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방정식(문학의전당 시인선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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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리지 않는 거울, 열고 싶은 그림자
2022년 《시학과 시》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김무현 시인의 첫 시집 『달의 방정식』이 문학의전당 시인선 406으로 출간되었다. 어느덧 일흔일곱, 77세에 첫 시집을 출간하다니! 이거야말로 진짜 노익장 아닌가.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실천해 보인 김무현 시인에게 이 시집은 시인으로서의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달의 방정식’이라는 시집 제목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인생을 제법 살아본 자의 지혜가 담겨 있을 것 같다. 이런 뉘앙스 자체가 시적 변별력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삶은 고통스럽고 슬픈 것과 맞서거나 껴안는 것이라고 김무현 시인은 시로서 보여준다. 그것을 확인하는 방법은 이 시집 속에 직접 들어가 보는 수밖에 없다. 어쩌면 그것이 독자의 의무가 될 것이다.
2022년 《시학과 시》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김무현 시인의 첫 시집 『달의 방정식』이 문학의전당 시인선 406으로 출간되었다. 어느덧 일흔일곱, 77세에 첫 시집을 출간하다니! 이거야말로 진짜 노익장 아닌가.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실천해 보인 김무현 시인에게 이 시집은 시인으로서의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달의 방정식’이라는 시집 제목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인생을 제법 살아본 자의 지혜가 담겨 있을 것 같다. 이런 뉘앙스 자체가 시적 변별력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삶은 고통스럽고 슬픈 것과 맞서거나 껴안는 것이라고 김무현 시인은 시로서 보여준다. 그것을 확인하는 방법은 이 시집 속에 직접 들어가 보는 수밖에 없다. 어쩌면 그것이 독자의 의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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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시는 고통스럽고 슬픈 것이다. 시는 절박함이다. 맞서거나 껴안는 것이다. 삶이 고통스러우니 시가 아픈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고통스럽지 않게 쓰려고 발버둥 친다. 그 이유는 입체감을 만들기 위해서다. 대상의 입체감은 그림자가 만든다. 그림자는 시선을 모방하거나 과장하기도 한다. 다른 대상을 불러들여 은근슬쩍 감추면서 아닌 척하기도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하고자 하는 의도와 말하고 있는 언어 사이의 거리가 시의 긴장감을 만든다.
달의 실눈 밑으로 꿈결의 개미 한 마리 불러들여
빈 페이지에 뱉어내지 못한 고난의 무게를
작은 등에 얹어 놓고
처진 시간의 주름 따라 비틀거리는 단어들
불빛 속에 감겨들며 잠의 그림자가 걸어오는데
개미 한 마리 난해한 문장 안으로
잉크 줄 따라 기어가고
허리 꺾인 낱말들이 길을 잃고
알람에 놀란 새벽
진땀 배인 등을 화들짝 떼어낼 때
밤을 지우지 못한 커튼 사이 늘어진 자동차 미등이
길이를 이기지 못하고
덜 깬 눈으로 뿌연 머릿속을 더듬을 때
먹물처럼 굳어진 개미의 기억
제자리를 잃은 글자들
먼지처럼 흩어지고 토해내지 못한 시어들
머릿속 숨 막히는 변비를 앓고
밑줄 친 텅 빈 사막 위 개미 한 마리
연필을 베고 누워버렸다
- 「노트 위의 변비」 전문
시를 불러오는 두 개의 문이 있다면 「노트 위의 변비」는 아픔과 고통이다. 이 시에서 화자는 딴짓을 부리듯 하고 있다. 노트 위에 개미 한 마리를 불러들여 놀이하듯 한다. 그 놀이를 보면 노는 게 아니라 개미는 "고난의 무게를/작은 등에 얹어 놓고" 행군을 하는 듯하다. "난해한 문장 안으로/잉크 줄 따라 기어가"며 먹물처럼 굳어진 개미는 "텅 빈 사막 위"에 "연필을 베고 누워버"린다. 인용 시에서 김무현 시인이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는 개미를 통한 아이러니다. 종이 위에 써 내려간 글자처럼 기어가는 개미는 시어와 함께 동일시된다. 시원하게 시어를 배설하지 못하고 변비에 걸린 듯 끙끙 앓고 있는 시인의 고통과 아픔이 개미의 일생과 닮았다.
- 이위발(시인)
달의 실눈 밑으로 꿈결의 개미 한 마리 불러들여
빈 페이지에 뱉어내지 못한 고난의 무게를
작은 등에 얹어 놓고
처진 시간의 주름 따라 비틀거리는 단어들
불빛 속에 감겨들며 잠의 그림자가 걸어오는데
개미 한 마리 난해한 문장 안으로
잉크 줄 따라 기어가고
허리 꺾인 낱말들이 길을 잃고
알람에 놀란 새벽
진땀 배인 등을 화들짝 떼어낼 때
밤을 지우지 못한 커튼 사이 늘어진 자동차 미등이
길이를 이기지 못하고
덜 깬 눈으로 뿌연 머릿속을 더듬을 때
먹물처럼 굳어진 개미의 기억
제자리를 잃은 글자들
먼지처럼 흩어지고 토해내지 못한 시어들
머릿속 숨 막히는 변비를 앓고
밑줄 친 텅 빈 사막 위 개미 한 마리
연필을 베고 누워버렸다
- 「노트 위의 변비」 전문
시를 불러오는 두 개의 문이 있다면 「노트 위의 변비」는 아픔과 고통이다. 이 시에서 화자는 딴짓을 부리듯 하고 있다. 노트 위에 개미 한 마리를 불러들여 놀이하듯 한다. 그 놀이를 보면 노는 게 아니라 개미는 "고난의 무게를/작은 등에 얹어 놓고" 행군을 하는 듯하다. "난해한 문장 안으로/잉크 줄 따라 기어가"며 먹물처럼 굳어진 개미는 "텅 빈 사막 위"에 "연필을 베고 누워버"린다. 인용 시에서 김무현 시인이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는 개미를 통한 아이러니다. 종이 위에 써 내려간 글자처럼 기어가는 개미는 시어와 함께 동일시된다. 시원하게 시어를 배설하지 못하고 변비에 걸린 듯 끙끙 앓고 있는 시인의 고통과 아픔이 개미의 일생과 닮았다.
- 이위발(시인)
목차
목차
제1부
풍화의 틈 13/발목의 길이 14/그림자 입술 16/멀수록 덜 아프다 18/발끝 그림자 19/해 질 녘 강가에서 20/바퀴를 굴리고 싶은 22/서강에 날다 24/소리 잃은 사람들 25/허물 벗기 26/갈증 28/기생초(妓生草) 29/꽃의 항변 30/꼭짓점 32
제2부
박제된 허상 35/속울음 36/바람이 머문 자리 38/부러진 기역자 39/버스를 기다리며 40/새벽 42/안개 속의 말들 43/여섯 달 44/인드라망 46/남겨진 것들 48/유혈목이가 있는 오후 49/틈 50/후반전 52/하직(下直) 54
제3부
우리가 젖던 시간 57/가늠자 속 눈빛 58/방문 닫아걸고 60/혈점(血點) 61/달의 방정식 62/두 달의 단풍 64/눈길 65/갈대 66/초롱 하나 띄우고 68/누이의 강 70/파랑새 71/코고무신 72/신암동 1186번지 74/하늘처럼 바람처럼 76
제4부
구멍 난 女子 79/똥꽃 1 80/똥꽃 2 82/똥꽃 3 84/소복(素服) 85/노트 위의 변비 86/녹슨 시계 88/귀가 막히다 90/같은 문장 다른 해석 92/늙은 전화기 93/갓길의 신발 94/달의 춤 96/버려진 신발 98/오지 않을 편지 100
해설 이위발(시인) 101
풍화의 틈 13/발목의 길이 14/그림자 입술 16/멀수록 덜 아프다 18/발끝 그림자 19/해 질 녘 강가에서 20/바퀴를 굴리고 싶은 22/서강에 날다 24/소리 잃은 사람들 25/허물 벗기 26/갈증 28/기생초(妓生草) 29/꽃의 항변 30/꼭짓점 32
제2부
박제된 허상 35/속울음 36/바람이 머문 자리 38/부러진 기역자 39/버스를 기다리며 40/새벽 42/안개 속의 말들 43/여섯 달 44/인드라망 46/남겨진 것들 48/유혈목이가 있는 오후 49/틈 50/후반전 52/하직(下直) 54
제3부
우리가 젖던 시간 57/가늠자 속 눈빛 58/방문 닫아걸고 60/혈점(血點) 61/달의 방정식 62/두 달의 단풍 64/눈길 65/갈대 66/초롱 하나 띄우고 68/누이의 강 70/파랑새 71/코고무신 72/신암동 1186번지 74/하늘처럼 바람처럼 76
제4부
구멍 난 女子 79/똥꽃 1 80/똥꽃 2 82/똥꽃 3 84/소복(素服) 85/노트 위의 변비 86/녹슨 시계 88/귀가 막히다 90/같은 문장 다른 해석 92/늙은 전화기 93/갓길의 신발 94/달의 춤 96/버려진 신발 98/오지 않을 편지 100
해설 이위발(시인) 101
저자
저자
김무현
1948년 경북 영양에서 태어나서 열일곱에 학업을 위해 고향을 떠났다. 생산직으로 시작해 대표이사까지, 평생 직장인으로 살았다. 예순다섯에 포항문화원 미술 수강으로 그림에 입문하여 현재 〈불빛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18년 안동으로 이주하여 일흔둘에 안동문화원 문예창작반에서 본격적인 시 수업을 했다. 2022년 《시학과 시》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웹진 《시샘》 편집고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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