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구는 매일 달린다(시쓰는어린이 6)(양장본 Hardcover)
군산구암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쓴 어린이시집. 군산구암초등학교 2, 3, 4학년 중 희망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어린이 시인학교’를 꾸린 신재순 시인이 아이들과 매주 수요일마다 만나 주변을 관찰하고 재미있게 동시와 놀며 꽃피워낸 작품들을 어린이시집으로 묶었다. 아이다운 상상력으로 본질을 꿰뚫는 멋진 시들, 발상의 전환으로 만들어내는 반전의 묘미가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시들. 어린 시인들의 보석 같은 생각들이 가득한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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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비상구는 매일 달린다』는 군산구암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쓴 어린이시집이다. 신재순 시인은 2022년 군산구암초등학교 2, 3, 4학년 중 희망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어린이 시인학교'를 꾸려서 매주 수요일마다 만났다. 무작정 시를 쓰자고 하면 겁먹을 초보 시인들을 배려하여 주변을 관찰하고 재미있게 놀다가 "그러다 생각나면 시를 쓰자" 말했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나고 13명의 어린 시인들이 창작한 작품은 차곡차곡 쌓였다. 동시와 놀며 꽃피워낸 작품들을 신재순 시인은 『비상구는 매일 달린다』라는 번듯한 시집으로 펴내게 되었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각 학년별로 작품을 나누어 수록했다. 그렇다고 작품의 수준이 나이와 비례하진 않는다. "신발을 신으려면/신발끈이 잘 안 풀리고/운동을 하면/신발끈이 잘 풀린다."(구지윤 「청개구리 신발끈」)는 시는 2학년 어린이가 썼지만 자신의 경험이 꾸밈없이 표현되어 읽는 순간 공감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엄마가 잔소리를 할 때
엄마 입에서
군사가 쏟아져 나온다.
그러면 나는 그 군사를
이기지 못한다.
-나주한 「엄마의 잔소리」 전문
귀를 막고 괴로워하는 한 아이가 보이는 듯하다. 엄마의 잔소리가 틀린 말인 경우는 사실 거의 없다. 하나하나 다 맞는 말이다. 내가 숙제를 안 해서, 방을 정리하지 않아서, 동생과 싸워서 듣는 말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변명도 못하고 더 움츠릴 수밖에 없다. 이런 괴로운 순간을 어린 시인은 "엄마 입에서/군대가 쏟아져 나"오고 "나는 그 군사를/이기지 못한다"고 표현했다. 모든 어린이는, 아니 한때 어린이었던 어른 역시 엄마의 잔소리를 듣고 있던 한 순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 수밖에 없을 만큼 생생한 작품이다.
자신의 아침에 대해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아침/즐겁지도 안 즐겁지도 않은 아침/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아침/더 자고 싶은 나의 아침"으로 고백하는 「내 아침」(나주한), 술을 먹으면 사랑한다고 말하는 아빠에게, 술을 먹지 않고서 사랑해라고 해주길 바란다는 「아빠에게 듣고 싶은 말」(박진아), 엄마 아빠에게 듣고 싶은 말은 따로 있지만 현실에서는 "공부 안 해?/청소해!"라는 말을 들어 속상한 마음이 담긴 「내가 듣고 싶은 말」(송승민) 등도 일상 속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솔직하고 당당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비상구는 매일 달린다』를 읽고 "왜 저는 그동안 이런 시를 못 썼을까요. 잘 쓰려는 욕심에 너무 많은 생각을 해서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라 그랬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자기의 마음을 구암 어린이 시인학교 친구들만큼 솔직하고 꾸밈없이 쓰면 이렇게 멋진 시들이 되는데 말이지요."라고 고백한 송진권 시인처럼, 일상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실감나게 노래한 어린 시인들은 모두가 이미 멋진 예술가가 아닐까?
사물에 감정을 이입한 작품들도 주목할 만하다. 대부분 작고 하찮은 사물들인데 그들에게 자신을 투영해 속마음을 고백하기도 하고, 반대로 어린 시인들은 이들의 입장이 되어 그들의 마음을 대변해주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아이다운 상상력으로 본질을 꿰뚫는 멋진 시들이 나온다. 발상의 전환으로 만들어내는 반전의 묘미는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위험하다고
고깔을 설치했지만
고깔은 더 위험하다.
-백준선 「교통 고깔」
도로에서 사고가 나거나 공사를 하게 되면 자동차가 피할 수 있도록 고깔을 설치한다. 그렇다면 위험한 공간에 놓여진 고깔은 어떤 마음일까? "고깔은 더 위험하다."는 말은 위태롭게 서 있는 고깔의 마음을 들여다본 어린 시인이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이외에도 텔레비전은 말을 하지 못하니까 마음을 알 수 없기에, 그래서 더 자주 보게 된다는 「텔레비전」(김서현)이나 학교 가방에 준비물을 잔뜩 넣었다가 "가방이 무겁다고" 말해서 있는 걸 전부 빼놓고 학교에 가게 된 「학교 가방」(김민유), 사람이 공을 가지고 노는 게 아니라, "공이 아주 자유롭게 논다./데구르르 사람과 뛰논다."는 「공」(김지수), "어두운/밤이 돼면/이불은/무섭다고/나한테 붙는다"고 고자질하는 「이불은 겁쟁이」(백준선) 같은 작품은 결국 텔레비전을 오래 보거나, 준비물을 챙기지 못하거나, 공부 대신 자유롭게 공을 가지고 놀고 싶거나, 밤이 되면 혼자 자기 무서운 스스로를 어른들로부터 재치있게 감싼다.
각양각색의 작품을 보여준 어린 시인들이지만 '시'를 이야기하면서 '행복' '기쁨'을 붙여놓는 건 모두 같았다. 엄마가 신청해서 어린이 시인학교를 시작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는 어린이, 말을 많이 하진 않지만 시를 쓸 때만큼은 시 안에서 많은 말을 한다는 어린이, 자신이 더 성장하고 더 멋져지고 있다는 어린이, 시가 나올 때만큼 좋은 때가 없었다는 어린이. 훗날 다시 오지 않을 이 어린 시인들의 시간들을 모은 『비상구는 매일 달린다』에 담긴 보석 같은 생각들을 독자들도 경험해 보길 바란다.
목차
목차
2학년 어린이시
김서현_종이 / 텔레비전 / 변덕쟁이 / 문이 안 열림 /
김민아_고구마 / 똥
구지윤_햇빛 / 갈매기 / 청개구리 신발끈 / 고구마
김민유_무서운 영화 / 강아지 / 학교 가방 / 달고나
3학년 어린이시
김지수_공 / 우리 아빠 / 개기월식 / 목욕탕
백준선_비 / 달고나 / 초밥 / 밴드 / 심부름도 힘들다 / 음식의 비명소리 / 이불은 겁쟁이 / 후라이팬에 떠 있는 달 / 엄마는 변태 / 교통 고깔 / 신이 나를 도운 건가
나주한_딱지 / 두드러기약 / 엄마의 잔소리 / 왕따 / 가장 큰 고민 / 낚시 싸움 / 내 아침
강루아_산수유 / 고기 / 괴도 모기 / 수학
김나희_잘린 박태기 나무의 꽃 / 메모 / 도토리 / 파리 / 독감주사
정민재_빗방울 마라톤 / 나의 꿈 / 100점 / 쓰레기통
4학년 어린이시
박진아_원래 이런 것인가 / 아빠에게 듣고 싶은 말 / 일기란 무엇일까 / 박진아 / 기억 / 코로나
송승민_병아리는 날고 싶다 / 내가 듣고 싶은 말 / 오늘의 시간표 / 가을 /
윤재혁_비상구 / 교감 선생님 / 미래학교 / 까탕 / 가방트럭 / 요즘 아빠 / 개운죽 숲
어른들이 시인학교에 보내 준 응원
어린이 시인 소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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