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중력(문학의전당 시인선 407)
박미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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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중력을 견뎌낸 따스한 문장의 힘
2018년 《영남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박미순 시인의 첫 시집 『그리움의 중력』이 문학의전당 407로 출간되었다. 이 시집을 정의하자면 고통의 계승과 서정적 승화라고 할 수 있다. 박미순은 독자들에게 자신의 아픔을 시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정서적 위로를 제공한다. 이는 일상의 구체성을 통한 존재론적 성찰이라 할 수 있다. 주변의 평범한 소재들에서 삶의 비의를 포착해 내는 섬세한 관찰력 또한 탁월하다. 삶의 무게에 짓눌린 현대인들에게 ‘그리움의 중력’을 이겨내고 지상에 단단히 발을 딛고 서게 하는 힘이 되어준다. 세월에 삭혀진 문양들을 되새김질하며 얻어낸 이 귀한 시편들은, 한국 서정시의 자아 성찰이라는 전통을 성실하게 표출한 시적 결실이라 할 수 있다.
2018년 《영남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박미순 시인의 첫 시집 『그리움의 중력』이 문학의전당 407로 출간되었다. 이 시집을 정의하자면 고통의 계승과 서정적 승화라고 할 수 있다. 박미순은 독자들에게 자신의 아픔을 시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정서적 위로를 제공한다. 이는 일상의 구체성을 통한 존재론적 성찰이라 할 수 있다. 주변의 평범한 소재들에서 삶의 비의를 포착해 내는 섬세한 관찰력 또한 탁월하다. 삶의 무게에 짓눌린 현대인들에게 ‘그리움의 중력’을 이겨내고 지상에 단단히 발을 딛고 서게 하는 힘이 되어준다. 세월에 삭혀진 문양들을 되새김질하며 얻어낸 이 귀한 시편들은, 한국 서정시의 자아 성찰이라는 전통을 성실하게 표출한 시적 결실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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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들리게 하는 마법 같은 것이 시라고 한다면, 그리움은 곁에 없는 대상을 마음속에서 숨 쉬게 만드는 마법 같은 것이다. 부재의 현존이란 그리움의 시적 의미이며, 없음으로써 존재하는 방식이 그리움이다. 옆에 있을 때보다 없을 때 존재감은 더 선명해진다.
또한 시는 사물이나 풍경에 대한 투영이기도 하다. 박미순 시집 『그리움의 중력』에 등장하는 민들레 홀씨, 된장찌개, 얼룩, 서리꽃, 능소화, 달, 부석사, 이불, 봉숭아는 모두 다 그리움의 대상이다. 그리움은 멈춰버린 시간을 박제하여 영원히 늙지 않는 기억의 공간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그 공간이 그리움의 강물이라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과정 또한 삶의 친숙한 비유일 수 있다. 강은 흐른다. 끊임없이 흐르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다. 눈앞에 보이는 강물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 시간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다. 흘러간 강물에 다시 발을 담글 수 없는 것이다. 그 강의 흐름이 삶이고 시다.
시간의 흐름 위에 서서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볼 때 시간이 길이라면 그 길은 시로 나타난다. 시를 통해 시간의 육체를 그려 나가는 것이다. 박미순 시인은 시집에서 삶의 흐름에 천착하며 그리움을 통해 나를 들여다본다. 그렇게 인간 존재의 가장 근원적인 힘인 '그리움'을 물리학적 실체로 변주해 내기도 한다. 그리움을 단순한 감상적 차원이 아닌, 지상으로 끌어당겨 '중력'의 원리로 작동시키는 것이다. 이 무게의 흐름이 박미순 시인의 시를 시적으로 만들고 존재를 성찰하게 만든다.
이 시집의 시작은 통증이다. 통증은 지상에서 가장 슬픈 새벽에 나타난다. 그러나 이 통증은 개인의 육체적 한계를 넘어선다. 시인은 자신의 신체적 고통이 어머니의 고단했던 삶과 직결되어 있음을 자각하며, 이를 "그리움 삭혀 생긴 무늬"의 서사로 풀어낸다.
일기예보를 내 몸이 먼저 알고 있다
기압이 낮아지면 기저에 있던 잔병들
수면 위로 올라와 나를 덮을 때
두통약을 삼키고, 파스 두어 장 어깨에 붙인다
저린 다리 벽에 올리고 하얀 숨을 내쉬면
연결된 말초신경 세포 하나하나까지 통증이 밀려온다
통증의 진원지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누군가를 추억하는 일 때문이다
보고 싶은데 볼 수 없는 거리에 서서
그리움 삭혀 생긴 무늬 때문이다
무뎌지고 견뎌내면서
사무치던 삶도 숙성시키던 어머니
마음대로 앓지도 못했던
아이 낳고도 몸조리 제대로 못 했던 그 시절에
아픈 줄도 모르고 아등바등 억척스럽게 살아온 세월이
궂은 비 되어 내리기 전날
엄마의 통증이 내 통증으로 스며드는
지상에서 가장 슬픈 새벽이다
- 「통증」 전문
인용 시에서 화자는 기저에 있던 잔병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현상을 일기예보보다 먼저 감지한다. 기압이 낮아질 때 느껴지는 말초신경의 자극은 단순한 생물학적 반응이 아니라 "누군가를 추억하는 일"에서 기인한 형이상학적 흔적이다. 화자는 이 통증의 진원지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며, 그 끝에서 "사무치던 삶도 숙성시키던 어머니"와 만난다. 아이를 낳고도 제대로 몸조리를 하지 못한 채 억척스럽게 살아온 어머니의 세월이 궂은비가 되어 내리기 전날, 화자의 통증으로 스며든다는 발상은 고통의 대물림이자 존재론적 결합을 의미한다.
- 이위발(시인)
또한 시는 사물이나 풍경에 대한 투영이기도 하다. 박미순 시집 『그리움의 중력』에 등장하는 민들레 홀씨, 된장찌개, 얼룩, 서리꽃, 능소화, 달, 부석사, 이불, 봉숭아는 모두 다 그리움의 대상이다. 그리움은 멈춰버린 시간을 박제하여 영원히 늙지 않는 기억의 공간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그 공간이 그리움의 강물이라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과정 또한 삶의 친숙한 비유일 수 있다. 강은 흐른다. 끊임없이 흐르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다. 눈앞에 보이는 강물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 시간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다. 흘러간 강물에 다시 발을 담글 수 없는 것이다. 그 강의 흐름이 삶이고 시다.
시간의 흐름 위에 서서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볼 때 시간이 길이라면 그 길은 시로 나타난다. 시를 통해 시간의 육체를 그려 나가는 것이다. 박미순 시인은 시집에서 삶의 흐름에 천착하며 그리움을 통해 나를 들여다본다. 그렇게 인간 존재의 가장 근원적인 힘인 '그리움'을 물리학적 실체로 변주해 내기도 한다. 그리움을 단순한 감상적 차원이 아닌, 지상으로 끌어당겨 '중력'의 원리로 작동시키는 것이다. 이 무게의 흐름이 박미순 시인의 시를 시적으로 만들고 존재를 성찰하게 만든다.
이 시집의 시작은 통증이다. 통증은 지상에서 가장 슬픈 새벽에 나타난다. 그러나 이 통증은 개인의 육체적 한계를 넘어선다. 시인은 자신의 신체적 고통이 어머니의 고단했던 삶과 직결되어 있음을 자각하며, 이를 "그리움 삭혀 생긴 무늬"의 서사로 풀어낸다.
일기예보를 내 몸이 먼저 알고 있다
기압이 낮아지면 기저에 있던 잔병들
수면 위로 올라와 나를 덮을 때
두통약을 삼키고, 파스 두어 장 어깨에 붙인다
저린 다리 벽에 올리고 하얀 숨을 내쉬면
연결된 말초신경 세포 하나하나까지 통증이 밀려온다
통증의 진원지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누군가를 추억하는 일 때문이다
보고 싶은데 볼 수 없는 거리에 서서
그리움 삭혀 생긴 무늬 때문이다
무뎌지고 견뎌내면서
사무치던 삶도 숙성시키던 어머니
마음대로 앓지도 못했던
아이 낳고도 몸조리 제대로 못 했던 그 시절에
아픈 줄도 모르고 아등바등 억척스럽게 살아온 세월이
궂은 비 되어 내리기 전날
엄마의 통증이 내 통증으로 스며드는
지상에서 가장 슬픈 새벽이다
- 「통증」 전문
인용 시에서 화자는 기저에 있던 잔병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현상을 일기예보보다 먼저 감지한다. 기압이 낮아질 때 느껴지는 말초신경의 자극은 단순한 생물학적 반응이 아니라 "누군가를 추억하는 일"에서 기인한 형이상학적 흔적이다. 화자는 이 통증의 진원지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며, 그 끝에서 "사무치던 삶도 숙성시키던 어머니"와 만난다. 아이를 낳고도 제대로 몸조리를 하지 못한 채 억척스럽게 살아온 어머니의 세월이 궂은비가 되어 내리기 전날, 화자의 통증으로 스며든다는 발상은 고통의 대물림이자 존재론적 결합을 의미한다.
- 이위발(시인)
목차
목차
제1부
통증 13/매듭 14/숨 16/클래식 카 18/부석사에서 20/흰고래의 꿈 21/발재봉틀 22/벚꽃 흩날리는 24/다리미 25/이불, 그리움에 대하여 26/엄마의 뜰 28/봉숭아 29/불면증 30/진달래 화전 32
제2부
낮달, 남겨진다는 것 35/시(詩), 어떤 시간 36/끝없는 여정 38/궤적을 더듬다 40/가을, 꿈 책 41/다이어트 42/얼굴 44/할미 46/사과 48/하얀 냉장고 49/응급실 50/응급실 2 52/상실의 시대 54/달 56
제3부
능소화 피는 날 59/시골밥상으로의 초대 60/부네의 춤 62/레몬청 담그며 64/푸른 화두 66/튤립 코바늘 67/붉은 고백 68/미용실에서 70/구두수선 집에서 72/선유줄불놀이 74/상고대 연가 75/도시락을 싸면서 76/물고기 식당 78/풀꽃 반지 80
제4부
묵계서원 홍매화 83/쌓인 시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84/된장이 되는 시간 86/사진 88/눈 조각 89/사춘기 ∝ 사십춘기 90/휴지통 92/쑥을 뜯으며 94/독도 95/이사 96/향기 98/푸른 화병 99/대숲에서 100/민들레 홀씨 102
해설 이위발(시인) 103
통증 13/매듭 14/숨 16/클래식 카 18/부석사에서 20/흰고래의 꿈 21/발재봉틀 22/벚꽃 흩날리는 24/다리미 25/이불, 그리움에 대하여 26/엄마의 뜰 28/봉숭아 29/불면증 30/진달래 화전 32
제2부
낮달, 남겨진다는 것 35/시(詩), 어떤 시간 36/끝없는 여정 38/궤적을 더듬다 40/가을, 꿈 책 41/다이어트 42/얼굴 44/할미 46/사과 48/하얀 냉장고 49/응급실 50/응급실 2 52/상실의 시대 54/달 56
제3부
능소화 피는 날 59/시골밥상으로의 초대 60/부네의 춤 62/레몬청 담그며 64/푸른 화두 66/튤립 코바늘 67/붉은 고백 68/미용실에서 70/구두수선 집에서 72/선유줄불놀이 74/상고대 연가 75/도시락을 싸면서 76/물고기 식당 78/풀꽃 반지 80
제4부
묵계서원 홍매화 83/쌓인 시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84/된장이 되는 시간 86/사진 88/눈 조각 89/사춘기 ∝ 사십춘기 90/휴지통 92/쑥을 뜯으며 94/독도 95/이사 96/향기 98/푸른 화병 99/대숲에서 100/민들레 홀씨 102
해설 이위발(시인) 103
저자
저자
박미순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2018년 《영남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대구교육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동문학교육을 전공하고 있으며, 웹진 《시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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