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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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하는 세계와의 조화를 꿈꾸며
2015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박화남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북극곰이 내린다』가 시인동네 시인선 281로 출간되었다. 시조는 운율로 형식적 리듬을 유지하는 장르다. 내용에서도 리듬을 읽는 경험을 박화남이 할 수 있었던 건 그가 삶의 리듬을 발견하고 발명해 내는 일에 각성된 시인인 까닭이다. 박화남 시인은 역류하는 감각과 역발상으로 뻔한 선형적 사유로는 놓칠 법한 진실을 캐 나간다. 그는 과거를 추수하거나 추억을 말아 올리는 낭만에 빠지지 않고 동시대에 공존하는 인간·비인간의 상호성을 세심히 탐색한다. 그러나 박화남이 정작 바라는 것은 누구나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계이며 그는 이에 대한 기대와 열망으로 시를 밀고 나간다. 그의 시적인 실천은 언제나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을 이상적인 리듬으로 아는 삶의 태도에서 출발한다.
2015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박화남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북극곰이 내린다』가 시인동네 시인선 281로 출간되었다. 시조는 운율로 형식적 리듬을 유지하는 장르다. 내용에서도 리듬을 읽는 경험을 박화남이 할 수 있었던 건 그가 삶의 리듬을 발견하고 발명해 내는 일에 각성된 시인인 까닭이다. 박화남 시인은 역류하는 감각과 역발상으로 뻔한 선형적 사유로는 놓칠 법한 진실을 캐 나간다. 그는 과거를 추수하거나 추억을 말아 올리는 낭만에 빠지지 않고 동시대에 공존하는 인간·비인간의 상호성을 세심히 탐색한다. 그러나 박화남이 정작 바라는 것은 누구나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계이며 그는 이에 대한 기대와 열망으로 시를 밀고 나간다. 그의 시적인 실천은 언제나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을 이상적인 리듬으로 아는 삶의 태도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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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리듬을 음악에 제한하지 않으면 삶과 리듬이 하나가 되는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사랑의 역사를 단지 열정 어린 화학작용으로 재단하려는 자세를 철회하면 전혀 다른 세계가 나타난다. 사랑의 감정을 전기 현상에 비유하여 '전기 통하는 사이'라고 적을 때 우리를 감전시키는 감정은 열정과 위험이 같은 질량으로 존재하는 폭발의 세계다. 이른바 전자적 관계에서는 죽음조차도 삶에 포함된 극한 감정의 나타남일 때가 많다. 그럴 때 사랑은 완전 연소라는 죽음의 상태나 종결 지점을 암묵적으로 예비해 둔 감정이 된다. 그러나 박화남 시인은 세간에 통용되는 가치들을 의심하면서 그것이 함부로 소비되는 열정은 아니기를 바란다. 아래 시에서는 사랑도 보수 공사가 필요하다는, 조금은 피곤한 과업에 관하여 이야기를 한다. 죽음처럼 강렬한 열정을 유지하기 어렵다면 끊임없이 사랑을 고치는 방법을 고안해야 하는데, 그 이유가 사랑은 자주 고장 나기도 하는 것이어서 그때마다 수리를 요하는 까닭이다. 상대가 '사랑의 집'의 뼈대를 세우도록 북돋아 주는 이타적인 마음 씀이 거기에 있다.
우리 사랑 무너져서 반죽을 하고 있다
울타리를 세워야 완성되는 하루인데
고집은 습관이 되어
팽팽하게 귀를 닫고
저녁이면 돌아와 어긋난 틀을 허문다
각도를 맞춰가며 거리를 재어가며
굳기 전 말랑한 말들
단단하게 쌓는다
금 가지 않으려고 꽉 잡은 지난날들
간신히 나를 바꿔 너의 뼈를 세우고
서 있는 모습 그대로
나를 먼저 철거한다
- 「공사 중」 전문
사랑이 무너졌음을 직감하고 그것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화자의 고투에서 읽히는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공사 중"으로서 진행형이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다. 사랑의 역사를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은 종결되지 않은 공사와도 닮은 것이어서 수시로 "반죽"을 주물러 깨진 곳을 보수하고, 부실해진 자신을 "철거"하여 "너의 뼈를 세우"면서 사랑을 보강하는 일이라는 관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능력으로 부실해진 사랑을 고치고, 보수하고, 치료할 때 다시금 사랑이 회복되는 이치. 이런 마음가짐은 이전의 부정을 지금의 긍정으로, 이전의 배반을 지금의 승인으로 바꾸어 이전 상태를 굳혀 놓지 않으려는 다짐 속에서 태어나 급기야 자신부터 "철거"하겠다는 의지로 나타난다. 상대를 먼저 세워놓으려는 서로의 시도가 교차하는 그곳에서 사랑의 역사는 새로이 쓰인다. 보수 공사를 미루고 방치할수록 "습관"처럼 굳어질 "고집"조차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화자는 원치 않는다.
- 김효숙(문학평론가)
우리 사랑 무너져서 반죽을 하고 있다
울타리를 세워야 완성되는 하루인데
고집은 습관이 되어
팽팽하게 귀를 닫고
저녁이면 돌아와 어긋난 틀을 허문다
각도를 맞춰가며 거리를 재어가며
굳기 전 말랑한 말들
단단하게 쌓는다
금 가지 않으려고 꽉 잡은 지난날들
간신히 나를 바꿔 너의 뼈를 세우고
서 있는 모습 그대로
나를 먼저 철거한다
- 「공사 중」 전문
사랑이 무너졌음을 직감하고 그것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화자의 고투에서 읽히는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공사 중"으로서 진행형이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다. 사랑의 역사를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은 종결되지 않은 공사와도 닮은 것이어서 수시로 "반죽"을 주물러 깨진 곳을 보수하고, 부실해진 자신을 "철거"하여 "너의 뼈를 세우"면서 사랑을 보강하는 일이라는 관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능력으로 부실해진 사랑을 고치고, 보수하고, 치료할 때 다시금 사랑이 회복되는 이치. 이런 마음가짐은 이전의 부정을 지금의 긍정으로, 이전의 배반을 지금의 승인으로 바꾸어 이전 상태를 굳혀 놓지 않으려는 다짐 속에서 태어나 급기야 자신부터 "철거"하겠다는 의지로 나타난다. 상대를 먼저 세워놓으려는 서로의 시도가 교차하는 그곳에서 사랑의 역사는 새로이 쓰인다. 보수 공사를 미루고 방치할수록 "습관"처럼 굳어질 "고집"조차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화자는 원치 않는다.
- 김효숙(문학평론가)
목차
목차
제1부
분수의 계절ㆍ13/당신을 고르는 법ㆍ14/받침과 바침의 관계ㆍ15/빈집의 감정ㆍ16/구두의 자격ㆍ18/표범이라 불리던 남자ㆍ19/센서 있는 등ㆍ20/시간수리공ㆍ22/혀가 자라는 속도ㆍ23/도마의 방식ㆍ24/야(夜)한 옷걸이ㆍ25/결로현상ㆍ26/거울의 습관ㆍ28/웃지 않으려면 출근하지 마라ㆍ29/재활용 안 됩니다ㆍ30/실패 & 실패ㆍ31/이별값ㆍ32
제2부
피나무ㆍ35/뼈 없는 새ㆍ36/공사 중ㆍ37/에스컬레이터ㆍ38/그림자 거울ㆍ40/끈맺음ㆍ41/심장에게ㆍ42/싱크대 그녀ㆍ43/탑ㆍ44/참외 바다ㆍ46/독립 잔치ㆍ47/소껌ㆍ48/살해된 웃음ㆍ49/아령과 가령ㆍ50/호모 플라스티쿠스ㆍ52/나를 밀어낼 때ㆍ53/러브버그ㆍ54
제3부
비운다는 것ㆍ57/아무도 없을 때ㆍ58/집게의 정석ㆍ59/환승ㆍ60/알 솎기ㆍ62/고향집의 부음ㆍ63/절규나무ㆍ64/그녀의 온도ㆍ65/말의 기울기ㆍ66/보드마카의 시점ㆍ68/무인도 남자ㆍ69/매듭달ㆍ70/웃음 한 뚝배기ㆍ71/북극곰이 내린다ㆍ72/비(悲)의 뿌리ㆍ74/아버지의 붓ㆍ75/이것은 식빵이 아니다ㆍ76
제4부
숨ㆍ79/F 킬러ㆍ80/물 먹고 오리발 내밀기ㆍ81/친절한 키오스크 씨ㆍ82/고사리 언니ㆍ84/겨울의 말ㆍ85/사물들의 대화ㆍ86/위로 더 위로ㆍ87/밀가루의 단어들ㆍ88/눈물ㆍ90/반려인간ㆍ91/불편한 진실ㆍ92/등의 배웅법ㆍ93/후진은 빨갛게ㆍ94/새 아침이 돌아왔었지ㆍ96/땅콩 부부ㆍ97/못되게 살 거예요ㆍ98
해설 김효숙(문학평론가)ㆍ99
분수의 계절ㆍ13/당신을 고르는 법ㆍ14/받침과 바침의 관계ㆍ15/빈집의 감정ㆍ16/구두의 자격ㆍ18/표범이라 불리던 남자ㆍ19/센서 있는 등ㆍ20/시간수리공ㆍ22/혀가 자라는 속도ㆍ23/도마의 방식ㆍ24/야(夜)한 옷걸이ㆍ25/결로현상ㆍ26/거울의 습관ㆍ28/웃지 않으려면 출근하지 마라ㆍ29/재활용 안 됩니다ㆍ30/실패 & 실패ㆍ31/이별값ㆍ32
제2부
피나무ㆍ35/뼈 없는 새ㆍ36/공사 중ㆍ37/에스컬레이터ㆍ38/그림자 거울ㆍ40/끈맺음ㆍ41/심장에게ㆍ42/싱크대 그녀ㆍ43/탑ㆍ44/참외 바다ㆍ46/독립 잔치ㆍ47/소껌ㆍ48/살해된 웃음ㆍ49/아령과 가령ㆍ50/호모 플라스티쿠스ㆍ52/나를 밀어낼 때ㆍ53/러브버그ㆍ54
제3부
비운다는 것ㆍ57/아무도 없을 때ㆍ58/집게의 정석ㆍ59/환승ㆍ60/알 솎기ㆍ62/고향집의 부음ㆍ63/절규나무ㆍ64/그녀의 온도ㆍ65/말의 기울기ㆍ66/보드마카의 시점ㆍ68/무인도 남자ㆍ69/매듭달ㆍ70/웃음 한 뚝배기ㆍ71/북극곰이 내린다ㆍ72/비(悲)의 뿌리ㆍ74/아버지의 붓ㆍ75/이것은 식빵이 아니다ㆍ76
제4부
숨ㆍ79/F 킬러ㆍ80/물 먹고 오리발 내밀기ㆍ81/친절한 키오스크 씨ㆍ82/고사리 언니ㆍ84/겨울의 말ㆍ85/사물들의 대화ㆍ86/위로 더 위로ㆍ87/밀가루의 단어들ㆍ88/눈물ㆍ90/반려인간ㆍ91/불편한 진실ㆍ92/등의 배웅법ㆍ93/후진은 빨갛게ㆍ94/새 아침이 돌아왔었지ㆍ96/땅콩 부부ㆍ97/못되게 살 거예요ㆍ98
해설 김효숙(문학평론가)ㆍ99
저자
저자
박화남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계명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15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황제펭귄』 『맨발에게』가 있다. 중앙시조신인상, 김상옥백자예술상 신인상 등을 수상했다. 2026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수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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