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없는 시대
혼자의 삶을 지키는 돌봄의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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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너머의 세계를 가꾸고 상상하는
살뜰하고 섬세한 돌봄의 기록
정상가족 바깥에서 삶을 열어가기 위해,
혼자여도 존중받는 사회를 지어가기 위해,
더 많은 난삽한 관계를 위해
** 돌봄을 혼자 감당하지 않기 위한 생활정보 특별 수록! **
징그러운 가족사, 원치 않았던 돌봄과 장례, 상속의 과정을 통과하며 써내려간 1986년생 청년의 자기 기록이자, 가족이라는 틀을 넘어 더 많은 타인과의 연결을 모색하는 치밀하고 섬세한 생활정치서. 유년 시절의 한 시점에 정상가족 바깥으로 밀려났던 저자는 그 이후로 ‘가족’이라는 관계 형태에 의문을 품고 독립적인 1인가구의 삶을 일구어나간다. 그에게 가족이란 사적인 헌신과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고, 설명되지 않는 상처와 불합리는 덮어버리는 면죄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 시간 관계가 단절되다시피 했던 아버지에게 급작스레 병이 찾아오면서 그의 인생은 큰 변화를 맞는다. 아버지의 돌봄을 독박으로 떠안게 된 것이다. 하나뿐인 자식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홀로 떠안고, 원치 않는 방식으로 다시 가족과 조우하면서 그는 깨닫는다. 문제는 가족 그 자체라기보다 ‘가족이 기본값이 되는 방식’이라는 것을. 돌봄과 의료, 주거와 행정 절차, 장례와 상속까지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는 과정에서 그는 그 모든 제도의 출발점이 한 명의 개인이 아닌 ‘가족관계’로 설정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혈연 가족 혹은 법적 가족이 없거나,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혼자이거나, 가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방치된 이는 그 제도에 접근조차 할 수 없을뿐더러 끊임없이 자기 존재를 변명해야 한다. 자신이 통과한 돌봄의 모든 과정을 세세히 기록하기로 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돌봄을 오직 혈연 가족의 문제로 귀속시킬 때 가족이 없는 사람, 가족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혼자인 사람은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 이 귀한 기록이 파고드는 것은 정확히 그 지점이다. 가족 없이 ‘혼자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자신의 삶에서든, 제도와 행정에서든 소외당하지 않고 더 넓은 세계와 연결될 수 있도록, 이 사회를 새롭게 지어가자는 제안이다.
살뜰하고 섬세한 돌봄의 기록
정상가족 바깥에서 삶을 열어가기 위해,
혼자여도 존중받는 사회를 지어가기 위해,
더 많은 난삽한 관계를 위해
** 돌봄을 혼자 감당하지 않기 위한 생활정보 특별 수록! **
징그러운 가족사, 원치 않았던 돌봄과 장례, 상속의 과정을 통과하며 써내려간 1986년생 청년의 자기 기록이자, 가족이라는 틀을 넘어 더 많은 타인과의 연결을 모색하는 치밀하고 섬세한 생활정치서. 유년 시절의 한 시점에 정상가족 바깥으로 밀려났던 저자는 그 이후로 ‘가족’이라는 관계 형태에 의문을 품고 독립적인 1인가구의 삶을 일구어나간다. 그에게 가족이란 사적인 헌신과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고, 설명되지 않는 상처와 불합리는 덮어버리는 면죄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 시간 관계가 단절되다시피 했던 아버지에게 급작스레 병이 찾아오면서 그의 인생은 큰 변화를 맞는다. 아버지의 돌봄을 독박으로 떠안게 된 것이다. 하나뿐인 자식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홀로 떠안고, 원치 않는 방식으로 다시 가족과 조우하면서 그는 깨닫는다. 문제는 가족 그 자체라기보다 ‘가족이 기본값이 되는 방식’이라는 것을. 돌봄과 의료, 주거와 행정 절차, 장례와 상속까지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는 과정에서 그는 그 모든 제도의 출발점이 한 명의 개인이 아닌 ‘가족관계’로 설정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혈연 가족 혹은 법적 가족이 없거나,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혼자이거나, 가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방치된 이는 그 제도에 접근조차 할 수 없을뿐더러 끊임없이 자기 존재를 변명해야 한다. 자신이 통과한 돌봄의 모든 과정을 세세히 기록하기로 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돌봄을 오직 혈연 가족의 문제로 귀속시킬 때 가족이 없는 사람, 가족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혼자인 사람은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 이 귀한 기록이 파고드는 것은 정확히 그 지점이다. 가족 없이 ‘혼자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자신의 삶에서든, 제도와 행정에서든 소외당하지 않고 더 넓은 세계와 연결될 수 있도록, 이 사회를 새롭게 지어가자는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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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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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너머의 세계를 가꾸고 상상하는
살뜰하고 섬세한 돌봄의 기록
정상가족 바깥에서 삶을 열어가기 위해,
혼자여도 존중받는 사회를 지어가기 위해,
더 많은 난삽한 관계를 위해
** 최현숙(작가), 장재열(상담가 겸 작가), 신경아(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강력 추천 **
** 돌봄을 혼자 감당하지 않기 위한 생활 정보 특별 수록 **
징그러운 가족사, 원치 않았던 돌봄과 장례, 상속의 과정을 통과하며 써내려간 1986년생 청년의 자기 기록이자, 가족이라는 틀을 넘어 더 많은 타인과의 연결을 모색하는 치밀하고 섬세한 생활정치서. 유년 시절의 한 시점에 정상가족 바깥으로 밀려났던 저자는 그 이후로 '가족'이라는 관계 형태에 의문을 품고 독립적인 1인가구의 삶을 일구어나간다. 그에게 가족이란 사적인 헌신과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고, 설명되지 않는 상처와 불합리는 덮어버리는 면죄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 시간 관계가 단절되다시피 했던 아버지에게 급작스레 병이 찾아오면서 그의 인생은 큰 변화를 맞는다. 아버지의 돌봄을 독박으로 떠안게 된 것이다. 하나뿐인 자식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홀로 떠안고, 원치 않는 방식으로 다시 가족과 조우하면서 그는 깨닫는다. 문제는 가족 그 자체라기보다 '가족이 기본값이 되는 방식'이라는 것을. 돌봄과 의료, 주거와 행정 절차, 장례와 상속까지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는 과정에서 그는 그 모든 제도의 출발점이 한 명의 개인이 아닌 '가족관계'로 설정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혈연 가족 혹은 법적 가족이 없거나,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혼자이거나, 가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방치된 이는 그 제도에 접근조차 할 수 없을뿐더러 끊임없이 자기 존재를 변명해야 한다. 자신이 통과한 돌봄의 모든 과정을 세세히 기록하기로 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돌봄을 오직 혈연 가족의 문제로 귀속시킬 때 가족이 없는 사람, 가족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혼자인 사람은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 이 귀한 기록이 파고드는 것은 정확히 그 지점이다. 가족 없이 '혼자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자신의 삶에서든, 제도와 행정에서든 소외당하지 않고 더 넓은 세계와 연결될 수 있도록, 이 사회를 새롭게 지어가자는 제안이다.
가족이라는 기본값이 작동하지 않을 때: 가족 없이 '나'로서 말하기
한국은 '가족' 이야기를 참 좋아하는 나라다. 연애에서 시작해 결혼, 이혼, 재혼, 양육까지 인생의 크고 작은 사건들이 대개 가족 서사로 포장된다. 그런 맥락에서 가족은 선택지가 아니라 기본값이다.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시스템은 늘 가족을 앞세워 묻고 요구한다. 그렇다면 그 기본값이 작동하지 않을 때 개인은 어떤 일을 겪게 될까?
사실 가족은 불편한 순간에 가장 많이 소환되는 말이기도 하다. 책임과 감정노동을 떠넘기고, 사적인 헌신과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고, 설명되지 않은 상처와 불합리를 덮어버리는 가장 손쉬운 면죄부.
저자는 부모님의 이혼과 그 이후 반복된 아버지의 사실혼으로 인해 정상가족 바깥으로 밀려났던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해, 그 오랜 부대낌에 대해 담담히 이야기한다. 가족 이야기를 시작하면 너무나 많고 복잡한 설명을 늘어놓아야 했기에, 그 속에서 정작 자신은 소외되었기에 차라리 침묵을 택했다. "가족이라는 관계로 나를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상황을 어떻게든 피하고 싶었다. 가족이라는 배경 없이 그저 나로서 말하고 싶었다."
이 책이 이야기하는 '가족 없는 시대'란 가족이 완전히 사라진 시대를 뜻하지 않는다. 저자는 '가족 없는 시대'를 '가족이라는 장치가 더 강하게 작동하는 시대'라는 역설적 의미로 다시 읽어낸다. 가족이 점점 더 사라지는 시대, 즉 "많은 사람들이 '가족'이라는 관계 형태에 의문을 품고 '정상가족'의 바깥에서 살아가는 시대"(신경아)지만, 사회는 여전히 삶의 과정 전반을 '혈연가족'과 '법적 가족'에 묶어두기 때문이다.
"내 이야기의 도착지는 결국 '나'가 아니라 '우리'였다": 예고 없이 닥친 돌봄, 그리고 기록
'혈연가족'이라는 관계 형태에 의문을 품고 독립적인 1인가구의 삶을 일구어나가던 저자는 어느 날 급작스러운 연락을 받게 된다. 오랜 시간 물리적으로나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고 살아온 아빠가 갑자기 이상해졌다는 연락이었다. 아빠와 함께 지내던 여성은 이제 자신과는 관계가 끝났으니 그를 돌보는 건 자식의 책임 아니겠냐고 통보해왔다. 아빠와 함께 공장을 운영하던 또 다른 이는 아빠의 상태가 나빠지자 법인 명의를 급작스레 아빠 앞으로 돌려놓고는 혼자 빠져나가려 했다.
"그들과 아빠는 법적으로 아무런 관계도 아니었다. 함께 산 세월도, 사업을 같이 꾸린 시간도, 가족관계증명서에는 남지 않으니까. 그들에게는 보호자로서의 권한도, 책임도 없었다. '왜 하필 나야?'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돌봄에 준비는 없었다. 그저 그렇게 아무런 예고 없이 닥쳤다."
급작스레 아빠의 돌봄을 떠맡고, 그 이후로 장례와 상속 절차까지 홀로 치르게 되면서 저자는 평온했던 일상이 와르르 무너지는 경험을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힘겨운 건 '가족' '보호자' '법적 대리인'과 같은 호명이었다. 그 호명들은 당사자의 감정이나 관계의 현실은 묻지도 않은 채 감당하기 어려운 의무들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나를 짓눌렀던 것은 가족이 기본값으로 설계된 사회에서 '혼자'로서 감당해야 하는 몫 자체였다. 돌봄과 의료, 장례와 상속, 주거와 행정 절차의 출발점이 한 명의 개인이 아닌 가족관계로 설정된 구조. 누군가는 그 구조를 아무런 문제 없이 매끄럽게 통과할 수 있지만, 누군가는 매번 사정을 설명해야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애초 진입조차 할 수 없다."
법적 가족이 없거나,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혼자이거나, 가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방치된 이에게는 같은 절차도 훨씬 더 버겁게 다가온다. 이때 선택지는 급격히 줄어든다. 병원은 보호자의 동의를 요구하고, 돌봄은 가족이 맡는 것으로 상정된다. 제도에 닿기까지 요구되는 서류와 증명, 관계의 요건은 또 다른 벽이 되고, 책임은 명백히 한 사람에게 쏠린다. 치료와 간병의 결정, 응급 연락, 서류 발급과 제출, 장례 절차, 그 후에 이어지는 정산과 신고, 상속에 대한 법적 선택과 후속 처리까지. 누군가는 그것을 나눌 가족이 있지만, 누군가는 같은 일을 혼자 끝까지 떠안는다.
저자가 아빠를 돌보며 통과했던 여러 순간들을 혼자만의 것으로 남겨두신 대신 '기록'으로써 공유하고자 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내가 지나온 길은 특별하거나 예외적인 사건의 연속이라기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언젠가 마주하게 될 문제들에 가깝다." 돌봄의 상황에 처한 이들이 감당할 수 없이 마구잡이로 쏟아지는 문제들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그 과정에 대한 기록 작업을 추동했다.
"사소해 보이는 일들에서 의미를 찾고, 내가 겪은 것들을 기록하고, 동의되지 않는 부분들을 질문하고, 끝내는 정치와 제도의 언어로 다시 말해보려 했다. 그것은 개인이 감당하던 일을 사회의 질문으로 바꾸는 작업이었다. '왜 나만 이렇게 어렵지?'라는 탄식을 '왜 이 구조는 누군가를 매번 박아 세우지?'라는 질문으로 바꾸는 것. 내 이야기의 도착지는 결국 '나'가 아니라 '우리'였다."
가족 없는 시대의 다음 장면: 관계의 이름을 다시 쓰기 위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삶을 위해
혼자 사는 사람이 '드문 예외'였던 시절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 서울의 경우 거의 열 집 중 네 집이 1인가구다. 혼자 사는 삶이 '특이한 소수'의 선택이 아니라 이미 우리 사회의 가장 흔한 생활 방식 가운데 하나가 된 것이다. 현실이 이런데도 결혼, 혈연가족을 만병통치약처럼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는 여전하다.
"중요한 것은 결혼 여부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돌봄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가이다. 그러니 이제 새로운 질문들을 구성해야 한다. 혼자든 함께든 관계의 형태와 무관하게 안전과 존엄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는가. 아플 때 돌봄 서비스와 의료, 주거와 소득 지원이 끊기지 않고 연결되는가."
혼자의 삶은 누군가와 함께하는 삶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아플 때 연락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관계와 네트워크가 있어야 하고, 몸이 불편하거나 기억이 흐려져 병원, 관공서, 은행 업무를 처리하기 어려울 때 동행해주거나 절차를 함께 밟아줄 사람과 제도가 필요하다. 돌봄, 행정, 안전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구조로 자리 잡고 있어서 개인의 운이나 주변의 호의에 기댈 필요가 없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선택한 삶을 사는 것이 그 자체로 존중받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문제는 그 연결이 아직 안정적인 제도로 구현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가족이 되더라도 이를 법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경로는 지나치게 협소한데, 가족관계를 결혼과 입양에 매어두기 때문이다. 이 제도적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누가, 어떤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할 것인가. 결국 핵심은 '특별한 혜택'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사람이 위기 상황에서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제도에 있다.
제도가 아직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을 뿐, 이런 움직임은 삶의 현장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위급한 순간에 서로의 곁이 될 수 있도록, 친구와 함께 성인입양이라는 제도를 선택하기도 한다. 결혼이나 혈연이 아닌 관계는 보호해주지 않는 사회에서 기존의 틀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다. 또 어떤 이들은 한 지역에서 20년이 넘는 세월을 통과하며 돌봄과 일상을 나누고, 노년을 함께 대비할 공동체 주택까지 구상한다. 관계를 둘러싼 이런 실험들은 앞으로 제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한발 앞서 보여준다.
"이제 가족 없는 시대를 함께 살아가자. 그리고 그 시대의 다음 장면을 함께 만들어가자."
살뜰하고 섬세한 돌봄의 기록
정상가족 바깥에서 삶을 열어가기 위해,
혼자여도 존중받는 사회를 지어가기 위해,
더 많은 난삽한 관계를 위해
** 최현숙(작가), 장재열(상담가 겸 작가), 신경아(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강력 추천 **
** 돌봄을 혼자 감당하지 않기 위한 생활 정보 특별 수록 **
징그러운 가족사, 원치 않았던 돌봄과 장례, 상속의 과정을 통과하며 써내려간 1986년생 청년의 자기 기록이자, 가족이라는 틀을 넘어 더 많은 타인과의 연결을 모색하는 치밀하고 섬세한 생활정치서. 유년 시절의 한 시점에 정상가족 바깥으로 밀려났던 저자는 그 이후로 '가족'이라는 관계 형태에 의문을 품고 독립적인 1인가구의 삶을 일구어나간다. 그에게 가족이란 사적인 헌신과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고, 설명되지 않는 상처와 불합리는 덮어버리는 면죄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 시간 관계가 단절되다시피 했던 아버지에게 급작스레 병이 찾아오면서 그의 인생은 큰 변화를 맞는다. 아버지의 돌봄을 독박으로 떠안게 된 것이다. 하나뿐인 자식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홀로 떠안고, 원치 않는 방식으로 다시 가족과 조우하면서 그는 깨닫는다. 문제는 가족 그 자체라기보다 '가족이 기본값이 되는 방식'이라는 것을. 돌봄과 의료, 주거와 행정 절차, 장례와 상속까지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는 과정에서 그는 그 모든 제도의 출발점이 한 명의 개인이 아닌 '가족관계'로 설정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혈연 가족 혹은 법적 가족이 없거나,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혼자이거나, 가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방치된 이는 그 제도에 접근조차 할 수 없을뿐더러 끊임없이 자기 존재를 변명해야 한다. 자신이 통과한 돌봄의 모든 과정을 세세히 기록하기로 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돌봄을 오직 혈연 가족의 문제로 귀속시킬 때 가족이 없는 사람, 가족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혼자인 사람은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 이 귀한 기록이 파고드는 것은 정확히 그 지점이다. 가족 없이 '혼자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자신의 삶에서든, 제도와 행정에서든 소외당하지 않고 더 넓은 세계와 연결될 수 있도록, 이 사회를 새롭게 지어가자는 제안이다.
가족이라는 기본값이 작동하지 않을 때: 가족 없이 '나'로서 말하기
한국은 '가족' 이야기를 참 좋아하는 나라다. 연애에서 시작해 결혼, 이혼, 재혼, 양육까지 인생의 크고 작은 사건들이 대개 가족 서사로 포장된다. 그런 맥락에서 가족은 선택지가 아니라 기본값이다.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시스템은 늘 가족을 앞세워 묻고 요구한다. 그렇다면 그 기본값이 작동하지 않을 때 개인은 어떤 일을 겪게 될까?
사실 가족은 불편한 순간에 가장 많이 소환되는 말이기도 하다. 책임과 감정노동을 떠넘기고, 사적인 헌신과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고, 설명되지 않은 상처와 불합리를 덮어버리는 가장 손쉬운 면죄부.
저자는 부모님의 이혼과 그 이후 반복된 아버지의 사실혼으로 인해 정상가족 바깥으로 밀려났던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해, 그 오랜 부대낌에 대해 담담히 이야기한다. 가족 이야기를 시작하면 너무나 많고 복잡한 설명을 늘어놓아야 했기에, 그 속에서 정작 자신은 소외되었기에 차라리 침묵을 택했다. "가족이라는 관계로 나를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상황을 어떻게든 피하고 싶었다. 가족이라는 배경 없이 그저 나로서 말하고 싶었다."
이 책이 이야기하는 '가족 없는 시대'란 가족이 완전히 사라진 시대를 뜻하지 않는다. 저자는 '가족 없는 시대'를 '가족이라는 장치가 더 강하게 작동하는 시대'라는 역설적 의미로 다시 읽어낸다. 가족이 점점 더 사라지는 시대, 즉 "많은 사람들이 '가족'이라는 관계 형태에 의문을 품고 '정상가족'의 바깥에서 살아가는 시대"(신경아)지만, 사회는 여전히 삶의 과정 전반을 '혈연가족'과 '법적 가족'에 묶어두기 때문이다.
"내 이야기의 도착지는 결국 '나'가 아니라 '우리'였다": 예고 없이 닥친 돌봄, 그리고 기록
'혈연가족'이라는 관계 형태에 의문을 품고 독립적인 1인가구의 삶을 일구어나가던 저자는 어느 날 급작스러운 연락을 받게 된다. 오랜 시간 물리적으로나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고 살아온 아빠가 갑자기 이상해졌다는 연락이었다. 아빠와 함께 지내던 여성은 이제 자신과는 관계가 끝났으니 그를 돌보는 건 자식의 책임 아니겠냐고 통보해왔다. 아빠와 함께 공장을 운영하던 또 다른 이는 아빠의 상태가 나빠지자 법인 명의를 급작스레 아빠 앞으로 돌려놓고는 혼자 빠져나가려 했다.
"그들과 아빠는 법적으로 아무런 관계도 아니었다. 함께 산 세월도, 사업을 같이 꾸린 시간도, 가족관계증명서에는 남지 않으니까. 그들에게는 보호자로서의 권한도, 책임도 없었다. '왜 하필 나야?'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돌봄에 준비는 없었다. 그저 그렇게 아무런 예고 없이 닥쳤다."
급작스레 아빠의 돌봄을 떠맡고, 그 이후로 장례와 상속 절차까지 홀로 치르게 되면서 저자는 평온했던 일상이 와르르 무너지는 경험을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힘겨운 건 '가족' '보호자' '법적 대리인'과 같은 호명이었다. 그 호명들은 당사자의 감정이나 관계의 현실은 묻지도 않은 채 감당하기 어려운 의무들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나를 짓눌렀던 것은 가족이 기본값으로 설계된 사회에서 '혼자'로서 감당해야 하는 몫 자체였다. 돌봄과 의료, 장례와 상속, 주거와 행정 절차의 출발점이 한 명의 개인이 아닌 가족관계로 설정된 구조. 누군가는 그 구조를 아무런 문제 없이 매끄럽게 통과할 수 있지만, 누군가는 매번 사정을 설명해야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애초 진입조차 할 수 없다."
법적 가족이 없거나,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혼자이거나, 가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방치된 이에게는 같은 절차도 훨씬 더 버겁게 다가온다. 이때 선택지는 급격히 줄어든다. 병원은 보호자의 동의를 요구하고, 돌봄은 가족이 맡는 것으로 상정된다. 제도에 닿기까지 요구되는 서류와 증명, 관계의 요건은 또 다른 벽이 되고, 책임은 명백히 한 사람에게 쏠린다. 치료와 간병의 결정, 응급 연락, 서류 발급과 제출, 장례 절차, 그 후에 이어지는 정산과 신고, 상속에 대한 법적 선택과 후속 처리까지. 누군가는 그것을 나눌 가족이 있지만, 누군가는 같은 일을 혼자 끝까지 떠안는다.
저자가 아빠를 돌보며 통과했던 여러 순간들을 혼자만의 것으로 남겨두신 대신 '기록'으로써 공유하고자 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내가 지나온 길은 특별하거나 예외적인 사건의 연속이라기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언젠가 마주하게 될 문제들에 가깝다." 돌봄의 상황에 처한 이들이 감당할 수 없이 마구잡이로 쏟아지는 문제들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그 과정에 대한 기록 작업을 추동했다.
"사소해 보이는 일들에서 의미를 찾고, 내가 겪은 것들을 기록하고, 동의되지 않는 부분들을 질문하고, 끝내는 정치와 제도의 언어로 다시 말해보려 했다. 그것은 개인이 감당하던 일을 사회의 질문으로 바꾸는 작업이었다. '왜 나만 이렇게 어렵지?'라는 탄식을 '왜 이 구조는 누군가를 매번 박아 세우지?'라는 질문으로 바꾸는 것. 내 이야기의 도착지는 결국 '나'가 아니라 '우리'였다."
가족 없는 시대의 다음 장면: 관계의 이름을 다시 쓰기 위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삶을 위해
혼자 사는 사람이 '드문 예외'였던 시절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 서울의 경우 거의 열 집 중 네 집이 1인가구다. 혼자 사는 삶이 '특이한 소수'의 선택이 아니라 이미 우리 사회의 가장 흔한 생활 방식 가운데 하나가 된 것이다. 현실이 이런데도 결혼, 혈연가족을 만병통치약처럼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는 여전하다.
"중요한 것은 결혼 여부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돌봄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가이다. 그러니 이제 새로운 질문들을 구성해야 한다. 혼자든 함께든 관계의 형태와 무관하게 안전과 존엄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는가. 아플 때 돌봄 서비스와 의료, 주거와 소득 지원이 끊기지 않고 연결되는가."
혼자의 삶은 누군가와 함께하는 삶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아플 때 연락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관계와 네트워크가 있어야 하고, 몸이 불편하거나 기억이 흐려져 병원, 관공서, 은행 업무를 처리하기 어려울 때 동행해주거나 절차를 함께 밟아줄 사람과 제도가 필요하다. 돌봄, 행정, 안전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구조로 자리 잡고 있어서 개인의 운이나 주변의 호의에 기댈 필요가 없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선택한 삶을 사는 것이 그 자체로 존중받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문제는 그 연결이 아직 안정적인 제도로 구현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가족이 되더라도 이를 법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경로는 지나치게 협소한데, 가족관계를 결혼과 입양에 매어두기 때문이다. 이 제도적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누가, 어떤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할 것인가. 결국 핵심은 '특별한 혜택'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사람이 위기 상황에서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제도에 있다.
제도가 아직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을 뿐, 이런 움직임은 삶의 현장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위급한 순간에 서로의 곁이 될 수 있도록, 친구와 함께 성인입양이라는 제도를 선택하기도 한다. 결혼이나 혈연이 아닌 관계는 보호해주지 않는 사회에서 기존의 틀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다. 또 어떤 이들은 한 지역에서 20년이 넘는 세월을 통과하며 돌봄과 일상을 나누고, 노년을 함께 대비할 공동체 주택까지 구상한다. 관계를 둘러싼 이런 실험들은 앞으로 제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한발 앞서 보여준다.
"이제 가족 없는 시대를 함께 살아가자. 그리고 그 시대의 다음 장면을 함께 만들어가자."
목차
목차
들어가는 말 | 가족 없는 시대의 질문들 ㆍ 7
1. 기본값 못하는 가족 ㆍ 17
보이지 않는 가족 | 되돌릴 수 없었던 방향 | 떠난 사람, 떠안은 짐 | 낯선 이들과의 가족극 | 말하지 않는 삶의 시작 | 거리두기라는 선택
2. 가족도 남도 아닌 우리 ㆍ 49
어쩌다 독립 | 삶을 붙들어준 관계들 | 냉장고를 공유하면 식구 | 혼자도 가족은 가족 | 가족 너머의 세계 | 무인도에 살지 않기 위해
3. 예고 없이 닥친 돌봄 ㆍ 83
시작은 전화 한 통 | 무너지고 다시 세우고 | 보호자가 된다는 것 | 혼자가 혼자를 돌보다 | 돌고 돌아 다시 가족 | 마지막 외출
4. 장례와 상속, 혼자 떠안은 몫 ㆍ 123
빈소 없는 장례 | 작은 추모식 | 떠나보낸 이들과의 대화 | 본 적 없는 서류상 가족 찾기 | 상속포기, 나를 위한 결정 | 산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낸다
5. 관계의 이름을 다시 쓰기 위해 ㆍ 157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 | 가족의 자리를 넓히기 위해 | 빈집 그리고 빈자리 | 정책이 곧 삶 | 혼자일 권리? 혼자일 수 있는 권리! |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삶을 위해
나가는 말 | 혼자의 삶에서 함께의 조건으로 ㆍ 195
부록: 혼자 감당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정보 ㆍ 201
PART 1. 사전 준비 영역 ㆍ 202
PART 2. 돌봄·의료 영역 ㆍ 214
PART 3. 장례·추모 영역 ㆍ 240
PART 4. 상속·법률 영역 ㆍ 258
1. 기본값 못하는 가족 ㆍ 17
보이지 않는 가족 | 되돌릴 수 없었던 방향 | 떠난 사람, 떠안은 짐 | 낯선 이들과의 가족극 | 말하지 않는 삶의 시작 | 거리두기라는 선택
2. 가족도 남도 아닌 우리 ㆍ 49
어쩌다 독립 | 삶을 붙들어준 관계들 | 냉장고를 공유하면 식구 | 혼자도 가족은 가족 | 가족 너머의 세계 | 무인도에 살지 않기 위해
3. 예고 없이 닥친 돌봄 ㆍ 83
시작은 전화 한 통 | 무너지고 다시 세우고 | 보호자가 된다는 것 | 혼자가 혼자를 돌보다 | 돌고 돌아 다시 가족 | 마지막 외출
4. 장례와 상속, 혼자 떠안은 몫 ㆍ 123
빈소 없는 장례 | 작은 추모식 | 떠나보낸 이들과의 대화 | 본 적 없는 서류상 가족 찾기 | 상속포기, 나를 위한 결정 | 산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낸다
5. 관계의 이름을 다시 쓰기 위해 ㆍ 157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 | 가족의 자리를 넓히기 위해 | 빈집 그리고 빈자리 | 정책이 곧 삶 | 혼자일 권리? 혼자일 수 있는 권리! |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삶을 위해
나가는 말 | 혼자의 삶에서 함께의 조건으로 ㆍ 195
부록: 혼자 감당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정보 ㆍ 201
PART 1. 사전 준비 영역 ㆍ 202
PART 2. 돌봄·의료 영역 ㆍ 214
PART 3. 장례·추모 영역 ㆍ 240
PART 4. 상속·법률 영역 ㆍ 258
저자
저자
차해영
마포구의회에서 일하며 현장의 문제를 제도로 옮겨왔다. 정치를 시작하기 전에는 소리 미디어 기반의 미디어교육 활동 을 통해 다양한 세대·집단을 만나며 각자의 삶이 말이 되고 기록이 되는 순간을 함께했다. 또한 음식 기반의 소셜다이닝 과 커뮤니티 실험을 진행하며 1인가구의 삶을 연결하는 관계의 장을 만들고, 그 경험이 정책과 제도로 이어지도록 과정을 설계해왔다. 지금은 도시 디자인을 공부하며 지역 기반 돌봄과 공간정책을 연구하며, 돌봄의 공백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방식 대신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길을 찾고 있다. '혼자'라는 삶의 형태가 권리와 안전,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기록하고, 설계하고, 제안하는 일을 해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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