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노년문학의 총체적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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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완서는 1970년 장편 「나목」으로 문단에 데뷔한 후 2011년 작고할 때까지 장편소설 20여 편과 단편소설 120여 편을 펴냈다. 이중 노년의 삶과 서사를 다룬 작품은 총 45편으로 전체의 37%에 해당한다. 인간은 누구나 나이를 먹으며 늙어가게 마련이다. 늙게 되면 질병을 앓게 되고 종국에는 서서히 죽어갈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인간은 생노병사의 과정을 밟게 되며 자연의 일부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통계청은 2025년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000만 명(1051만명)을 넘어서면서 전체 인구 5명 가운데 1명(20.3%)은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본다. 생산가능인구(15 ~ 64세) 100명이 부양해야 할 노인과 유소년(0 ~ 14세) 수는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36.7명)에서 2065년 1위(117.8명)에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가 늘면서 2050년쯤에는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40%에 육박하는 가운데, 1인 가구의 43%는 70세 이상 혼자 사는 노인일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2022. 06. 28)했다. 평균 가구원수는 2020년 2.37명에서 점차 줄면서 2050년 1.91명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심각한 것은 2020년에는 1인가구 중 30대 이하의 비중이 36.7%로 가장 높지만 2050년에는 70대 이상이 42.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다.
그래도 사정은 일본보다는 낫다. 일본에서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총인구의 29.1%에 달해 일본 및 세계기록을 경신했다고 일본 NHK 방송이 이미 보도(2021. 9. 19)한 바 있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실로 다양한 연구방법론을 적용하여 다양한 성격을 지니는 박완서 노년문학의 핵심을 파악하려고 노력하였다는 점이다. 1970 ~ 2000년대 노년문학을 샹탈무페의 정치철학이론이나 레비나스의 ‘타자의 주체성’이론과 ‘에로스’이론으로 본격적으로 접근해 보았다. 레비나스가 제시한 주체성과 관련된 ‘절망적 고독’은 작가 박완서가 일상적 삶에서 부딪치며 체득한 절망적 고독과 공유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또 1990년대와 2000년대의 작품을 노인들을 노화로 이끄는 현상을 설명해주는 심리학적ㆍ사회학적 노년학이론인 해빙허스트의 발달과업 이론이나 해빙허스트의 활동이론, 로소우의 교환이론 그리고 생애과정 이론을 융합적으로 활용한 이론을 적용시켜 흥미로운 분석을 시도해보았다. 그레마스의 기호학적 담론 중에서 가장 유명한 ‘기호학적 사각형’을 활용하여 박완서의 노년 소설에 나타나는 노화의 다양한 현상을 분석해보기도 했다.
이 중에서 샹탈 무페의 정치철학 이론을 적용시켜 본 성과만을 예시하기로 한다. 첫째, 〈카메라와 워커〉에서 작가 박완서는 ’적대‘를 배제의 대상으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적’을 경쟁자로 받아들이는 성숙한 정치를 민주주의 국가의 요건으로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입장일 때 갈등과 대립의 정치는 포용의 정치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로열박스〉에서는 시장 메카니즘에서 승리를 맛보는 계층에게도 많은 상처와 허위의식이 은폐되어 있음을 파헤치고 있다. 시장경제의 냉혹함과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따뜻함의 공존을 경계선에서 묘사해 보여주고 있다. 셋째, 〈공놀이하는 여자〉에서 아란 엄마의 행동 양태는 가진 자의 상징인 권력과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인민’의 성격을 포괄하는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행위를 통해 경제적 불평등의 해소는 요원하지만, 민주주의적 평등을 지향하는 침묵의 움직임은 강렬함을 보여주고 있다. 넷째, 〈거저나 마찬가지〉에서는 대항헤게모니가 새롭게 지배헤게모니로 역전된 현상이 그려진다. 작가는 세상이 뒤바뀌고 나서의 상황을 묘사하면서 대항헤게모니 내부의 도덕적 해이를 꼬집고 있다. 그 외에도 박완서 문학에 나타나는 다양한 ‘죽음’의 양상을 통시적으로 중요한 몇 작품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포말의 집」ㆍ「해산바가지」ㆍ「환각의 나비」의 치매서사에 나타난 자존감 보존양상을 다루는 과정에서는 니체와 들뢰즈의 이론으로 기억과 망각의 경계에 있는 치매환자를 분석하면서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요즈음 치매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작가들이 작품 속에서 다양한 치매환자를 등장시키고 있다. 치매(dementia)라는 용어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었으며, 정신이 나간 상태, 정신이 없어진 상태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는 치매를 노망, 망령이라고 부르면서 노인이 되면 당연히 겪게 되는 생리적인 현상으로 간주했으나 의학이 발달하면서 최근에는 극복해야 할 대표적인 뇌의 질환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가 제일 많으며 전체 치매의 약 40 ~ 50%를 차지한다. 두 번째로 많은 치매는 혈관성 치매로 약 20 ~ 40%를 차지하며, 나머지 10 ~ 30%는 기타 다양한 종류의 원인에 의한 치매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문학계에서는 치매서사에 대해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는 연구가 진행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문학에서 치매 현상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소설 형식과 그 바탕에 놓인 삶과 서사와의 기본 관계를 같이 고찰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치매서사가 근대적 개인의 형성과 더불어 부상한 문학 장르의 속성을 깨고 소설 장르의 새로운 틀과 담론을 구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요즈음 병리학 서사와 치매 서사를 장르적으로 구분하는 논문들이 나오고 있다. 병리학 서사는 투쟁할 상대가 ‘질병’이므로, 치유를 기술할 뿐만 아니라 종종 글쓰기 자체가 치유의 기능을 한다. 하지만 치매 서사는 ‘자아정체성’의 본질적인 문제를 던진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치매는 기억과의 싸움이다. 환자는 갑자기 과거와 단절되고 고립이 되며 결국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 빠진다. 대체로 「포말의 집」의 시어머니의 치매 증세는 ‘전두후두형 치매’로 추정된다. 「해산바가지」의 시어머니는 고혈압으로 인한 뇌출혈 이후 노망 증세를 보이므로 ‘혈관성 치매’로 생각된다. 이에 비해 「환각의 나비」에서의 어머니는 자신의 동호수를 기억 못하는 시간.공간 장애를 나타내는 지남력 장애 징후가 있고, 종종 밖으로 나가서 실종상태에 빠지므로 ‘알츠하이머형 치매’로 생각된다.
망각의 기능은 전체로서의 사람과 자연이라는 생성 과정에 있어서 현재의 순간을 다층적인 통일체로 항상 새로 구성하는 탁월한 능력으로서, 니체적 의미에서의 ‘조형력’으로 이해할 수 있다. 「포말의 집」, 「해산바가지」에서와 달리 「환각의 나비」에서 작가 박완서는 전혀 다른 접근을 시도한다. 즉 기억과 망각의 경계에 대한 새로운 해석에 접어든다. 기억이 기존 삶에 인간을 묶어둔다면 망각은 기존의 틀을 벗어나서 완전히 다른 세계로 인간을 진입하게 만들 수 있게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신성한 공간에서 「환각의 나비」에서의 어머니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 영원한 망각을 통해 ‘큰 자연’ 그 자체가 된다. 들뢰즈에 따르면, 반복은 일반성이 구성되는 숨겨진 기저이다, 수평적 구조에서 볼 때, 우리는 즉자적으로 와해되는 순간적인 반복에서 출발하여 수동적인 종합을 경유하고, 이를 통해 능동적으로 재현된 반복으로 이행한다. 그러므로 차이는 두 반복 사이에 있으면서 반복을 통해 차이의 즉자 상태에서 일반성을 구성한다. 들뢰즈에 의하면 영원회귀는 긍정하는 역량이다. 박완서의 「환각의 나비」에서 어머니는 스스로 주체적으로 가상적 현실인 포교원을 찾아가서 구성원처럼 녹아든다. 마치 그곳은 현실에 있는 신비로운 영원회귀의 공간처럼 인식된다. 그런데 문제는 어머니가 머물고 있는 그 공간으로 딸 영주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그녀는 “현실과 환상 사이는 아무리 지척이라도 아무리 서로 투명해도 절대로 넘을 수 없는 별개의 세계니까.”라고 깨닫는다. 그러한 세계는 니체와 들뢰즈가 함께 인식했던 영원회귀의 미래의 영역으로서 완전한 허무주의의 시공간인 셈이다.
박완서의 노년문학은 1970 ~ 80년대에 쓴 작품과 1990년대에 집필한 작품, 그리고 2000년대에 내놓은 작품으로 크게 삼분된다. 세 시기에 내놓은 작품은 각각 당대의 시대상을 반영하면서 그 주제와 세부묘사에서 미세한 차이점을 보인다. 세 시기의 박완서 노년문학은 ‘기억의 글쓰기’에서 ‘포용의 글쓰기’를 거쳐 ‘상생의 글쓰기’로 나아가는 특성을 보인다. 또 작가가 작고하기 직전인 밀레니엄 시대에 창작한 작품들에는 1인칭 관찰자 시점이 많이 구사되고, 여성 화자인 노년 여성이 많이 등장하며, 주인공이나 관찰대상인 인물이 모두 치매ㆍ중풍ㆍ암ㆍ정신적 트라우마 등을 앓고 있는 환자라는 공통성을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인물을 형상화하면서 작가는 현실비판에만 머물지 않고 대안을 모색하는 ‘열린 글쓰기’를 시도하는 점이 돋보인다. 그 외에도 독자의 입장에서 흥미로운 것은 질병을 앓고 있는 노년의 여성 화자를 등장시키면서 여성적 소통방법인 ‘밥과 음식 나눠 먹기’를 소통의 매체로 활용하고 있는 점이 도드라진다는 점이다. 또 소멸과 생성의 상징인 붉은 노을, 불빛, 밝은 톤의 색채감을 절묘하게 묘사하고 있는 점, 삶과 죽음의 경계선인 약물(비아그라 vs 양잿물 등)이나 몸살ㆍ독감ㆍ폐렴 등의 가벼운 질환과 죽음에 이르는 병을 반복해서 병치하고 있는 점 등 수사기교가 탁월한 점도 특징이다.
문학이나 예술은 현실보다 항상 앞서가는 편이다. 따라서 박완서 문학연구를 통해 미래의 ‘초고령사회’를 예측해보고 그것이 가져다줄 노인 소외와 가족 간 갈등, 그리고 일인 가정과 고독사 문제 등에 대해 생각해보며, 고령사회의 심각한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통계청은 2025년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000만 명(1051만명)을 넘어서면서 전체 인구 5명 가운데 1명(20.3%)은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본다. 생산가능인구(15 ~ 64세) 100명이 부양해야 할 노인과 유소년(0 ~ 14세) 수는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36.7명)에서 2065년 1위(117.8명)에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가 늘면서 2050년쯤에는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40%에 육박하는 가운데, 1인 가구의 43%는 70세 이상 혼자 사는 노인일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2022. 06. 28)했다. 평균 가구원수는 2020년 2.37명에서 점차 줄면서 2050년 1.91명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심각한 것은 2020년에는 1인가구 중 30대 이하의 비중이 36.7%로 가장 높지만 2050년에는 70대 이상이 42.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다.
그래도 사정은 일본보다는 낫다. 일본에서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총인구의 29.1%에 달해 일본 및 세계기록을 경신했다고 일본 NHK 방송이 이미 보도(2021. 9. 19)한 바 있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실로 다양한 연구방법론을 적용하여 다양한 성격을 지니는 박완서 노년문학의 핵심을 파악하려고 노력하였다는 점이다. 1970 ~ 2000년대 노년문학을 샹탈무페의 정치철학이론이나 레비나스의 ‘타자의 주체성’이론과 ‘에로스’이론으로 본격적으로 접근해 보았다. 레비나스가 제시한 주체성과 관련된 ‘절망적 고독’은 작가 박완서가 일상적 삶에서 부딪치며 체득한 절망적 고독과 공유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또 1990년대와 2000년대의 작품을 노인들을 노화로 이끄는 현상을 설명해주는 심리학적ㆍ사회학적 노년학이론인 해빙허스트의 발달과업 이론이나 해빙허스트의 활동이론, 로소우의 교환이론 그리고 생애과정 이론을 융합적으로 활용한 이론을 적용시켜 흥미로운 분석을 시도해보았다. 그레마스의 기호학적 담론 중에서 가장 유명한 ‘기호학적 사각형’을 활용하여 박완서의 노년 소설에 나타나는 노화의 다양한 현상을 분석해보기도 했다.
이 중에서 샹탈 무페의 정치철학 이론을 적용시켜 본 성과만을 예시하기로 한다. 첫째, 〈카메라와 워커〉에서 작가 박완서는 ’적대‘를 배제의 대상으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적’을 경쟁자로 받아들이는 성숙한 정치를 민주주의 국가의 요건으로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입장일 때 갈등과 대립의 정치는 포용의 정치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로열박스〉에서는 시장 메카니즘에서 승리를 맛보는 계층에게도 많은 상처와 허위의식이 은폐되어 있음을 파헤치고 있다. 시장경제의 냉혹함과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따뜻함의 공존을 경계선에서 묘사해 보여주고 있다. 셋째, 〈공놀이하는 여자〉에서 아란 엄마의 행동 양태는 가진 자의 상징인 권력과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인민’의 성격을 포괄하는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행위를 통해 경제적 불평등의 해소는 요원하지만, 민주주의적 평등을 지향하는 침묵의 움직임은 강렬함을 보여주고 있다. 넷째, 〈거저나 마찬가지〉에서는 대항헤게모니가 새롭게 지배헤게모니로 역전된 현상이 그려진다. 작가는 세상이 뒤바뀌고 나서의 상황을 묘사하면서 대항헤게모니 내부의 도덕적 해이를 꼬집고 있다. 그 외에도 박완서 문학에 나타나는 다양한 ‘죽음’의 양상을 통시적으로 중요한 몇 작품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포말의 집」ㆍ「해산바가지」ㆍ「환각의 나비」의 치매서사에 나타난 자존감 보존양상을 다루는 과정에서는 니체와 들뢰즈의 이론으로 기억과 망각의 경계에 있는 치매환자를 분석하면서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요즈음 치매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작가들이 작품 속에서 다양한 치매환자를 등장시키고 있다. 치매(dementia)라는 용어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었으며, 정신이 나간 상태, 정신이 없어진 상태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는 치매를 노망, 망령이라고 부르면서 노인이 되면 당연히 겪게 되는 생리적인 현상으로 간주했으나 의학이 발달하면서 최근에는 극복해야 할 대표적인 뇌의 질환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가 제일 많으며 전체 치매의 약 40 ~ 50%를 차지한다. 두 번째로 많은 치매는 혈관성 치매로 약 20 ~ 40%를 차지하며, 나머지 10 ~ 30%는 기타 다양한 종류의 원인에 의한 치매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문학계에서는 치매서사에 대해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는 연구가 진행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문학에서 치매 현상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소설 형식과 그 바탕에 놓인 삶과 서사와의 기본 관계를 같이 고찰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치매서사가 근대적 개인의 형성과 더불어 부상한 문학 장르의 속성을 깨고 소설 장르의 새로운 틀과 담론을 구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요즈음 병리학 서사와 치매 서사를 장르적으로 구분하는 논문들이 나오고 있다. 병리학 서사는 투쟁할 상대가 ‘질병’이므로, 치유를 기술할 뿐만 아니라 종종 글쓰기 자체가 치유의 기능을 한다. 하지만 치매 서사는 ‘자아정체성’의 본질적인 문제를 던진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치매는 기억과의 싸움이다. 환자는 갑자기 과거와 단절되고 고립이 되며 결국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 빠진다. 대체로 「포말의 집」의 시어머니의 치매 증세는 ‘전두후두형 치매’로 추정된다. 「해산바가지」의 시어머니는 고혈압으로 인한 뇌출혈 이후 노망 증세를 보이므로 ‘혈관성 치매’로 생각된다. 이에 비해 「환각의 나비」에서의 어머니는 자신의 동호수를 기억 못하는 시간.공간 장애를 나타내는 지남력 장애 징후가 있고, 종종 밖으로 나가서 실종상태에 빠지므로 ‘알츠하이머형 치매’로 생각된다.
망각의 기능은 전체로서의 사람과 자연이라는 생성 과정에 있어서 현재의 순간을 다층적인 통일체로 항상 새로 구성하는 탁월한 능력으로서, 니체적 의미에서의 ‘조형력’으로 이해할 수 있다. 「포말의 집」, 「해산바가지」에서와 달리 「환각의 나비」에서 작가 박완서는 전혀 다른 접근을 시도한다. 즉 기억과 망각의 경계에 대한 새로운 해석에 접어든다. 기억이 기존 삶에 인간을 묶어둔다면 망각은 기존의 틀을 벗어나서 완전히 다른 세계로 인간을 진입하게 만들 수 있게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신성한 공간에서 「환각의 나비」에서의 어머니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 영원한 망각을 통해 ‘큰 자연’ 그 자체가 된다. 들뢰즈에 따르면, 반복은 일반성이 구성되는 숨겨진 기저이다, 수평적 구조에서 볼 때, 우리는 즉자적으로 와해되는 순간적인 반복에서 출발하여 수동적인 종합을 경유하고, 이를 통해 능동적으로 재현된 반복으로 이행한다. 그러므로 차이는 두 반복 사이에 있으면서 반복을 통해 차이의 즉자 상태에서 일반성을 구성한다. 들뢰즈에 의하면 영원회귀는 긍정하는 역량이다. 박완서의 「환각의 나비」에서 어머니는 스스로 주체적으로 가상적 현실인 포교원을 찾아가서 구성원처럼 녹아든다. 마치 그곳은 현실에 있는 신비로운 영원회귀의 공간처럼 인식된다. 그런데 문제는 어머니가 머물고 있는 그 공간으로 딸 영주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그녀는 “현실과 환상 사이는 아무리 지척이라도 아무리 서로 투명해도 절대로 넘을 수 없는 별개의 세계니까.”라고 깨닫는다. 그러한 세계는 니체와 들뢰즈가 함께 인식했던 영원회귀의 미래의 영역으로서 완전한 허무주의의 시공간인 셈이다.
박완서의 노년문학은 1970 ~ 80년대에 쓴 작품과 1990년대에 집필한 작품, 그리고 2000년대에 내놓은 작품으로 크게 삼분된다. 세 시기에 내놓은 작품은 각각 당대의 시대상을 반영하면서 그 주제와 세부묘사에서 미세한 차이점을 보인다. 세 시기의 박완서 노년문학은 ‘기억의 글쓰기’에서 ‘포용의 글쓰기’를 거쳐 ‘상생의 글쓰기’로 나아가는 특성을 보인다. 또 작가가 작고하기 직전인 밀레니엄 시대에 창작한 작품들에는 1인칭 관찰자 시점이 많이 구사되고, 여성 화자인 노년 여성이 많이 등장하며, 주인공이나 관찰대상인 인물이 모두 치매ㆍ중풍ㆍ암ㆍ정신적 트라우마 등을 앓고 있는 환자라는 공통성을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인물을 형상화하면서 작가는 현실비판에만 머물지 않고 대안을 모색하는 ‘열린 글쓰기’를 시도하는 점이 돋보인다. 그 외에도 독자의 입장에서 흥미로운 것은 질병을 앓고 있는 노년의 여성 화자를 등장시키면서 여성적 소통방법인 ‘밥과 음식 나눠 먹기’를 소통의 매체로 활용하고 있는 점이 도드라진다는 점이다. 또 소멸과 생성의 상징인 붉은 노을, 불빛, 밝은 톤의 색채감을 절묘하게 묘사하고 있는 점, 삶과 죽음의 경계선인 약물(비아그라 vs 양잿물 등)이나 몸살ㆍ독감ㆍ폐렴 등의 가벼운 질환과 죽음에 이르는 병을 반복해서 병치하고 있는 점 등 수사기교가 탁월한 점도 특징이다.
문학이나 예술은 현실보다 항상 앞서가는 편이다. 따라서 박완서 문학연구를 통해 미래의 ‘초고령사회’를 예측해보고 그것이 가져다줄 노인 소외와 가족 간 갈등, 그리고 일인 가정과 고독사 문제 등에 대해 생각해보며, 고령사회의 심각한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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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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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노년문학'에 대한 총체적 연구의 성과물을 내놓는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2018 한국학총서' 3년 연구과제를 마무리하는 작업이다. 연구하는 내내 코로나(COVID-19)가 전세계 인류를 괴롭혀서 학술세미나 등 학술 모임 자체가 활성화 되지 못한 것이 아쉬운 점이다.
매년 발표하는 통계청의 인구통계 자료 뉴스를 볼 때마다 출생인구는 줄고, 사망인구는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걱정스럽다. 특히 1인 가구가 늘면서 2050년쯤에는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40%에 육박하는 가운데 1인 가구의 43%는 70세 이상 혼자 사는 노인일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2022. 06. 28)했다. 평균 가구원수는 2020년 2.37명에서 점차 줄면서 2050년 1.91명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1인 가구가 늘고 저출산으로 자녀가 감소하면서 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2020년 가구유형은 1인가구(31.2%), 부부·자녀가구(29.3%), 부부가구(16.8%) 등의 순으로 많았으나, 2050년에는 1인가구(39.6%), 부부가구(23.3%), 부부·자녀가구(17.1%) 순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2020년에는 1인가구 중 30대 이하의 비중이 36.7%로 가장 높지만 2050년에는 70대 이상이 42.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우울한 소식이다. 그래도 사정은 일본보다는 낫다.
일본에서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총인구의 29.1%에 달해 일본 및 세계기록을 경신했다고 일본 NHK 방송이 보도(2021. 9. 19)했다. 20%가 넘었으니 '초고령사회'라고 할 수 있다. 1억 2500만 명의 일본 인구는 전년보다 51만 명이 감소한 반면에, 65세 이상의 고령자는 22만 명이 증가한 3640만 명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20년 말 기준 16.4%이다. 14% 이상이므로 UN이 정한 '고령사회'인 셈이다. 65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일을 하는 노동 활동 고령자는 906만 명으로 17년 연속 증가했다. 906만 명은 일본 전체 노동활동 취업인구의 13.6%를 점했다. 또 이 취업자들은 고령자 총인구의 25.1%에 해당됐다. 한국은 이 비율이 33%가 넘는다.
특히 노인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남에 따라 연금이나 의료비 등과 같은 노인을 지원하는 사회적 비용이 급증하게 되자, '세대 간의 갈등'이 크게 늘어나게 되었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처가 늦어지게 될 경우 국가 경제에도 큰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과거에는 가족의 범주 안에서 노인들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었고 가족들의 돌봄과 봉사로 노인 문제는 가족 밖으로 흘러나오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러나 1970~80년대부터 핵가족화와 여성의 경제활동의 증가, 그리고 출산 기피, 보건의료기관의 증대(요양 병원 등)는 노인돌봄을 가족에게만 맡길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하게 된 것이다.
작가 박완서는 일찍부터 노년문학을 창작했다. 선견지명이 있는 소설가였다. 작가는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서 「나목」이 당선되어 작가로 데뷔한 이후 2011년 작고할 때까지 장편소설 20여 편과 단편소설 140여 편을 펴냈다. 이 중에서 노년의 삶과 서사를 다룬 작품은 1970년대부터 창작하여 총 45여 편으로 박완서의 단편소설 전체의 약 37%를 차지할 정도로 편수가 많다. 작가는 그의 어머니의 삶과 자신의 노년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리되, 질병이 주는 서사학적 양태성, 죽음의 존재론적 지평, 그리고 다양한 소재를 취해서 실존성 회복의 과정을 심층적으로 다루었다.
노년의 특성을 설명할 때 우리는 항상 시몬 드 보부아르를 인용한다. 시몬 드 보부아르는 「노년」 서문에서 "오늘날 프랑스에서도 늙음은 역시 금지된 주제이다. 「사물의 힘」 마지막 부분에서 나는 그 금기를 깨뜨렸다. 그때 그로 인해 야기된 항의의 소리란! 나는 내가 노년의 문턱에 서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많은 사람들 특히 나이가 지긋한 분들은 친절하게 혹은 몹시 화를 내면서 내게 똑같은 소리를 수없이 되풀이 했다. '노년이란 존재하지 않아요! 다른 사람보다 젊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뿐이에요.'라고. 우리 사회는 노년을 마치 일종의 수치스러운 비밀처럼 여긴다."고 술회하면서 노인들은 자신들을 늙었다고 거론하는 것 자체를 부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은 너무나 오래되고 낡은 내용이다. 그만큼 세월이 많이 흘러갔고 모든 나라는 초고령사회로 나아감에 따라 수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작가 박완서와의 인연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매우 길다. 작가의 모교인 숙명여고에서 생활기록부를 찾아내어 한국방송대 TV와 「중앙일보」 등 언론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TV 강의가 4~5년마다 변경될 때 인터뷰를 위해 아차산 자락 '노란집'을 찾아뵈었다. 작가도 자신의 생활기록부가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생활기록부에서 중요한 것은 호주의 이름에 아버지가 아니라 '오빠의 이름'이 명기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자료는 오빠의 죽음을 작가가 여러 작품에서 상세하고도 다양하게 다루어왔다는 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책의 목차는 Ⅰ. 가족·노인·갈등, Ⅱ. '질병'의 상징적 의미, Ⅲ. 타자의 주체성과 배제·포용, Ⅳ. '죽음'의 존재론적 지평으로 구성했다. Ⅰ.에는 2000년대 창작된 「그리움을 위하여」·「후남아 밥 먹어라」·「촛불 밝힌 식탁」·「대범한 밥상」·「친절한 복희씨」·「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의 여섯 창작작품을 대상으로 '심리학적·사회학적 노년학 이론'으로 분석한 논문과 같은 이론으로 1990년대 노년문학을 분석한 논문으로 구성되었다. 박완서가 1990년대에 발표한 노년 문학에는 몇 가지 한계점도 동시에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첫째, 노인부양을 '장남 우선주의'의 사적 영역에 의존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요즈음의 자녀들이 노인부양문제에 대해 공동으로 돌봄을 하거나, 공적 영역에 맡기는 경향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다. 물론 시대적 거리로 보인다. 둘째, 노인부양을 가족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려는 편협한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한계다. 셋째, 「환각의 나비」와 「너무도 쓸쓸한 당신」에서처럼 대안 모색이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이상적이거나 추상적인 방법에서 끝맺음 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이다. 넷째, 독거노인 등 서민계층 노인의 팍팍한 삶에 대해 눈길을 주지 않는 점도 균형감각의 상실로 생각된다.
Ⅱ. '질병'의 상징적 의미에는 「황혼」, 「대범한 밥상」 등을 그레마스의 기호학적 담론 중에서 가장 유명한 '기호학적 사각형'을 활용하여 노화의 다양한 현상을 분석한 논문과 「포말의 집」·「해산바가지」·「환각의 나비」의 치매서사에 나타난 자존감 보존양상을 다루었다. 니체와 들뢰즈의 이론으로 기억과 망각의 경계에 있는 치매환자를 분석했다.
Ⅲ. 타자의 주체성과 배제·포용에는 레비나스의 '타자의 주체성'이론과 '에로스'이론으로 「도시의 흉년」·「휘청거리는 오후」·「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마른 꽃」의 1970~90년대 창작된 네 작품을 분석한 논문과 샹탈 무페의 정치철학 이론으로 「카메라와 워커」·「로얄박스」·「공놀이하는 여자」·「거저나 마찬가지」를 다룬 논문으로 구성했다. 「카메라와 워커」는 6?25 전쟁 당시 사상적으로 빨갱이였던 오빠와 올케가 비명에 횡사하는 것을 목격하고 조카 헌이를 할머니와 고모('나')가 "이 땅에 뿌리내리기 쉬운 가장 무난한 품종"으로 키우려고 하지만 실패한다는 이야기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적대'를 배제의 대상으로 파악하지 않고 적을 경쟁자로 받아들이는 성숙한 정치를 민주주의의 요건으로 파악한 것으로 생각된다.
Ⅳ. '죽음'의 존재론적 지평에서는 미시적 서사로서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마른 꽃」·「길고 재미없는 영화가 끝나갈 때」를 다루되, 핵심어(keyword)를 찾아내서 그 단어의 상징적이고 풍자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추출해보려고 노력했다. 다른 논문인 박완서 문학에 나타난 '죽음'의 존재론적 지평에서는 「휘청거리는 오후」에서 아버지 허성 사장의 죽음을 '마르쿠제적 죽음'의 양상으로,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서 핵심 에피소드로 자리잡고 있는 '오빠의 죽음'을 헤겔적 죽음에 해당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에서 짧은 순간이라도 함께 공존하는 '남편의 존재감'과 소중함을 깨닫고 '살아있음에 대한 매혹'을 느끼는 '남편의 죽음'을 타자의 현현을 드러내 보여주는 레비나스적 죽음의 양상으로 보았다. 박완서 문학은 '죽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통해 각 시대가 지니는 모순과 왜곡을 진실되게 보여주면서, 인간의 빛나는 실존적 삶과 '살아있음'의 건강성과 매혹을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 그 가치가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연구 결과 차린 반찬은 많지만 먹을 것은 별로 없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연구과제 시행과정에서 미진한 것들은 후학들의 치밀한 연구로 미룬다. 미래의 우리 사회의 이슈인 노인문제(노년문학)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교육부'와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매년 발표하는 통계청의 인구통계 자료 뉴스를 볼 때마다 출생인구는 줄고, 사망인구는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걱정스럽다. 특히 1인 가구가 늘면서 2050년쯤에는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40%에 육박하는 가운데 1인 가구의 43%는 70세 이상 혼자 사는 노인일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2022. 06. 28)했다. 평균 가구원수는 2020년 2.37명에서 점차 줄면서 2050년 1.91명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1인 가구가 늘고 저출산으로 자녀가 감소하면서 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2020년 가구유형은 1인가구(31.2%), 부부·자녀가구(29.3%), 부부가구(16.8%) 등의 순으로 많았으나, 2050년에는 1인가구(39.6%), 부부가구(23.3%), 부부·자녀가구(17.1%) 순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2020년에는 1인가구 중 30대 이하의 비중이 36.7%로 가장 높지만 2050년에는 70대 이상이 42.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우울한 소식이다. 그래도 사정은 일본보다는 낫다.
일본에서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총인구의 29.1%에 달해 일본 및 세계기록을 경신했다고 일본 NHK 방송이 보도(2021. 9. 19)했다. 20%가 넘었으니 '초고령사회'라고 할 수 있다. 1억 2500만 명의 일본 인구는 전년보다 51만 명이 감소한 반면에, 65세 이상의 고령자는 22만 명이 증가한 3640만 명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20년 말 기준 16.4%이다. 14% 이상이므로 UN이 정한 '고령사회'인 셈이다. 65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일을 하는 노동 활동 고령자는 906만 명으로 17년 연속 증가했다. 906만 명은 일본 전체 노동활동 취업인구의 13.6%를 점했다. 또 이 취업자들은 고령자 총인구의 25.1%에 해당됐다. 한국은 이 비율이 33%가 넘는다.
특히 노인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남에 따라 연금이나 의료비 등과 같은 노인을 지원하는 사회적 비용이 급증하게 되자, '세대 간의 갈등'이 크게 늘어나게 되었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처가 늦어지게 될 경우 국가 경제에도 큰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과거에는 가족의 범주 안에서 노인들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었고 가족들의 돌봄과 봉사로 노인 문제는 가족 밖으로 흘러나오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러나 1970~80년대부터 핵가족화와 여성의 경제활동의 증가, 그리고 출산 기피, 보건의료기관의 증대(요양 병원 등)는 노인돌봄을 가족에게만 맡길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하게 된 것이다.
작가 박완서는 일찍부터 노년문학을 창작했다. 선견지명이 있는 소설가였다. 작가는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서 「나목」이 당선되어 작가로 데뷔한 이후 2011년 작고할 때까지 장편소설 20여 편과 단편소설 140여 편을 펴냈다. 이 중에서 노년의 삶과 서사를 다룬 작품은 1970년대부터 창작하여 총 45여 편으로 박완서의 단편소설 전체의 약 37%를 차지할 정도로 편수가 많다. 작가는 그의 어머니의 삶과 자신의 노년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리되, 질병이 주는 서사학적 양태성, 죽음의 존재론적 지평, 그리고 다양한 소재를 취해서 실존성 회복의 과정을 심층적으로 다루었다.
노년의 특성을 설명할 때 우리는 항상 시몬 드 보부아르를 인용한다. 시몬 드 보부아르는 「노년」 서문에서 "오늘날 프랑스에서도 늙음은 역시 금지된 주제이다. 「사물의 힘」 마지막 부분에서 나는 그 금기를 깨뜨렸다. 그때 그로 인해 야기된 항의의 소리란! 나는 내가 노년의 문턱에 서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많은 사람들 특히 나이가 지긋한 분들은 친절하게 혹은 몹시 화를 내면서 내게 똑같은 소리를 수없이 되풀이 했다. '노년이란 존재하지 않아요! 다른 사람보다 젊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뿐이에요.'라고. 우리 사회는 노년을 마치 일종의 수치스러운 비밀처럼 여긴다."고 술회하면서 노인들은 자신들을 늙었다고 거론하는 것 자체를 부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은 너무나 오래되고 낡은 내용이다. 그만큼 세월이 많이 흘러갔고 모든 나라는 초고령사회로 나아감에 따라 수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작가 박완서와의 인연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매우 길다. 작가의 모교인 숙명여고에서 생활기록부를 찾아내어 한국방송대 TV와 「중앙일보」 등 언론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TV 강의가 4~5년마다 변경될 때 인터뷰를 위해 아차산 자락 '노란집'을 찾아뵈었다. 작가도 자신의 생활기록부가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생활기록부에서 중요한 것은 호주의 이름에 아버지가 아니라 '오빠의 이름'이 명기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자료는 오빠의 죽음을 작가가 여러 작품에서 상세하고도 다양하게 다루어왔다는 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책의 목차는 Ⅰ. 가족·노인·갈등, Ⅱ. '질병'의 상징적 의미, Ⅲ. 타자의 주체성과 배제·포용, Ⅳ. '죽음'의 존재론적 지평으로 구성했다. Ⅰ.에는 2000년대 창작된 「그리움을 위하여」·「후남아 밥 먹어라」·「촛불 밝힌 식탁」·「대범한 밥상」·「친절한 복희씨」·「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의 여섯 창작작품을 대상으로 '심리학적·사회학적 노년학 이론'으로 분석한 논문과 같은 이론으로 1990년대 노년문학을 분석한 논문으로 구성되었다. 박완서가 1990년대에 발표한 노년 문학에는 몇 가지 한계점도 동시에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첫째, 노인부양을 '장남 우선주의'의 사적 영역에 의존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요즈음의 자녀들이 노인부양문제에 대해 공동으로 돌봄을 하거나, 공적 영역에 맡기는 경향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다. 물론 시대적 거리로 보인다. 둘째, 노인부양을 가족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려는 편협한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한계다. 셋째, 「환각의 나비」와 「너무도 쓸쓸한 당신」에서처럼 대안 모색이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이상적이거나 추상적인 방법에서 끝맺음 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이다. 넷째, 독거노인 등 서민계층 노인의 팍팍한 삶에 대해 눈길을 주지 않는 점도 균형감각의 상실로 생각된다.
Ⅱ. '질병'의 상징적 의미에는 「황혼」, 「대범한 밥상」 등을 그레마스의 기호학적 담론 중에서 가장 유명한 '기호학적 사각형'을 활용하여 노화의 다양한 현상을 분석한 논문과 「포말의 집」·「해산바가지」·「환각의 나비」의 치매서사에 나타난 자존감 보존양상을 다루었다. 니체와 들뢰즈의 이론으로 기억과 망각의 경계에 있는 치매환자를 분석했다.
Ⅲ. 타자의 주체성과 배제·포용에는 레비나스의 '타자의 주체성'이론과 '에로스'이론으로 「도시의 흉년」·「휘청거리는 오후」·「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마른 꽃」의 1970~90년대 창작된 네 작품을 분석한 논문과 샹탈 무페의 정치철학 이론으로 「카메라와 워커」·「로얄박스」·「공놀이하는 여자」·「거저나 마찬가지」를 다룬 논문으로 구성했다. 「카메라와 워커」는 6?25 전쟁 당시 사상적으로 빨갱이였던 오빠와 올케가 비명에 횡사하는 것을 목격하고 조카 헌이를 할머니와 고모('나')가 "이 땅에 뿌리내리기 쉬운 가장 무난한 품종"으로 키우려고 하지만 실패한다는 이야기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적대'를 배제의 대상으로 파악하지 않고 적을 경쟁자로 받아들이는 성숙한 정치를 민주주의의 요건으로 파악한 것으로 생각된다.
Ⅳ. '죽음'의 존재론적 지평에서는 미시적 서사로서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마른 꽃」·「길고 재미없는 영화가 끝나갈 때」를 다루되, 핵심어(keyword)를 찾아내서 그 단어의 상징적이고 풍자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추출해보려고 노력했다. 다른 논문인 박완서 문학에 나타난 '죽음'의 존재론적 지평에서는 「휘청거리는 오후」에서 아버지 허성 사장의 죽음을 '마르쿠제적 죽음'의 양상으로,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서 핵심 에피소드로 자리잡고 있는 '오빠의 죽음'을 헤겔적 죽음에 해당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에서 짧은 순간이라도 함께 공존하는 '남편의 존재감'과 소중함을 깨닫고 '살아있음에 대한 매혹'을 느끼는 '남편의 죽음'을 타자의 현현을 드러내 보여주는 레비나스적 죽음의 양상으로 보았다. 박완서 문학은 '죽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통해 각 시대가 지니는 모순과 왜곡을 진실되게 보여주면서, 인간의 빛나는 실존적 삶과 '살아있음'의 건강성과 매혹을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 그 가치가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연구 결과 차린 반찬은 많지만 먹을 것은 별로 없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연구과제 시행과정에서 미진한 것들은 후학들의 치밀한 연구로 미룬다. 미래의 우리 사회의 이슈인 노인문제(노년문학)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교육부'와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목차
목차
책머리에
Ⅰ. 가족·노인·갈등
박완서 창작집에 등장한 노년문학 연구
Ⅰ. 머리말
Ⅱ. 노년문학의 개념과 박완서 노년문학의 특성
Ⅲ. '심리학적·사회학적 노년학' 이론과 적용
Ⅳ. 2000년대 박완서 단편에 나타난 노년서사
Ⅴ. 맺음말
박완서의 1990년대 노년문학에 나타난 노인형상과 '가족갈등' 양상
Ⅰ. 머리말
Ⅱ. 박완서 문학에 등장한 '노인형상'의 이미지
Ⅲ. '가족갈등'의 요인과 해소방안
Ⅳ. 맺음말
Ⅱ. '질병'의 상징적 의미
기호학적 관점에서 본 박완서 노년문학의 상징적 의미
Ⅰ. 머리말
Ⅱ. 그레마스의 기호학과 노화의 다양성
Ⅲ. 노년의 가치론과 '기호학적 사각형' 투사
Ⅳ. 맺음말
박완서 치매서사에 나타난 '자존감' 보존양상
Ⅰ. 머리말
Ⅱ. 문학에서의 '치매서사'
Ⅲ. 기억과 망각
Ⅳ. 반복과 차이
Ⅴ. 맺음말
Ⅲ. 타자의 주체성과 배제·포용
박완서문학과 '사랑'의 존재론적 의미
Ⅰ. 머리말
Ⅱ. 타자성, 집·거주, 그리고 박완서
Ⅲ. '사랑'을 통한 무한질주의 실험
Ⅳ. 맺음말
박완서의 노년문학에 나타난 '배제와 포용'의 경계
Ⅰ. 머리말
Ⅱ. '적대'의 형성과 이데올로기
Ⅲ. '우호적 적'과 구성적 타자
Ⅳ. 동질성과 평등
Ⅴ. 사회변혁과 '헤게모니'
Ⅵ. 맺음말
Ⅳ. '죽음'의 존재론적 지평
박완서의 '1990년대 노년문학' 연구
Ⅰ. 머리말
Ⅱ. 박완서 노년문학의 특성과 분석방법론
Ⅲ. '미시적 서사'로서의 박완서 노년문학
Ⅳ. '기억의 글쓰기'에서 '포용의 글쓰기'로
Ⅴ. 맺음말
박완서 문학에 나타난 '죽음'의 존재론적 지평
Ⅰ. 머리말
Ⅱ. '죽음'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박완서
Ⅲ. 박완서 문학에 담겨진 죽음의 현상
Ⅳ. 맺음말
영문초록
참고문헌
부록|호원숙 수필가와의 인터뷰('박완서 노년문학')
Ⅰ. 가족·노인·갈등
박완서 창작집에 등장한 노년문학 연구
Ⅰ. 머리말
Ⅱ. 노년문학의 개념과 박완서 노년문학의 특성
Ⅲ. '심리학적·사회학적 노년학' 이론과 적용
Ⅳ. 2000년대 박완서 단편에 나타난 노년서사
Ⅴ. 맺음말
박완서의 1990년대 노년문학에 나타난 노인형상과 '가족갈등' 양상
Ⅰ. 머리말
Ⅱ. 박완서 문학에 등장한 '노인형상'의 이미지
Ⅲ. '가족갈등'의 요인과 해소방안
Ⅳ. 맺음말
Ⅱ. '질병'의 상징적 의미
기호학적 관점에서 본 박완서 노년문학의 상징적 의미
Ⅰ. 머리말
Ⅱ. 그레마스의 기호학과 노화의 다양성
Ⅲ. 노년의 가치론과 '기호학적 사각형' 투사
Ⅳ. 맺음말
박완서 치매서사에 나타난 '자존감' 보존양상
Ⅰ. 머리말
Ⅱ. 문학에서의 '치매서사'
Ⅲ. 기억과 망각
Ⅳ. 반복과 차이
Ⅴ. 맺음말
Ⅲ. 타자의 주체성과 배제·포용
박완서문학과 '사랑'의 존재론적 의미
Ⅰ. 머리말
Ⅱ. 타자성, 집·거주, 그리고 박완서
Ⅲ. '사랑'을 통한 무한질주의 실험
Ⅳ. 맺음말
박완서의 노년문학에 나타난 '배제와 포용'의 경계
Ⅰ. 머리말
Ⅱ. '적대'의 형성과 이데올로기
Ⅲ. '우호적 적'과 구성적 타자
Ⅳ. 동질성과 평등
Ⅴ. 사회변혁과 '헤게모니'
Ⅵ. 맺음말
Ⅳ. '죽음'의 존재론적 지평
박완서의 '1990년대 노년문학' 연구
Ⅰ. 머리말
Ⅱ. 박완서 노년문학의 특성과 분석방법론
Ⅲ. '미시적 서사'로서의 박완서 노년문학
Ⅳ. '기억의 글쓰기'에서 '포용의 글쓰기'로
Ⅴ. 맺음말
박완서 문학에 나타난 '죽음'의 존재론적 지평
Ⅰ. 머리말
Ⅱ. '죽음'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박완서
Ⅲ. 박완서 문학에 담겨진 죽음의 현상
Ⅳ. 맺음말
영문초록
참고문헌
부록|호원숙 수필가와의 인터뷰('박완서 노년문학')
저자
저자
박태상
연세대학교 국문학과와 연세대 대학원에서 공부하여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MSU)와 듀크(Duke)대학교(2017-2018)에서 객원교수를 지냈고, 현재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명예교수로 있다. 대전·충남지역대학 학장과 울산지역대학 학장을 역임했다. 대통령 자문기구 민주평통 상임위원 겸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충북 옥천의 지역축제인
〈지용제〉 운영위원(겸 홍보이사)을 맡았다. (사)〈서울평양학회〉 회장, 동아일보 〈건강한 인터넷 운동〉 국민운동본부장, 한국현대문예비평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2023년 학예사(Curator) 자격증을 취득하여 〈기산 M&B Museum〉을 양평 옥천면에 건축 중에 있다.
저서
『박태원의 삶과 문학』, 『북한소설에 나타난 여성의식과 성역할』, 『한국영화와 문화콘텐츠』, 『문화콘텐츠와 이야기담론』, 『정지용의 삶과 문학』, 『원본 김기림 시집』, 『문화통합론과 북한문학』, 『북한문학의 사적 탐구』, 『한국문학과 죽음』, 『북한의 문화와 예술』, 『엽기·패러디 시대의 한국문학』, 『전통부재 시대의 한국문학』, 『북한문학의 현상』, 『한국문학의 발자취를 찾아서』, 『박태상의 동유럽 문화예술 산책』, 장편역사대하소설 『진채선, 사랑의 향기』(총3권) 등 40여 권을 펴냈다.
〈지용제〉 운영위원(겸 홍보이사)을 맡았다. (사)〈서울평양학회〉 회장, 동아일보 〈건강한 인터넷 운동〉 국민운동본부장, 한국현대문예비평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2023년 학예사(Curator) 자격증을 취득하여 〈기산 M&B Museum〉을 양평 옥천면에 건축 중에 있다.
저서
『박태원의 삶과 문학』, 『북한소설에 나타난 여성의식과 성역할』, 『한국영화와 문화콘텐츠』, 『문화콘텐츠와 이야기담론』, 『정지용의 삶과 문학』, 『원본 김기림 시집』, 『문화통합론과 북한문학』, 『북한문학의 사적 탐구』, 『한국문학과 죽음』, 『북한의 문화와 예술』, 『엽기·패러디 시대의 한국문학』, 『전통부재 시대의 한국문학』, 『북한문학의 현상』, 『한국문학의 발자취를 찾아서』, 『박태상의 동유럽 문화예술 산책』, 장편역사대하소설 『진채선, 사랑의 향기』(총3권) 등 40여 권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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