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일이혼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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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칠일이혼돈사” 여섯 글자를 원고지 900매로 풀어내다
속초 출신의 고형렬 시인이 장시집 『칠일이혼돈사』(달아실 刊)을 냈다. “일착일규칠일이혼돈사(日鑿一竅 七日而混沌死, 하루에 하나씩 구멍을 뚫었더니 7일 만에 혼돈이 죽었다)” 『장자』 「내편-응제왕」에 나오는 이 문장을 무려 원고지 900매에 이르는 장시로 풀어냈다.
『리틀 보이』(1995)와 『붕(鵬) 새』(2010)에서 이어지는 고형렬 시인의 세 번째 회심의 이 장시는 장자의 마지막 문자 ‘칠일이혼돈사(七日而渾沌死)’에서 열린다. 중앙의 혼돈을 살해한 두 임금을 추적해가는 과거 재현의 이 작품은 역사와 지혜가 매장한 비밀을 투영시킨다. 고 시인은 제사에서 “이 트로폴로지아의 시는 연민과 변명이 아닌 희망과 원진(怨嗔)의 기록”이라고 밝힌다.
계속되는 의문과 면죄는 네거티브와 알리바이의 발자국을 남기고 상상은 해마의 등명기를 점멸시킨다. 폭력적 문명과 자연의 일성순(一成純), 인간의 욕망이라는 삼각 충돌의 난처 속에서도 시인은 미세한 언어와 계절 감각, 그리고 생명 내부에 있는 혼돈의 아름다움을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이 상상과 기억의 노래는 다른 미래가 된 과거와 한 영혼에 다가서려는 인식 불가한 비극의 소환이다.
속초 출신의 고형렬 시인이 장시집 『칠일이혼돈사』(달아실 刊)을 냈다. “일착일규칠일이혼돈사(日鑿一竅 七日而混沌死, 하루에 하나씩 구멍을 뚫었더니 7일 만에 혼돈이 죽었다)” 『장자』 「내편-응제왕」에 나오는 이 문장을 무려 원고지 900매에 이르는 장시로 풀어냈다.
『리틀 보이』(1995)와 『붕(鵬) 새』(2010)에서 이어지는 고형렬 시인의 세 번째 회심의 이 장시는 장자의 마지막 문자 ‘칠일이혼돈사(七日而渾沌死)’에서 열린다. 중앙의 혼돈을 살해한 두 임금을 추적해가는 과거 재현의 이 작품은 역사와 지혜가 매장한 비밀을 투영시킨다. 고 시인은 제사에서 “이 트로폴로지아의 시는 연민과 변명이 아닌 희망과 원진(怨嗔)의 기록”이라고 밝힌다.
계속되는 의문과 면죄는 네거티브와 알리바이의 발자국을 남기고 상상은 해마의 등명기를 점멸시킨다. 폭력적 문명과 자연의 일성순(一成純), 인간의 욕망이라는 삼각 충돌의 난처 속에서도 시인은 미세한 언어와 계절 감각, 그리고 생명 내부에 있는 혼돈의 아름다움을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이 상상과 기억의 노래는 다른 미래가 된 과거와 한 영혼에 다가서려는 인식 불가한 비극의 소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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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이번 시집의 소회를 이렇게 적고 있다.
"무슨 연유로 혼돈의 죽음을 잊지 못하는 것일까.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의 '칠일이혼돈사'는 나의 청춘의 꿈이고 반성의 주체였다. 십 대 후반을 남해안에서 떠돌다 스물하나에 대진에서 만난 장자를 기억하면 이 여섯 글자는 입 안의 어금니와 같은 것이었다. 외진 시골의 사거리에 있는 오래된 정육점이나 중화요리점처럼 사라지지 않는 화두였다."
"지난 15년간 집필한 에세이 장자의 응제왕 편 일부를 발췌해서 트로폴로지아 형식으로 묶었다. 정통적 문학의 구성방식을 두고 주인공들과 화자가 고대와 오늘을 오가며 의문하고 상상하는 문답 형식을 취한 것은 이 같은 시에 픽션이 거북했기 때문이었다."
"눈이 허리께까지 쌓여 있던, 바다와 산이 한눈에 보이는 미시령로 가에서 삼 년 반 동안 혼자 지냈다. 증명이 불가한 이 상상의 말들이 오히려 충만한 시간을 제공했고 매일 자신도 모르는 세계와 존재를 마음속에 모실 수 있었다. 시의 기조를 떠받쳐준 것은 볼 때마다 저녁 같았던 속초의 일출과 더불어 늘 아침 같았던 설악의 일몰이었다."
"겨우 눈과 귀와 코와 입이 뚫려 있는 벌레에 불과하지만 나는 혼돈에서 아주 떠나는 것은 아니다. 말이 게으른 것을 보고 소(는 이미 들판 어디에도 없지만)가 미워하며 울어대고 호랑이(도 설악산에 없지만)가 싫어하는 것을 알면서 새벽에 우는 닭을 사랑한다. 이미 어떤 마음들은 자기 생의 세상과 종언했으며 협소하고 누추한 진창 속에 던져진 내 영혼의 뼈는 아무렇게 뒹굴고 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그곳에 버려진 그 혼돈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이 장시 또한 다 살지 못하고 다 보지 못한 것에 대한 쓸데없는 나의 과민한 근심이 꿈꾸고 더듬은 미완의 한 비망록이 될 것이다. 나는 '너는 오늘도 또 어떤 혼돈의 구멍을 뚫고 있는가, 나도 오늘 구멍이 뚫리고 있다'고 말하면서 파괴되어가는 자연과 나를 적시하고 위로한다."
점점 더 가속되는 기후위기 속에서 나라마다 기업마다 지속가능한 개발을 앞세우고 있지만, 인위(人爲)에 의한 개발은 결코 지속가능을 답보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삼천 년 전 장자가 예언했다고 시인은 전한다. 앞으로 인류가 가야 할 길이 어디에 있는지 그 답에 대한 깊은 성찰을 원한다면 일독을 권한다.
"무슨 연유로 혼돈의 죽음을 잊지 못하는 것일까.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의 '칠일이혼돈사'는 나의 청춘의 꿈이고 반성의 주체였다. 십 대 후반을 남해안에서 떠돌다 스물하나에 대진에서 만난 장자를 기억하면 이 여섯 글자는 입 안의 어금니와 같은 것이었다. 외진 시골의 사거리에 있는 오래된 정육점이나 중화요리점처럼 사라지지 않는 화두였다."
"지난 15년간 집필한 에세이 장자의 응제왕 편 일부를 발췌해서 트로폴로지아 형식으로 묶었다. 정통적 문학의 구성방식을 두고 주인공들과 화자가 고대와 오늘을 오가며 의문하고 상상하는 문답 형식을 취한 것은 이 같은 시에 픽션이 거북했기 때문이었다."
"눈이 허리께까지 쌓여 있던, 바다와 산이 한눈에 보이는 미시령로 가에서 삼 년 반 동안 혼자 지냈다. 증명이 불가한 이 상상의 말들이 오히려 충만한 시간을 제공했고 매일 자신도 모르는 세계와 존재를 마음속에 모실 수 있었다. 시의 기조를 떠받쳐준 것은 볼 때마다 저녁 같았던 속초의 일출과 더불어 늘 아침 같았던 설악의 일몰이었다."
"겨우 눈과 귀와 코와 입이 뚫려 있는 벌레에 불과하지만 나는 혼돈에서 아주 떠나는 것은 아니다. 말이 게으른 것을 보고 소(는 이미 들판 어디에도 없지만)가 미워하며 울어대고 호랑이(도 설악산에 없지만)가 싫어하는 것을 알면서 새벽에 우는 닭을 사랑한다. 이미 어떤 마음들은 자기 생의 세상과 종언했으며 협소하고 누추한 진창 속에 던져진 내 영혼의 뼈는 아무렇게 뒹굴고 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그곳에 버려진 그 혼돈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이 장시 또한 다 살지 못하고 다 보지 못한 것에 대한 쓸데없는 나의 과민한 근심이 꿈꾸고 더듬은 미완의 한 비망록이 될 것이다. 나는 '너는 오늘도 또 어떤 혼돈의 구멍을 뚫고 있는가, 나도 오늘 구멍이 뚫리고 있다'고 말하면서 파괴되어가는 자연과 나를 적시하고 위로한다."
점점 더 가속되는 기후위기 속에서 나라마다 기업마다 지속가능한 개발을 앞세우고 있지만, 인위(人爲)에 의한 개발은 결코 지속가능을 답보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삼천 년 전 장자가 예언했다고 시인은 전한다. 앞으로 인류가 가야 할 길이 어디에 있는지 그 답에 대한 깊은 성찰을 원한다면 일독을 권한다.
목차
목차
서시
시인의 말
발단
칠규(七竅)
1. 일곱 구멍이 없는 혼돈
2. 지금, 한 무아(無我)의 과거상상
3. 비밀과 공포의 모부(謨府)
4. 십모(十母)와 십이자(十二子)의 변화
5. 다시 기억하는 남해의 '숙(?)'과 북해의 '홀(忽)'
하루에, 한 구멍씩, 뚫다
1. 혼돈의 발견
2. 복희팔괘의 선천도, 문왕팔괘의 후천도
3. 춘하추동의 자연에 선악의 구분은 없다
4. 산에 뛰어오는 저 봄을 보라
5. 사람과 지구의 감위수(坎爲水)
6. 소는 말을 보면 성을 낸다: 육합과 칠충의 불변
반고(盤古)의 창발적 죽음
1. 혼돈의 죽음과 반고 창조
2. 18,000년 동안 불안으로 확장된 반고
3. 장자의 혼돈에서 반고가 오다
4. 반고는 혼돈의 달걀이었다
5. 모든 것의 아름다움인 불안(不安)
6. 반고의 죽음
남해의 숙과 북해의 홀이 중앙의 땅에 구멍을 뚫다
1. 그 어느 날, 남해와 북해
2. 착규(鑿竅)를 시작하다
3. 살해 현장, 피바다
4. 하룻날, 왼쪽 눈구멍을 뚫다
5. 이튿날, 오른쪽 눈구멍을 뚫다
6. 사흗날, 왼쪽 귓구멍을 뚫다
7. 나흗날, 오른쪽 귓구멍을 뚫다
8. 닷샛날, 왼쪽 콧구멍을 뚫다
9. 엿샛날, 오른쪽 콧구멍을 뚫다
10. 이렛날, 혼돈의 마지막 입구멍을 뚫다
칠규(七竅)의 완성
1. 이 지구에서 가장 슬픈 날
2. 대업을 마친 자들의 종말
3. 마지막 지혜와 권력의 합창
4. 남해의 숙 임금과 북해의 홀 임금의 불귀
결어(結語)
먼 미래와 먼 과거가 가까워지다
과거상상, 미래기억
부언(附言)
과보(?父) 추모와 열자의 일이시종(一以是終)
시인의 말
발단
칠규(七竅)
1. 일곱 구멍이 없는 혼돈
2. 지금, 한 무아(無我)의 과거상상
3. 비밀과 공포의 모부(謨府)
4. 십모(十母)와 십이자(十二子)의 변화
5. 다시 기억하는 남해의 '숙(?)'과 북해의 '홀(忽)'
하루에, 한 구멍씩, 뚫다
1. 혼돈의 발견
2. 복희팔괘의 선천도, 문왕팔괘의 후천도
3. 춘하추동의 자연에 선악의 구분은 없다
4. 산에 뛰어오는 저 봄을 보라
5. 사람과 지구의 감위수(坎爲水)
6. 소는 말을 보면 성을 낸다: 육합과 칠충의 불변
반고(盤古)의 창발적 죽음
1. 혼돈의 죽음과 반고 창조
2. 18,000년 동안 불안으로 확장된 반고
3. 장자의 혼돈에서 반고가 오다
4. 반고는 혼돈의 달걀이었다
5. 모든 것의 아름다움인 불안(不安)
6. 반고의 죽음
남해의 숙과 북해의 홀이 중앙의 땅에 구멍을 뚫다
1. 그 어느 날, 남해와 북해
2. 착규(鑿竅)를 시작하다
3. 살해 현장, 피바다
4. 하룻날, 왼쪽 눈구멍을 뚫다
5. 이튿날, 오른쪽 눈구멍을 뚫다
6. 사흗날, 왼쪽 귓구멍을 뚫다
7. 나흗날, 오른쪽 귓구멍을 뚫다
8. 닷샛날, 왼쪽 콧구멍을 뚫다
9. 엿샛날, 오른쪽 콧구멍을 뚫다
10. 이렛날, 혼돈의 마지막 입구멍을 뚫다
칠규(七竅)의 완성
1. 이 지구에서 가장 슬픈 날
2. 대업을 마친 자들의 종말
3. 마지막 지혜와 권력의 합창
4. 남해의 숙 임금과 북해의 홀 임금의 불귀
결어(結語)
먼 미래와 먼 과거가 가까워지다
과거상상, 미래기억
부언(附言)
과보(?父) 추모와 열자의 일이시종(一以是終)
저자
저자
고형렬
고형렬 시인은 1954년 11월 속초에서 출생했다. 1979년에 시 「장자(莊子)」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대청봉(大靑峯) 수박밭』, 『밤 미시령』, 『유리체를 통과하다』, 『지구를 이승이라 불러줄까』 등의 시집을 상자했다. 그 외 연어의 일생일란을 그린 장편 산문 『은빛 물고기』 '고형렬 에세이 장자'(전7권) 등을 간행하면서 자기 언어를 갱신하고 중심 아닌 주변과 현실 너머의 메타포를 형상하는 데 주력해왔다. 시선집 『바람이 와서 몸이 되다』를 출간하면서 첫 번째 소리 시집을 함께 출시했으며 2024년에 '아시아 포엠 주스' 1호 『몇 개의 문답과 서른여섯 명의 시인과 서른여섯 편의 시』를 기획했다. 현재는 조세 코서(Jos? Kozer), 피터 보일(Peter Boyl), 엠티씨 크로닌(MTC Cronin) 시인 등과 함께 렌시(Renshi)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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