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심장의 존재 이유라고 하자(문학의전당 시인선 388)
이태연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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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착한 사람의 시가 여기에 있다!
이태연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붉은 심장의 존재 이유라고 하자』가 문학의전당 시인선 388로 출간되었다. 이태연 시집에서 간절히 엿보이는 욕망은 논어에 나오는 사무사(思無邪)의 지경에 그 끈이 닿아 있다. 삿된 도구로서가 아니라 그저 시인으로서의 작은 바람일 뿐인 이태연의 욕망은 생명 있는 뭇 사물들에게 눈길이 닿아 있다. 생명력이란 자연의 섭리 아래 인고하는 가운데 드러나는 법. 이 시집의 표제이기도 한 “붉은 심장의 존재 이유”는 태산의 우직함으로 기다리고, 긴 세월을 참아낸 시간의 화석 속에 자연의 섭리와의 교섭에 의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교약졸(大巧若拙)의 형국과 같이 졸한 듯 보이지만 자연에 의지한 삶이 생명을 갖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범속한 일상을 통해 진리에 도달하는 혜안을 시집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것은 이 같은 사정에 연유한다.
이태연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붉은 심장의 존재 이유라고 하자』가 문학의전당 시인선 388로 출간되었다. 이태연 시집에서 간절히 엿보이는 욕망은 논어에 나오는 사무사(思無邪)의 지경에 그 끈이 닿아 있다. 삿된 도구로서가 아니라 그저 시인으로서의 작은 바람일 뿐인 이태연의 욕망은 생명 있는 뭇 사물들에게 눈길이 닿아 있다. 생명력이란 자연의 섭리 아래 인고하는 가운데 드러나는 법. 이 시집의 표제이기도 한 “붉은 심장의 존재 이유”는 태산의 우직함으로 기다리고, 긴 세월을 참아낸 시간의 화석 속에 자연의 섭리와의 교섭에 의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교약졸(大巧若拙)의 형국과 같이 졸한 듯 보이지만 자연에 의지한 삶이 생명을 갖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범속한 일상을 통해 진리에 도달하는 혜안을 시집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것은 이 같은 사정에 연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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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해설 엿보기]
이태연의 시집 『붉은 심장의 존재 이유라고 하자』를 읽으며 먼저 생각을 키운 것은 과연 이 세계는 살만한 곳인가 하는 물음이었다. 이태연의 시가 대상으로 삼는 사물이나 관념들은 대개 일상의 범속한 것들이었다. 시적 포즈나 과장을 집어던진 채 마주하는 사물의 진경을 통해 자신의 시적 의지를 관철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자연과 삶 속에 마주하는 범속한 이치야말로 버릴 수 없는 가치라는 알레고리적 교훈은 이 시집 전체의 주제 의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생활의 현장에 밀착된 시어와 발상은 시에 대한 가독성을 높이는 효과를 발하고 있다. 이 시집에서 주목할 또 하나는 자연에 대한 깊은 사유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자연이란 자연물이라기보다는 본성 혹은 사물의 이치에 가깝다는 점에서 시적 화자의 세계를 대하는 철학적 태도를 함유하고 있다.
비 갠 뒤
더 뜨거운 햇볕
상가 옆 한적한 인도 가장자리
한 뼘도 넘을 것 같은 지렁이
한 마리 죽어 있다
익사하지 않으려는 시도
혹은,
붉은 맨몸의 오체투지였나
동네 개미란 개미, 하루살이, 똥파리까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각기 제 밥벌이의 환락 중이다
아직 꿈틀대는 듯 보여
목숨아,
누가 그 몸의 문자를 읽어줄까
- 「죽어서 밥이 되다」 전문
우리는 종종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을 만나곤 하는데 폭염의 아스팔트 위에서 보게 되는 지렁이의 죽음이 그러하다. 왜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개체의 죽음을 해석하고자 하는 시적 화자의 욕망은 그 죽음이 인간의 현실로 투영되는 까닭이다. "붉은 맨몸의 오체투지"로서의 지렁이의 죽음은 혹독한 현실을 살아내는 생명체로서의 몸부림이라 할 수 있다. 그 지렁이의 주검 앞에 모여든 또 다른 개체들의 삶이란 말 그대로 자연인 것이다. "동네 개미란 개미, 하루살이, 똥파리까지/묻지도 따지지도 않고/각기 제 밥벌이의 환락 중"인 존재의 행위 자체도 자연인 셈이다. 마지막 연에 등장하는 아직 생명이 남아 꿈틀대는 아니 "꿈틀대는 듯 보"이는 지렁이의 육체에 대해 시적 화자가 보이는 감정은 연민이다. 죽어가는 육체성에 고인 문자를 해석하고자 하는 시적 화자의 욕망은 자신의 몸에 새겨진 문자의 이면을 누군가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욕망과 일치한다. 생명에 대한 연민은 "저도 제 의지와 상관없이/험한 세상 나와서/다만/오늘을 살아갈 뿐이라는 걸/이 아침의 나는 알아버렸기에/죽일 수 없다."(「집게벌레」)는 시적 고백에 이르게 된다. 이 연민 뒤에 "저 집게벌레가 이 동네/진짜 원주인인지도 모른다."(「집게벌레」)는 시적 진술은 인간 중심의 세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내재해 있다.
- 우대식(시인)
이태연의 시집 『붉은 심장의 존재 이유라고 하자』를 읽으며 먼저 생각을 키운 것은 과연 이 세계는 살만한 곳인가 하는 물음이었다. 이태연의 시가 대상으로 삼는 사물이나 관념들은 대개 일상의 범속한 것들이었다. 시적 포즈나 과장을 집어던진 채 마주하는 사물의 진경을 통해 자신의 시적 의지를 관철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자연과 삶 속에 마주하는 범속한 이치야말로 버릴 수 없는 가치라는 알레고리적 교훈은 이 시집 전체의 주제 의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생활의 현장에 밀착된 시어와 발상은 시에 대한 가독성을 높이는 효과를 발하고 있다. 이 시집에서 주목할 또 하나는 자연에 대한 깊은 사유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자연이란 자연물이라기보다는 본성 혹은 사물의 이치에 가깝다는 점에서 시적 화자의 세계를 대하는 철학적 태도를 함유하고 있다.
비 갠 뒤
더 뜨거운 햇볕
상가 옆 한적한 인도 가장자리
한 뼘도 넘을 것 같은 지렁이
한 마리 죽어 있다
익사하지 않으려는 시도
혹은,
붉은 맨몸의 오체투지였나
동네 개미란 개미, 하루살이, 똥파리까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각기 제 밥벌이의 환락 중이다
아직 꿈틀대는 듯 보여
목숨아,
누가 그 몸의 문자를 읽어줄까
- 「죽어서 밥이 되다」 전문
우리는 종종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을 만나곤 하는데 폭염의 아스팔트 위에서 보게 되는 지렁이의 죽음이 그러하다. 왜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개체의 죽음을 해석하고자 하는 시적 화자의 욕망은 그 죽음이 인간의 현실로 투영되는 까닭이다. "붉은 맨몸의 오체투지"로서의 지렁이의 죽음은 혹독한 현실을 살아내는 생명체로서의 몸부림이라 할 수 있다. 그 지렁이의 주검 앞에 모여든 또 다른 개체들의 삶이란 말 그대로 자연인 것이다. "동네 개미란 개미, 하루살이, 똥파리까지/묻지도 따지지도 않고/각기 제 밥벌이의 환락 중"인 존재의 행위 자체도 자연인 셈이다. 마지막 연에 등장하는 아직 생명이 남아 꿈틀대는 아니 "꿈틀대는 듯 보"이는 지렁이의 육체에 대해 시적 화자가 보이는 감정은 연민이다. 죽어가는 육체성에 고인 문자를 해석하고자 하는 시적 화자의 욕망은 자신의 몸에 새겨진 문자의 이면을 누군가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욕망과 일치한다. 생명에 대한 연민은 "저도 제 의지와 상관없이/험한 세상 나와서/다만/오늘을 살아갈 뿐이라는 걸/이 아침의 나는 알아버렸기에/죽일 수 없다."(「집게벌레」)는 시적 고백에 이르게 된다. 이 연민 뒤에 "저 집게벌레가 이 동네/진짜 원주인인지도 모른다."(「집게벌레」)는 시적 진술은 인간 중심의 세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내재해 있다.
- 우대식(시인)
목차
목차
제1부
백일홍 13/첫 비행 14/바닥 16/오줌발이 대장이던 시절은 가고 17/돌에 대한 소고 18/죽어서 밥이 되다 20/노을 속으로 21/비비추 22/아버지의 장례식 24/어떤 조의금 25/집게벌레 26/조삼모사(朝三暮四) 28/시절인연 29/실유카 30/하바설산(哈巴雪山) 32
제2부
시만 써도 혈당은 올라간다 35/화환과 조화 36/ALL THE WAY TO ZERO 38/알리움 39/인정투쟁 40/착한 사람 42/시인 43/스투키 44/오늘 46/클로버를 보면서 47/MAN'S SEARCH FOR MEANING 48/유리창 50/확실한 차이 51/합리적 의심 52/까닭 54
제3부
나중은 시작을 보증한다 57/이름표 58/아픈 전환 60/시작의 이유 61/신학대학 62/욕지도 어선 전복 64/3D 65/돈의문 66/어째야 쓰까이 68/꽃길 69/구두에 자꾸 눈이 간다 70/태몽 이야기 72/비 오는 날에는 73/그날 북창동 74/아가베 76
제4부
풍개 79/운명 80/아버지의 시계 82/어떤 장례 84/아득 85/삼천포 전신전화국 86/쿠폰 한 장 88/카세트 90/이팝나무 91/끝없는 사랑 92/삶은 고구마 94/김포족 96/형배호 98/골든타임 99/와룡산 100/일요일의 교훈 102
해설 우대식(시인) 103
백일홍 13/첫 비행 14/바닥 16/오줌발이 대장이던 시절은 가고 17/돌에 대한 소고 18/죽어서 밥이 되다 20/노을 속으로 21/비비추 22/아버지의 장례식 24/어떤 조의금 25/집게벌레 26/조삼모사(朝三暮四) 28/시절인연 29/실유카 30/하바설산(哈巴雪山) 32
제2부
시만 써도 혈당은 올라간다 35/화환과 조화 36/ALL THE WAY TO ZERO 38/알리움 39/인정투쟁 40/착한 사람 42/시인 43/스투키 44/오늘 46/클로버를 보면서 47/MAN'S SEARCH FOR MEANING 48/유리창 50/확실한 차이 51/합리적 의심 52/까닭 54
제3부
나중은 시작을 보증한다 57/이름표 58/아픈 전환 60/시작의 이유 61/신학대학 62/욕지도 어선 전복 64/3D 65/돈의문 66/어째야 쓰까이 68/꽃길 69/구두에 자꾸 눈이 간다 70/태몽 이야기 72/비 오는 날에는 73/그날 북창동 74/아가베 76
제4부
풍개 79/운명 80/아버지의 시계 82/어떤 장례 84/아득 85/삼천포 전신전화국 86/쿠폰 한 장 88/카세트 90/이팝나무 91/끝없는 사랑 92/삶은 고구마 94/김포족 96/형배호 98/골든타임 99/와룡산 100/일요일의 교훈 102
해설 우대식(시인) 103
저자
저자
이태연
경남 진주 남강변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삼천포항 바닷가에서 보냈다. 2004년 시집 『아름다운 여행』을 출간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그리움』 『살아온 것처럼 그렇게』 『메마른 꿈에 더는 뜨지 않는 별』 『그래, 사람이다』 등이 있다. 물과 인연이 많아서인지 지금은 해운업에 종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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