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밭의 개들
아름다운 풍경 속의 작은 지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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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우 3미터 줄인데
너는 온 세상을 얻은 것 같구나."
짧은 줄에 매여 외로움을 견디는
돌담 너머 밭지킴견들
제주도 귤밭에는 개들이 묶여 있다. 인적 드문 밭에서 짧은 줄에 매여 평생을 보내는 밭지킴견이다. 관광객이 섬을 누비는 동안, 귤이 탱글하게 익어가는 동안 이곳의 개들은 추위와 더위, 외로움과 굶주림에 허덕이며 매일을 버텨간다. 견주의 무관심 속에 아무 이유 없이 무의미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풍경과 달큼한 귤 향기 너머 작은 지옥이 숨겨져 있었다.
소설가 유재연은 어느 겨울 아침 제주 마을을 걷는다. 돌담 너머 샛노란 귤이 매달려 있고 멀리 한라산이 희고 높다. 그러다 귤밭 한쪽에 누워 있는 흰 개가 눈에 들어온다. 개는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채 죽어 있었다. 극심한 고통과 공포 속에서 죽어가면서도 개는 주인의 손길을 기다렸을 거라고 저자는 상상한다. 개들이 돌담 밖으로 나올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 책 『귤밭의 개들』은 이렇게 시작한다.
저자는 소설가이지만 말만을 앞세우지 않는다. 직접 움직여 개들에게 마음을 건넨다. 간식을 들고 매일 개를 찾는다. 견주가 밀어내도 기어코 설득해 목줄을 늘리거나 함께 산책에 나선다. 그런가 하면 심장사상충 치료비를 마련하고자 모금을 벌이고 자신의 가난을 자책한다.
사랑을 받아본 적 없는 멍멍이들은 얼떨떨하다. 경계를 풀고 온전히 마음을 열기까지 저마다 다른 시간이 필요하다. 씽씽이는 일주일, 다복이는 한 달, 대봉이는 일 년. 1미터 목줄을 3미터로 늘리자 씽씽이는 그 안에서 숨이 차도록 달린다. 태어나 처음 산책을 나온 다복이는 바닥을 기다시피 걷다가 차츰 고개를 들고 세상의 냄새를 맡는다. 얼떨떨한 건 견주도 마찬가지다. 산책줄만 보면 펄쩍 뛰어오르는 멍멍이들의 기쁨은 견주로서도 처음 보는 장면이다. 그렇게 모두가 차츰 마음의 문을 연다.
"이놈이 산책을 이렇게나 좋아하는지 미처 몰랐지 뭐야."
너는 온 세상을 얻은 것 같구나."
짧은 줄에 매여 외로움을 견디는
돌담 너머 밭지킴견들
제주도 귤밭에는 개들이 묶여 있다. 인적 드문 밭에서 짧은 줄에 매여 평생을 보내는 밭지킴견이다. 관광객이 섬을 누비는 동안, 귤이 탱글하게 익어가는 동안 이곳의 개들은 추위와 더위, 외로움과 굶주림에 허덕이며 매일을 버텨간다. 견주의 무관심 속에 아무 이유 없이 무의미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풍경과 달큼한 귤 향기 너머 작은 지옥이 숨겨져 있었다.
소설가 유재연은 어느 겨울 아침 제주 마을을 걷는다. 돌담 너머 샛노란 귤이 매달려 있고 멀리 한라산이 희고 높다. 그러다 귤밭 한쪽에 누워 있는 흰 개가 눈에 들어온다. 개는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채 죽어 있었다. 극심한 고통과 공포 속에서 죽어가면서도 개는 주인의 손길을 기다렸을 거라고 저자는 상상한다. 개들이 돌담 밖으로 나올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 책 『귤밭의 개들』은 이렇게 시작한다.
저자는 소설가이지만 말만을 앞세우지 않는다. 직접 움직여 개들에게 마음을 건넨다. 간식을 들고 매일 개를 찾는다. 견주가 밀어내도 기어코 설득해 목줄을 늘리거나 함께 산책에 나선다. 그런가 하면 심장사상충 치료비를 마련하고자 모금을 벌이고 자신의 가난을 자책한다.
사랑을 받아본 적 없는 멍멍이들은 얼떨떨하다. 경계를 풀고 온전히 마음을 열기까지 저마다 다른 시간이 필요하다. 씽씽이는 일주일, 다복이는 한 달, 대봉이는 일 년. 1미터 목줄을 3미터로 늘리자 씽씽이는 그 안에서 숨이 차도록 달린다. 태어나 처음 산책을 나온 다복이는 바닥을 기다시피 걷다가 차츰 고개를 들고 세상의 냄새를 맡는다. 얼떨떨한 건 견주도 마찬가지다. 산책줄만 보면 펄쩍 뛰어오르는 멍멍이들의 기쁨은 견주로서도 처음 보는 장면이다. 그렇게 모두가 차츰 마음의 문을 연다.
"이놈이 산책을 이렇게나 좋아하는지 미처 몰랐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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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나는 추상적인 동물권 담론을 말하는 게 아니라,
살아있는 개들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게 만들고 싶었어."
〈제주의 소리〉에 연재한 열 편의 글
2년간 묶멍이들과 함께한 SNS 기록들
저자는 마을의 개들을 모조리 구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심산이다. 한 마리와 가까워지고 나면 이내 다른 개의 처지도 눈에 들어온다. 모두를 구하는 게 가능할까? 저자는 맥 빠지는 질문에 멈추기보다는 끝없이 개들을 찾아갈 따름이다.
태어나 한 번도 산책해본 적 없는 다복이, 예전 이름을 잃어버린 백구, 사람이 다가오면 구석으로 숨는 밤비, 간식을 받아먹으면서도 이를 드러내는 대봉이, 어두운 숲에서 이름 없이 살던 몽몽이, 일곱 해 넘게 여관을 지키다 새 가족을 만난 보현이, 서귀포에서 발견되어 미국으로 입양 간 샌디, 낯선 개들을 스스럼없이 반기는 흰돌이, 곁을 내주지 않으면서도 마을을 다시 찾는 떠돌이 개 소련이, 견주의 투병으로 새 보금자리가 필요해진 깐돌이. 친해질수록 개들의 표정이 다채롭다. 겁내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제각각이다.
『귤밭의 개들』은 소설가 유재연이 지난 2년 동안 오직 개들만을 위해 애쓴 기록이다. 〈제주의 소리〉에 연재한 열 편의 글과 수시로 쓴 SNS 메시지를 담았다. 그런데 이 책은 개들의 고통과 슬픔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아직 누려보지 못한 넓은 세상이 있음을 개들에게 알려주는 행복도 담겨 있다. 밤비는 처음 바다를 보고 모래 위를 뛰어다닌다. 다복이는 다른 개에게 밥을 나누어준다. 씽씽이는 저자의 집에 굳이 놀러와 꾸벅꾸벅 존다. 사람들 또한 저자의 마음에 동참해 사료와 개집을 보내거나 치료비를 보탠다. 한 번도 개를 키워본 적 없는 이가 산책을 맡겠다며 나선다. 돌담 너머 개들의 이름을 알게 된 사람들은 이제 그 안부를 연일 궁금해한다.
물론 관심이 모이고 도움의 손길이 이어져도 모든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책에는 끝내 지키지 못한 개를 향한 슬픔과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하는 기록이 함께한다. 좋은 변화라 해도 그 폭은 아주 작다. 목줄이 조금 길어지거나 물그릇이 채워지는 정도다. 그러나 평생 짧은 줄에 매여 신음하던 개에게 그 차이는 그 몇 걸음이 온 세상을 다 얻은 것과 같은 벅찬 변화다.
아무도 갇혀 있지 않기를,
어떤 형태로든 세상과 연결되기를.
개를 묶은 쇠사슬을 걷어내며
자신의 고립에서도 벗어나는 여정
저자가 만난 밭지킴견 중 가장 독특한 개는 대봉이다. 대봉이는 저자가 간식을 건네도 으르렁거린다. 가까워지는 데 무려 일 년이 걸렸다. 그런데 어느 날 말뚝을 뽑고 저자의 집을 찾아온 대봉이는 전혀 다른 표정을 짓고 있다. 꼬리를 흔들고 내민 손을 핥는가 하면 목덜미를 만지도록 허락한다. 저자는 그때 깨닫는다. 대봉이는 본디 순한 개였다고. 사나워질 수밖에 없는 자리에 묶여 있었을 뿐이라고.
밭지킴견의 달라진 얼굴은 우리 모두의 삶과 환경을 돌아보게 한다. 저자 역시 어린 시절 고통의 말뚝에 매여 오랫동안 타인을 경계하며 살았다.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비로소 자신에게도 다정한 얼굴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처럼 『귤밭의 개들』에는 개를 돌보는 사람의 마음도 담겨 있다. 개들이 묶인 자리에서 풀려나는 이야기를 접하며 우리 독자 또한 제각기 붙들려온 시간을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개를 데리고 세상으로 나왔다고 생각했지만, 저자를 밖으로 이끈 것 역시 개들이었다. 개들을 데리고 산책하는 시간만큼은 내면에 남아 있던 우울과 공허가 옅어진다. 누가 누구를 돌보고 있는지가 무의미해진다. 저자는 개들에게 걸을 수 있는 세상을 내어주고, 개들은 저자에게 그 세상을 함께 걷는 기쁨을 돌려준다. 개와 사람이 같이 웃고 뛰어다니는 동안 서로에게 묶인 줄이 조금씩 느슨해진다.
이제 이 책을 읽고 나면 세상에 묶인 개들이 전과는 조금 다르게 보일 것이다.
살아있는 개들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게 만들고 싶었어."
〈제주의 소리〉에 연재한 열 편의 글
2년간 묶멍이들과 함께한 SNS 기록들
저자는 마을의 개들을 모조리 구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심산이다. 한 마리와 가까워지고 나면 이내 다른 개의 처지도 눈에 들어온다. 모두를 구하는 게 가능할까? 저자는 맥 빠지는 질문에 멈추기보다는 끝없이 개들을 찾아갈 따름이다.
태어나 한 번도 산책해본 적 없는 다복이, 예전 이름을 잃어버린 백구, 사람이 다가오면 구석으로 숨는 밤비, 간식을 받아먹으면서도 이를 드러내는 대봉이, 어두운 숲에서 이름 없이 살던 몽몽이, 일곱 해 넘게 여관을 지키다 새 가족을 만난 보현이, 서귀포에서 발견되어 미국으로 입양 간 샌디, 낯선 개들을 스스럼없이 반기는 흰돌이, 곁을 내주지 않으면서도 마을을 다시 찾는 떠돌이 개 소련이, 견주의 투병으로 새 보금자리가 필요해진 깐돌이. 친해질수록 개들의 표정이 다채롭다. 겁내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제각각이다.
『귤밭의 개들』은 소설가 유재연이 지난 2년 동안 오직 개들만을 위해 애쓴 기록이다. 〈제주의 소리〉에 연재한 열 편의 글과 수시로 쓴 SNS 메시지를 담았다. 그런데 이 책은 개들의 고통과 슬픔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아직 누려보지 못한 넓은 세상이 있음을 개들에게 알려주는 행복도 담겨 있다. 밤비는 처음 바다를 보고 모래 위를 뛰어다닌다. 다복이는 다른 개에게 밥을 나누어준다. 씽씽이는 저자의 집에 굳이 놀러와 꾸벅꾸벅 존다. 사람들 또한 저자의 마음에 동참해 사료와 개집을 보내거나 치료비를 보탠다. 한 번도 개를 키워본 적 없는 이가 산책을 맡겠다며 나선다. 돌담 너머 개들의 이름을 알게 된 사람들은 이제 그 안부를 연일 궁금해한다.
물론 관심이 모이고 도움의 손길이 이어져도 모든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책에는 끝내 지키지 못한 개를 향한 슬픔과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하는 기록이 함께한다. 좋은 변화라 해도 그 폭은 아주 작다. 목줄이 조금 길어지거나 물그릇이 채워지는 정도다. 그러나 평생 짧은 줄에 매여 신음하던 개에게 그 차이는 그 몇 걸음이 온 세상을 다 얻은 것과 같은 벅찬 변화다.
아무도 갇혀 있지 않기를,
어떤 형태로든 세상과 연결되기를.
개를 묶은 쇠사슬을 걷어내며
자신의 고립에서도 벗어나는 여정
저자가 만난 밭지킴견 중 가장 독특한 개는 대봉이다. 대봉이는 저자가 간식을 건네도 으르렁거린다. 가까워지는 데 무려 일 년이 걸렸다. 그런데 어느 날 말뚝을 뽑고 저자의 집을 찾아온 대봉이는 전혀 다른 표정을 짓고 있다. 꼬리를 흔들고 내민 손을 핥는가 하면 목덜미를 만지도록 허락한다. 저자는 그때 깨닫는다. 대봉이는 본디 순한 개였다고. 사나워질 수밖에 없는 자리에 묶여 있었을 뿐이라고.
밭지킴견의 달라진 얼굴은 우리 모두의 삶과 환경을 돌아보게 한다. 저자 역시 어린 시절 고통의 말뚝에 매여 오랫동안 타인을 경계하며 살았다.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비로소 자신에게도 다정한 얼굴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처럼 『귤밭의 개들』에는 개를 돌보는 사람의 마음도 담겨 있다. 개들이 묶인 자리에서 풀려나는 이야기를 접하며 우리 독자 또한 제각기 붙들려온 시간을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개를 데리고 세상으로 나왔다고 생각했지만, 저자를 밖으로 이끈 것 역시 개들이었다. 개들을 데리고 산책하는 시간만큼은 내면에 남아 있던 우울과 공허가 옅어진다. 누가 누구를 돌보고 있는지가 무의미해진다. 저자는 개들에게 걸을 수 있는 세상을 내어주고, 개들은 저자에게 그 세상을 함께 걷는 기쁨을 돌려준다. 개와 사람이 같이 웃고 뛰어다니는 동안 서로에게 묶인 줄이 조금씩 느슨해진다.
이제 이 책을 읽고 나면 세상에 묶인 개들이 전과는 조금 다르게 보일 것이다.
목차
목차
서문 아름다운 풍경 속의 작은 지옥들 17
1. 세상을 향해 뛰어오르는 개, 다복이 29
2. 백구는 먼 곳을 본다 43
3. 숨어있던 밤비, 바다로 가다 53
4. 쇠사슬에서 풀려난 마음, 대봉이 65
5. 보현이의 크리스마스 선물 81
6. 숲에 개가 있었다 99
7. 서귀포 유기견 샌디, 미국에 가다 113
8. SNS와 개들 129
9. 흰돌이와 소련이 141
10. 깐돌이와 마을 개들의 미래 155
11. 밭지킴견 돌봄일지 - 씽씽이 171
1. 세상을 향해 뛰어오르는 개, 다복이 29
2. 백구는 먼 곳을 본다 43
3. 숨어있던 밤비, 바다로 가다 53
4. 쇠사슬에서 풀려난 마음, 대봉이 65
5. 보현이의 크리스마스 선물 81
6. 숲에 개가 있었다 99
7. 서귀포 유기견 샌디, 미국에 가다 113
8. SNS와 개들 129
9. 흰돌이와 소련이 141
10. 깐돌이와 마을 개들의 미래 155
11. 밭지킴견 돌봄일지 - 씽씽이 171
저자
저자
유재연 제주의 시골마을에 살며 소설을 씁니다.
2024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에 당선되었습니다.
마을 개들에 대한 글을 SNS에 꾸준히 올리고, 〈제주의 소리〉에 칼럼을 연재했습니다.
『귤밭의 개들』은 그 글들이 무성하게 자란 책입니다.
사진 찍기, 개와 함께 오름 오르기, 프랑스어 공부,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으며 시집 읽기, 낯선 마을에서 자전거 타기, 높은 계단 위에서 풍경 보기를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늘려나가는 일을 좋아합니다.
2024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에 당선되었습니다.
마을 개들에 대한 글을 SNS에 꾸준히 올리고, 〈제주의 소리〉에 칼럼을 연재했습니다.
『귤밭의 개들』은 그 글들이 무성하게 자란 책입니다.
사진 찍기, 개와 함께 오름 오르기, 프랑스어 공부,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으며 시집 읽기, 낯선 마을에서 자전거 타기, 높은 계단 위에서 풍경 보기를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늘려나가는 일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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