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기억들
시를 꿈꾸던 소년은 시를 가르치는 사람이 되었다. “아이들한테 죄짓지 않는 선생이 되어라.”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새기며 34년의 세월 동안 제자들을 시를 닮은 따뜻한 사람으로 키워내기 위해 살았다. 이제 교편을 내려놓으며, 가장 좋아하던 공간인 전주효문여자중학교 도서관에서 소중하게 품어왔던 삶의 기록들을 모아 마지막 수업을 하려 한다. 수록된 작품들을 통해 섬진강을 따라 흐르는, 조금은 아픈 교사 이정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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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교사 이정관의 '살아있는 기억들'
시를 꿈꾸던 소년은 시를 가르치는 사람이 되었다. "아이들한테 죄짓지 않는 선생이 되어라."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새기며 34년의 세월 동안 제자들을 시를 닮은 따뜻한 사람으로 키워내기 위해 살았다. 이제 교편을 내려놓으며, 가장 좋아하던 공간인 전주효문여자중학교 도서관에서 소중하게 품어왔던 삶의 기록들을 모아 마지막 수업을 하려 한다. 수록된 작품들을 통해 섬진강을 따라 흐르는, 조금은 아픈 교사 이정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 책은 한 교사의 삶의 기억입니다.
서른네 해 동안 살아남은 기억들입니다.
학교를 떠나며 꺼내는 오래된 기억들입니다.
이정관의 작품은 소박하다. 어쩌면 아주 개인적인, 그러나 누구나 살아가면서 마주할 수 있는 감정의 편린들을 소중히 갈무리하여 시로 그려냈다.
1부의 첫 번째 파트 '사방 천지 고운 님 아닌 것이 없습니다'에 실린 작품들에는 봄날처럼 따스하고 화사한 기운이 감돈다. 봄 햇살을 맞은 꽃망울이 마침내 터지는 찰나를 마주한 듯한 설렘이 가득하다. 두 번째 파트 '흔들리면서 더 깊이 뿌리박는'에서는 살아가면서 겪는, 사람을 더욱 성숙하게 하는 삶의 순간들에 대한 고찰이 엿보인다. 걸어야만 더욱 단단하게 다져지는 길처럼, 세월을 꼭꼭 눌러 걸어와 곧게 다져진 이정관의 삶과 고민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세 번째 파트 '가벼워져야 더 깊어지고 더 꼿꼿해지는'에는 늦가을의 저녁 같은 쓸쓸함의 향기가 짙다. 작품들을 음미할수록 처연하게 시린 그리움이 사무치는 듯한 느낌에 옷깃을 여미게 된다. 마지막 파트 '마음을 열어야 보인다'에서는 황혼의 중심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잔잔한 슬픔의 감정이 만연하다. 한껏 품었던 사랑들에 흔들리고, 용서하고, 떠나보내며, 끝내는 자신도 떠나야 하는 외로운 섭리를 깨달은 이정관의 초연함이 물감처럼 번져있다.
너무 아파서
시가 되지 못한 이야기
이정관은 너무 아픈 기억을 차마 시로 함축하지 못하고, 생각을 더하여 이야기를 만들었다. 2부는 그의 시린 기억을 바탕으로 한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어린 시절 느티나무 아래에서 초승달을 보며 어머니께 들은 개구리 울음소리의 의미를,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기 위해 다시 꺼내놓는 정희의 이야기 〈초승달〉. 어둠이 걷히고 산이 빛을 내는 아침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 새벽부터 아버지를 따라나선 정열이의 이야기 〈싸리나무〉. 임종을 앞둔 어머니를 모시고 아픈 기억들을 찻물과 담배 연기, 섬진강 자락에 흘려보내며 사는 한 남자와, 그 남자를 바라보는 호스피스 정민의 이야기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1〉. 헤어진 당신과의 기억을 되새기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처절하게 지금을 받아들이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2〉.
네 편의 소설은 짧지만, 모두 한결같이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사랑, 그 아름답고 쓰라린 기억을 품고 살아온 이정관의 삶을 소설로 만나며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나름의 감정들을 어떻게 흘려보내며 살아야 할지 고민하게 한다.
선생님, 우리 선생님
삶의 1막을 마무리하고 이제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 하는 선생님의 앞길을 축복하기 위해 제자들이 고백한 마음을 작품 말미에 소중히 담았다. 시를 사랑했던 소년은 교사가 되어 시보다 아이들을 더 사랑했나 보다. 선생님에 대한 감사와 애정이 가득한 제자들의 축사는 그의 삶이 마냥 힘에 겨웠던 것만이 아니라, 이와 더불어 찬란하게 빛났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교편을 놓는 마지막 해까지 담임을 하며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한 것처럼, 이 책의 끝도 그가 그렇게도 사랑한 제자들이 한껏 아름답게 밝히고 있다.
목차
목차
1. 사방 천지 고운 님 아닌 것이 없습니다
고운 님
준비
다리
풍경 하나
봄날
싸리꽃
꽃샘추위
매화를 보면서
오동꽃 피어도
환장할 봄이다
한 여인
2. 흔들리면서 더 깊이 뿌리박는
다시 섬진강에서
흔들리는 일
장마
비
길 1
길 2
길 3 - 네게로 가는 길
상식
도서관에서
너희를 만나고 오는 날은
잠깐만요
그 녀석
그러니까 말이야
순례의 노래
오래된 마음
등 뒤의 사람
여수 밤바다
여수
터
3. 가벼워져야 더 깊어지고 더 꼿꼿해지는
힉! 지각하겠다
아버지 1
아버지 2 - 치매
아버지 3 - 그대를 위해
개목련 이야기
가을비
갈대밭에서
가을, 말라버린 것들
가을 강은 여물어 가고
사랑이 가고
화암사 가는 길 1
화암사 가는 길 2
화암사 가는 길 3
4. 마음을 열어야 보인다
어머니 1
어머니 2 - 아들에게
어머니 3
어머니 4
어머니 5
안다
강천사 가는 길
바다가 될 수 있지
유모차에 대하여
탄비 이야기
용서 1
용서 2
사랑
2부 소설
초승달
싸리나무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1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2
선생님의 기억을 마주하며
저자
저자
30년 넘게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전국국어교사모임에서 활동했으며, 전북국어교사모임 회장직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국어시간에 시읽기 2》(공저), 《국어시간에 시읽기 4》(공저), 《(선생님과 함께 읽는) 벙어리 삼룡이》(공저), 《(선생님과 함께 읽는) 뫼비우스의 띠》(공저), 《백석을 읽다》(공저), 《윤동주를 읽다》(공저), 《한용운을 읽다》, 《이육사를 읽다》(공저), 《채만식을 읽다》 등이 있다.
늙는 게 아니라 곰삭고 싶은,
한자리에 오래 서 있어도 함께 자라는 나무 같은,
내 눈을 통해 본 세상이 더 부드러워지기를 소망하는,
곰삭은 시 같은, 넉넉한 나무 같은,
부드러운 세상을 꿈꾸는 그런 교사, 그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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