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
조현석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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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이란 존재론으로 자유에 접근한 조현석 시집 『불법,…체류자』
198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에드바르트 뭉크의 꿈꾸는 겨울스케치」로 등단했던 조현석 시인이 25년 전에 발간했던 두 번째 시집 『불법,…체류자』를 현대시세계 시인선 125번으로 재출간했다.
198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에드바르트 뭉크의 꿈꾸는 겨울스케치」로 등단했던 조현석 시인이 25년 전에 발간했던 두 번째 시집 『불법,…체류자』를 현대시세계 시인선 125번으로 재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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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소멸'이란 존재론으로 자유에 접근한 조현석 시집 『불법,…체류자』
198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에드바르트 뭉크의 꿈꾸는 겨울스케치」로 등단했던 조현석 시인이 25년 전에 발간했던 두 번째 시집 『불법,…체류자』를 현대시세계 시인선 125번으로 재출간했다.
조현석의 두 번째 시집 『불법,…체류자』와 첫 시집 『에드바르트 뭉크의 꿈꾸는 겨울스케치』에서는 공통적으로 불안한 미래와 사회, 사람을 불신하는 도시 소시민의 삶을 드러낸다. 전통적인 권위를 배척하면서 현대문명과 도시 감각을 화두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시는 모더니즘에 뿌리를 두고 있다. 특히 "비시적(非詩的) 요소와 현대문명(現代文明)"(김현, 김수영 시집 『거대한 뿌리』 해설)을 과감히 도입하면서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비시적 요소와 현대문명을, 도입하기 위해서 도입하는 태도까지 비판"한 김수영의 시정신에 맥이 닿아 있다. 모더니즘이 혁신적이지만 개성보다는 전통과 보편성을 중시한 반면 포스트모더니즘은 이를 거부하면서 개성·자율성·다양성·대중성 등을 존중하는 특징이 있다.
김수영의 시가 자유를 시적 탐구대상으로 삼은 데 반해 조현석의 시는 자유를 서로를 옭아매고 있는 부자유에 대한 시적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김수영이 4·19 이후 혁명에 관심을 가진 것처럼 조현석은 '독재타도 호헌철폐'를 외쳤던 6월항쟁 이후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사회정의에 관심을 둔다. 하지만 급격한 사회변혁은 엄청난 변화속도와 무차별적인 광역성 때문에 의식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는다. 이처럼 불안한 상황에서 김수영은 '본다'라는 행위로, 조현석은 '소멸'이라는 존재론으로 자유에 접근한다.
조현석의 시에서 '소멸'은 시집 제목이기도 한, '불법체류자'라는 인식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시집 1부에 수록된 18편의 '시네마 서울' 연작은 당연히 영화 〈시네마 천국〉을 패러디한 것이다. 극장 시네마 천국이 영화라는 가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공간인 것처럼 시인이 살고 있는 서울이라는 도시 공간도 영화 속 세상과 다름없다는 설정이다. '시네마 서울' 연작은 이글스의 노래 〈호텔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TV와 비디오를 보고 신문을 뒤적이며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삭이는 내부 세계와 자본주의 물결이 넘쳐나는 명동, 역전 광장 그리고 서울을 벗어나 저수지, 민둥산, 공원묘지까지 확장된 외부세계를 촘촘하게 다루고 있다.
조현석 시인은 표제작 「불법체류자」에서 거대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도시의 일상과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자신을 "국외자이기도 하다"고 고백한다. 불확실한 미래, 부유하는 삶, "열려라 웃음천국, 사이사이로/ 펼쳐지는 현실은 사실은 지옥"(「TV를 보며 신문을」)에서 마주한 것은 '어둠'이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 덮인 후에야/ 오늘 나의 외출은 종말을 고"(「날개를 달고 난 후에야」)한다. 시인이 그 어둠 속에서 마주한 세상은 '죽음'이다.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 토토에게 "인생은 영화와 달라. 훨씬 더 힘들지"라면서 더 큰 세상으로 떠나라고 충고해주는 알프레도 같은 인생 선배가 필요하지만 주위엔 아무도 없다. 격한 감정 탓에 시의 숨은 거칠고, 결엔 날이 서 있다. "이젠 서로의 다른 미래가/ 끝모를 곳으로 나란하게 펼쳐"(「겨울은 무성영화처럼」)질 것임을 의심하면서 어둠 속에서 죽음을 떠올린다.
죽음에 대한 시인의 인식은 "새로운 부활"(「가면 뒤에서」)이면서 "불멸"(「소문에 대하여」)이다. "새 삶에" 이른다는 것은 죽음이기도 하고, 이에 이르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인은 의심한다. 삶과 죽음 가운데 어느 것이 진짜인가. 현재를 살고 있는 나는 진짜인가, 가짜인가. 내가 사는 세상은 진짜인가, 가짜인가. 죽음 이후 다시 "새 삶에 이를 것"이라는 사실과 현생의 나는 누구이고, 내생의 내가 과연 나일까. "사방 모두 백색, 생소한 곳"(「아스피린, 아달린」)에서의 "오늘 일기는, 여기서, 백지"다.
198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에드바르트 뭉크의 꿈꾸는 겨울스케치」로 등단했던 조현석 시인이 25년 전에 발간했던 두 번째 시집 『불법,…체류자』를 현대시세계 시인선 125번으로 재출간했다.
조현석의 두 번째 시집 『불법,…체류자』와 첫 시집 『에드바르트 뭉크의 꿈꾸는 겨울스케치』에서는 공통적으로 불안한 미래와 사회, 사람을 불신하는 도시 소시민의 삶을 드러낸다. 전통적인 권위를 배척하면서 현대문명과 도시 감각을 화두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시는 모더니즘에 뿌리를 두고 있다. 특히 "비시적(非詩的) 요소와 현대문명(現代文明)"(김현, 김수영 시집 『거대한 뿌리』 해설)을 과감히 도입하면서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비시적 요소와 현대문명을, 도입하기 위해서 도입하는 태도까지 비판"한 김수영의 시정신에 맥이 닿아 있다. 모더니즘이 혁신적이지만 개성보다는 전통과 보편성을 중시한 반면 포스트모더니즘은 이를 거부하면서 개성·자율성·다양성·대중성 등을 존중하는 특징이 있다.
김수영의 시가 자유를 시적 탐구대상으로 삼은 데 반해 조현석의 시는 자유를 서로를 옭아매고 있는 부자유에 대한 시적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김수영이 4·19 이후 혁명에 관심을 가진 것처럼 조현석은 '독재타도 호헌철폐'를 외쳤던 6월항쟁 이후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사회정의에 관심을 둔다. 하지만 급격한 사회변혁은 엄청난 변화속도와 무차별적인 광역성 때문에 의식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는다. 이처럼 불안한 상황에서 김수영은 '본다'라는 행위로, 조현석은 '소멸'이라는 존재론으로 자유에 접근한다.
조현석의 시에서 '소멸'은 시집 제목이기도 한, '불법체류자'라는 인식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시집 1부에 수록된 18편의 '시네마 서울' 연작은 당연히 영화 〈시네마 천국〉을 패러디한 것이다. 극장 시네마 천국이 영화라는 가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공간인 것처럼 시인이 살고 있는 서울이라는 도시 공간도 영화 속 세상과 다름없다는 설정이다. '시네마 서울' 연작은 이글스의 노래 〈호텔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TV와 비디오를 보고 신문을 뒤적이며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삭이는 내부 세계와 자본주의 물결이 넘쳐나는 명동, 역전 광장 그리고 서울을 벗어나 저수지, 민둥산, 공원묘지까지 확장된 외부세계를 촘촘하게 다루고 있다.
조현석 시인은 표제작 「불법체류자」에서 거대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도시의 일상과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자신을 "국외자이기도 하다"고 고백한다. 불확실한 미래, 부유하는 삶, "열려라 웃음천국, 사이사이로/ 펼쳐지는 현실은 사실은 지옥"(「TV를 보며 신문을」)에서 마주한 것은 '어둠'이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 덮인 후에야/ 오늘 나의 외출은 종말을 고"(「날개를 달고 난 후에야」)한다. 시인이 그 어둠 속에서 마주한 세상은 '죽음'이다.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 토토에게 "인생은 영화와 달라. 훨씬 더 힘들지"라면서 더 큰 세상으로 떠나라고 충고해주는 알프레도 같은 인생 선배가 필요하지만 주위엔 아무도 없다. 격한 감정 탓에 시의 숨은 거칠고, 결엔 날이 서 있다. "이젠 서로의 다른 미래가/ 끝모를 곳으로 나란하게 펼쳐"(「겨울은 무성영화처럼」)질 것임을 의심하면서 어둠 속에서 죽음을 떠올린다.
죽음에 대한 시인의 인식은 "새로운 부활"(「가면 뒤에서」)이면서 "불멸"(「소문에 대하여」)이다. "새 삶에" 이른다는 것은 죽음이기도 하고, 이에 이르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인은 의심한다. 삶과 죽음 가운데 어느 것이 진짜인가. 현재를 살고 있는 나는 진짜인가, 가짜인가. 내가 사는 세상은 진짜인가, 가짜인가. 죽음 이후 다시 "새 삶에 이를 것"이라는 사실과 현생의 나는 누구이고, 내생의 내가 과연 나일까. "사방 모두 백색, 생소한 곳"(「아스피린, 아달린」)에서의 "오늘 일기는, 여기서, 백지"다.
목차
목차
1부
호텔 캘리포니아 · 11
불법체류자 · 12
엘리베이터에서 생긴 일 · 14
TV, 혹은 실내에서 그럭저럭 · 16
TV를 보며 신문을 · 18
충혈 혹은 혈안 · 20
건축의 힘 · 22
어떤 싸움 · 24
너덜너덜한 관계 · 26
가물거린다 · 28
명동에서 · 30
무소식으로 · 32
가을은 무성영화처럼 · 34
저수지에서 · 36
겨울, 그곳에서 · 38
내가 없는 봄풍경 · 40
대리석 속에서 · 42
실종, 또는 공원묘지 사람들 · 43
2부
기억에 대하여 1 · 49
죽음에 대하여 · 50
거리, 또 거리 · 52
자동차 안에서 · 54
가면 뒤에서 · 56
막다른 골목 · 58
기억에 대하여 2 · 61
희생에 대하여 · 62
소문에 대하여 · 64
일몰, 그후 · 66
말씀에 대하여 · 68
이방인 · 70
연극이 끝나고 · 72
부전자전 · 74
이방인 · 76
누가 먼저였는지 · 78
흑과 백 · 80
짓이긴다 · 82
들끓는다 · 84
3부
날개를 달고 난 후에야 · 89
외박 진술서 · 92
저금통에 대해 · 94
화장품 병에 대해 · 96
돋보기 놀이에 대해 · 98
창으로 별빛 가득하여 · 100
겨울 빈대에 대해서 · 102
아스피린, 아달린 · 104
해설 소멸, 새 삶을 위한 백지의 '여기'/ 김정수 · 106
호텔 캘리포니아 · 11
불법체류자 · 12
엘리베이터에서 생긴 일 · 14
TV, 혹은 실내에서 그럭저럭 · 16
TV를 보며 신문을 · 18
충혈 혹은 혈안 · 20
건축의 힘 · 22
어떤 싸움 · 24
너덜너덜한 관계 · 26
가물거린다 · 28
명동에서 · 30
무소식으로 · 32
가을은 무성영화처럼 · 34
저수지에서 · 36
겨울, 그곳에서 · 38
내가 없는 봄풍경 · 40
대리석 속에서 · 42
실종, 또는 공원묘지 사람들 · 43
2부
기억에 대하여 1 · 49
죽음에 대하여 · 50
거리, 또 거리 · 52
자동차 안에서 · 54
가면 뒤에서 · 56
막다른 골목 · 58
기억에 대하여 2 · 61
희생에 대하여 · 62
소문에 대하여 · 64
일몰, 그후 · 66
말씀에 대하여 · 68
이방인 · 70
연극이 끝나고 · 72
부전자전 · 74
이방인 · 76
누가 먼저였는지 · 78
흑과 백 · 80
짓이긴다 · 82
들끓는다 · 84
3부
날개를 달고 난 후에야 · 89
외박 진술서 · 92
저금통에 대해 · 94
화장품 병에 대해 · 96
돋보기 놀이에 대해 · 98
창으로 별빛 가득하여 · 100
겨울 빈대에 대해서 · 102
아스피린, 아달린 · 104
해설 소멸, 새 삶을 위한 백지의 '여기'/ 김정수 · 106
저자
저자
조현석
1963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서울예술전문대학 문예창작과와 한국방송통신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에드바르트 뭉크의 꿈꾸는 겨울스케치」로 등단했다. 여러 출판사에서 단행본 기획과 편집을 맡아 일했으며 중앙일보사 출판국의 계간지 『문예중앙』과 시사월간지 『월간중앙』에서 근무했다. 이후 경향신문 편집국으로 옮겨간 뒤 섹션 〈매거진X〉 취재기자를 끝으로 2001년 직장생활을 정리했다. 시집으로 『에드바르트 뭉크의 꿈꾸는 겨울스케치』(도서출판 청하, 1992년), 『불법,…체류자』(문학세계사, 1995년), 『울다, 염소』(현대시, 2009년), 『검은 눈 자작나무』(문학수첩, 2018년) 등 네 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현재 도서출판 북인(Bookin) 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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