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다, 잘했어
나는 늘 힘들다고 말하고, 엄마는 늘 잘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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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쟁이 딸은 엄마 홍복이 씨의 말들에서 무얼 찾았을까
이 책은 엄마의 말을 따라가다가 엄마의 하루를 알아버린 딸의 기록이다. 사춘기 손녀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내 딸한테 잘해 주어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 팔십 엄마. 사돈에게 "고생은 사돈이 하시고 복은 제가 누려서 황송합니다"라고 편지를 쓰는 엄마. 배추를 뽑아도 "잘했다", 고사리를 삶아도 "잘했어", 청국장을 띄워 놓고도 "잘했다", 하루 일을 끝내고는 늘 잘했다고 말하는 엄마, 홍복이 씨.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하루하루의 말과 태도에서 온다는 것을, 엄마는 그냥 보여 준다. 연극쟁이 딸이 '엄마의 말'을 채집해 두고, 그 말이 발화된 시공간으로 독자를 이끈다. 과연 엄마에게서 무얼 찾았을까?
이 책은 엄마의 말을 따라가다가 엄마의 하루를 알아버린 딸의 기록이다. 사춘기 손녀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내 딸한테 잘해 주어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 팔십 엄마. 사돈에게 "고생은 사돈이 하시고 복은 제가 누려서 황송합니다"라고 편지를 쓰는 엄마. 배추를 뽑아도 "잘했다", 고사리를 삶아도 "잘했어", 청국장을 띄워 놓고도 "잘했다", 하루 일을 끝내고는 늘 잘했다고 말하는 엄마, 홍복이 씨.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하루하루의 말과 태도에서 온다는 것을, 엄마는 그냥 보여 준다. 연극쟁이 딸이 '엄마의 말'을 채집해 두고, 그 말이 발화된 시공간으로 독자를 이끈다. 과연 엄마에게서 무얼 찾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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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 "나는 서운함을 먼저 봤고, 엄마는 고마움을 먼저 봤다"
● 연극 연출가 김영순, 팔순 어머니의 말 채록한 산문집 『잘했다, 잘했어』
제사 전날이었다. 큰딸은 남동생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씩씩거리며 말을 쏟아 냈다. "아니, 제삿날이면 일정을 바꾸는 게 맞는 거 아냐? 내가 안 왔으면 엄마 혼자 어쩔 뻔했어?"
가만히 듣고 있던 어머니가 말했다. "큰애야, 니 동생한테 서운할 일이 아니야. 우리 집 제사는 원래 니 동생 몫이 아니야. 그런데도 지난 30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잘 지내 줬잖아. 그건 고마운 일이지."
저자는 이렇게 적는다. "그날 나는 동생에게서 하루 빠지는 서운함을 먼저 보았고, 엄마는 지난 삼십 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제사를 지내 준 고마움을 먼저 보았다."(「서운한 일이 아니야」, 190쪽)
엄마와 딸은 달랐다. 두 사람은 같은 일을 왜 이토록 다르게 보는 걸까? 신간 『잘했다, 잘했어』(천개의정원)는 팔십이 된 '엄마'와 오십대 큰딸인 '나'가 나눈 대화를 줄기로 한다. 보는 것도, 하는 말도, 그리하여 이어진 행동도 다른 둘 간의 짧은 이야기 일흔두 편이다.
저자 김영순은 '극단 나는세상' 대표이자 연극 연출가다. 뉴욕대학교에서 공연학 석사를 마치고 오프브로드웨이에서 데뷔한 뒤 귀국해 극단을 창단했다. 가족과 부부, 세대 간의 갈등을 주로 연극무대에 올려 온 그가, 이번에는 엄마 홍복이 씨의 말들이 출현한 시공간으로 독자를 이끈다. 홍복이 씨는 딸 다섯에 아들 하나, 여섯 남매를 키웠다. 저자는 그 맏이다.
하나. 없는 것을 세는 딸, 있는 것을 세는 엄마
1947년생 홍복이 씨는 초등학교 4학년 1학기를 다니다 말았다. 딸은 안타까워했다. "엄마는 학교를 더 못 다녀서 부모 원망한 적 없어?" 엄마는 달랐다. "그거라도 다녀서 까막눈이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인데."
딸은 1학기도 채 마치지 못한 것을 세며 안타까워했고, 엄마는 그 학력으로도 충분히 살아 낼 수 있었던 삶을 다행이라고 말한다.(「다행이다」, 178쪽)
둘. 평생을 견디는 사람, 이삼 년씩 건너는 엄마
며느리가 힘든 시절을 지날 때 시어머니가 건넨 말은 "이삼 년만 더"였다. 이제 살 만해진 며느리는 이렇게 회고한다. "그때 어머니가 이삼십 년을 참아 보자고 했으면 못 버텼을 거예요. 그런데 이삼 년이라고 하니까, 저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여기까지 온 거예요."
사람은 고통을 총량으로 계산한다.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엄마는 그 시간을 구간으로 자른다. "이삼 년만, 그리고 다시 이삼 년만." 저자는 그런 엄마에게서 지혜를 배운다. "삶이란 평생을 견디며 사는 게 아니라, 짧은 시간을 여러 번 견디고 이겨 내며 지나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이삼 년만 더」, 188쪽)
셋. 평가하는 딸, 빚졌다는 엄마
"엄마는 어떻게 며느리 흉을 한 번도 안 볼 수 있어?" 딸의 이 질문에는 '참고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어머니의 대답은 '인내'가 아니었다. "갸는 공짜잖아. 내 배 아파 낳은 것도 아니고, 내가 키우느라 고생한 것도 아니고, 내 돈 들여 가르치지도 않았고. 남이 배 아파 낳고 고생해서 키우고 돈 들여 가르쳐서 공짜로 내 자식이 됐는데 내가 할 말이 뭐가 있어. 식구가 돼 준 것만으로도 그저 고맙지."
애초에 평가할 자리에 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사돈에게 나무 액자에 담아 보낸 편지에도 엄마는 이렇게 썼다. "고생은 사돈이 하시고 복은 제가 누려서 황송합니다."(「공짜로 얻은 식구」, 71쪽)
넷. 상상도 못해 본 딸, 허리를 굽히는 엄마
여름방학, 넷째 딸이 제 딸들을 데리고 친정에 왔다. 사춘기에 접어든 손녀와 중년인 넷째 딸이 심하게 다퉜다. 손녀가 딸한테 대드는 모습을 보고도 어머니는 아무 말이 없었다. 충분히 야단칠 만한 상황인데도 더 말이 없었다.
방학이 끝나고 넷째네는 서울로 돌아갔다. 얼마 뒤 치과 치료차 넷째 집에 갈 일이 생겼을 때, 엄마는 손녀가 제 엄마의 어깨를 주무르며 안마하는 모습을 봤다. 엄마는 그 자리에서 손녀에게 허리를 90도로 굽혀 배꼽 인사를 하며 말했다. "내 딸한테 잘해 주어 고맙습니다."
이 글 끝에는 저자의 뒷담화가 없다. 상상하지 못한 엄마의 행동에 말을 잃었나 보다. 말보다 먼저 허리를 숙이고, 가르치기보다 먼저 고맙다고 말하는, 연구 대상 홍복이 씨의 살아온 방식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내 딸한테 잘해 주어 고맙습니다」, 130쪽)
책장을 덮고 나면
책은 5부로 짜였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늙은 공주'라 부르던 시절부터 소원해 왔던 '아빠 없는 바다'에 엄마가 홀로 남겨진 날까지의 기록, 어머니가 가족을 대하는 방식, 힘들다는 전화에 조언 대신 음정 박자 다 틀린 트로트를 불러 주던 밤들, 나를 행복하게 하는 엄마의 말들, 그리고 이웃 마늘밭으로 향하고 경로당에서 칼국수를 삶는 노년의 풍경이 차례로 이어진다.
아버지가 환갑에 아내에게 쓴 편지, 사돈에게 보낸 나무 액자 편지, 고마웠던 이웃을 직접 찾아가 읽었던 감사 편지, 딸에게 보낸 사탕 상자 속 편지가 실렸다. 맞춤법도 표현도 삐뚤빼뚤한 채다. 정제된 어떤 문장보다 그 오탈자들이 크게 울린다.
저자는 "엄마는 가르치지 않는다. 보여 줄 뿐이다."고 말한다. 누구든 이런 홍복이 씨의 매력에 푹 빠져서 책을 읽다 보면, 위로를 받고 새 힘을 얻게 될 것이다. 부제는 이렇다. '나는 늘 힘들다고 말하고, 엄마는 늘 잘했다고 말한다.'
● 연극 연출가 김영순, 팔순 어머니의 말 채록한 산문집 『잘했다, 잘했어』
제사 전날이었다. 큰딸은 남동생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씩씩거리며 말을 쏟아 냈다. "아니, 제삿날이면 일정을 바꾸는 게 맞는 거 아냐? 내가 안 왔으면 엄마 혼자 어쩔 뻔했어?"
가만히 듣고 있던 어머니가 말했다. "큰애야, 니 동생한테 서운할 일이 아니야. 우리 집 제사는 원래 니 동생 몫이 아니야. 그런데도 지난 30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잘 지내 줬잖아. 그건 고마운 일이지."
저자는 이렇게 적는다. "그날 나는 동생에게서 하루 빠지는 서운함을 먼저 보았고, 엄마는 지난 삼십 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제사를 지내 준 고마움을 먼저 보았다."(「서운한 일이 아니야」, 190쪽)
엄마와 딸은 달랐다. 두 사람은 같은 일을 왜 이토록 다르게 보는 걸까? 신간 『잘했다, 잘했어』(천개의정원)는 팔십이 된 '엄마'와 오십대 큰딸인 '나'가 나눈 대화를 줄기로 한다. 보는 것도, 하는 말도, 그리하여 이어진 행동도 다른 둘 간의 짧은 이야기 일흔두 편이다.
저자 김영순은 '극단 나는세상' 대표이자 연극 연출가다. 뉴욕대학교에서 공연학 석사를 마치고 오프브로드웨이에서 데뷔한 뒤 귀국해 극단을 창단했다. 가족과 부부, 세대 간의 갈등을 주로 연극무대에 올려 온 그가, 이번에는 엄마 홍복이 씨의 말들이 출현한 시공간으로 독자를 이끈다. 홍복이 씨는 딸 다섯에 아들 하나, 여섯 남매를 키웠다. 저자는 그 맏이다.
하나. 없는 것을 세는 딸, 있는 것을 세는 엄마
1947년생 홍복이 씨는 초등학교 4학년 1학기를 다니다 말았다. 딸은 안타까워했다. "엄마는 학교를 더 못 다녀서 부모 원망한 적 없어?" 엄마는 달랐다. "그거라도 다녀서 까막눈이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인데."
딸은 1학기도 채 마치지 못한 것을 세며 안타까워했고, 엄마는 그 학력으로도 충분히 살아 낼 수 있었던 삶을 다행이라고 말한다.(「다행이다」, 178쪽)
둘. 평생을 견디는 사람, 이삼 년씩 건너는 엄마
며느리가 힘든 시절을 지날 때 시어머니가 건넨 말은 "이삼 년만 더"였다. 이제 살 만해진 며느리는 이렇게 회고한다. "그때 어머니가 이삼십 년을 참아 보자고 했으면 못 버텼을 거예요. 그런데 이삼 년이라고 하니까, 저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여기까지 온 거예요."
사람은 고통을 총량으로 계산한다.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엄마는 그 시간을 구간으로 자른다. "이삼 년만, 그리고 다시 이삼 년만." 저자는 그런 엄마에게서 지혜를 배운다. "삶이란 평생을 견디며 사는 게 아니라, 짧은 시간을 여러 번 견디고 이겨 내며 지나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이삼 년만 더」, 188쪽)
셋. 평가하는 딸, 빚졌다는 엄마
"엄마는 어떻게 며느리 흉을 한 번도 안 볼 수 있어?" 딸의 이 질문에는 '참고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어머니의 대답은 '인내'가 아니었다. "갸는 공짜잖아. 내 배 아파 낳은 것도 아니고, 내가 키우느라 고생한 것도 아니고, 내 돈 들여 가르치지도 않았고. 남이 배 아파 낳고 고생해서 키우고 돈 들여 가르쳐서 공짜로 내 자식이 됐는데 내가 할 말이 뭐가 있어. 식구가 돼 준 것만으로도 그저 고맙지."
애초에 평가할 자리에 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사돈에게 나무 액자에 담아 보낸 편지에도 엄마는 이렇게 썼다. "고생은 사돈이 하시고 복은 제가 누려서 황송합니다."(「공짜로 얻은 식구」, 71쪽)
넷. 상상도 못해 본 딸, 허리를 굽히는 엄마
여름방학, 넷째 딸이 제 딸들을 데리고 친정에 왔다. 사춘기에 접어든 손녀와 중년인 넷째 딸이 심하게 다퉜다. 손녀가 딸한테 대드는 모습을 보고도 어머니는 아무 말이 없었다. 충분히 야단칠 만한 상황인데도 더 말이 없었다.
방학이 끝나고 넷째네는 서울로 돌아갔다. 얼마 뒤 치과 치료차 넷째 집에 갈 일이 생겼을 때, 엄마는 손녀가 제 엄마의 어깨를 주무르며 안마하는 모습을 봤다. 엄마는 그 자리에서 손녀에게 허리를 90도로 굽혀 배꼽 인사를 하며 말했다. "내 딸한테 잘해 주어 고맙습니다."
이 글 끝에는 저자의 뒷담화가 없다. 상상하지 못한 엄마의 행동에 말을 잃었나 보다. 말보다 먼저 허리를 숙이고, 가르치기보다 먼저 고맙다고 말하는, 연구 대상 홍복이 씨의 살아온 방식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내 딸한테 잘해 주어 고맙습니다」, 130쪽)
책장을 덮고 나면
책은 5부로 짜였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늙은 공주'라 부르던 시절부터 소원해 왔던 '아빠 없는 바다'에 엄마가 홀로 남겨진 날까지의 기록, 어머니가 가족을 대하는 방식, 힘들다는 전화에 조언 대신 음정 박자 다 틀린 트로트를 불러 주던 밤들, 나를 행복하게 하는 엄마의 말들, 그리고 이웃 마늘밭으로 향하고 경로당에서 칼국수를 삶는 노년의 풍경이 차례로 이어진다.
아버지가 환갑에 아내에게 쓴 편지, 사돈에게 보낸 나무 액자 편지, 고마웠던 이웃을 직접 찾아가 읽었던 감사 편지, 딸에게 보낸 사탕 상자 속 편지가 실렸다. 맞춤법도 표현도 삐뚤빼뚤한 채다. 정제된 어떤 문장보다 그 오탈자들이 크게 울린다.
저자는 "엄마는 가르치지 않는다. 보여 줄 뿐이다."고 말한다. 누구든 이런 홍복이 씨의 매력에 푹 빠져서 책을 읽다 보면, 위로를 받고 새 힘을 얻게 될 것이다. 부제는 이렇다. '나는 늘 힘들다고 말하고, 엄마는 늘 잘했다고 말한다.'
목차
목차
프롤로그
1부 - 우리 집 늙은 공주
사랑한다는 말 대신, 늙은 공주
많이 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상
하는 데까지
다이아몬드 대신 콩 가는 기계
보석은 팔았어도 편지는 남았다
팔지 말고 엄마 보듯이
그놈의 정 때문에
팔십의 엄마, 서른의 남편을 만나다
밤나무와 보온 도시락
아버지 없는 바다
지금 이대로도 행복해
2부 - 내 딸한테 잘해 주어 고맙습니다
스물한 살의 엄마
모두 남의 집 귀한 자식
내 딸을 사랑하냐고만 물었다
사람을 먼저 보는 엄마
이혼을 하더라도 놔둬
더 좋은 날이 와
며느리 보던 날
공짜로 얻은 식구
내 며느리지, 니 며느리야?
쓸데없이 쓰라고 준 돈
1절 듣고, 2절도 들을게
엄마의 택배
입안의 사탕 녹이듯
사탕을 돌려주던 날
엿 먹어라
보타닉가든보다 더 예쁜 꽃
먼저 숙이는 사람이 어른
니가 결혼한 사람은 누구냐
쌍놈과 쌍년
이것들이 엄마 기쁨
엄마가 틀려도 괜찮았던 날
지금 이대로 다 복이야
짐이 되지 않으려 걷는 길
쉬었다 가자
엄마가 태어나 주었기에
내 딸한테 잘해 주어 고맙습니다
엄마가 있어서 참 좋아
3부 - 엄마의 트로트
쨍하고 해 뜰 날
그만하면 다 받았어
순댓국밥과 부초 같은 인생
사랑은 장난이 아니야
엄마의 역전승
세월아 비켜라
메밀부침개와 "잘 살 거야"
웃어야 복이 오지
밤 열 시의 전국노래자랑
나도 한땐 날린 여자야
4부 - 행복을 부르는 엄마의 말
사자 봤으면 다 본 거야
잘했다, 잘했어
다행이다
니가 선물이야
이건 돈이 아니라 추억이야
아직 젊잖아
이삼 년만 더
서운할 일이 아니야
엄마의 울타리
전화해 줘서 고마워
복이 오는 쪽으로
5부 - 엄마가 만드는 천국
보면 알지
천동리 경로당의 겨울
나눠 먹어야 맛있다
문이 열려 있는 집
주거니 받거니
숟가락 하나 더
비닐봉지에 담아 온 선물
더 좋은 걸 줘
마음이 하늘을 나는 것 같다
찌꺼기만 남았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우리가 엄마의 시간을 걷는 일
곁에 있는 천국
1부 - 우리 집 늙은 공주
사랑한다는 말 대신, 늙은 공주
많이 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상
하는 데까지
다이아몬드 대신 콩 가는 기계
보석은 팔았어도 편지는 남았다
팔지 말고 엄마 보듯이
그놈의 정 때문에
팔십의 엄마, 서른의 남편을 만나다
밤나무와 보온 도시락
아버지 없는 바다
지금 이대로도 행복해
2부 - 내 딸한테 잘해 주어 고맙습니다
스물한 살의 엄마
모두 남의 집 귀한 자식
내 딸을 사랑하냐고만 물었다
사람을 먼저 보는 엄마
이혼을 하더라도 놔둬
더 좋은 날이 와
며느리 보던 날
공짜로 얻은 식구
내 며느리지, 니 며느리야?
쓸데없이 쓰라고 준 돈
1절 듣고, 2절도 들을게
엄마의 택배
입안의 사탕 녹이듯
사탕을 돌려주던 날
엿 먹어라
보타닉가든보다 더 예쁜 꽃
먼저 숙이는 사람이 어른
니가 결혼한 사람은 누구냐
쌍놈과 쌍년
이것들이 엄마 기쁨
엄마가 틀려도 괜찮았던 날
지금 이대로 다 복이야
짐이 되지 않으려 걷는 길
쉬었다 가자
엄마가 태어나 주었기에
내 딸한테 잘해 주어 고맙습니다
엄마가 있어서 참 좋아
3부 - 엄마의 트로트
쨍하고 해 뜰 날
그만하면 다 받았어
순댓국밥과 부초 같은 인생
사랑은 장난이 아니야
엄마의 역전승
세월아 비켜라
메밀부침개와 "잘 살 거야"
웃어야 복이 오지
밤 열 시의 전국노래자랑
나도 한땐 날린 여자야
4부 - 행복을 부르는 엄마의 말
사자 봤으면 다 본 거야
잘했다, 잘했어
다행이다
니가 선물이야
이건 돈이 아니라 추억이야
아직 젊잖아
이삼 년만 더
서운할 일이 아니야
엄마의 울타리
전화해 줘서 고마워
복이 오는 쪽으로
5부 - 엄마가 만드는 천국
보면 알지
천동리 경로당의 겨울
나눠 먹어야 맛있다
문이 열려 있는 집
주거니 받거니
숟가락 하나 더
비닐봉지에 담아 온 선물
더 좋은 걸 줘
마음이 하늘을 나는 것 같다
찌꺼기만 남았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우리가 엄마의 시간을 걷는 일
곁에 있는 천국
저자
저자
김영순 극단 나는세상 대표, 연극 연출가. 상업학교를 졸업하고 극단에서 연극을 배우다 서른에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미국 브리검영대학교에서 연극 연출을 배웠고, 뉴욕대학교에서 공연학 석사를 마쳤다. 오프브로드웨이에서 데뷔한 후 귀국해서 '극단 나는세상'을 창단했다. 연극 〈여보 나도 할 말 있어〉는 10년 넘게 꾸준히 공연되어 온 그의 대표작이다. 가족과 부부, 세대 간의 갈등을 찰진 대사와 유머로 엮은 버라이어티 생활 연극이다. 연극 〈사랑의 약속〉, 〈하나님, 그녀가 필요해요〉, 〈에버가 기가 막혀〉, 〈나의 마지막 연인〉 등을 연출했고, 단편영화 〈당신의 자리에 서다〉(작·감독) 등 국내외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그는 일상의 매 순간을 독특한 시선으로 살펴, 누구나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이야기들로 엮어 무대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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