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키엔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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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의 제자이자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지음(知音)
빈핍한 핫키엔 선생, 현실에서 빠져나와 공상 속 절대경에 잠기다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치다 핫켄은 일본 근대 문학, 특히 근대 수필을 대표하는 유명 작가로 소설과 수필을 아울러 방대한 작품을 남겼다. ‘일본의 셰익스피어’로 일컬어지는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의 문하를 거친 그는 간결한 언어를 통해 생활의 단면 아래 깊고 오묘한 통찰을 보이는가 하면 소설을 통해서는 예의 깔끔한 문장을 발휘한 희담이나 섬뜩한 기담을 풀어내기도 하는 등 자유분방한 문학세계를 구축했다.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의 주인공이자 소세키 아래 같은 문하생이었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선배로서 그의 존경을 받기도 했다. 이 책의 표지 그림은 류노스케가 직접 ?켄을 소묘한 그림이기도 하다. 영어권에서는 그의 대표 기담소설인 『명도』가 번역된 한편, 한국에서도 1976년 일부 작품을 담은 소책자가 출간되었다. 그의 일상적 언어 속 풍취에 매료된 독자들은 직접 원서를 번역해 인터넷에 공유하기도 한다. 일본 내에서도 교과서에 소개될 만큼 명문(名文)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방대한 작품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더 이상 소개되고 있지 않아 아쉬울 따름이다. 역동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일본 근대 지식인 및 문인들이 각기 다채로운 글을 선보였다면 핫켄 또한 본인만의 가벼운 듯하면서도 오묘한 세계를 구축했다. 현재의 독서 흐름이 쉽고 간결한 언어를 통해 따뜻한 위안과 감동을 찾아 옮겨가는 가운데 핫켄의 대표작인 이 책은 80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깨끗하고 깊은 여운을 선사할 것이다.
핫키엔 선생 생각건대, 세상은 너무 시끄럽고 번잡하고 시시하고 버겁다. 눈을 뜨자마자 이층에선 새장 속 오륙십 마리의 새들이 재잘거리고, 창밖으론 고양이가 왔다 갔다 하고, 입을 옷은 몇 십 년 된 프록코트와 찌그러진 중산모자뿐, 눈을 감아버리면 너구리가 맹장지문을 두드리고, 그늘진 골목길엔 독촉하러 온 빚쟁이들이 매복 중이고, 자리에 누웠더니 암컷 원숭이가 잠을 깨운다. 현실인가, 망상인가. 사실인가, 궤변인가. 진심인가, 농담인가. 어느 하나 확실치 않지만 핫키엔 선생, 기어코 죽어버리지 않고 벅찬 세상의 하루하루를 초연히 써내서는 1933년 10월 첫 수필집을 펴냈다.
하여간에 허무맹랑한데도 우리 또한 홀연 선생과 함께 절대경에 젖어 있는 건 어찌 된 영문인가핫 핫키엔 선생이 차려놓은 스물두 잔의 단장(斷章)과 다섯 색깔 튀김과 일곱 그릇 나물죽, 그 빈핍한 식탁을 어린 시절의 서툰 그림처럼 언젠가 한 번쯤 그려 본 적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러므로 불혹의 핫키엔 선생, 시끄럽고 번잡하고 시시하고 버거운 세상이 내일도 모레도 계속되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렇게 공상 속 번드르르한 외줄 문장 위를 유유히 걸어 나간다. 그 뒷모습이 어쩐지 너무나 부럽고, 너무나 허탈하고, 너무나 그립다.
빈핍한 핫키엔 선생, 현실에서 빠져나와 공상 속 절대경에 잠기다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치다 핫켄은 일본 근대 문학, 특히 근대 수필을 대표하는 유명 작가로 소설과 수필을 아울러 방대한 작품을 남겼다. ‘일본의 셰익스피어’로 일컬어지는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의 문하를 거친 그는 간결한 언어를 통해 생활의 단면 아래 깊고 오묘한 통찰을 보이는가 하면 소설을 통해서는 예의 깔끔한 문장을 발휘한 희담이나 섬뜩한 기담을 풀어내기도 하는 등 자유분방한 문학세계를 구축했다.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의 주인공이자 소세키 아래 같은 문하생이었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선배로서 그의 존경을 받기도 했다. 이 책의 표지 그림은 류노스케가 직접 ?켄을 소묘한 그림이기도 하다. 영어권에서는 그의 대표 기담소설인 『명도』가 번역된 한편, 한국에서도 1976년 일부 작품을 담은 소책자가 출간되었다. 그의 일상적 언어 속 풍취에 매료된 독자들은 직접 원서를 번역해 인터넷에 공유하기도 한다. 일본 내에서도 교과서에 소개될 만큼 명문(名文)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방대한 작품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더 이상 소개되고 있지 않아 아쉬울 따름이다. 역동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일본 근대 지식인 및 문인들이 각기 다채로운 글을 선보였다면 핫켄 또한 본인만의 가벼운 듯하면서도 오묘한 세계를 구축했다. 현재의 독서 흐름이 쉽고 간결한 언어를 통해 따뜻한 위안과 감동을 찾아 옮겨가는 가운데 핫켄의 대표작인 이 책은 80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깨끗하고 깊은 여운을 선사할 것이다.
핫키엔 선생 생각건대, 세상은 너무 시끄럽고 번잡하고 시시하고 버겁다. 눈을 뜨자마자 이층에선 새장 속 오륙십 마리의 새들이 재잘거리고, 창밖으론 고양이가 왔다 갔다 하고, 입을 옷은 몇 십 년 된 프록코트와 찌그러진 중산모자뿐, 눈을 감아버리면 너구리가 맹장지문을 두드리고, 그늘진 골목길엔 독촉하러 온 빚쟁이들이 매복 중이고, 자리에 누웠더니 암컷 원숭이가 잠을 깨운다. 현실인가, 망상인가. 사실인가, 궤변인가. 진심인가, 농담인가. 어느 하나 확실치 않지만 핫키엔 선생, 기어코 죽어버리지 않고 벅찬 세상의 하루하루를 초연히 써내서는 1933년 10월 첫 수필집을 펴냈다.
하여간에 허무맹랑한데도 우리 또한 홀연 선생과 함께 절대경에 젖어 있는 건 어찌 된 영문인가핫 핫키엔 선생이 차려놓은 스물두 잔의 단장(斷章)과 다섯 색깔 튀김과 일곱 그릇 나물죽, 그 빈핍한 식탁을 어린 시절의 서툰 그림처럼 언젠가 한 번쯤 그려 본 적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러므로 불혹의 핫키엔 선생, 시끄럽고 번잡하고 시시하고 버거운 세상이 내일도 모레도 계속되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렇게 공상 속 번드르르한 외줄 문장 위를 유유히 걸어 나간다. 그 뒷모습이 어쩐지 너무나 부럽고, 너무나 허탈하고, 너무나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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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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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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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서문
단장 스물두 편
호박琥珀 | 배웅 | 콜레라 | 일등석 | 만찬회 | 바람 신 | 수염 | 진수식進水式 | 우화등선羽化登仙 | 원양 어업 | 앉은잠 | 보자기 짐 | 세이탄淸潭 선생의 비행 | 노호회老狐會 | 비행장 만필 | 비행장 만록 | 재채기 | 장갑 | 핫키엔 선생 환상록 | 교린梟林 만필 | 바보의 새장 | 아카시明石의 소세키漱石 선생
빈핍한 다섯 빛깔 튀김
대인편전大人片傳-한가한 이야기 후편 | 무항채자 무항심無恒債者 無恒心 | 핫키엔 새 단장 | 지옥의 문 | 빚귀
일곱 가지 나물죽
프록코트 | 소킨素琴 선생 | 잠자리 구슬 | 바보의 실재에 관한 문헌 | 핫키엔 선생 언행록 | 핫키엔 선생 언행 여록 | 교린기梟林記
단장 스물두 편
호박琥珀 | 배웅 | 콜레라 | 일등석 | 만찬회 | 바람 신 | 수염 | 진수식進水式 | 우화등선羽化登仙 | 원양 어업 | 앉은잠 | 보자기 짐 | 세이탄淸潭 선생의 비행 | 노호회老狐會 | 비행장 만필 | 비행장 만록 | 재채기 | 장갑 | 핫키엔 선생 환상록 | 교린梟林 만필 | 바보의 새장 | 아카시明石의 소세키漱石 선생
빈핍한 다섯 빛깔 튀김
대인편전大人片傳-한가한 이야기 후편 | 무항채자 무항심無恒債者 無恒心 | 핫키엔 새 단장 | 지옥의 문 | 빚귀
일곱 가지 나물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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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저자
우치다 핫켄
본명은 우치다 에조(內田榮造)로 별호는 핫키엔(百鬼園)이다. 오카야마에서 양조장집 외아들로 태어난 그는 오카야마 제6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쿄대학 독문학과에 입학해 나쓰메 소세키의 아들이자 수필가인 나쓰메 신로쿠, 소세키의 문하에서 같은 동료였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스즈키 미에키치, 고미야 도요타카, 모리타 소헤이 등과 친교를 맺었다. 도쿄대학 졸업 후 육군사관학교, 해군사관학교, 호세이대학에서 독일어 교수를 역임했다. 1916년 교수 임관 후 1917년 『나쓰메 소세키 전집』 교열 작업에 참여했고 이후 1922년 첫 소설집 『명도(冥途)』를 간행했지만 뒤이어 관동대지진 등으로 저서가 소실되는 등 주목을 받지 못했다. 1933년 간행한 『핫키엔 수필』이 큰 주목을 받게 되어 이듬해 호세이대학 교수직을 사임한 뒤 문인으로서 본격적인 창작 활동에 전념했다. 그 문학성을 인정받아 말년에 일본 문화예술원 회원으로 추천되었으나 본인이 가입을 거절했다. 1971년 81세의 나이로 도쿄 자택에서 별세하여 제자로 작가 히라야마 사부로, 소설가 나카무라 다케시, 경제학자 다다 모토이 등이 우치다 핫켄의 저작을 관리하며 전기 서술 등에 힘썼다. 초기 소설로 『명도』, 『뤼순 입성식(旅順入城式)』 등을 출간한 이후 『핫키엔 수필』을 통해 독자적인 문학세계를 확립, 해학적 풍자와 유머 사이로 인생의 심원한 단면을 내비치는 독특한 작풍을 선보인다. 다른 저작으로 『속 핫키엔 수필』, 『노라야』, 『바보의 실재에 관한 문헌』, 소설 『실화 소헤이기』, 『바보 열차』 등이 있고 수필과 소설 외에도 동화집 『임금님의 등짝』이나 하이쿠 시집, 일기첩 등등 다양한 문학 장르에 걸쳐 꾸준히 활동했다. 현재 고향인 오카야마 현에서 우치다 ?켄 문학상이 제정되어 수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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