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 않을 권리
19인 공동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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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가 부화하여 날개를 달 때
19인 공동시집 『웃지 않을 권리』(조평자 외 지음)가 시인동네 시인선으로 출간되었다. 이 시집은 진주를 중심으로 한 서부 경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 19명이 모여 현대시의 미래를 모색하고자 기획한 공동시집이다. 기획에 참여한 시인들이 많은 만큼 다양한 작품의 세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시인 이대흠은 “인간은 언어를 통해 소통하지만, 언어의 불완전함으로 인해 완전한 의사소통을 할 수가 없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마저도 타자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주체를 소외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를 소외시킨 언어의 틀을 깨야 한다. 고정관념과 선입견투성이인 명색을 벗고, 처음의 눈으로 세계를 대면해야 한다. 그리고 최초의 언어로 창조 행위를 할 때, 비로소 우리는 주체가 된다.”고 이 시집을 평했다. 지역에 있다고 시가 지역적이지 않다는 것을 이 시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19인 공동시집 『웃지 않을 권리』(조평자 외 지음)가 시인동네 시인선으로 출간되었다. 이 시집은 진주를 중심으로 한 서부 경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 19명이 모여 현대시의 미래를 모색하고자 기획한 공동시집이다. 기획에 참여한 시인들이 많은 만큼 다양한 작품의 세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시인 이대흠은 “인간은 언어를 통해 소통하지만, 언어의 불완전함으로 인해 완전한 의사소통을 할 수가 없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마저도 타자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주체를 소외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를 소외시킨 언어의 틀을 깨야 한다. 고정관념과 선입견투성이인 명색을 벗고, 처음의 눈으로 세계를 대면해야 한다. 그리고 최초의 언어로 창조 행위를 할 때, 비로소 우리는 주체가 된다.”고 이 시집을 평했다. 지역에 있다고 시가 지역적이지 않다는 것을 이 시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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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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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엿보기]
진주는 보석으로 취급되지만, 실은 진주조개가 자신의 상처를 이해한 결과물이다.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을 어쩌지 못한 진주조개가 상처를 감싸고 감싼 것이 보석이 된 것인데, 주성분은 탄산칼슘이다. 이렇게 진주 이야기를 하는 것은, 진주에서 모인 시인 19명이 공동시집을 낸다는 말을 듣고 진주를 떠올렸는데, 그것은 진주는 아름답고, 진주는 상처에서 시작된 것이고, 보석이고, 달의 눈물로도 불렸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런 무관한 듯 보이는 것들이 문학적 상상 속에서는 하나의 고리로 연결된다. 문학이란 것, 특히 시라는 것은 고통의 산물일 수도 있고, 환한 태양의 에너지가 아니라, 달 에너지와 관련이 있어서이다. 빛은 세계를 밝음과 그림자로 나누지만, 어둠은 세계를 구분하지 않는다. 그 안에서 사랑이 싹트고, 시가 익는다. 음양론에서는 밝음을 양이라 하고, 어둠을 음이라 한다. 양인 태양의 세계가 정치와 스포츠라면, 음인 달의 세계가 예술이다. 양이 동물적이라면 음은 식물적이고, 양이 승부를 가르고 으뜸을 추종한다면, 음은 서열이 없는 평등을 지향한다. 양이 공격적이라면 음은 수동적이다. 예술은 그런 음의 세계이며, 우열이 없는 것들을 모두 끌어안는다. 밤이 되면 짐승들도 잠자리에 들고, 사람도 집으로 돌아간다. 밤은 귀의처이고, 그 밤에 식물들은 더 깊은 땅속으로 뿌리를 뻗는다. 양이 몸의 움직임이라면, 음은 바라보는 시선이다. 떨어져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위안이 될 수 있던가. 시의 눈은 그런 관조의 세계이지만, 거기에는 놓치지 않는 관심과 다정함이 깔려 있다. 시인의 눈에 띈 대상은 시인의 직관에 포섭되지만, 구속되지는 않는다.
라캉에 의하면, 고정관념의 독재 속에서는 인간이 주체적으로 살 수가 없다. 주체성의 조건이란 우리가 주체성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알고 있는 모든 것을 포기하는 순간에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주체성'이라는 단어 역시 타자의 언어이며, 그것을 발음하는 순간 등장하는 목소리 또한 타자의 음성이기 때문이다. 주체성을 갖는다는 것은 주체적인 언어를 사용한다는 말과 같다. 주체적인 언어는 기존의 언어 질서를 파괴한 텅 빔 상태에서 시작된다. 여백이 아니라 공백이다. 그 공백에 최초의 언어를 적어나가는 창조 행위를 통해 비로소 주체를 소외에서 벗어나게 한다.
라캉에 따르면, 우리는 고정관념의 틀에 갇혀 있으며, 기존의 지식으로 무장하고 질서가 잡힌 구조 속에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사건을 해결할 능력이 없다. 진리는 없다. 기존의 질서는 억압의 요소가 되고, 고정관념에 의해 판단한 모든 것은 진정한 대상도 아니다. 따라서 라캉은 알고 있는 것을 모두 버리고, 공백의 상태를 직면하고, 그것을 횡단하라고 말한다. 이는 불교의 12연기에서 말하는 명색을 버리는 것과 유사하다. 명색은 무명명색이라고도 하는데, 깨치지 못한 사람은 무명, 무명행, 무명식의 단계를 거쳐 우리는 '무명명색'을 갖게 된다. 무명은 선입견이고, 고정관념이며, 편견 덩어리이다. 무명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은 이 무영명색을 가지고, 대상을 파악한다. 물론 이러한 판단이 옳을 수는 없다. 그 바탕이 무명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12연기를, 고리를 끊어버리고 무명 상태를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육처(안이비설신의)로 받아들인 모든 정보가 거짓이다. 그것을 명명백백하게 보고, 괴로움의 공장 시스템인 12연기를 파괴하라! 지금껏 얻은 정보나 지식은 모두 무명에서 비롯된 것이니, 명색으로 받아들인 모든 정보는 거짓이다.
언어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언어를 통해 소통하지만, 인간 언어의 불완전함으로 인해 완전한 의사소통을 할 수가 없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마저도 타자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주체를 소외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를 소외시킨 언어의 틀을 깨야 한다. 고정관념과 선입견투성이인 명색을 벗고, 처음의 눈으로 세계를 대면해야 한다. 그리고 최초의 언어로 창조 행위를 할 때, 비로소 우리는 주체가 된다.
그러나 새로움은 얼마나 위험한가. 의지처가 없이 홀로 서야 하는 언어는 외롭다. 이는 마치 보석인 진주가 부화하여 날개를 다는 순간과 같다. 그러나 창조적 주체는 자기의 언어로 보편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전의 비행 방법에서 벗어나 우주로 날아가는 우주선처럼 넓고 튼 우주에서 고독하게 멀리 가면서 조그만 세계에 남은 자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신호를 송신해야 한다.
진주는 보석으로 취급되지만, 실은 진주조개가 자신의 상처를 이해한 결과물이다.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을 어쩌지 못한 진주조개가 상처를 감싸고 감싼 것이 보석이 된 것인데, 주성분은 탄산칼슘이다. 이렇게 진주 이야기를 하는 것은, 진주에서 모인 시인 19명이 공동시집을 낸다는 말을 듣고 진주를 떠올렸는데, 그것은 진주는 아름답고, 진주는 상처에서 시작된 것이고, 보석이고, 달의 눈물로도 불렸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런 무관한 듯 보이는 것들이 문학적 상상 속에서는 하나의 고리로 연결된다. 문학이란 것, 특히 시라는 것은 고통의 산물일 수도 있고, 환한 태양의 에너지가 아니라, 달 에너지와 관련이 있어서이다. 빛은 세계를 밝음과 그림자로 나누지만, 어둠은 세계를 구분하지 않는다. 그 안에서 사랑이 싹트고, 시가 익는다. 음양론에서는 밝음을 양이라 하고, 어둠을 음이라 한다. 양인 태양의 세계가 정치와 스포츠라면, 음인 달의 세계가 예술이다. 양이 동물적이라면 음은 식물적이고, 양이 승부를 가르고 으뜸을 추종한다면, 음은 서열이 없는 평등을 지향한다. 양이 공격적이라면 음은 수동적이다. 예술은 그런 음의 세계이며, 우열이 없는 것들을 모두 끌어안는다. 밤이 되면 짐승들도 잠자리에 들고, 사람도 집으로 돌아간다. 밤은 귀의처이고, 그 밤에 식물들은 더 깊은 땅속으로 뿌리를 뻗는다. 양이 몸의 움직임이라면, 음은 바라보는 시선이다. 떨어져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위안이 될 수 있던가. 시의 눈은 그런 관조의 세계이지만, 거기에는 놓치지 않는 관심과 다정함이 깔려 있다. 시인의 눈에 띈 대상은 시인의 직관에 포섭되지만, 구속되지는 않는다.
라캉에 의하면, 고정관념의 독재 속에서는 인간이 주체적으로 살 수가 없다. 주체성의 조건이란 우리가 주체성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알고 있는 모든 것을 포기하는 순간에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주체성'이라는 단어 역시 타자의 언어이며, 그것을 발음하는 순간 등장하는 목소리 또한 타자의 음성이기 때문이다. 주체성을 갖는다는 것은 주체적인 언어를 사용한다는 말과 같다. 주체적인 언어는 기존의 언어 질서를 파괴한 텅 빔 상태에서 시작된다. 여백이 아니라 공백이다. 그 공백에 최초의 언어를 적어나가는 창조 행위를 통해 비로소 주체를 소외에서 벗어나게 한다.
라캉에 따르면, 우리는 고정관념의 틀에 갇혀 있으며, 기존의 지식으로 무장하고 질서가 잡힌 구조 속에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사건을 해결할 능력이 없다. 진리는 없다. 기존의 질서는 억압의 요소가 되고, 고정관념에 의해 판단한 모든 것은 진정한 대상도 아니다. 따라서 라캉은 알고 있는 것을 모두 버리고, 공백의 상태를 직면하고, 그것을 횡단하라고 말한다. 이는 불교의 12연기에서 말하는 명색을 버리는 것과 유사하다. 명색은 무명명색이라고도 하는데, 깨치지 못한 사람은 무명, 무명행, 무명식의 단계를 거쳐 우리는 '무명명색'을 갖게 된다. 무명은 선입견이고, 고정관념이며, 편견 덩어리이다. 무명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은 이 무영명색을 가지고, 대상을 파악한다. 물론 이러한 판단이 옳을 수는 없다. 그 바탕이 무명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12연기를, 고리를 끊어버리고 무명 상태를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육처(안이비설신의)로 받아들인 모든 정보가 거짓이다. 그것을 명명백백하게 보고, 괴로움의 공장 시스템인 12연기를 파괴하라! 지금껏 얻은 정보나 지식은 모두 무명에서 비롯된 것이니, 명색으로 받아들인 모든 정보는 거짓이다.
언어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언어를 통해 소통하지만, 인간 언어의 불완전함으로 인해 완전한 의사소통을 할 수가 없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마저도 타자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주체를 소외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를 소외시킨 언어의 틀을 깨야 한다. 고정관념과 선입견투성이인 명색을 벗고, 처음의 눈으로 세계를 대면해야 한다. 그리고 최초의 언어로 창조 행위를 할 때, 비로소 우리는 주체가 된다.
그러나 새로움은 얼마나 위험한가. 의지처가 없이 홀로 서야 하는 언어는 외롭다. 이는 마치 보석인 진주가 부화하여 날개를 다는 순간과 같다. 그러나 창조적 주체는 자기의 언어로 보편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전의 비행 방법에서 벗어나 우주로 날아가는 우주선처럼 넓고 튼 우주에서 고독하게 멀리 가면서 조그만 세계에 남은 자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신호를 송신해야 한다.
목차
목차
강다인 나는 예수의 사랑스러운 모델 외 4편 14
김수환 얼룩말의 무늬는 반대쪽으로 달아난다 외 4편 24
김정석 당신의 만유인력 외 4편 30
김정순 날개 외 4편 38
김효숙 낮달 외 4편 48
문젬마 복숭아 외 4편 58
박미향 줄리의 정원 외 4편 66
박보성 왼쪽과 오른쪽 외 4편 74
손미영 토시를 낀 남자 외 4편 82
윤덕점 둥지 1 외 4편 90
윤향숙 열두물 갯벌에서 외 4편 100
이미화 춤추는 망고 외 4편 106
이수니 손바닥에 사는 예수 외 4편 116
이현숙 오리와 나 외 4편 124
장미주 발자국 깊이 재기 외 4편 134
정물결 인형 제레미 외 4편 144
조평자 웃지 않을 권리 외 4편 154
주향숙 사과는 사과를 외 4편 164
최은여 서부도서관 열람실에서의 중얼거림 외 4편 174
〈초대 시인〉 유홍준 새들의 눈꺼풀 외 4편 184
해설 이대흠(시인·문학박사)ㆍ193
김수환 얼룩말의 무늬는 반대쪽으로 달아난다 외 4편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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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성 왼쪽과 오른쪽 외 4편 74
손미영 토시를 낀 남자 외 4편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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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화 춤추는 망고 외 4편 106
이수니 손바닥에 사는 예수 외 4편 116
이현숙 오리와 나 외 4편 124
장미주 발자국 깊이 재기 외 4편 134
정물결 인형 제레미 외 4편 144
조평자 웃지 않을 권리 외 4편 154
주향숙 사과는 사과를 외 4편 164
최은여 서부도서관 열람실에서의 중얼거림 외 4편 174
〈초대 시인〉 유홍준 새들의 눈꺼풀 외 4편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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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평자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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