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나오면, 마을
울산시 울주군 두동면의 농촌마을 만화리 비조마을에 귀촌하여 계촌댁 할머니 앞집, 대문 없는 집에서 살아가게 된 새댁이 ‘만 가지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마을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저자의 사색에 머물지 않고, 사람과 풍경을 만나고 대화하며, 함께 써 나가듯 생생한 문체에서 ‘나를 이곳으로 부른 땅, 비조마을’의 매력이 생생히 묻어난다. 현재의 이야기뿐 아니라, 현재를 가능케 한 과거, 그리고 그 과거를 살아온 사람들, 사람들을 가능케 한 산과 물과 나무와 풀, 바람과 공기까지도 하나하나 호명함으로써 하나의 마을을 이루고, 다양한 이야기 얼개를 만들어 나간다. 늘 그 자리에 늘 그대로 있는 듯한 시골마을이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그리고 일에 따라, 사람이 오가는 방식에 따라 얼마나 다양한 얼굴과 빛깔로 변화하면서 삶을 풍요롭게 하는지, 보여준다. ‘새댁’은 그 마을 풍경과 사람들로부터 떨어져 있지 않고 한데 어울리며 활기를 불어넣고, 그 풍경을 깨우고, 그 사람들을 불러일으킨다. 사람 따라 세월 따라 잊히고 흩어져 버릴 이야기와 지혜들, 그리고 사람의 기억들이 유난 떨지 않고 한편의 풍경화 같이 펼쳐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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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처음에는 남편과 같이 중리라는 곳에 살다가, 마흔 살에 비조마을에 들어와 올해 일흔일곱 살이 된 부천댁 할머니는 경주 내남면 출신인데, 이사 올 때 스스로 택호를 지어 사람들에게 알렸다. "일찍 이름을 내 놔야" 그 이름이 평생 가는 이름이 된다고 여겨서 그리 지었다 한다. 부유할 부(富) 자를 쓴 건, 가진 것 없이 자란 부천댁이 '부자가 되고 싶어서'다. 그러나 그의 삶은 고단했다. 자기 논만 가지고는 부족해서, 친척의 논까지 소작농으로 50마지기를 두 내외가 농사지었다. 손으로 일일이 벼를 베는데, 꼬박 열흘 동안 비었다. 그때 하도 혹사를 해서, '골탕'이 들었다. 지금도 그때 얘기를 하자면, 목소리가 떨린다. 하도 아프면서 살아오느라 「동의보감」을 보아가며 익히고 개발한 '조약(造藥: 약초들을 다려서 복용하는 민간요법)'을 해서 상시 복용한다.
처음 들으면 '만화책'을 떠올리지만, 알고 보면 그리고 살아보면 '만물이 조화를 이룬다는 뜻'임을 알게 되는 '만화리.' 그중에서도 신라 시대에 외국(일본)에 나간 남편(박제상)을 기다리던 부인의 몸은 망부석이 되고 그 혼이 새가 되어 날아갔다는 데서 유래한 '비조마을'에서 살아가는 새댁은 유쾌한 좌충우돌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한 땀 한 땀 텃밭을 가꾸듯이 가꿔 나가는 이야기들을 따라가노라면, 읽는 내내 온몸이 움찔거린다. 그 마을에 들어가 함께 마을회관 청소도 하고, 마을 아이들과 함께 그림도 그리고, 마을 어르신들과 더불어 이야기도 나누고, 새해 정월대보름의 동제에도 참여하고 싶어진다.
'모시들' '한드미' '이내골' '목너메샘' '분무골' …. 여느 전통적인 시골마을이 대개 그러하듯이 비조마을도 곳곳에 이름이 있다. 이름이 있다는 건, 살아 있다는 것이고, 인간격과 동격의 자연격이나 생물격을 갖춘 존재로 대접 받는다는 뜻이다. 온 나라가 '농촌소멸' '고령화' '저출생' 등을 운운하며, 곧 세상이, 나라가, 지역이 멸망할 것처럼 법석을 떨지만, 정작 농촌마을에는 사람만이 사람이 아니고, 더불어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 아닌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어서, 심심하지도 않고, 외롭거나 슬프지도 않다. 때로 도깨비를 만난 이야기, 여우로 둔갑한 도깨비 이야기가 으스스할 수도 있지만.
다행히 비조마을에는 아직 두동초등학교가 있어서, 초등학교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마을회관 등에서 펼치는 '배움터 한마당'은 마을 축제가 된다. 밤새 끓인 조청으로 만든 생강조청과 손두부가 핸드드립 커피와 어우러지고, 어린이들('두친-두동친구들')이 손수 만든 굿즈와 각종 수제 음료수(과일주스)가 판매되는, 아니 '나누는' 마당이다. 아이들도 신나고 어른들도 재미진다. 그 밖에 비조마을에는 서예반도 운영되고 각 집의 가훈을 전시하는 갤러리(마을회관)도 있다.
온 마을이 더불어서 아이들을 키우고, 시인은 고요히 마을 길, 마을을 벗어난 산길을 걸으며 시를 짓고, 마을 달력을 만들고, 마을 학교를 만들어 나간다. 학교가 마을이고, 마을이 학교다. 스마트폰 쓰는 법도 배우지만, 도덕경 필사를 시작으로 천자문을 공부하고, 내처 한시(漢詩)까지도 공부한다. 학교이므로 소풍도 가고, 방학도 있으며, 학예회(콘서트)도 열까 고민도 한다. 그 밖에도 이 책에는 '슬기로운 지구인 되기'로 평생학습 어울림 마당에 참여한 이야기, 두동초사회적협동조합을 꾸리는 '다밀아이들'의 피자파티와 음악회 이야기, 초등학생들이 만들어가는 사회적 협동조합, 방과후 학교, 번개처럼 '반짝!' 잠깐만 생기는 번개매점 이야기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저자는 "마을을 보며 나를 본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어쩌면 마을이 나를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런 까닭으로 사람들이 간절히 찾고 있는 것을, 그'것'도 간절하게 사람-당신을 찾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 마음으로 이 책에 실린 글들을 한 편 한 편 지어 나갔다. 옆집에 사는 본동댁 할머니로부터 "자네 집을 우리 아버지가 지었잖아?"라는 말씀을 들은 데서 시작하여, 수많은 사람들, 수많은 사건 들이 녹아 있다. 각자의 문을 열고 나오면, '마을'이 보인다고 알려 준다.
목차
목차
제1부 유혹하고 섬기고 물들다
만 가지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마을
비조마을 걸크러쉬, 본동댁
마을은 봄!
그때가 살기 좋았다, 요새보다
겨울밤이 깊어 갑니다
사람이 용기 생기면 사는 모양이더라
"뺄개이 때문에 그렇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
5년 뒤에 나는 더 이상 늙지 말고 요대로
제2부 마을에 살다 마음을 잇다
문을 열고 나오면, 마을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 비조마을회관
삶이 예술이 되는 마을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순간들
옛날 이름, 옛날이야기
마을 논이 큰 갓 아래 서도가리
모두가 즐기는 비조마을 배움터 한마당
제3부 아이도 어른도 함께 배우고 자란다
마을에서 노는 아이들
온 마을이 아이를 키웁니다
마을 작가는 마을을 걷는다
마을 달력 만들기
마을 학교 꿈꾸기
찐 계란과 삶은 고구마를 곁들인 마을 학교
계속 이어지는 공부가 즐거운 마을 학교
슬기로운 지구인 되기
우연, 뜻하지 않게 저절로 생겨 묘하게 일어나는 일들
그렇게 들여다보는데 안 크고 베기겠어요!
마을 이야기와 배움을 나누는 학교협동조합
삶을 디자인하는 아이들
제4부 마을을 보며 나를 본다
아주 특별하고 귀중한 것
해님은 집에 가고…
당신이 찾고 있는 것도 당신을 찾고 있다
마을에서 철학하기
만화리 치술령, 여신의 땅
에필로그:?그냥 이야기 그냥 사진
저자
저자
마을산책을 하며 보고 듣고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어느 순간 그 이야기들에서 거울을 보듯 내가 보인다.
비조마을 할머니들과 마을 사람들, 두동초등학교 아이들, 봄이면 부풀어 오르며 다가오는 산,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 고개 들면 보이는 하늘에서 마음껏 노니는 구름, 은을길 나무 뒤로 지는 노을, 밤하늘의 별빛, 첫 번째 나무, 치술신모…
'나'라는 세계에서 한 발짝 나와 수많은 '나'와 만나는 선물을 받았다.
마을과 학교를 잇는 활동을 하며 선물을 나눈다.
● 2016년 마을공동체만들기사업(울주군)
● 2017년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울산문화재단)
● 2019년 색깔있는 마을학교(울산시 교육청)
● 2020년 생태적지혜연구소 웹진 '만화리통신' 연재
● 2021년 평생학습 마을학교(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재)울산연구원, 울주군)
● 2021년 두동초사회적협동조합(학교협동조합)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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