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지도(양장본 Hardcover)
새로운 문명 모델로의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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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생명의 이름으로 문명을 다시 묻다
기후위기 이후의 세계를 묻는다 - 인간은 어떤 문명으로 살아남을 것인가
AI와 자본의 시대, 왜 다시 '생명'이 문명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가
성장과 경쟁의 문명을 넘어, 생명과 공존의 세계관을 제안하는 대담한 선언
문명의 방향이 흔들리는 시대
지금 인류는 단순한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문명 자체의 방향이 흔들리는 시대를 지나고 있다. 기후위기와 생태 붕괴, AI 혁명과 디지털 전환, 에너지 체계의 변화, 전쟁과 지정학적 충돌, 인간 소외와 정신적 피폐는 서로 분리된 문제가 아니다. 그것들은 모두 근대 이후 인류가 구축해 온 세계관과 문명 모델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드러내는 징후들이다. 『생명의 지도 - 새로운 문명 모델로의 대전환』은 바로 이러한 시대 인식 위에서 출발하는 책이다. 이 책은 오늘의 위기를 단순한 경제 시스템의 실패나 정치 질서의 혼란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이 자연과 우주, 타자와 자신을 분리된 존재로 이해하게 된 데서 비롯된 존재론적 위기로 진단한다. 그리고 그 위기를 넘어설 새로운 방향으로 '생명중심'의 세계관을 제시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그것이 단순한 생태 담론이나 미래예측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저자 최민자는 "생명"이라는 개념을 중심축으로 삼아 우주·의식·역사·문명·과학·정치를 하나의 흐름 속에서 재구성하려 한다. 따라서 이 책은 환경론인 동시에 존재론이고, 미래학인 동시에 문명철학이다. 특히 저자는 생명을 단순한 생물학적 현상으로 보지 않는다. 생명은 만물이 만물일 수 있게 하는 제1원인이며, 우주 전체를 관통하는 근원적 실재다. 인간 역시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우주 '한생명'의 일부이며, 인간의 참자아는 바로 이 생명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왜 오늘의 문명은 생명을 상실했는가
이러한 문제의식은 책의 첫머리부터 강한 긴장감으로 제시된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지구 종말 시계(Doomsday Clock)'가 자정 직전까지 다가간 현실을 언급하며, 오늘의 인류가 여전히 전쟁과 무한 경쟁, '죽음의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핵무기와 첨단기술은 발전했지만, 정작 인류애와 공존의 감각은 쇠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 원인을 "생명에 대한 몰이해"에서 찾는다. 서구 근대의 이원론적 세계관과 물질주의 과학은 기술 발전에는 성공했지만, 인간과 우주에 대한 이해를 왜곡하고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인간은 자연과 우주로부터 분리된 존재가 되었고, 그 결과 문명은 경쟁과 지배, 소비와 성장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연결의 시대를 넘어 '생명'의 시대로
물론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고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새롭게 사유하려는 시도 자체는 오늘날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현대 철학과 인문학에서는 세계를 상호연결된 관계망으로 이해하려는 흐름이 널리 확산되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수준에서 멈추지 않는다. 저자는 그 연결의 근거를 "생명"이라는 존재론적 원리에서 찾는다. 생명은 흙·물·불·광물·새소리·비탄·스마트폰·배설물에까지 편재해 있으며, 우주의 본질 자체다. 무수한 파도가 바닷물로부터 나오고 다시 바닷물로 돌아가듯이, 우주만물 또한 하나의 생명에서 비롯되어 다시 그 생명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이 책은 현대의 탈인간중심주의 담론과 유사하면서도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단순한 관계론이 아니라 강한 생명 일원론이다. 우주와 만물은 하나의 생명 흐름이 다양한 형태로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과정이며, 이 생명은 '유일 실재'로 제시된다. 『장자』의 "천하를 관통하는 일기(一氣)" 개념, 프랙털 구조와 상호융합의 논리, 현대물리학의 에너지장 개념 등이 이러한 설명과 연결된다. 저자는 인간을 단순한 육체적 존재가 아니라 "지구에 살고 있는 의식(consciousness)"이라고까지 표현한다. 이런 관점은 독자에게 매우 낯설고 급진적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동시에 오늘의 물질주의 문명이 놓치고 있는 근본 질문을 환기한다.
우주·의식·문명을 하나의 흐름으로 읽다
이러한 생명 일원론은 책 전체의 구조를 관통한다. 제1부 「생명이란 무엇인가」는 생명의 본질을 시간·의식·진화의 관점에서 탐구한다. 저자는 생명을 "영원한 현재"라고 규정하며, 생명이 시간 속에서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 이전의 근원적 실재라고 설명한다. 또한 생명을 '홀로무브먼트(holomovement)' 개념과 연결하면서 우주의 실체를 의식과 에너지의 차원에서 이해하려 한다. 여기서 생명은 단순한 생물학적 생존이 아니라 존재와 비존재, 물성과 영성을 모두 포괄하는 우주적 흐름이다.
제2부 「생명의 진화사와 인류 문명」은 이러한 생명 관점을 바탕으로 역사와 문명을 재해석한다. 저자에게 역사는 단순한 사건의 축적이 아니라 생명 의식의 진화 과정이다. 과학혁명과 우주관의 변화, 생명의 거대사(Big History), 문명의 형성과 전개는 모두 생명의 자기 전개 과정으로 설명된다. 특히 저자는 인간을 단순한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라 의식 진화의 존재로 바라보며, 미래 인간상을 '호모 스피리투스(Homo Spiritus)'라는 개념으로 전망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인간 존재 자체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다.
제3부 「미래는 어떻게 전개되는가」는 이 책의 문제의식을 현실적 문명 전망으로 연결한다. 저자는 화석연료 중심 문명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진단하며, 수소에너지와 핵융합에너지, 에너지 민주화, 생명중심 가치 체계가 새로운 문명의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저자가 "인류의 문명사는 에너지 이용의 역사"라고 규정하는 대목이다. 에너지 체계는 단순한 산업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권력과 사회관계, 문명의 조직 방식 전체를 결정하는 핵심 구조라는 것이다.
저자는 제러미 리프킨의 『수소경제』를 인용하면서, 미래의 에너지 체계가 중앙집권형 화석연료 시스템에서 분산형 재생에너지 시스템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강조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기술 전환이 아니다. 에너지 생산과 분배 방식이 바뀌면 정치권력의 행사 방식, 사회적 관계의 조직 방식, 나아가 문명의 구조 자체가 변화하게 된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를 "에너지 민주화"라고 부른다. 누구나 에너지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가 되는 시대, 중앙집중형 톱다운(top-down) 체계가 보텀업(bottom-up) 방식으로 재편되는 시대가 도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는 오늘의 세계질서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중요한 함의를 던진다. 저자는 20세기를 석유 전쟁의 시대라고 규정하며, 미래에는 수소에너지와 핵융합에너지가 새로운 에너지 사회를 형성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 전망이 아니라 문명 전환의 문제다.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AI 시대의 막대한 전력 수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의 에너지 문제까지 연결되면서, 에너지 체계는 미래 사회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의 핵심 개념인 "라이포세(Lifeocene, 生命世)"는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지금 인류가 홀로세를 지나 "생명세"로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라이포세는 인간중심주의를 넘어 생명의 가치와 연결성, 상호의존성을 중심에 두는 새로운 시대 구분 개념이다. 저자는 이를 단순한 생태주의가 아니라, 인류가 직면한 전 지구적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문명을 열기 위한 철학적·인문사회과학적 패러다임으로 제시한다.
또한 저자는 미래 문명의 핵심 가치로 "생명중심(Life-centric)", "생태적 지속가능성", "회복력(resilience)"을 제안한다. 특히 "인간중심 우주관"에서 "생명중심 우주관"으로의 전환을 중세의 천동설에서 근대의 지동설로의 전환에 비견하는 부분은 이 책의 문명사적 야심을 잘 보여준다. 저자에게 진정한 혁신은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근대적 닫힌 세계관을 넘어서는 데 있다.
과학·철학·영성을 하나로 묶으려는 시도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동서양 사상과 현대 과학을 적극적으로 회통시키려 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장자·노자·원효·동학·천부경과 함께 현대물리학과 양자론, 루퍼트 셸드레이크와 존 휠러 등을 연결하며 "통섭학"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통섭을 단순한 지식의 종합이 아니라 "아(我)와 비아(非我)의 대립을 융섭하는 영적 기술"로 설명하는 부분은 이 책의 독특한 문제의식을 잘 보여준다. 저자에게 통섭은 학문 분과의 병렬적 결합이 아니라, 존재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의 전환이다.
다만 이러한 시도는 동시에 논쟁의 여지를 남긴다. 이 책은 현대물리학과 양자론을 영성·의식·생명 개념과 적극적으로 연결한다. "우주의 실체는 의식[에너지, 파동]"이라는 주장이나, 생명을 우주 지성과 에너지·질료의 통합적 실재로 설명하는 부분은 강한 형이상학적 성격을 띤다. 이는 과학철학의 엄밀한 기준에서 보면 상당히 해석적이며 논쟁적일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경험과학의 엄밀한 설명서라기보다는, 과학·철학·영성을 통합하려는 문명철학적 작업으로 읽는 것이 더 적절하다.
왜 지금, 다시 '생명'인가 - 현대 문명 이후
그러나 바로 그 지점이 이 책의 의미이기도 하다. 오늘의 인류는 과학기술의 발전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 앞에 서 있다. AI와 생명공학,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인간 존재와 문명의 방향을 다시 묻게 만드는 문제들이다. 이 책은 그러한 시대에 "무엇이 인간다운 문명인가", "기술은 어떤 가치 위에 놓여야 하는가", "우리는 어떤 세계관으로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제기한다.
특히 이 책이 인상적인 이유는 단순한 비판에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저자는 새로운 문명을 "경제가 가치를 잠식한 문명이 아니라 가치가 경제를 이끄는 문명"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정신과 물질, 영성과 과학, 도덕과 기술, 전체성과 개체성이 조화를 이루는 문명을 전망한다. 이것은 단순한 유토피아 선언이 아니다. 오히려 오늘의 문명이 무엇을 상실했는지를 드러내는 문제제기다. 효율과 성장, 경쟁과 지배를 중심으로 조직된 현대 문명이 생명과 공존, 인류애와 영성을 주변부로 밀어냈다는 사실을 이 책은 끊임없이 환기한다.
오늘의 인류 문명에 대한 철학적 도전장
에필로그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하나의 선언문처럼 집약한다. 저자는 미래의 핵심 과제가 더 강한 기술이나 더 빠른 성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의식의 전환에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영성은 특정 종교 교리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과 자연, 정신과 물질, 과학과 종교를 하나의 생명 흐름 속에서 이해하는 통합적 의식이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새로운 문명은 기술문명이 아니라 생명문명이며, 그 출발점은 인간이 자신을 우주 '한생명'의 일부로 자각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 책은 하나의 거대한 질문이다. 인간은 과연 경쟁과 성장, 효율과 지배 중심의 문명을 넘어설 수 있는가. 그리고 기술과 자본의 시대에 생명과 공존, 연결과 영성이라는 가치가 새로운 문명의 원리가 될 수 있는가. 이 책이 오늘의 문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근본적으로 다시 묻게 만든다는 점이다. 그리고 바로 그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교양서가 아니라, 오늘의 인류 문명에 대한 하나의 철학적 도전장이라 할 만하다.
기후위기 이후의 세계를 묻는다 - 인간은 어떤 문명으로 살아남을 것인가
AI와 자본의 시대, 왜 다시 '생명'이 문명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가
성장과 경쟁의 문명을 넘어, 생명과 공존의 세계관을 제안하는 대담한 선언
문명의 방향이 흔들리는 시대
지금 인류는 단순한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문명 자체의 방향이 흔들리는 시대를 지나고 있다. 기후위기와 생태 붕괴, AI 혁명과 디지털 전환, 에너지 체계의 변화, 전쟁과 지정학적 충돌, 인간 소외와 정신적 피폐는 서로 분리된 문제가 아니다. 그것들은 모두 근대 이후 인류가 구축해 온 세계관과 문명 모델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드러내는 징후들이다. 『생명의 지도 - 새로운 문명 모델로의 대전환』은 바로 이러한 시대 인식 위에서 출발하는 책이다. 이 책은 오늘의 위기를 단순한 경제 시스템의 실패나 정치 질서의 혼란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이 자연과 우주, 타자와 자신을 분리된 존재로 이해하게 된 데서 비롯된 존재론적 위기로 진단한다. 그리고 그 위기를 넘어설 새로운 방향으로 '생명중심'의 세계관을 제시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그것이 단순한 생태 담론이나 미래예측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저자 최민자는 "생명"이라는 개념을 중심축으로 삼아 우주·의식·역사·문명·과학·정치를 하나의 흐름 속에서 재구성하려 한다. 따라서 이 책은 환경론인 동시에 존재론이고, 미래학인 동시에 문명철학이다. 특히 저자는 생명을 단순한 생물학적 현상으로 보지 않는다. 생명은 만물이 만물일 수 있게 하는 제1원인이며, 우주 전체를 관통하는 근원적 실재다. 인간 역시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우주 '한생명'의 일부이며, 인간의 참자아는 바로 이 생명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왜 오늘의 문명은 생명을 상실했는가
이러한 문제의식은 책의 첫머리부터 강한 긴장감으로 제시된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지구 종말 시계(Doomsday Clock)'가 자정 직전까지 다가간 현실을 언급하며, 오늘의 인류가 여전히 전쟁과 무한 경쟁, '죽음의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핵무기와 첨단기술은 발전했지만, 정작 인류애와 공존의 감각은 쇠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 원인을 "생명에 대한 몰이해"에서 찾는다. 서구 근대의 이원론적 세계관과 물질주의 과학은 기술 발전에는 성공했지만, 인간과 우주에 대한 이해를 왜곡하고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인간은 자연과 우주로부터 분리된 존재가 되었고, 그 결과 문명은 경쟁과 지배, 소비와 성장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연결의 시대를 넘어 '생명'의 시대로
물론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고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새롭게 사유하려는 시도 자체는 오늘날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현대 철학과 인문학에서는 세계를 상호연결된 관계망으로 이해하려는 흐름이 널리 확산되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수준에서 멈추지 않는다. 저자는 그 연결의 근거를 "생명"이라는 존재론적 원리에서 찾는다. 생명은 흙·물·불·광물·새소리·비탄·스마트폰·배설물에까지 편재해 있으며, 우주의 본질 자체다. 무수한 파도가 바닷물로부터 나오고 다시 바닷물로 돌아가듯이, 우주만물 또한 하나의 생명에서 비롯되어 다시 그 생명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이 책은 현대의 탈인간중심주의 담론과 유사하면서도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단순한 관계론이 아니라 강한 생명 일원론이다. 우주와 만물은 하나의 생명 흐름이 다양한 형태로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과정이며, 이 생명은 '유일 실재'로 제시된다. 『장자』의 "천하를 관통하는 일기(一氣)" 개념, 프랙털 구조와 상호융합의 논리, 현대물리학의 에너지장 개념 등이 이러한 설명과 연결된다. 저자는 인간을 단순한 육체적 존재가 아니라 "지구에 살고 있는 의식(consciousness)"이라고까지 표현한다. 이런 관점은 독자에게 매우 낯설고 급진적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동시에 오늘의 물질주의 문명이 놓치고 있는 근본 질문을 환기한다.
우주·의식·문명을 하나의 흐름으로 읽다
이러한 생명 일원론은 책 전체의 구조를 관통한다. 제1부 「생명이란 무엇인가」는 생명의 본질을 시간·의식·진화의 관점에서 탐구한다. 저자는 생명을 "영원한 현재"라고 규정하며, 생명이 시간 속에서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 이전의 근원적 실재라고 설명한다. 또한 생명을 '홀로무브먼트(holomovement)' 개념과 연결하면서 우주의 실체를 의식과 에너지의 차원에서 이해하려 한다. 여기서 생명은 단순한 생물학적 생존이 아니라 존재와 비존재, 물성과 영성을 모두 포괄하는 우주적 흐름이다.
제2부 「생명의 진화사와 인류 문명」은 이러한 생명 관점을 바탕으로 역사와 문명을 재해석한다. 저자에게 역사는 단순한 사건의 축적이 아니라 생명 의식의 진화 과정이다. 과학혁명과 우주관의 변화, 생명의 거대사(Big History), 문명의 형성과 전개는 모두 생명의 자기 전개 과정으로 설명된다. 특히 저자는 인간을 단순한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라 의식 진화의 존재로 바라보며, 미래 인간상을 '호모 스피리투스(Homo Spiritus)'라는 개념으로 전망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인간 존재 자체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다.
제3부 「미래는 어떻게 전개되는가」는 이 책의 문제의식을 현실적 문명 전망으로 연결한다. 저자는 화석연료 중심 문명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진단하며, 수소에너지와 핵융합에너지, 에너지 민주화, 생명중심 가치 체계가 새로운 문명의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저자가 "인류의 문명사는 에너지 이용의 역사"라고 규정하는 대목이다. 에너지 체계는 단순한 산업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권력과 사회관계, 문명의 조직 방식 전체를 결정하는 핵심 구조라는 것이다.
저자는 제러미 리프킨의 『수소경제』를 인용하면서, 미래의 에너지 체계가 중앙집권형 화석연료 시스템에서 분산형 재생에너지 시스템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강조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기술 전환이 아니다. 에너지 생산과 분배 방식이 바뀌면 정치권력의 행사 방식, 사회적 관계의 조직 방식, 나아가 문명의 구조 자체가 변화하게 된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를 "에너지 민주화"라고 부른다. 누구나 에너지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가 되는 시대, 중앙집중형 톱다운(top-down) 체계가 보텀업(bottom-up) 방식으로 재편되는 시대가 도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는 오늘의 세계질서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중요한 함의를 던진다. 저자는 20세기를 석유 전쟁의 시대라고 규정하며, 미래에는 수소에너지와 핵융합에너지가 새로운 에너지 사회를 형성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 전망이 아니라 문명 전환의 문제다.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AI 시대의 막대한 전력 수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의 에너지 문제까지 연결되면서, 에너지 체계는 미래 사회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의 핵심 개념인 "라이포세(Lifeocene, 生命世)"는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지금 인류가 홀로세를 지나 "생명세"로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라이포세는 인간중심주의를 넘어 생명의 가치와 연결성, 상호의존성을 중심에 두는 새로운 시대 구분 개념이다. 저자는 이를 단순한 생태주의가 아니라, 인류가 직면한 전 지구적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문명을 열기 위한 철학적·인문사회과학적 패러다임으로 제시한다.
또한 저자는 미래 문명의 핵심 가치로 "생명중심(Life-centric)", "생태적 지속가능성", "회복력(resilience)"을 제안한다. 특히 "인간중심 우주관"에서 "생명중심 우주관"으로의 전환을 중세의 천동설에서 근대의 지동설로의 전환에 비견하는 부분은 이 책의 문명사적 야심을 잘 보여준다. 저자에게 진정한 혁신은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근대적 닫힌 세계관을 넘어서는 데 있다.
과학·철학·영성을 하나로 묶으려는 시도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동서양 사상과 현대 과학을 적극적으로 회통시키려 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장자·노자·원효·동학·천부경과 함께 현대물리학과 양자론, 루퍼트 셸드레이크와 존 휠러 등을 연결하며 "통섭학"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통섭을 단순한 지식의 종합이 아니라 "아(我)와 비아(非我)의 대립을 융섭하는 영적 기술"로 설명하는 부분은 이 책의 독특한 문제의식을 잘 보여준다. 저자에게 통섭은 학문 분과의 병렬적 결합이 아니라, 존재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의 전환이다.
다만 이러한 시도는 동시에 논쟁의 여지를 남긴다. 이 책은 현대물리학과 양자론을 영성·의식·생명 개념과 적극적으로 연결한다. "우주의 실체는 의식[에너지, 파동]"이라는 주장이나, 생명을 우주 지성과 에너지·질료의 통합적 실재로 설명하는 부분은 강한 형이상학적 성격을 띤다. 이는 과학철학의 엄밀한 기준에서 보면 상당히 해석적이며 논쟁적일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경험과학의 엄밀한 설명서라기보다는, 과학·철학·영성을 통합하려는 문명철학적 작업으로 읽는 것이 더 적절하다.
왜 지금, 다시 '생명'인가 - 현대 문명 이후
그러나 바로 그 지점이 이 책의 의미이기도 하다. 오늘의 인류는 과학기술의 발전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 앞에 서 있다. AI와 생명공학,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인간 존재와 문명의 방향을 다시 묻게 만드는 문제들이다. 이 책은 그러한 시대에 "무엇이 인간다운 문명인가", "기술은 어떤 가치 위에 놓여야 하는가", "우리는 어떤 세계관으로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제기한다.
특히 이 책이 인상적인 이유는 단순한 비판에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저자는 새로운 문명을 "경제가 가치를 잠식한 문명이 아니라 가치가 경제를 이끄는 문명"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정신과 물질, 영성과 과학, 도덕과 기술, 전체성과 개체성이 조화를 이루는 문명을 전망한다. 이것은 단순한 유토피아 선언이 아니다. 오히려 오늘의 문명이 무엇을 상실했는지를 드러내는 문제제기다. 효율과 성장, 경쟁과 지배를 중심으로 조직된 현대 문명이 생명과 공존, 인류애와 영성을 주변부로 밀어냈다는 사실을 이 책은 끊임없이 환기한다.
오늘의 인류 문명에 대한 철학적 도전장
에필로그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하나의 선언문처럼 집약한다. 저자는 미래의 핵심 과제가 더 강한 기술이나 더 빠른 성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의식의 전환에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영성은 특정 종교 교리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과 자연, 정신과 물질, 과학과 종교를 하나의 생명 흐름 속에서 이해하는 통합적 의식이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새로운 문명은 기술문명이 아니라 생명문명이며, 그 출발점은 인간이 자신을 우주 '한생명'의 일부로 자각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 책은 하나의 거대한 질문이다. 인간은 과연 경쟁과 성장, 효율과 지배 중심의 문명을 넘어설 수 있는가. 그리고 기술과 자본의 시대에 생명과 공존, 연결과 영성이라는 가치가 새로운 문명의 원리가 될 수 있는가. 이 책이 오늘의 문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근본적으로 다시 묻게 만든다는 점이다. 그리고 바로 그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교양서가 아니라, 오늘의 인류 문명에 대한 하나의 철학적 도전장이라 할 만하다.
목차
목차
들어가는 말: '생명', 그 거대한 신비를 향한 학문적 여정
프롤로그: 왜 '생명의 지도'를 작성하는가
제1부 생명이란 무엇인가: 만물의 제1원인
제1장 왜 생명은 영원한 현재인가
우주의 본질은 생명이다
생명의 무시간성
생명은 홀로무브먼트
제2장 왜 생명을 보편의식이라고 하는가
우주의 실체는 의식이다
홀로그램 우주와 동시성
의식의 스펙트럼: 통합적 비전
제3장 생명은 어떻게 진화하는가
우주의 진행 방향은 영적 진화다
'참여하는 우주'와 공진화
생명, 그 영원한 신비와 아름다움
제2부 생명의 진화사와 인류 문명
제4장 왜 생명의 거대사인가
생명의 거대사: 본질적 특성과 의미
과학혁명과 우주관의 진화
역사와 문명의 순환: 우주 변화의 원리
제5장 문명의 기원과 역사적 전개
생명의 계통수와 인류 진화의 계통수
문명의 여정: 기원과 역사적 전개
서구 문명의 동양적 기원과 세계사 재인식
제6장 역사 발전과 문명의 '특이점'
과학기술의 발전과 존재혁명
'특이점'의 도래와 미래 문명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 스피리투스로
제3부 미래는 어떻게 전개되는가: 향후 30년 전망
제7장 라이포세(Lifeocene, 生命世): 생존에서 생명으로
'인간중심' 우주관에서 '생명중심' 우주관으로
문화와 상업의 생태학적 균형 회복
여성성의 귀환
제8장 에너지 체계의 전환과 에너지 민주화
수소에너지 체계로의 전환과 수소경제 비전: 에너지 민주화
핵융합에너지와 상용화 전망
'혁신 4.0/5.0' 시대와 '인더스트리 5.0'
제9장 지구 대격변과 동북아시아의 미래 비전
새로운 문명을 향한 대전환의 길
한반도 통일과 세계 질서 재편
동북아 '평화의 집'과 미래 비전
에필로그: 영성문명의 새벽
주석 / 참고문헌 / 찾아보기
프롤로그: 왜 '생명의 지도'를 작성하는가
제1부 생명이란 무엇인가: 만물의 제1원인
제1장 왜 생명은 영원한 현재인가
우주의 본질은 생명이다
생명의 무시간성
생명은 홀로무브먼트
제2장 왜 생명을 보편의식이라고 하는가
우주의 실체는 의식이다
홀로그램 우주와 동시성
의식의 스펙트럼: 통합적 비전
제3장 생명은 어떻게 진화하는가
우주의 진행 방향은 영적 진화다
'참여하는 우주'와 공진화
생명, 그 영원한 신비와 아름다움
제2부 생명의 진화사와 인류 문명
제4장 왜 생명의 거대사인가
생명의 거대사: 본질적 특성과 의미
과학혁명과 우주관의 진화
역사와 문명의 순환: 우주 변화의 원리
제5장 문명의 기원과 역사적 전개
생명의 계통수와 인류 진화의 계통수
문명의 여정: 기원과 역사적 전개
서구 문명의 동양적 기원과 세계사 재인식
제6장 역사 발전과 문명의 '특이점'
과학기술의 발전과 존재혁명
'특이점'의 도래와 미래 문명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 스피리투스로
제3부 미래는 어떻게 전개되는가: 향후 30년 전망
제7장 라이포세(Lifeocene, 生命世): 생존에서 생명으로
'인간중심' 우주관에서 '생명중심' 우주관으로
문화와 상업의 생태학적 균형 회복
여성성의 귀환
제8장 에너지 체계의 전환과 에너지 민주화
수소에너지 체계로의 전환과 수소경제 비전: 에너지 민주화
핵융합에너지와 상용화 전망
'혁신 4.0/5.0' 시대와 '인더스트리 5.0'
제9장 지구 대격변과 동북아시아의 미래 비전
새로운 문명을 향한 대전환의 길
한반도 통일과 세계 질서 재편
동북아 '평화의 집'과 미래 비전
에필로그: 영성문명의 새벽
주석 / 참고문헌 / 찾아보기
저자
저자
최민자 동서고금의 사상과 철학, 종교와 과학을 하나로 회통시켜 생명학과 통섭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과학과 영성의 상호피드백을 통해 생명에 대한 심오한 철학적·과학적 이해를 촉발시켰으며, 이를 정치학에 접목시켜 동서융합의 새로운 문명론을 제창했다. 부산대학교에서 정치학 학사,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에서 정치학 석사, 영국 켄트대학교(University of Kent at Canterbury)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8세 이후 성신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동 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이다. 중국 북경대학교 객원교수, 연변대학교 객좌교수를 역임했다. 장보고 대사의 해외거점이었던 중국 산동성에 장보고기념탑을 건립했으며(건립위원장, 현지 문물보호단위), 유엔 측 대표, 중국 훈춘시인민정부 시장, 러시아 하산구정부 행정장관 등과 중국·북한·러시아 3국 접경지역에 유엔세계평화센터(UNWPC) 건립을 위한 4자 조인식을 갖고 신유라시아 시대의 개막을 예고했다. 저서로는 한국학 3부작을 비롯하여 『 마고는 이렇게 말했다: 만인을 위한, 그러나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책』, 『동학과 현대과학의 생명사상』, 『호모커넥투스: 초연결 세계와 신인류의 연금술적 공생』, 『무엇이 21세기를 지배하는가』, 『빅 히스토리: 생명의 거대사, 빅뱅에서 현재까지』, 『동서양의 사상에 나타난 인식과 존재의 변증법』, 『통섭의 기술』, 『생명에 관한 81개조 테제: 생명정치의 구현을 위한 眞知로의 접근』, 『세계인 장보고와 지구촌 경영』 등 2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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