의 시에서 시적 주체는 오리나무 숲이나 강물과 같은 풍경-혹은 풍경 속의 인물들-을 자주 마주하지만, 이 '내적 인간'이 실제로 응시하는 것은 외부의 풍경이 아니라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의 고독한 내면이다. 시집의 서시에 해당하는 「열여덟 살의 질문」은 풍경 앞에서 자기가 누구인지를 질문하는 장서영 시의 내면이 출발하는 지점이다.
나사말을 아니?
열여덟 살의 봄, 친구가 능청스레 물었습니다. 물속에서 흐물거리는 춤이었습니다. 스스로 물 위까지 뻗어가서 흐름이 된 풀, 넌 나사말을 닮았어. 침묵이 흘렀습니다. 가슴 밑바닥에 뭉근하게 늦은 생각이 한소끔 뿌리를 내렸습니다. 문득 가늘고 긴 나선형으로 꼬여 있는 느낌, 나는 왜 누군가를 향해 자꾸 흔들리고 있었을까요.
지금도 물가에 앉으면 그 말이 생각납니다. 끝없이 여유롭게 흐느적거리며 물과 자연스럽게 살 부비는 관능, 그 자세를 다 풀어놓고 얘기하고 싶어도 다가가지 못한 나, 반대로 끝까지 밀고 올라가 꽃을 피우던 나사말. 누군가를 향해 방추형의 씨앗까지 품고 있었는데도 나의 생각은 끝내 거기에 닿지 않았습니다. 만약 한없이 뻗어갔다면 우리라는 꽃을 피울 수 있었을까요.
- 「열여덟 살의 질문」 전문
나사말은 연못이나 하천, 흐름이 느린 강가의 물속에서 자라는 침수성 여러해살이풀이다. 누군가 자기한테 그런 나사말을 닮았다고 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물속에서 "흐물거리"며 춤추는 것 같은 나사말의 모습이 먼저 눈에 띄었으리라. 친구로부터 그 말을 들은 화자가 '잠시' 침묵했다는 데서 받은 충격을 짐작할 수는 있지만, "가슴 밑바닥에 뭉근하게" 뿌리를 내렸다는 화자의 뒤늦은 생각이 정확히 어떤 건지는 알 수 없다. 화자는 느린 물살에 흐느적거리는 풀의 모습과 "누군가를 향해 자꾸 흔들리고 있"는 자신을 동일시한다. 그런데 "끝없이 여유롭게 흐느적거리며 물과 자연스럽게 살 부비는 관능"을 가진 나사말과는 달리, 화자는 자신이 "가늘고 긴 나선형으로 꼬여 있는 느낌"을 받는다. 화자의 자아상(自我像)이 그리 긍정적이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장서영의 시에서 꼬임은 "불평이 돋아나고/불만이 번져가"면서 결국 "얽히고 꼬인 것들이 늘어"(「알고리즘」)나는 나쁜 관계성을 비유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얘기하고 싶어도 다가가지 못"했다는 화자의 고백은 관계 맺기에 서툰 부정적 자기 인식을 뒷받침한다. "만약 한없이 뻗어갔다면 우리라는 꽃을 피울 수 있었을까요."라고 자문하지만, 장서영 시의 화자는 "친밀을 꿈꾸진 않"는다. 이는 화자의 바람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비롯한다. "사각의 표정으로 명함을 주고받으며/위치와 신분이 노출되고 서로의 좌표가 확인되어도" 이웃들은 고작 "0.01밀리미터의 두께"로 살아갈 뿐이어서, 그가 그리는 "낯선 공동체"(「명함의 공식」)는 불가능한 꿈이다. 타인과의 관계에 성공적이지 못한 화자와는 반대로, 나사말은 "끝까지 밀고 올라가 꽃을 피"운다. "지금도 물가에 앉으면 그 말이 생각"난다는 화자는, "우리라는 꽃을 피"우기에 부족했던 자신의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성격을 여전히 자책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열여덟 살에 받았던 친구의 '질문'이 '너는 나사말과 같은 아이야.'라는 그의 생각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면, 현재 나사말 앞에 앉은 화자는 자신이 나사말과 같은 존재임을 아직도 확신할 수 없어서 자꾸만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다.
자기를 타자화하는 주체는 분열된 주체로서 객체화한 자기를 탐색하는 관찰자가 되기 쉽다. "거울 속에서 여전히 나를 지켜보는 의식 속의 무의식/살아 있는 짐승처럼 기민하게 움직이는 것/고양이 발걸음처럼 소리 없이 다가오는 것"(「이를테면 고양이」)은 자기를 관찰하는 '내 안의 타자'다.
- 신상조(문학평론가)
■ 시인의 산문
팽창하는 나를 계단 위에 올려놓는다.
자꾸 생겨나는 계단들, 계단은 계단끼리 공중을 들어 올리는 데 열중이다.
떠 있는 방에 나는 갇힌다.
구겨진 종이 뭉치를 모아 종이꽃을 만든다. 글자가 새겨진 꽃을 태운다.
고통이 남았을까. 무의미가 남았을까.
둥둥 떠다니는 방
나는 불안해하지 않는다. 몸에서 빠져나온 리듬이 나를 외면한 채 밤마다 춤을 춘다.
목차
목차
제1부
열여덟 살의 질문ㆍ13/토마토ㆍ14/하귤의 힘ㆍ16/마늘종이 올라오면ㆍ18/수목장ㆍ20/화목원 네펜데스ㆍ22/브로콜리ㆍ24/안녕, 젤리ㆍ26/함박눈의 시그널ㆍ28/손바닥선인장ㆍ30/녹즙기 on, 당신 offㆍ32/허밍에 대한 안부ㆍ34/봄밤ㆍ36/유채는 눈부시고 노랑은 깊어져요ㆍ38
제2부
체리의 체리ㆍ41/관찰자의 기분ㆍ42/작은 영토ㆍ44/여자만 아는 날씨ㆍ46/말미암아ㆍ48/민화가 있는 골목ㆍ50/튜브의 아침ㆍ52/섬진강ㆍ53/파라솔ㆍ54/한밤의 롤러코스트ㆍ56/모슬포 플랫폼ㆍ58/음력 4월 26일ㆍ60/자물통ㆍ62
제3부
홍반ㆍ65/협착의 헤게모니ㆍ66/명함의 공식ㆍ68/제비나비에 대한 탐구ㆍ70/수다론ㆍ72/실적 그래프ㆍ74/메르에르 증후군ㆍ76/핀셋의 프레임ㆍ78/소행성ㆍ79/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 사이ㆍ80/포도송이의 방식ㆍ82/브레멘 음악대는 브레멘에 도착하지 않았다ㆍ84/옮겨심기ㆍ86/시럽과 각설탕 사이ㆍ88
제4부
직박구리를 사랑하여ㆍ91/이를테면 고양이ㆍ92/공중에서 줄넘기ㆍ94/사이프러스ㆍ96/두부ㆍ98/옥잠화ㆍ100/꽝꽝나무의 오후ㆍ101/커블 체어ㆍ102/알고리즘ㆍ104/메이저 16번 타워카드ㆍ106/별이 빛나는 밤 앞에서ㆍ108/접경, 그리고 벙커ㆍ110/물조리개ㆍ112
해설 신상조(문학평론가)ㆍ113
열여덟 살의 질문ㆍ13/토마토ㆍ14/하귤의 힘ㆍ16/마늘종이 올라오면ㆍ18/수목장ㆍ20/화목원 네펜데스ㆍ22/브로콜리ㆍ24/안녕, 젤리ㆍ26/함박눈의 시그널ㆍ28/손바닥선인장ㆍ30/녹즙기 on, 당신 offㆍ32/허밍에 대한 안부ㆍ34/봄밤ㆍ36/유채는 눈부시고 노랑은 깊어져요ㆍ38
제2부
체리의 체리ㆍ41/관찰자의 기분ㆍ42/작은 영토ㆍ44/여자만 아는 날씨ㆍ46/말미암아ㆍ48/민화가 있는 골목ㆍ50/튜브의 아침ㆍ52/섬진강ㆍ53/파라솔ㆍ54/한밤의 롤러코스트ㆍ56/모슬포 플랫폼ㆍ58/음력 4월 26일ㆍ60/자물통ㆍ62
제3부
홍반ㆍ65/협착의 헤게모니ㆍ66/명함의 공식ㆍ68/제비나비에 대한 탐구ㆍ70/수다론ㆍ72/실적 그래프ㆍ74/메르에르 증후군ㆍ76/핀셋의 프레임ㆍ78/소행성ㆍ79/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 사이ㆍ80/포도송이의 방식ㆍ82/브레멘 음악대는 브레멘에 도착하지 않았다ㆍ84/옮겨심기ㆍ86/시럽과 각설탕 사이ㆍ88
제4부
직박구리를 사랑하여ㆍ91/이를테면 고양이ㆍ92/공중에서 줄넘기ㆍ94/사이프러스ㆍ96/두부ㆍ98/옥잠화ㆍ100/꽝꽝나무의 오후ㆍ101/커블 체어ㆍ102/알고리즘ㆍ104/메이저 16번 타워카드ㆍ106/별이 빛나는 밤 앞에서ㆍ108/접경, 그리고 벙커ㆍ110/물조리개ㆍ112
해설 신상조(문학평론가)ㆍ113
저자
저자
장서영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7년 《아동문학연구소》 동화 등단, 2020년 《열린시학》 시 등단했다. 동화집으로 『춤추는 작은 불꽃』이 있으며 제7회 〈아름다운글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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