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기 영국의 아시아 딜레마
기대와 현실의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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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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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은 사라졌지만, 제국의 역할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과거의 위상과 현재의 능력이 어긋날 때 국가는 어떤 전략을 선택해야 하는가.
1945년 전쟁에서 승리한 영국은 역설적으로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막대한 인명과 재정을 소진했고, 세계 곳곳의 식민지는 독립을 요구했다. 새로운 세계 질서의 중심은 미국과 소련으로 이동했다. 한때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이끌었던 영국은 이제 미국의 패권을 인정하면서도 국제사회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 하는 국가가 되었다.
하지만 영국을 바라보는 세계의 기대는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영국은 핵무기를 가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영연방의 중심 국가였으며, 무엇보다 오랫동안 제국을 경영하며 축적한 외교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도, 아시아의 신생 국가들도, 옛 식민지들도 영국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를 바랐다. 문제는 그 기대에 부응할 힘이 더 이상 영국에 충분하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냉전기 영국의 아시아 딜레마』는 바로 이 '기대와 능력의 괴리'?에서 냉전기 영국 외교를 읽는다. 저자는 영국 현대외교사에서 상대적으로 덜 조명되어온 아시아를 무대로 삼아, 제국에서 중견국으로 내려오는 과정에서 영국이 맞닥뜨린 선택의 순간들을 구체적인 외교 사례로 복원한다.
한국에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군대를 철수해야 한다는 현실과 미국 및 동맹국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필요가 충돌했다. 북한을 둘러싸고는 국제법적 승인 원칙과 냉전의 정치 논리가 맞섰다. 네팔과 부탄에서는 전략적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은 욕망과 경제적·외교적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계산이 부딪쳤다.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와의 관계에서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드러났다. 식민지 시대는 끝났지만, 영국이 과연 옛 식민지들을 진정한 '동등한 국가'로 대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문제였다.
이 사례들이 흥미로운 이유는 영국 외교의 성공보다 오히려 갈등과 주저함, 실패의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재정은 부족했지만 영향력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제국은 해체되었지만 제국의 사고방식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미국과의 '특별한 관계'는 영국 외교의 자산이면서 동시에 행동의 범위를 제약하는 조건이 되었다. 이러한 모순은 때로 외교적 고립을 낳았고, 옛 식민지와의 관계를 훼손했으며, 어떤 경우에는 예상치 못한 비극적 결과로까지 이어졌다.
이 책은 지나간 영국 외교의 역사를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냉전 종식 이후에도 미국 의존, 유럽과의 거리, 아시아와의 관계 설정이라는 문제는 형태를 바꾸어 계속 반복되었다. 브렉시트 이후 유럽과 멀어지고, 미국 우선주의와 미중 패권 경쟁이 동시에 거세진 오늘날 영국은 다시 한번 '자신이 원하는 역할'과 '실제로 행사할 수 있는 힘' 사이에서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 그리고 오늘의 중견국들에게도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강대국 경쟁 속에서 어느 한쪽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자율성을 확보할 것인가. 제한된 자원으로 어디까지 외교적 역할을 수행할 것인가.
과거의 위상과 현재의 능력이 어긋날 때 국가는 어떤 전략을 선택해야 하는가.
1945년 전쟁에서 승리한 영국은 역설적으로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막대한 인명과 재정을 소진했고, 세계 곳곳의 식민지는 독립을 요구했다. 새로운 세계 질서의 중심은 미국과 소련으로 이동했다. 한때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이끌었던 영국은 이제 미국의 패권을 인정하면서도 국제사회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 하는 국가가 되었다.
하지만 영국을 바라보는 세계의 기대는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영국은 핵무기를 가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영연방의 중심 국가였으며, 무엇보다 오랫동안 제국을 경영하며 축적한 외교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도, 아시아의 신생 국가들도, 옛 식민지들도 영국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를 바랐다. 문제는 그 기대에 부응할 힘이 더 이상 영국에 충분하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냉전기 영국의 아시아 딜레마』는 바로 이 '기대와 능력의 괴리'?에서 냉전기 영국 외교를 읽는다. 저자는 영국 현대외교사에서 상대적으로 덜 조명되어온 아시아를 무대로 삼아, 제국에서 중견국으로 내려오는 과정에서 영국이 맞닥뜨린 선택의 순간들을 구체적인 외교 사례로 복원한다.
한국에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군대를 철수해야 한다는 현실과 미국 및 동맹국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필요가 충돌했다. 북한을 둘러싸고는 국제법적 승인 원칙과 냉전의 정치 논리가 맞섰다. 네팔과 부탄에서는 전략적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은 욕망과 경제적·외교적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계산이 부딪쳤다.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와의 관계에서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드러났다. 식민지 시대는 끝났지만, 영국이 과연 옛 식민지들을 진정한 '동등한 국가'로 대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문제였다.
이 사례들이 흥미로운 이유는 영국 외교의 성공보다 오히려 갈등과 주저함, 실패의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재정은 부족했지만 영향력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제국은 해체되었지만 제국의 사고방식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미국과의 '특별한 관계'는 영국 외교의 자산이면서 동시에 행동의 범위를 제약하는 조건이 되었다. 이러한 모순은 때로 외교적 고립을 낳았고, 옛 식민지와의 관계를 훼손했으며, 어떤 경우에는 예상치 못한 비극적 결과로까지 이어졌다.
이 책은 지나간 영국 외교의 역사를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냉전 종식 이후에도 미국 의존, 유럽과의 거리, 아시아와의 관계 설정이라는 문제는 형태를 바꾸어 계속 반복되었다. 브렉시트 이후 유럽과 멀어지고, 미국 우선주의와 미중 패권 경쟁이 동시에 거세진 오늘날 영국은 다시 한번 '자신이 원하는 역할'과 '실제로 행사할 수 있는 힘' 사이에서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 그리고 오늘의 중견국들에게도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강대국 경쟁 속에서 어느 한쪽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자율성을 확보할 것인가. 제한된 자원으로 어디까지 외교적 역할을 수행할 것인가.
목차
목차
시작하며
제1부 군대 주둔의 딜레마: 냉전기 영국의 한국 정책
제1장 주한 영국군 주둔의 명분 수립 딜레마, 1950-1979
제2장 주한 영국군 철수의 명분 수립 딜레마, 1979-1993
제2부 국가 승인의 딜레마: 냉전기 영국의 북한 정책
제1장 북한 미승인의 명분 수립 딜레마, 1948-1976
제2장 북한 미승인의 외교적 파장
제3부 해외 원조의 딜레마: 냉전기 영국의 네팔 및 부탄 정책
제1장 네팔 원조의 딜레마, 1970-1974
제2장 부탄 원조의 딜레마, 1970-1987
제4부 옛 식민지의 체제 유지 및 '대등 관계' 수립의 딜레마
: 냉전기 영국의 홍콩 및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정책
제1장 반환되는 홍콩의 '영국식 체제' 유지 딜레마
제2장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추밀원 사법위원회 진입 딜레마
마치며
참고문헌
찾아보기
제1부 군대 주둔의 딜레마: 냉전기 영국의 한국 정책
제1장 주한 영국군 주둔의 명분 수립 딜레마, 1950-1979
제2장 주한 영국군 철수의 명분 수립 딜레마, 1979-1993
제2부 국가 승인의 딜레마: 냉전기 영국의 북한 정책
제1장 북한 미승인의 명분 수립 딜레마, 1948-1976
제2장 북한 미승인의 외교적 파장
제3부 해외 원조의 딜레마: 냉전기 영국의 네팔 및 부탄 정책
제1장 네팔 원조의 딜레마, 1970-1974
제2장 부탄 원조의 딜레마, 1970-1987
제4부 옛 식민지의 체제 유지 및 '대등 관계' 수립의 딜레마
: 냉전기 영국의 홍콩 및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정책
제1장 반환되는 홍콩의 '영국식 체제' 유지 딜레마
제2장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추밀원 사법위원회 진입 딜레마
마치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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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저자
원태준 고려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와 런던정경대학교에서 각각 국제관계학과 유럽연합정치행정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에서 영국 보수당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역사연구소,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인문사회학부를 거쳐 현재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인문학부에서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이공계 인재들의 역사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20세기 전반에 걸친 영국 정치외교사를 주로 연구해왔으며 공저로 『역사학의 역사』, 『20세기 서양의 일상과 풍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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