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은 토마토
박예손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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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상상력과 자유로운 발상이 돋보이는
박예손 작가의 첫 단편집, 『식지 않은 토마토』
책에는 총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다만 강한 바람이 불었다」에서 저자는 완벽한 가정을 꿈꿨으나 남편의 불륜으로 가정이 파괴된 후, 마침내 자신마저 파괴되는 순간 피 흘리는 예수님의 형상을 보며 고백하는 희숙을 그려낸다. 「식지 않은 토마토」 속 인아는 회사의 비리를 알아챈 후 옛 회사 동료와 함께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다. 방송에서 만나게 되는 놀랍고도 믿기 힘든 사연을 따라간 끝에는, 일그러진 사랑이 있었다. 「바람이 사는 숲」은 믿었던 사랑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방황하는 수연의 행적을 따라 이야기가 진행된다. 저자의 한계 없는 상상력은 동화적 발상과 맞닿아 외계의 슈퍼 지구에서 찾아온 외계인의 지구 탐방기를 그려내기도 한다. 저자의 기독교적 신앙이 작품 속에 녹아들어 인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는 매력도 쏠쏠하다.
박예손 작가의 첫 단편집, 『식지 않은 토마토』
책에는 총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다만 강한 바람이 불었다」에서 저자는 완벽한 가정을 꿈꿨으나 남편의 불륜으로 가정이 파괴된 후, 마침내 자신마저 파괴되는 순간 피 흘리는 예수님의 형상을 보며 고백하는 희숙을 그려낸다. 「식지 않은 토마토」 속 인아는 회사의 비리를 알아챈 후 옛 회사 동료와 함께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다. 방송에서 만나게 되는 놀랍고도 믿기 힘든 사연을 따라간 끝에는, 일그러진 사랑이 있었다. 「바람이 사는 숲」은 믿었던 사랑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방황하는 수연의 행적을 따라 이야기가 진행된다. 저자의 한계 없는 상상력은 동화적 발상과 맞닿아 외계의 슈퍼 지구에서 찾아온 외계인의 지구 탐방기를 그려내기도 한다. 저자의 기독교적 신앙이 작품 속에 녹아들어 인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는 매력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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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책속으로] 이어서
서울에 올라와 모처럼 서울 중심지에 있는 한 백화점에 갔다. 그동안 희미하게 떠돌던 나의 정체성의 그림자가 점점 뚜렷하게 다가옴을 느낀다.
어느 날 본의 아니게 사람의 마음을 읽고 보기 시작한 이후로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님을 더욱 알게 되었다. 그건 다시 생각해 보아도 내 일생에 다시 오지 않을 기회였고, 나 아닌 타인의 소중함과 존귀함을 절실히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남성 의류 매장이 있는 3층을 돌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래층을 가던 중, 예전에 직접 운영해 보고 싶었던 전통찻집을 떠올렸다. 언젠가 서울 외곽 지역에 있던 고풍스러운 한옥 찻집을 가 본 이후 소담한 분위기와 차분함에 매료돼 한번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었다. 그때 같이 들렸던 사람이 내 여자 친구이자 한때 연인이었던 희수다. 도트 원피스를 즐겨 입던 그녀가 불현듯 보고 싶다.
3년 전부터 알고 지내 온 희수는 학사 출신이었고 여의도의 한 직장에 다니고 있던 터였다. 하지만 막상 자신이 하는 일과 영업부서 팀원으로서 하루하루가 힘에 부쳐 진로를 고민해 왔다. 결국 내가 일하는 학원을 오게 된 그날은 당직이었고 저녁 9시가 넘은 시각에 그녀가 왔었다. 그날 그녀가 입었던 청색 계통의 하늘색 도트 원피스가 지금도 떠오른다. 가을날, 코스모스처럼 야리야리해 보이던 모습과 달리 당차게 말을 이어갔다. 자신의 환경과 업무, 거기다가 성격상 맞지 않는 부서라며 입시에 대한 상담을 의뢰했다. 우리는 첫 만남이지만 왠지 대화가 잘 통해 서로 호감을 가졌고 그녀가 자신의 일에 왜 만족하지 못하고 힘에 겨워하는지 우리는 하나하나 대화를 통해 원인을 찾아 나가기로 했다. 매일 밤늦게까지 남아 일하는 자체가 스트레스로 이만저만한 게 아니어서 자신이 이직을 생각했던 계기가 된 것 같다고 그녀 먼저 아무렇지 않은 듯이 고백했다. 그 후 그녀만의 특단의 조치로 보름 정도 제주도 여행을 간다고 했다.
다녀온 후에 더는 이직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다. 우린 일주일에 한 번은 안부 전화 겸 서로의 상황이 어떤지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고, 달콤한 만남을 계속 이어갔다. 그녀는 그 누구보다 밝고 명랑했으며 영업부서와 잘 맞는 성격임을 스스로 알아내고 놀라워했다.
우리는 서서히 정이 들었고 흔히 말하는 여자 친구가 되었지만, 2년 여를 사귄 어느 날 하루는, 무심한 표정으로 툭 던지듯 내게 말한다. 자기는 한 달 후에 결혼하기로 했다며 느닷없이 내게 선포했다. 내가 아닌 그 누구와 결혼을 한단 말인가. 난, 도저히 상상이 안 되고 납득이 안 됐다. 그간의 적지 않게 쌓아 온 시간은 뭐였는지 자괴감만 들 뿐인데도 막상 당사자는 알쏭달쏭한 궤변만 내게 늘어놓고 떠나 버렸다. 하루 사이에 이별 통보를 받은 나는 그녀를 나무랄 새도 없이 세월만 보냈고 아픔만 고스란히 기억에 남아 있었다.
날 사랑하지만 사랑과 결혼은 별개의 것이라는 논리 아닌 논리를 늘어놓더니, 마지막 키스를 끝으로 내게서 날아가 버렸다. 유난히 눈웃음을 잘 짓던 그녀가 보고 싶었다.
그때 여성복을 우연히 둘러보던 나의 눈을 의심케 했던 건 대각선 맞은편에 위치한 여성복 매장에서 여직원의 설명을 듣는 희수가 있어서다. 멀리서도 알 수 있는 그녀 특유의 몸짓이 있다.
187-189쪽, 당신 안에 네가 있다
케스는 밖으로 조심조심 나와 주변을 살폈다. 현재 섭씨 9도 습도 75% 세계 여러 나라 중에 랜덤으로 내린 한국이다. 이곳 지구인들의 생태와 환경, 취약점, 향후 10년 동안의 발전 성향을 취합하러 왔다. 당장 지구의 한국, 그중에 현재 정착한 곳의 특징을 살핀다.
한국의 수도 서울을 중심으로 외곽지역에 있는 경기도의 한적한 마을. 근처에 마을버스 양현정류장이 보였다. 10분 후 출발 예정이며 서울시외버스터미널이 종점이었다.
지구인들은 우리와 다르게 두 발로 걸어야 하고 짐짝같이 생긴 바퀴 달린 버스나 아주 기다란 동굴 모양의 지하철, 승용차를 이용하여 이동한다. 코드 암호나 위치 이동 센서 버튼을 이용해 순간 이동하는 우리와 영 다르다. 한마디로 힘들게 산다.
204쪽, 별을 떠난 여행
서울에 올라와 모처럼 서울 중심지에 있는 한 백화점에 갔다. 그동안 희미하게 떠돌던 나의 정체성의 그림자가 점점 뚜렷하게 다가옴을 느낀다.
어느 날 본의 아니게 사람의 마음을 읽고 보기 시작한 이후로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님을 더욱 알게 되었다. 그건 다시 생각해 보아도 내 일생에 다시 오지 않을 기회였고, 나 아닌 타인의 소중함과 존귀함을 절실히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남성 의류 매장이 있는 3층을 돌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래층을 가던 중, 예전에 직접 운영해 보고 싶었던 전통찻집을 떠올렸다. 언젠가 서울 외곽 지역에 있던 고풍스러운 한옥 찻집을 가 본 이후 소담한 분위기와 차분함에 매료돼 한번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었다. 그때 같이 들렸던 사람이 내 여자 친구이자 한때 연인이었던 희수다. 도트 원피스를 즐겨 입던 그녀가 불현듯 보고 싶다.
3년 전부터 알고 지내 온 희수는 학사 출신이었고 여의도의 한 직장에 다니고 있던 터였다. 하지만 막상 자신이 하는 일과 영업부서 팀원으로서 하루하루가 힘에 부쳐 진로를 고민해 왔다. 결국 내가 일하는 학원을 오게 된 그날은 당직이었고 저녁 9시가 넘은 시각에 그녀가 왔었다. 그날 그녀가 입었던 청색 계통의 하늘색 도트 원피스가 지금도 떠오른다. 가을날, 코스모스처럼 야리야리해 보이던 모습과 달리 당차게 말을 이어갔다. 자신의 환경과 업무, 거기다가 성격상 맞지 않는 부서라며 입시에 대한 상담을 의뢰했다. 우리는 첫 만남이지만 왠지 대화가 잘 통해 서로 호감을 가졌고 그녀가 자신의 일에 왜 만족하지 못하고 힘에 겨워하는지 우리는 하나하나 대화를 통해 원인을 찾아 나가기로 했다. 매일 밤늦게까지 남아 일하는 자체가 스트레스로 이만저만한 게 아니어서 자신이 이직을 생각했던 계기가 된 것 같다고 그녀 먼저 아무렇지 않은 듯이 고백했다. 그 후 그녀만의 특단의 조치로 보름 정도 제주도 여행을 간다고 했다.
다녀온 후에 더는 이직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다. 우린 일주일에 한 번은 안부 전화 겸 서로의 상황이 어떤지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고, 달콤한 만남을 계속 이어갔다. 그녀는 그 누구보다 밝고 명랑했으며 영업부서와 잘 맞는 성격임을 스스로 알아내고 놀라워했다.
우리는 서서히 정이 들었고 흔히 말하는 여자 친구가 되었지만, 2년 여를 사귄 어느 날 하루는, 무심한 표정으로 툭 던지듯 내게 말한다. 자기는 한 달 후에 결혼하기로 했다며 느닷없이 내게 선포했다. 내가 아닌 그 누구와 결혼을 한단 말인가. 난, 도저히 상상이 안 되고 납득이 안 됐다. 그간의 적지 않게 쌓아 온 시간은 뭐였는지 자괴감만 들 뿐인데도 막상 당사자는 알쏭달쏭한 궤변만 내게 늘어놓고 떠나 버렸다. 하루 사이에 이별 통보를 받은 나는 그녀를 나무랄 새도 없이 세월만 보냈고 아픔만 고스란히 기억에 남아 있었다.
날 사랑하지만 사랑과 결혼은 별개의 것이라는 논리 아닌 논리를 늘어놓더니, 마지막 키스를 끝으로 내게서 날아가 버렸다. 유난히 눈웃음을 잘 짓던 그녀가 보고 싶었다.
그때 여성복을 우연히 둘러보던 나의 눈을 의심케 했던 건 대각선 맞은편에 위치한 여성복 매장에서 여직원의 설명을 듣는 희수가 있어서다. 멀리서도 알 수 있는 그녀 특유의 몸짓이 있다.
187-189쪽, 당신 안에 네가 있다
케스는 밖으로 조심조심 나와 주변을 살폈다. 현재 섭씨 9도 습도 75% 세계 여러 나라 중에 랜덤으로 내린 한국이다. 이곳 지구인들의 생태와 환경, 취약점, 향후 10년 동안의 발전 성향을 취합하러 왔다. 당장 지구의 한국, 그중에 현재 정착한 곳의 특징을 살핀다.
한국의 수도 서울을 중심으로 외곽지역에 있는 경기도의 한적한 마을. 근처에 마을버스 양현정류장이 보였다. 10분 후 출발 예정이며 서울시외버스터미널이 종점이었다.
지구인들은 우리와 다르게 두 발로 걸어야 하고 짐짝같이 생긴 바퀴 달린 버스나 아주 기다란 동굴 모양의 지하철, 승용차를 이용하여 이동한다. 코드 암호나 위치 이동 센서 버튼을 이용해 순간 이동하는 우리와 영 다르다. 한마디로 힘들게 산다.
204쪽, 별을 떠난 여행
목차
목차
저자의 말
다만 강한 바람이 불었다
식지 않은 토마토
바람이 사는 숲
나무가 된 남자
꿈꾸는 빛을 살다
시간의 역습
당신 안에 네가 있다
별을 떠난 여행
다만 강한 바람이 불었다
식지 않은 토마토
바람이 사는 숲
나무가 된 남자
꿈꾸는 빛을 살다
시간의 역습
당신 안에 네가 있다
별을 떠난 여행
저자
저자
박예손
학창 시절 문학에 심취하여 작가를 꿈꿨다. 세월이 한참 흐른 후에도 매일같이 책을 보며 시와 함께 살다 문예창작과에 들어갔다. 시로 데뷔 후(2017). 창조문예를 통해 소설로 등단(2021). 시도 때도 없이 꿈을 꾸면서도 늘 소설을 구상하고 집필하는 걸 보면 틀림없는 소설가가 맞다. 언제나 마흔하나 나이로 살고 있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기독교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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