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을 걷다
픽션 철학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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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머리가 나쁘고 능력이 따라주지 않아서 그렇지 순전히 자세만 놓고 본다면 ‘지식인’이라는 말에 아주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인간에 관한 것 중 나와 무관한 것은 없다(Nihil humane a me alienum puto).” 마르크스가 좋아하고 에드워드 사이드도 좋아했다던 이 라틴어 명언에 나도 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전방위적으로 눈에 불을 켜고 나와 무관하지 않은 인간적인 것들을 찾는 자세를 갖췄단 말이다. 하지만 능력이 받쳐주지 않다 보니 내 관심사는 넓게 퍼지기만 한다. 가장 깊이 팔 수 있는 방법은 처음부터 넓게 파는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다 능력이 받쳐주고 환경이 받쳐줘야 한다. 난 둘 모두를 가지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은 이름표에 철학을 붙였음에도 불구하고 생각의 수준이 아주 얕고 얇다. 수박 겉만 핥는다. 하지만 그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믿는다. 고상하고 어려운 것은 쉽게 나눌 수 없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난 쉽게 나눌 수 있는 방식을 택했다. 그렇다고 일부러 고상하고 어려운 작업을 하지 않은 게 아님은 물론이다. 난 내 방식대로 글을 쓸 수 있을 뿐이며 좀 더 깊은 사유와 만나기를 원하면 이 책에선 얻지 못할 거라는 걸 지적하는 것이다.
대신 가볍고 발랄하게, 커다란 압력 없이, 소위 말하는 ‘커다란 물음들’, 예컨대, 신, 죽음, 자유, 권력, 도덕, 정치 그리고 사랑에 대해 일별하고 싶으면 이 책을 펼쳐도 좋다. 절대 손해날 일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애초에 기대치가 높지 않았을 것이므로. 그래도 혹시 입맛에 맞기라도 하면 속으로 ‘대박’을 외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수원왕갈비통닭처럼.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소설인가, 에세이인가. 수원왕갈비통닭이 결국은 통닭인 것처럼, 이 책도 결국은 에세이다. 철학적인 소재를 가지고 지어낸 이야기를 통해 저자인 나를 대신한 ‘해진’이라는 1인칭 화자가 자신을 포함한 인간과 세상에 대해 코멘트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책 머리에 ‘픽션 철학 에세이’라는 이상한 이름을 달았다. 내용물이 애초에 짬뽕이다 보니, 거기에 딱 맞는 이름을 찾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름이 뭐가 중요한가? 맛이 중요하지. - 바로 그 맛이 별 볼 일 없다고, 이 사람아! - 알았다. 그래도 분명 어딘가에는 이게 맛있다는 분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몇 명 안 될 것 같은 그분들을 위해 쓰였다. 난 ‘경쟁에 정신없이 삶이라는 재료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반부르주아적인 아마추어’로서 그분들이 이 책을 맛있게 드시는 걸 보고 ‘우아하게’ 웃음을 짓는 것, 그 이상을 바라지 않는다. 일단 드셔보라고 감히 권해드린다.
대신 가볍고 발랄하게, 커다란 압력 없이, 소위 말하는 ‘커다란 물음들’, 예컨대, 신, 죽음, 자유, 권력, 도덕, 정치 그리고 사랑에 대해 일별하고 싶으면 이 책을 펼쳐도 좋다. 절대 손해날 일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애초에 기대치가 높지 않았을 것이므로. 그래도 혹시 입맛에 맞기라도 하면 속으로 ‘대박’을 외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수원왕갈비통닭처럼.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소설인가, 에세이인가. 수원왕갈비통닭이 결국은 통닭인 것처럼, 이 책도 결국은 에세이다. 철학적인 소재를 가지고 지어낸 이야기를 통해 저자인 나를 대신한 ‘해진’이라는 1인칭 화자가 자신을 포함한 인간과 세상에 대해 코멘트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책 머리에 ‘픽션 철학 에세이’라는 이상한 이름을 달았다. 내용물이 애초에 짬뽕이다 보니, 거기에 딱 맞는 이름을 찾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름이 뭐가 중요한가? 맛이 중요하지. - 바로 그 맛이 별 볼 일 없다고, 이 사람아! - 알았다. 그래도 분명 어딘가에는 이게 맛있다는 분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몇 명 안 될 것 같은 그분들을 위해 쓰였다. 난 ‘경쟁에 정신없이 삶이라는 재료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반부르주아적인 아마추어’로서 그분들이 이 책을 맛있게 드시는 걸 보고 ‘우아하게’ 웃음을 짓는 것, 그 이상을 바라지 않는다. 일단 드셔보라고 감히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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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목차
목차
1부
알맞은 자리
진짜 행복
최대의 풍경
떠맡은 자유
무 대신 유
확증편향
내외집단편견
애니미즘
헤르메스
발기하는 동물
룸펠슈틸츠헨
노바디
무용함의 창출
명수
사랑의 재발명
2부
길수
꽃이 필 권리
사랑을 바랐나요?
그녀의 남자
내숭 이론
드러나는 바닥
악마 같은 주체
대학살의 신
신중한 미친 짓
중력 같은 사랑
매치 포인트
미친 인애
라라랜드
기만당하는 즐거움
가면무도회
알맞은 자리
진짜 행복
최대의 풍경
떠맡은 자유
무 대신 유
확증편향
내외집단편견
애니미즘
헤르메스
발기하는 동물
룸펠슈틸츠헨
노바디
무용함의 창출
명수
사랑의 재발명
2부
길수
꽃이 필 권리
사랑을 바랐나요?
그녀의 남자
내숭 이론
드러나는 바닥
악마 같은 주체
대학살의 신
신중한 미친 짓
중력 같은 사랑
매치 포인트
미친 인애
라라랜드
기만당하는 즐거움
가면무도회
저자
저자
정영운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를 보면 〈아마추어〉라는 항목이 있다. 그걸 보면 그가 나를 위해 일부러 쓴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면피용으로 쓰라고. 옮겨보겠다.
"아마추어(명인의 영역을 넘보든가 또는 경쟁의 정신 없이 회화, 음악, 스포츠, 학문에 참여하고 있는 자). 아마추어는 자신의 즐김을 다시 새롭게 한다. (아마토르Amator는 사랑하고, 사랑을 계속하는 사람이다.) 그는 결코 창조나 공연의 영웅이 아니다. 그는 시니피앙 속에, 음악이나 회화를 즉각적으로 결정하는 재료 속에 '우아하게(대가 없이)' 자리 잡고 있다. 그의 실천에는 보통 루바토Rubato(속성 자체를 위해 대상을 훔치는 것)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는 반부르주아 예술가이며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길지만 중간에 끊기가 뭐해서 다 옮겼다. 저자 소개에 난데없이 아마추어 타령을 하는 이유는, 나에겐 특별히 '저자로서' 소개할만한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1966년에 태어났고, 줄곧 서울에서 살았다. 그리고 이 책이 첫 출판물이다. 끝났다. 더 소개할 게 없다. 물론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소개거리는 널려 있다. 난 왼쪽 눈 시력이 1.0이고, 오른쪽도 비슷하다. 발 크기는 왼발이 더 크고, 가수 임희숙의 목소리를 좋아하며 요즘 점점 늘어나는 뱃살에 하루 5초 정도 고민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저자 소개에 올릴 이유가 없다. 독자 여러분이 이 책을 고를 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므로. 하지만 '공식적인' 소개도 마찬가지다. 특히 나처럼 그럴싸한 소개거리가 없는 사람에겐 그렇다. 억지로 올려봐야 모양만 더 빠지게 되어 있다. 저자에 관한 소개거리는 없으니 책 소개로 가자.
"아마추어(명인의 영역을 넘보든가 또는 경쟁의 정신 없이 회화, 음악, 스포츠, 학문에 참여하고 있는 자). 아마추어는 자신의 즐김을 다시 새롭게 한다. (아마토르Amator는 사랑하고, 사랑을 계속하는 사람이다.) 그는 결코 창조나 공연의 영웅이 아니다. 그는 시니피앙 속에, 음악이나 회화를 즉각적으로 결정하는 재료 속에 '우아하게(대가 없이)' 자리 잡고 있다. 그의 실천에는 보통 루바토Rubato(속성 자체를 위해 대상을 훔치는 것)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는 반부르주아 예술가이며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길지만 중간에 끊기가 뭐해서 다 옮겼다. 저자 소개에 난데없이 아마추어 타령을 하는 이유는, 나에겐 특별히 '저자로서' 소개할만한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1966년에 태어났고, 줄곧 서울에서 살았다. 그리고 이 책이 첫 출판물이다. 끝났다. 더 소개할 게 없다. 물론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소개거리는 널려 있다. 난 왼쪽 눈 시력이 1.0이고, 오른쪽도 비슷하다. 발 크기는 왼발이 더 크고, 가수 임희숙의 목소리를 좋아하며 요즘 점점 늘어나는 뱃살에 하루 5초 정도 고민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저자 소개에 올릴 이유가 없다. 독자 여러분이 이 책을 고를 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므로. 하지만 '공식적인' 소개도 마찬가지다. 특히 나처럼 그럴싸한 소개거리가 없는 사람에겐 그렇다. 억지로 올려봐야 모양만 더 빠지게 되어 있다. 저자에 관한 소개거리는 없으니 책 소개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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